어처구니없게 귀국날짜를 헷갈려서 하마터면 진짜 큰일날 뻔했던 전 날 밤.
그래도 천만다행스럽게도 귀국날짜를 제대로 확인한 덕에 오늘 아침 무사히 숙소 체크아웃을 할 수 있었다.
전 날 밤 잠들기 전에 부랴부랴 짐 다 싸놓고 잔 다음, 아침에 일어나
체크아웃 하기 전에 마지막 컵라면과 햇반으로 조식 해결하고 무사히 숙소를 빠져 나왔네 ㅠ
아 - 진짜 이 컵라면과 햇반들이 없었으면 난 이 한달을 어떻게 버텼을까;;;;
참 말도 안되는 숙소의 엘레베이터 ㅋㅋㅋㅋ
캐리어 하나 넣으니 끝남 ㅋㅋㅋㅋ
그래 뭐 이거라도 어디야. 덕분에 편하게 잘 쉬었다.
내가 고른 숙소 위치가 진짜 신의 한 수였다는 사실은 로마를 떠나는 날까지도 확인이 됐는데,
숙소 체크아웃 시간이 낮 12시여서 이때 나오긴 했지만 한국 가는 비행기 시간은 밤 9시 반이었기 때문에 시간이 한참 남았던지라
짐을 맡겨둘 공간이 필요했던 상황이었는데 놀랍게도 숙소 바로 앞에 (진짜 바로 앞에) 짐 보관소가 있었음 ㅋㅋㅋㅋ
아 완전 럭키가이!!!!
여기 짐 맡기려고 들어가보니 시설이 어마어마하게 좋아서 더 놀람 ㅋ
가격도 하나도 안비싸서 놀랐고 +_+
(내가 다섯 시간인가 맡겼는데 6유로 나왔던가? 암튼 진짜 쌌다 ㅋ 굿이에요 굿굿굿!)
짐을 맡기고나니 한결 가벼워진 몸.
암튼 이제 나에겐 로마 시내를 떠나기까지 다섯 시간 정도가 남은 상태라
숙소에서 마시다 남은 물 한 병 들고 마지막으로 주변 투어를 한 번 더 하기로 했다.
근데 왜 마지막 날이 되니까 바람 선선하게 불고 시원해지고 그러는거니.....
(다른 날 같았으면 베네치아 광장쯤 걸어오면 슬슬 땀이 나고 그랬을텐데 이번엔 진짜 바람 시원하게 불어서 걷기 딱 좋았;;;)
바티칸 시국도 가봤고 콜로세움도 가봤고 트레비 분수쪽도 가봤기에 사실 딱히 뭐가 막 보고 싶었던 건 아니어서,
일단 치약 셔틀을 부탁했던 지인의 청을 들어주기 위해 테르미니 역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이쪽으로는 처음 걸어보는거라 모든 길이 생소했는데, 여기도 제법 많이 예쁘구나.
이런데서 화보 찍으면 어떻게 찍어도 참 예쁘게 나올텐데.
직업병 +_+ ㅋㅋㅋ
관광지를 벗어나니 제법 한산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
결국 로마에서는 트램 한 번 안타봤네 ㅎ
유유적적.
읭????
운전자들 어디갔지;;;;;;;
일단 유핌이라는 곳에 들렀다.
유핌은 우리나라로 치면 뭐라고 해야 되나.
백화점이라고 하기엔 좀 규모가 작은 곳인데, 아무튼.
여기 1층에 올리브영 비슷한 개념의 그런 샵이 있었는데
여기서 마비스 치약을 여행용 셋트 크기로 칫솔이랑 묶어 판다는 정보를 우연히 입수하게 되서
이거 먼저 몇개 샀음. 마비스 치약 자체가 쉽게 볼 수 있는 게 아닌데 이건 무려 여행용 셋트로 나온 미니 사이즈니까? ㅋㅋ
아무데서나 파는게 아닌 것 같아서 일단 여러개 막 집어들었음!
그리고는 조금 더 걸어,
테르미니 역에 도착했다.
사실 로마로 오는 여행객들은 반드시 이 테르미니 역을 거치게 되어 있어서
나도 원래 처음엔 로마로 들어올 때 여기를 통해 들어왔어야 했는데,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공항에서 택시 픽업 예약을 잡아준 덕분에 택시타고 숙소까지 한방에 가게 되서 이 역에 들르지 않았다.
심지어 이번에 숙소 체크아웃하고 공항 갈 때도 호스트가 택시 픽업 예약을 다 잡아줘서 이 역에서 기차 탈 일이 사라져버렸 ㅎ
(근데 여기 이렇게 도보로 와보니까, 여길 캐리어 끌고 왔으면 좀 빡쎘을 것 같긴 하더라.
밀라노때보다 숙소와의 거리가 좀 더 멀었던 것 같은 느낌이었음)
암튼 테르미니 역에 처음 와 봐서 한참을 헤멨는데 다행히 지하에 숨어있는 약국을 무사히 찾아냈다 +_+
여기도 이거 사러 온 거다 -_- 마비스 치약;;;;
이게 뭐라고;;;;;
첨에 마비스 치약 파는 곳 찾아보려고 인터넷 좀 뒤져보니까 누구는 "아무데나 약국 가면 있다" 그러고
누구는 "테르미니 역 지하 약국에만 있다" 그러고;;;;;
그래서 나도 처음엔 아무데나 가면 있겠지- 하고 코르소 거리 갔을 때 약국 몇 군데 들어가서 찾아봤는데 진짜로 안 보여서
결국 이렇게 마지막 날 테르미니 역까지 와서 힘들게 사게 된 거 -_-;;;;;;
암튼 그냥 뭘 사가야 할 지 몰라서 그냥 맛 별로 하나씩 다 샀음.
나름 치약계의 샤넬이라 불리고 한국에서 사려면 비싸니까 (한국에서 1개 살 돈이면 여기서 3개 삼)
나 쓸 것도 기념으로 하나 사고 ㅋ 암튼 셔틀 미션 받은 거 석세스!
여기서 택시 탄 사람들은 아마도 거의 여행객들이겠지.
이제 로마 온 건가.
부럽다 ㅋㅋ
나는 또 정처없이 걷고 또 걷고 ㅎ
비록 마지막 날이긴 했지만 사람 없는 길 걸으니 좋네.
(근데 진짜 날씨가 완전히 풀렸는지, 이때까지도 땀이 안났음;;;; 언빌리버블;;;;;;)
(마지막 날 발견한 한인마트 ㅎ)
소형차, 경차, 마이크로카. 어떤 식으로 부르든 간에
아무튼 저런 작은 아이들은 우리나라에 진짜 절실한데, 유럽에서만 보급되어 있는게 너무 안타까웠다.
이번에 이탈리아 돌면서 내내 그 생각.
걷다보니 콜로세움 앞이다.
숙소쪽으로 돌아오는 길에 새로운 길 찾아 걷다보니 방향이 이쪽이 되어버려서 ㅋ
그래 뭐, 콜로세움 한 번 더 보고 좋지 ㅎ
전에 콜로세움에 왔을 땐 여기 공사중인거 보고 무슨 건설 자제들 세워놓은 건 줄 알았는데
지금 다시 자세히 보니, 저 기둥들이 전부 고대 유적들이네 -_-;;;
내가 그때 참 더위에 지쳐 많이 힘들어했구나;;;;
암튼, 언제 또 올지 모르겠지만, 콜로세움 안녕 -
부디 무사히 복원 공사가 잘 진행 되기를....
슬슬 배가 고파 뭘 먹을까 하다가 다시 또 포스퀘어 앱을 켜 검색을 해봤다.
그러다 우연히 콜로세움 근처에 팔라펠을 파는 곳이 있다는 걸 알게되서 곧바로 찾아갔는데, 그게 여기였다.
올비원이라는 곳인데, 사뜨바에서 맛 봤던 팔라펠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라기에
뭔가 여기도 건강한 음식, 착한 음식을 만들어 팔 것 같아서 선택했음 ㅋ
오 근데 여기 직원들 친절하고 내부 인테리어도 좋드라 +_+
뭘 먹을까 하다가 나는 팔라펠이 들어간 샐러드 메뉴를 주문했는데,
너무 배터지게 먹고 싶진 않았는데 딱 적당하게 먹기 좋았음!
성인 여자가 배부르게 먹을 수 있을 정도는 되는 듯? 굿 초이스!
(옆에 음료는 이탈리아에서 나오는 유기농 콜라임)
잘 있어 포로로마노 -
너도 언젠가 다시 볼 수 있길.
또 한참을 정처없이 걷다보니,
난 어느새 트레비 분수 앞에서 마지막 젤라또를 먹고 있었고,
(남아있는 동전 털기 성공!)
판테온을 지나,
진짜 떠날 시간이 되어 짐을 맡겨 두었던 숙소 앞으로 -
공항까지 날 데려다 줄 기사가 시간 딱 맞춰 도착했다.
처음 로마 왔을 때 만난 기사의 자동차보다 클라스는 좀 낮았지만 그래도 나름 벤츠타고 가네 ㅎㅎ
굿.
(이런거 다 알아서 해 준 에어비앤비 호스트에게 진짜 감사의 인사를 ㅠㅠ)
테베레 강, 너도 안녕 -
로마 시내, 진짜 안녕 -
피우미치노 공항 도착.
이번에 날 데려다 준 기사는 그래도 영어가 좀 되는 사람이라 공항 오면서 이런 저런 대화를 좀 나눴는데
기사가 맘에 들어서 나중에 다시 오면 부를테니 연락처를 달라고 해서 받아뒀음 ㅋ
물론 내가 언제 로마에 또 갈진 모르겠지만 ㅋㅋㅋㅋ
(혹시 로마 갈 사람들, 공항에서 시내까지 편하게 트랜스퍼 이용하고 싶으면 댓글 다세요. 이 기사 번호 알려드릴테니)
공항엔 일부러 좀 일찍 왔다.
로마 시내에 더 있어봤자 딱히 할 것도 없었고
전에 산토리니 갈때 여기 공항에 와서 면세점을 미리 한바퀴 돌아봤었는데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여기 돌면서 쇼핑을 좀 해볼까 하는 마음에 ㅋㅋ
그래서 구찌 매장에 먼저 들어가 봤는데,
?????
?????
?????
결국 로마 시내에선 뭐 산 것도 없고, 엉뚱하게 공항에서 이것 저것 막 샀네 ㅋㅋㅋㅋ
결국 짐이 더 무거워졌다는 소식;;;;;;
비행기 기다리는 동안 이것저것 보는데 왜 이렇게 양꼬치가 땡기든지....
아 - 양꼬치 먹고 싶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
기막히게 다른 자리 다 꽉 찼는데 내 옆자리 2석 모두 텅텅 비어서 편하게 누워서 올 수 있었다 +_+
굿이에요 굿굿굿!
안녕 로마!
안녕 이탈리아!
진짜 1달 잘 보내고 간다!
(사도 감상)
(그리웠던 비빔밥 흡입)
(배트맨vs슈퍼맨 관람. 더럽게 재미없;;;)
아무튼 무사히 한국 돌아와 곧장 밥부터 먹었다는 후문!
아! 진짜 제육볶음 니가 얼마나 먹고 싶었는 줄 아니!!!!
(이렇게 한국 온거 실감!!!!)
PS - 집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행거가 무너져 있어서 내가 진짜 다리 힘 쫙 풀려서 털썩 주저 앉을뻔 했다는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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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이번 여행. 참 평생 못 잊을 것 같다.
사회생활 시작한 뒤로 이렇게 길게 쉬어 본 적도 없고
그 기간을 내내 해외에서 보내본 적도 없어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고 어리버리타고 그랬는데,
그래도 어찌저찌 무사히 사고 없이 잘 보내고 온 것 같아 참 다행인것 같다. (물론 산토리니에서의 에피소드들은 좀 짜증이 나지만...)
이제 난 새로운 회사로 가서 새로운 일을 하게 된다.
과연 내가 이탈리아에서 경험한 것들이 그 곳에서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살면서 언젠가는 이번 여행에서의 경험들이 툭! 튀어 나와 도움이 되겠지? ㅎ 그러리라 일단은 믿고 있을란다.
아무튼, 진짜 끝! 이탈리아, 당분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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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이탈리아 '로마' #1 : 로마 대표 길거리 음식 수플라, 바칼라 튀김 (http://mrsense.tistory.com/3333)
무작정 이탈리아 '로마' #2-1 :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바티칸 박물관 (http://mrsense.tistory.com/3334)
무작정 이탈리아 '로마' #2-2 : 바티칸 대성당과 성 천사성의 낮과 밤의 모습 (http://mrsense.tistory.com/3335)
무작정 이탈리아 '로마' #3 : 시간이 멈춘 콜로세움과 포로로마노 그리고 수플리(http://mrsense.tistory.com/3336)
무작정 이탈리아 '로마' #4 : 충동적으로 본 뱅크시/바비인형 전시, 판테온과 트레비 분수 (http://mrsense.tistory.com/3337)
무작정 이탈리아 '로마' #5 : 떠나기 전 마지막 시내 투어, 마비스 치약, 로마 공항 면제섬(http://mrsense.tistory.com/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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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밀라노 이야기 (http://mrsense.tistory.com/3309)
2016년, 베네치아 이야기 (http://mrsense.tistory.com/3315)
2016년, 피렌체 이야기 (http://mrsense.tistory.com/3320)
2016년, 산토리니 이야기 (http://mrsense.tistory.com/3328)
2016년, 로마 이야기 (http://mrsense.tistory.com/3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