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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se Trip/Italy

무작정 이탈리아 '피렌체' #2-2 : 피티 궁전에서의 전시, 생각보다 엄청났던 보볼리 정원, 그리고 해물 리조또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피티 궁전까지는 도보 20분? 정도의 시간이면 이동할 수 있다.

나는 컨디션 고려를 위해 좀 더 천천히 걸었어서 한 30분 정도 걸렸던 듯.



생각보다 외관이 밋밋해서 이게 무슨 '궁전'이야 했던 게 피티 궁전에 대한 내 첫인상이었다.

진짜 좀 걍 그랬어. 너무 화려한 성당들을 많이 봐서 그랬나?



아무튼 일단 입장권 끊고 입장.



원래 뻥 뚫려있어야 할 정원인데 뭔 공연이 있는지 이렇게 무대와 객석 의자를 잔뜩 셋팅해 둔 상태라 정원을 제대로 못 봄;



이곳 피티 궁전의 맨 윗층에서는 박물관이 운영되고 있어 전시도 볼 수 있다.

나름 내용이 좋다고 하여 기대가 많았는데 오래된 궁전 건물이다보니 엘레베이터가 없어서 맨 윗층까지 걸어올라가야 했던 게 함정;

아 진짜 한 4층쯤 올라갔을 땐 욕이 절로 나왔는데,

5층까지 올라가야 했던 비참한 현실....



아무튼 본다 이제.



실제 옛 모습의 대부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 일단 느낌은 상당히 좋았다.

저기 왼쪽에 있는 녹색 의자 잘 보면 빨간색 끈이 올려져 있는데, 저런 것들은 실제로 여기서 진짜 쓰였던 가구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앉지 말라는 소리임)



실제 여기 살았던 분인가봉가.



역시 사전 공부 따위 안하고 간 덕분에 뭐가 뭔지 제대로 알 순 없었지만

저 아래 적힌 작은 설명 패널 보니 1900년대 초기에 실제로 쓰였던 물건인 듯.



나는 코스튬 전시를 관람했다.

1900년대 초기에 실제 사용되었던 드레스들이 전시의 주를 이루었는데,



아 곱다.

자수 봐. 어쩜.



흔히 유럽의 드레스하면 떠오르는 특징(?) 같은 것들이 있었는데,

의외로 그렇지 않게 생긴 드레스들이 많아서 좀 흥미로웠던 것 같다.



이건 완전 오리엔탈인데.



근데 정말, 드레스도 드레스지만, 궁전 내부가 정말 멋지더라.

건물 외벽만 보고 내가 너무 무시했나봐....



아 멋지다 정말.

고혹적인 느낌.



천장 무늬 봐.

전시 보랴 건물 보랴. 내 눈이 바빴다.



이것도 실제 그 당시에 만들어 진 물건이라고.



계속되는 화려한 드레스의 향연.



저런 건 지금 만들어진 옷이라고 해도 믿겠던데...



색감도 색감이지만 저 무늬 어쩔.



하나하나 너무 고와서 뭔지 잘 모르겠음에도 그냥 계속 보게 되더라.

사실 각 컬렉션마다 주인으로 추정되는 분들의 사진이 옆에 함께 소개되고 있었는데, 고인이 된 분들이라 굳이 찍진 않았음.

아마도 이 드레스들을 실제로 입으셨던 분들이었겠지.





문득 고개를 올려보니 방마다 벽지가 다 달라....

참으로 화려했던 피티 궁전.



이건, 과거의 옷을 그대로 해부해 둔 것인 모양.



저 위의 그림이 이 옷의 실제 모습을 그려놓은 것인 듯.

해부한 모습으로 보니 신기하더라.

패턴 뜬 거 보는 느낌이었어.



어째 갈수록 화려해진다 싶어서 가만 보니,



어느샌가 현대로 넘어 와 현재의 럭셔리 브랜드들이 만든 드레스를 가지고 다양한 코스튬을 전시 소개하고 있더라.

거의 1980~2000년대 컬렉션들이었음.



그 와중에 샤넬 클라스.



가만히 보고 있으면 디자이너가 진짜 다 화려하다.

니나리치, 입생로랑, 프라다 여기엔 없지만 꼼데가르송도 있었고 정말 ㅎㄷㄷ한 컬렉션이었음.



다시 과거로.



정말로 누가 입었을 것이란 생각을 하니 기분이 더 묘했던 전시.



그렇게 전시 하나를 싹 보고,



뒷쪽으로 나가니 깜짝 놀랄 풍경이 나를 맞았다.



이 곳은 보볼리 정원이라고, 피티 궁전에 속하는 뒷뜰인데, 말이 뒷뜰이지 무슨 공원 수준으로 넓어서 정말 입이 안 다물어 질 정도였다.



피티 궁전의 뒤로 나와서 고개를 돌리면,



보볼리 정원이 이렇게 시작하게 되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진짜 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또 계단;;;; 아오;;;;;;)



보볼리 정원이 아마 피티 궁전 건물의 한 10배쯤은 되는 규모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넓어서,

여기에 입장권 끊고 들어오는 사람 중 일부는 아예 여기 나들이 나오는 정도로 채비를 해서 오는 것 같았다.



시크릿가든 찍으면 딱 좋겠네 아주.



아니면 메이즈러너?

암튼 미로 찾기 하면 딱 좋을 정도로 어마어마했던 스케일과 디테일.



쭉 돌아보다 길게 이어진 내리막길 발견!

아 내리막길이라니 행복하구나 +_+



근데 정말 여기 아름답긴 엄청 아름다운 듯.

피렌체와서 여기 안보고 가면 꽤 억울할 것 같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진짜 그림 같지?

햇살만 좀 더 비췄어도 좋았을텐데.



멋지다.

이런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정원을 가졌던 피티 궁전이라니.

여기 살았던 이들은 얼마나 부유했던 걸까.



바닥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지.



아 근데.... 내가 그 생각을 못했네....

밖으로 나가려면 아까 그 쪽으로 다시 가야 하는데....

또 오르막기.....ㄹ.....

야이 ㅆ......



아무튼 무사히 밖으로 나왔다는 후문.



베키오 다리를 건너 다시 숙소 근처로 움직였다.

경찰관들 모자 귀엽네 ㅎ



뭔가 보볼리 정원을 빠져 나오니 날이 맑아진 것 같은 건 그냥 기분 탓일까 -_-;;;;



안녕?



피렌체 대성당쪽으로 가는 길에 우연히 길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그림을 그리는 분들을 보게 됐다.

자유로운 유러피언이 자유롭게 예술 활동 하는구나 - 생각하고 멍하니 바라봤는데,

알고보니 여기서 그림 그리는 사람들은 모두 시에서 허가한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고 ㅎㄷㄷㄷ



그러니까 시에서 보증한 합법적인 작가라는 소리겠지 +_+

멋지다.



저 분도, 그냥 낙서하는 소녀처럼 보이지만 엄연히 허가 받고 그림 그리는 작가님.

게다가 구역도 정해져있는 거라고.

그래서 자세히 보면 저기 주변에 사각형으로 테두리가 그어져 있다능 ㄷㄷㄷ



그러니까 이런 분들 보면 응원해 줘야돼 +_+



뭔가 밀라노 대성당을 먼저 보고 온 터라 그런가 - 어째 피렌체 대성당엔 정이 잘 안가네.



저기 조토의 종탑 맨 위에 올라가면 피렌체 시내 전망을 볼 수 있다던데,

일단 엘레베이터가 없고 무조건 두 발로 올라가야 한다는 사실이 끔찍했으며 (줄도 길었고)

저기 올라가서 보면 정작 저 조토의 종탑을 볼 수 없다는 게 마음에 안들었고

무엇보다 난 이미 미켈란젤로 광장쪽에서 멋진 시내 전경을 다 봤으니 종탑 오르는 건 깔끔하게 패스하기로 했음.



너도 그게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ㅋ



^-^



한 낮처럼 보이지만 제법 저녁 시간이 가까워진 때라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흥겨운 음악소리가 들리길래 그 쪽으로 가봤더니 오호- 뭔가 기대된다.



공화국 광장 한 켠에서 작은 인형극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근처를 거닐던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자연스럽게 몰렸는데

나도 호기심에 앞에 서서 공연을 보니 이 공연 퀄리티가 상당하데 ㅎㅎ

사람들 반응도 좋고, 나도 소리내어 웃으면서 봤음 ㅋㅋ



마지막에 인형극 끝나고 관중과의 만남 ㅋㅋㅋㅋ



하는 수 없이 자라에 들렀다.

정말 필요했던 비밀의 무언가가 필요해서, 옷이 사고 싶어 산게 아니라 진짜 필요에 의해 구입함;;;;

H&M에 가고 싶었지만 피렌체 중심에 있던 H&M이 아예 퇴점했다는 소식에 충격받고....

아무튼 돈 아까워 죽겠다 이런데서 옷 사는거 ㅠㅠ



저녁은 일 바젤로에서 먹기로 했다.

가격이 싼 곳은 아니었지만 포스퀘어 평점이 엄청 좋았던 곳이라 믿고 먹어보기로 했음 ㅋ



혼자 왔다니 제법 좋은 자리를 내어주셨다.

이렇게 자리에 앉으면 정면에 바로 베키오 궁전이 뙇!

옆에 세워져있던 그림은 피렌체 대성당 같았는데, 저거 뭐지 입구에, 연기인가. 불이 났었나.



저녁 메뉴는 해물 리조또였다.

내가 진짜 밥이 너무 먹고 싶은 나머지 ㅋㅋㅋ 정확히는 김치가 먹고 싶었지만 김치를 찾을 순 없었기에

현실적으로 밥이며 느끼하지 않은 음식을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해물 리조또를 먹게 된 것 ㅋㅋㅋ



아우 ㅠㅠ 너라도 어디니 내가 정말 ㅠㅠ



이참에 기름진 것들에 대한 생각을 다 잊어버리고자 맥주도 겁나 큰 거 시킴 ㅋㅋㅋㅋ

글래스 클라스 보소 ㅋㅋㅋ



비록 혼자긴 하지만, 그래도 좋구나 ㅎ

밥 먹어서 좋은건가 ㅋ



맛있게 밥 다 먹고 산책.



저게 메두사 머리를 자른 +_+



엇 근데, 영국의 블랙캡이 왜 여기에???

계속 보고 있자니 무슨 콜택시 서비스 같은 프로그램처럼 보이던데... 뭐징...

(운전기사가 실제 엘리자베스 여왕 코스튬을 하고 있었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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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고 피곤해서 그렇게 바로 하루 마무리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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