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갑자기 여기가 어디냐면 바로 바티칸 박물관이다.

대뜸 여기 사진으로 시작하게 된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데,

짧게 요약하자면 1. 아침에 일어나 "오늘 뭐할까" 하고 인터넷 디깅을 하다가 우연히 바티칸 박물관 후기들을 발견함

2. 역시 예상대로 예약이 필수라기에 예약하려고 보니 6월엔 아예 예약 조차 안되는 상황을 확인

3. 근데 버튼 잘못 눌러 7월 예약 화면으로 넘어가서 다시 뒤로가기로 6월 화면으로 돌아와보니 얼레? 오늘 하루만 예약이 되네?

4. 근데 오늘 하루 중에 예약이 되는 시간이 아침 10시뿐이네? 지금 시계 보니 아침 9시인데?

5. 1시간 남았네? ㅋㅋㅋㅋㅋㅋ 그럼 어쩔 수 없이 빨리 나가야겠네?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부랴부랴 씻고 뛰어오게 된 건데, 아 내가 사전에 예습을 좀 하고 출발해야 하는데 그럴 시간 없이 나와버리는 바람에

박물관 입구를 못 찾아서 거의 20분을 더 헤맸음;;;; 가뜩이나 더워죽겠는데;;;;;;

그래서 여기 도착한 게 10시 10분쯤이었는데, 농담 아니라 여기 오는 40분동안 입고 있던 티셔츠가 싹 젖었음;;;;;

사람들 다 저렇게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는데 나는 복도 한 켠에서 땀 식히느라;;;;;; 와 진짜 쓰러지는 줄 알았네 ㅠㅠ



그래도 이게 어디냐.... 아예 보지도 못할뻔한 바티칸 박물관에 이렇게 운 좋게 들어오게 됐으니....

좋게 좋게 생각하자 ㅎㅎ



태양이 너무 뜨거웠어서 결국 또 한참을 지하 화장실로 내려가서 시원한 지하 공기에 열기를 식혔는데

어쨌든 여기 바깥을 봐야 하는 상황이라 다시 지상으로 올라왔다.

여긴 바티칸 시티의 정원 일부인데, 저 멀리 바티칸 대성당(성 베드로 대성당)의 돔이 보인다 ㅎ



원래는 인터넷으로 바티칸시국에 대해 예습 좀 하고 예약 한 다음에 2-3일쯤 뒤에 여유있게 오려고 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오게 되어버려서 예습을 하나도 못했더니 당최 뭐가 뭔지 모르겠어서 좀 답답했지만 일단 박물관을 돌아보기로.



바티칸 박물관은 여러 개의 전시관으로 나뉘어 있는데 단순히 방이 나뉜 수준이 아니라 거의 각기 다른 건물을 쓰는 수준이라

여기를 다 둘러보려면 거의 하루 스케쥴을 통으로 빼야 하는 느낌이었다.

내가 방문했던 날은 그 중 2-3개의 전시관이 입장을 막아뒀던 상황이라 (이유는 모름) 둘러보는 데 시간이 덜 걸리긴 했지만

워낙 스케일이 방대해서 그마저도 금새 볼 순 없던 상황.



미술에 조예가 그리 깊은 것도 아니었기에 내 개인적 취향에 맞는 작품이거나

내가 좀 놀란 작품, 혹은 유독 관광객이 많이 몰려있던 작품 같은 것만 찍었다.

(이탈리아에서 방문했던 모든 박물관, 미술관은 거의 95% 사진 촬영이 가능했다)

암튼 이 조각상은 바티칸 대성당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3대 조각 중 하나라는 피에타의 모조품이다.

모조품이긴 하지만 워낙 진품의 아우라가 강하다보니 이 모조품마저도 어마어마해보였음.



무슨 작품인가 하고 작품 아래에 적힌 작품명을 보려고 가까이 가보니,

이 그림이 그려진 시기가 1,100년대던데....

지금이 2016년이니까.....

......




역시 저 시대의 미술 작품은 모두 종교적인 내용뿐.



내가 갔던 시간에는 한국인 가이드 투어팀도 여럿 방문한 상태였다.

이 날 여기서 한 3팀? 정도의 한국인 가이드 투어팀과 맞닥드렸는데,

뭐 좋다 우리말로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니.

나야 뭐 그걸 신청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우리말로 된 설명이 바로 옆에서 들리니 안 들을 수 있나.

암튼 뭐 그건 좋았는데, 내가 어디라곤 말 안하겠는데 그 중 한 팀의 가이드가

"이 방엔 볼 게 없어요"라며 특정 방을 휙- 지나쳐버리는 모습을 보고는 좀 기분이 안 좋았다.

아니 니가 뭔데 볼게 있네 없네를 판단하니.

사람들이 저마다 보고 싶고 알고 싶은게 다를텐데. 아무리 프로그램이래도 너무하는거 아닌지.



암튼 나는 그 사람들 옆에 서 있으면 괜히 몰래 듣는 걸로 오해 받을까봐 일부러 좀 피해 다니고 그랬는데

그 덕분에 동선이 좀 꼬여서 짜증났지만, 그래 초심을 다잡자. 바티칸 박물관에 들어온 게 어디냐.

감사하기로.



근데 나 좀 지나가고 싶ㅇ.....





과거의 사람들은, 이런 작품들을 지키기 위해 어떤 희생을 했을까.

밀라노에서부터 계속 이런 작품들을 보고 다니다보니 이젠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처음엔 "우와" "어떻게 그렸지" 뭐 그런 생각만 했는데

요즘엔 "이걸 지켜내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후세의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잘 지켜내고 있고 또 관람하러 온 다는 걸 그들은 알까"

이런 생각이 더 많이 드는듯 ㅎㅎ



결국 정성이 만든 힘이겠지.



오우.... 이 방은 뭐야.... 저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그림들은 또 뭐야... 했는데,



헐, 자세히 보니 그림이 아니고 자수로 만든 카페트 ㄷㄷㄷㄷ



디테일 봐... 이걸 분명 손바느질로 만들었을텐데;;;;; 이걸 어떻게 만든거야 대체;;;;;;;



그림도 그림이지만, 진짜 대단해.....

시간과의 싸움이었을텐데 그걸 이겨냈으니 가능한 결과겠지.



(가능한 사설을 줄일테니 같이 감상해보자)






다윗과 골리앗!



(홀리 패밀리)





(아담과 이브인가 했더니 역시나 +_+)







한쪽 공간을 쭉 돌아 나오니 다시 바깥.



그러고보니 여기 정말 너무 무방비로 들어온 것 같아 지도라도 좀 보기로 했다.

아무리 그래도 나름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인데, 내가 진짜 무성의하게 온 것 같아서 ㅋ

근데 진짜 여기 엄청나구나;;;; 내가 지금까지 본 게 저 지도의 중간 우측 아래쯤에 있는 회색 공간.

겨우 거기임 -_-;;;;;

......



뭔가 이거 하루가 통으로 여기에 쓰이겠다 싶어, 그래도 상관은 없다만 체력 문제도 있으니 속도를 좀 올려보기로.




헙;;;




중간에 잠깐 바깥이 보이는 곳에 다다랐는데,

로마도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고층 빌딩이 없구나.




(아폴로의 모작)



라오콘을 만났다!

우피치 미술관에서 모조품을 보긴했는데, 이렇게 진품을 마주하게 되다니 +_+

이게 무려 BC150년? 그때쯤 만들어진걸로 추정된다고 그러던데;;;;

이 어마어마한 조각상을 진품으로 마주하다니;;;;; 아우라가 진짜 엄청나구나!!!!!



라오콘은 트로이의 목마를 막으려다 포세이돈이 보낸 뱀에게 두 아들과 함께 살해당한 인물로 알려져있는데,

그를 역동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라지... 아, 진짜 다시 봐도 놀랍다....



여긴 동물 조각상만 모아둔 곳이었는데,



방 이름이 '동물의 방'이더라 ㅎ



근데 진짜 디테일이 혀를 내두를 정도;;;;

그 과거에 대체 어떻게 이런 조각상들을 만든거지....



동물의 방을 지나면 여신들의 방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여긴 조각상보다도 저기 천장의 그림들이 너무 예쁨 +_+



미켈란젤로가 극찬했다는 토루소도 여기에 있음 ㅎ

실제 저 인물이 누구인지는 추정만 할 뿐 아무도 확신하지 못한다는데

미켈란젤로가 극찬했다는 것 때문에 유명해진 작품이라고 ㅎ



아 여긴, 여신들의 방에서 이어지는 뮤즈의 방인데

여러 신들의 거대한 조각상이 세워져있는 걸로도 유명하지만

이 한 가운데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커다란 저 상이 완전 히트다 +_+

무려 네로 황제의 욕조였다고!

주변에 서 있는 사람들과 크기를 비교해보면 대충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올 텐데,

저기 실제로 사람이 한 번에 올라갈 수가 없어서 네로 황제가 목욕을 하려고 하면 저 아래에 계단처럼 신하들이 엎드렸다고 한다.

참 대단한 양반이었네 ㅋ



저기 서 있는 어마어마한 청년(?)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헤라클레스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 중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고 또 가장 유명한 신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연히도(?) 내가 방문했던 시간에 유일하게 저 위 천장에서 들어오는 햇살을 받아내고 있던 다른 조각상이 하나 있었는데,

저 처자(?)가 바로 헤라다.

올림푸스 최고의 여신이자 우리에게는 화장품 브랜.....

.....



계속 이어서,



(언제 다 보냐;;)





(바닥의 문양 마저도 지키겠다는 이 신념.)



벽에 걸린 작품과 바닥뿐 아니라, 바티칸 박물관은 천장까지도, 건물 전체가 모두 예술품.

그래서 굳이 그림이나 조각상에 대해 알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런 것들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바티칸 박물관은 충분히 방문의 가치가 있는 곳이라 하겠다.



끝도 없이 이어진 복도의 양 옆에 걸린 거대한 작품들은,



아까 봤던 것 처럼 모두 카펫 ㄷㄷ



퀄리티 봐.

말도 안됨.



그저 감탄만.



여긴 지도의 방이다.

이탈리아의 여러 지역들을 40점의 지도로 그려 벽에 길게 전시한 곳으로,



지도도 지도지만,



천장의 저 장식들이 진짜 말도 안된다.

진짜. 진짜 말이 안됨;;;;;

너무 엄청나서 말도 안나와;;;;;



물론 지도도 정말 놀랍다.

저게 모두 지도를 어디다 그려놓고 그 캔버스를 벽에 건 게 아니라 벽에 그냥 이 벽 자체가 지도라;;;;



창문이 있는 곳도 그냥 놔두질 않았음....



그 지도의 방 맨 끝에는 이탈리아 전체가 그려진 지도가 있는데,



반가워 로마 ㅎ



진짜 바티칸 박물관 전체에서 내가 가장 지렸던(?) 순간 TOP3안에 들었던 곳임!










그렇게 쭉 바티칸 박물관 내의 기가막힌 작품들과 건물 내부에 감탄하다가,



뭔가 슬슬 느낌이 이상하다 싶어 조금 더 가보니,



오오 드디어.....



이 곳의 내부 촬영은 금지된 관계로 여기는 말로만 설명을.

저 안은 그 유명한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가 그려진 시스티나 성당의 예배당이다.

환갑이 넘었던 당시의 미켈란젤로가 교황의 청으로 그리게 된 천지창조는 작업 기간만 거의 7-8년에 달했고

천지창조에 등장하는 400여명의 인물도 거의 실존 인물을 모델로 했다고 알려져있다.

천지창조는 뭐 워낙 할 얘기가 많은 작품이라 썰로 풀면 그거 하나만으로도 포스팅 하나 충분히 뽑을 정도니 아예 각설하고,

아 진짜, 여긴 사진 안 찍는게 차라리 낫겠더라 싶었다. 진짜 너무 장관이라 말도 안나옴.....

사람들도 들어가서 나올 생각을 안하고, 다들 고개 들고 천장만 바라보고.....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잘 나가질 않으니 금방 장소가 소란스러워지기를 반복했는데,

그때마다 관리인이 "사일런-스"라고 말하는게 좀 재밌었음 ㅎ)



아무튼 천지창조 보고나니 뭔가 이제 더는 여한이 없는 것 같은 기분이라 이때부턴 진짜 좀 빨리 움직였던 듯.

사실 아침 댓바람부터 뛰어온 게 이미 체력 소진의 큰 화근이었;;;;



출구로 나갈때 본 작품들은 거의 작품이라기 보단 누군가의 소장품 정도 같아 보였음.



그리고 벽을 타고 쭉 이어져있는 저 나무 장식장에도 전부 뭐가 들어있던 모양.



기프트샵 클라스 보소.



이쯤 보고 나오니 시간은 한 2시간 반? 정도가 흘렀던 것 같은데,

앞서 말한 것 처럼 진도 많이 빠지고 지쳐있던데다 배도 많이 고팠는데

내가 너무 놀란 건 이게 겨우 바티칸 박물관의 절반을 본....

.....

....



하지만 나는 그대로 컨디션 고려 안하고 강행할 마음은 없었기에 깔끔하게 여기서 나가기로 함.



출구도 멋있네 여긴.



안녕 바티칸 돔.



머리 만신창이인 거 봐 ㅋㅋㅋㅋㅋ

저게 바람 불어서 살랑 거리는게 아니라 땀 흘리고 막 뛰고 그래서 엉망 된 거 ㅋㅋㅋㅋㅋㅋ

완전 폐인 ㅋㅋㅋㅋㅋㅋㅋ



이제 바티칸 박물관을 나간 뒤 대성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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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쎈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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