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의 인천공항.
서울보다는 아주 조금이지만 따뜻한 곳으로 떠날 예정이라
공항 지하에서 외투 보관 서비스를 이용해 보기로 했다.
집에서 공항까지는 패딩으로 중무장해서 가고, 공항에서부터는 좀 편안하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있으려고 ㅋ
※ 내가 이용한 서비스는 아시아나 항공 전용이고 다른 항공사의 서비스는 따로 검색해 보시길
비행기에서도 와이파이가 되는 세상.
물론 유료라서 큰 의미는 없지만 ㅎㅎ
원래는 공항에서 뭐라도 먹을 예정이었는데
우리가 공항에 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수속도 겨우겨우하고 보안 검사 줄도 직원 도움으로 패스트 트랙으로 뚫고 들어가고 그러느라
식사는 고사하고 면세점 구경도 아예 하나도 못한채로 비행기를 타게 되서;;;;
이 기내식이 진짜 어찌나 반갑던지 ㅠㅠ
어쨌든 무사히 비행기 잘 탔으니 영화 관람으로 몸과 마음을 편하게 쉬도록 해주었다.
넌 뭐하니?
그나저나 누가 여행객이 줄었다는거야.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ㄷㄷㄷ
텐진으로 가려면 직행 버스를 타도 되지만
길이 막힐지도 모르니 안전빵으로 지하철을 타기 위해 일단 무료 셔틀 버스를 타기로 한다.
비 소식이 있길래 한국에서부터 우산을 들고 왔는데 비가 안오네? ㅎㅎ
그래도 뭐 준비해서 나쁠건 없으니, 언젠가는 쓰이리라 믿으며 번거롭지만 계속 우산 챙겨 다니기로.
도쿄에서부터 잘 쓰고 있던 스이카(Suica).
얼마가 남아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번 여행에서 충분히 쓸 정도는 될 거라 믿고 탑승 게이트로 고고 -
반가워 후쿠오카 치카데츠 +_+
순식간에 텐진 도착!
공항에서 텐진 도심까지 30분정도면 충분하니 후쿠오카 여행은 짧은 휴가에 선택하면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벌 수 있는 좋은 도시다 ㅎ
카카오페이도 된다굿 -
후쿠오카에 오면 공식처럼 찾는 숙소. 호텔 더 비 후쿠오카 텐진(Hotel the b fukuoka tenjin).
가격도, 시설도, 위치도 개인적으로는 최고라고 생각함.
숙박에 큰 돈 쓰는 건 부담스럽지만 그렇다고 시설이 노후된 곳에 가긴 싫다 하면 여기가 정답임.
이전에도 그래왔지만 난 앞으로도 후쿠오카 가면 계속 여기에만 묵을 것 같은 정도니까.
※ 호텔 더 비 후쿠오카 텐진점 위치는 위 지도 참고
호텔에 캐리어만 맡겨두고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빠르게 텐진 다이묘 거리쪽으로 나왔다.
동반자가 "일본에서의 첫 끼는 무조건 라멘"이라는 신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첫 끼는 당연히 라멘이었는데
이번에 새로 찾아낸 로컬 라멘 전문점이 있어서 그 곳에 들러보기로 했다.
상호명은 라쿠쇼 라멘.
외국어따위 기대할 수 없는 곳이라 좋은데
메뉴판 사진을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다른 라멘 전문점과 달리 셋트 메뉴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엿보여서 좋았던 곳이다.
일단 빠르게 주문.
빙비루 히토쯔 +_+
우리는 각각 기본 돈코츠라멘을 먹었는데
내가 셋트로 주문을 하면서 교자와 볶음밥이 추가로 서브되었다.
나는 다 맛있었는데 동반자는 밥은 본인 스타일이 아니었다고 ㅎ
암튼 놀라운 건 교자도 여기서 직접 만들어 구워내는 것 같더라. 교자 속 고명에서 독특한 향이 났는데 기성품이 절대 아니라는 믿음이 빡!
나름 김치 비슷한 것도 셋팅되어 있어서 이렇게 개운하고 깔끔하게 먹기 아주 좋았네.
돈코츠라멘이 진짜 라멘만 먹고 있으면 솔직히 좀 찐득하고 그래서 물릴 수도 있는데 말야 ㅋ
여기 가격도 착하고 아주 맘에 들었어!
※ 라쿠쇼 라멘 위치는 위 지도 참고
자 그럼 배를 든든히 채웠으니 소화를 위해 쇼핑을 시작해볼까.
?????
불과 여행 며칠 전에 머플러를 분실하시는 바람에 잔뜩 속이 상해있던 동반자는 역시나 머플러 쇼핑부터 ㅎㅎ
분실했던 것과 같은 브랜드는 쉽게 찾아냈는데 안타깝게도 같은 패턴은 없어서 뭘 사야하나 고민 고민 -
일단 다른 곳도 더 둘러보기로 하고 나도 쇼핑을 시작해보기로 했는데
후쿠오카라 역시,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는 찾아보기가 힘들더라 ㅠ 도쿄였으면 바로 찾았을텐데 여긴 딜러샵이 있긴 해도 물량이 정말;;
하라주쿠가면 늘 길게 줄이 늘어서 있는 모습을 보게 되는 루크스 랍스터(Luke's Lobster).
후쿠오카에선 역시 장사가 안되는 모습이다.
어쨌든 웨이팅이 없으니 이 참에 맛이나볼까 하고 주문 도전!
나는 앉아서 좀 쉬고 있을께~
우리는 대표 메뉴 말고 샌드위치로 주문을 해봤는데,
나 사실 일본 여행 20번도 넘게 하면서 루크스 랍스터 한 번도 안먹어 봤고 이번에 처음 먹어 본건데,
아니 다들 이거 왜 먹는건가여....
무슨 맛이야 이게....
돈 아까워....
정신 가다듬고 다시 쇼핑으로 다친 마음을 달래보기로 한다.
여기는 텐진 지하상가에 위치한 비밍구 라이프 스토어 바이 빔즈 (B:ming Life Store by Beams).
원래는 다른 걸 보려고 간 건데,
오 여기서 동반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머플러 발견!
내가 보기에도 아주 예쁘더라 이거!
한국에서 잘 볼 수 없는 패턴이기도 하고 가격도 괜츈! 굿!
크리스마스 시즌이라고 이렇게 예쁘게 포장도 해주는 것 같더라 ㅎ
우리는 뭐 굳이 포장까지 할 필요는 없으니까 기본 쇼핑백에 담아가기로 했는데,
뭐야 왜 쇼핑백이 금강제화 같은거야 -
기분 탓인거야?
나만 그런거야?
※ 비밍구 라이프 스토어 바이 빔즈 위치는 위 지도 참고
귀걸이도 구입하신다는 동반자를 위해 근처 액세서리 점포도 방문.
난 근데 아직도 뭐가 어떻게 다른 건지 사실 잘 몰라 ㅎㅎㅎㅎ
간지 뿜뿜하는 스타워즈 택시 한 번 보고,
간지 뿜뿜하는 루이 비통(Louis Vuitton)으로 입장.
내가 찾던 건 아쉽게도 솔드 아웃... ㅠ
다른 매장 찾아가 봐야겠다;;;
유나이티드 애로우즈(United Arrows)도 잠깐 들러봤는데,
여기 슈혼 왜 이렇게 멋있냐...
판매하는게 아니라 그냥 신발 신어보는 고객들 쓰라고 둔건데, 간지가 장난없네...
새로 이전 오픈했다는 애플 스토어(Apple Store)도 들러봤음.
역시나 인산인해;
북적이는 애플 스토어를 빠져나와 본격적으로 다이묘 골목 투어를 시작해본다.
먼저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부터 둘러보고 -
바로 나나미카(Nanamica) 체크인.
올해가 10주년이었나보다.
저기 사람들이 매장 스태프 실제 캐리커처인데, 귀엽네 ㅋ
매니저 아저씨가 너무 친절하게 응대해줘서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쇼핑까지 하게 됐는데
너무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져서 ㅋㅋ 암튼 여기 매니저 아저씨 진짜 너무 친절하시다.
어디서 왔냐 언제 왔냐 뭐 할거냐 뭐 먹으러 갈거냐 질문이 계속 됐는데
저녁에 예정했던 야키토리집이 있어서 거길 보여줬더니 자기는 모르는 곳이라고 하길래
그럼 당신이 추천해 줄 곳이 있냐 물으니 바로 숨은 로컬 스팟을 알려주시더라 ㅋ
근데 찾아보니 구글 맵에 찍히긴 하는데 아예 숨어있는 곳이라 초행인 사람은 제대로 찾아가지도 못할 것 같고
더 좋았던 건 한국인 리뷰가 제로였다는 것! 그래서 저녁 계획은 매니저의 추천 스팟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나이스!
쇼핑도 나이스!
PS - 내가 서울에서 왔다니까 서울에도 노스페이스 퍼플라벨 딜러샵이 있다며 아이엠샵, 스컬프, 신세계(하우디) 등등을 읊어주셨는데
나도 잘 알고 있지만 한국은 30% 정도 비싸서 잘 안가게 된다고 했더니 자기도 알고 있다고 아쉽다고 ㅎㅎ...
※ 나나미카 위치는 위 지도 참고
Y-3도 들렀는데, 여기 원래 엄청 멋진 할아버지 매니저분이 계셨는데 퇴직하셨나, 안보이시던데...
12월 하순인데 은행나무가 여전한 기온 실화?
뭐지 이 우연한 주차는?
뭐지 저 괴상한 그림은?
으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야 저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징그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니온 3(Union 3)도 빼놓을 수 없지.
후쿠오카 안에서는 제법 큰 규모로 스트리트 브랜드를 취급하는 중고 위탁샵이라 이쪽 장르 좋아한다면 꼭 들러보는 게 좋다.
일본에서 지디 포스 보니까 기분이 남다르군.
※ 유니온 3 위치는 위 지도 참고
귀여운 친퀘첸토 색감 ~ ♥
귀여운 돈키호테 로ㄱ
?????
동반자는 평소에 사고 싶어했던 것이 있었나보다.
바로 필요한 걸 찾아 탁 탁 움직이는 모습이 전투적으로 보였어 ㅋ
근데 내가 찾아줌 훗 -
그리고 나도 돈키호테가면 꼭 들르는 코너가 있었으니 망설임없이 돌진!
그곳은 바로 카레 코너 +_+
내사랑 카레들 잘 있었니 ~
또 캐리어 무게 생각 안하고 막 주워담았다는 후문 ㅋㅋㅋ
체감이 잘 안되겠지만 저게 벌써 3kg가 넘는 수준임 ㅋㅋㅋ
필요한 것들 주워담은 다음엔 쓸데 없는 것들 구경.
뭐지 이건? 음?????
차곡차곡 담다 보니 뭐가 제법 많아졌네? ㅋㅋㅋ
그래서 면세를 받기로 했는데, 진짜 여기 방문객이 줄어들긴 했나보다.
여기 면세 카운터가 원래 북새통인 곳인데 북새통은 무슨 아예 사람이 없네;;;
어느새 제법 무거워진 손 ㅋㅋㅋ
이걸 계속 들고 돌아다닐 순 없으니 일단 숙소에 잠시 던져놓고 다시 나오기로 한다.
오 야타이 출근 시간인가봐 +_+ 재밌는 풍경이네 ㅋㅋ
횡단보도 초록불일때 근처까지 슬금슬금 와서 차를 멈추고는 뒤에 메달아 놓은 포장마차를 분리해서 인도로 쇽~ 올라가더라 ㅎ
호텔 로비에 맡겨두었던 짐을 찾아서 방으로 입장!
여기가 방이 넓진 않아도 나름 신식 설비로 깨끗하게 잘 만들어진데다 테이블과 침대 헤드 위에 USB 포트도 많고
화장실과 샤워 시설이 기가막히게 잘 되어 있어서 정말 너무 마음에 듬 ㅋ (침대도 편하고!)
내가 이 호텔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까 서두에서 밝힌 바 있지만
또 하나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니 바로 여기, 텐진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는 후쿠오카 시청 앞 광장이 호텔 바로 옆 골목에 있다는 것!
이 정도 위치 선정이면 정말 환상 아니냐구 +_+
그래서 잠깐 들어가봤다.
그래 뭐 후쿠오카에 연말마다 오는 이유 중에 이게 제일 큰 것도 사실이니까 ㅋ
크리스마스 분위기 실컷 즐겨야지? ㅎㅎ
여긴 맛있는 음식이 많아서 참 좋다 ㅋ
가격은 전혀 착하지 않지만, 분위기가 워낙 좋아서 그냥 기분 좋게 즐길 수 있음 ㅋ
피자, 파스타, 스테이크, 핫도그, 소세지, 마시멜로, 포테이토에 맥주, 와인 등 마실거리까지 가득!
우린 그저 그 중 뭘 먹을지만 결정하면 되는데,
사실 이건 답정너 문제다.
그냥 스테이크가 답임 ㅇㅇ
저게 보기엔 저래보여도 맛이 기가막히다구 ㅋ
주문 넣고 잠시 기다림의 시간.
아 귀여워 +_+
맥주까지 주문 완료 하면,
근사한 한 상 완성!
이게 아까 그 스테이크고 저기 보이는 건 파스타인데 ㅋ
파스타는 뭐 그럭저럭 맛 괜찮았는데 역시 진리는 스테이크임 ㅋㅋ
양념이 잘 베어서 아주 갈비 먹는 기분 ㅋㅋ 굿!
공연까지 더해지니 분위기 진짜 짱!
크리스마스 시즌 너무 좋아 ㅋ
그렇다고 우리가 거기서 저녁을 끝낼 순 없으니 맛만 살짝 보고 난 우리는 다이묘 거리로 넘어와 비밀의 그 곳에 가기로 한다.
그게 바로 여기. 마시코(Mashiko).
나나미카 매니저가 추천했던 숨은 로컬 야키토리 전문점이다.
사진으로 봐도 대충 느낌이 오지?
대로변에 있는 게 아니라서 관광객들은 여길 우연히라도 보기가 힘들다 ㅋ
골목 자체도 상점가들이 밀집한 곳이 아니라서 ㅋㅋ
듣기로는 좌석이 몇 개 없는 작은 가게라 예약 안하면 단골도 자리 잡기 어렵다고 했는데
우린 정말 운 좋게 (사실 좀 일찍 간 덕분에) 바로 들어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나나미카 매니저에게 야키토리를 코스로 먹을 수 있는 곳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서 우리도 코스로 주문을 해봤음.
기대할게요 마스터!
일단 오토시로 시작.
에피타이저로 딱 적당한 간이 베어있어서 좋았다.
마스터가 영어를 잘 하지는 못하셨지만 그래도 단어 정도는 쓸 줄 아는 것 같아 영어로 간단한 의사소통을 좀 했는데
레어가 괜찮냐고 하셔서 좋다고 했더니 이 사사미를 정말 레어로 구워내어 주시더라 +_+
와 근데 진짜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랐음. 그 닭고기 특유의 탄성? 같은게 고스란히 느껴지는데 진짜 식감 미쳤음 ㅠㅠ
사사미 다음 나온 건 레바. 간이었다.
이건 뭐 아는 식감이라 엄청 놀랍거나 하진 않았음.
스나기모. 닭똥집이다.
마스터가 우리말로는 뭐라 하냐길래 "닭똥집"이라고 알려줬는데
하필 발음이 어려운 조합?이라 아예 따라하지도 못하시더라 ㅋㅋㅋㅋ 닷똥기 라고 하셨던가 아무튼 ㅋㅋㅋㅋ
나도 일본어 못하는데 뭐 ㅋㅋㅋㅋ 그냥 재미있는 시간이었음 ㅋㅋㅋㅋ
사라다가 나왔다.
중간 입가심 타임인걸까.
나마 비루로 목을 축인 동반자는 바로 사케로 넘어갔다.
나는 사케 안좋아하니까 맥주만 계속 마시기로 하고 ㅋ
아, 이때 까지인가, 옆 자리에 앉아계셨던 아저씨 한 분이 우리 주문에 많은 도움을 주셨다.
부인이 한국 대학을 나오셨다고 그래서 본인도 아주 조금 한국말을 할 줄 안다며 ㅋ
그치만 나와는 영어로 소통하셨지 ㅋㅋ 아무튼 그 아저씨 덕분에 사케도 어렵지 않게 주문해보고 정말 큰 신세 졌음 ㅠ
이건 우즈라노 타마고. 메추리알이다.
원래 3알 나오는데 내가 생각없이 사진 찍기도 전에 1알을 먹어버렸 ㅋㅋ
암튼 메추리알이 살짝 반숙으로 익혀 나오는데 와 진짜 살면서 먹은 모든 메추리알 중에 가장 맛있었던 것 같네 이거;;;;
슬슬 나나미카 매니저가 왜 여길 추천했는지 알겠는 기분 +_+
네기마끼. 닭다리 살이었나 암튼 닭고기로 파를 감싼 꼬치.
아 이거 진짜 맛있었어.
마시코의 야키토리 코스 10개 중 베스트3안에 든다 정말.
츠쿠네 당고. 나는 츠쿠네 원채 좋아해서 이것도 매우 맛있게 먹음 ㅋ
아 그리고 아까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스테이크랑 파스타를 먹었어서 그런가, 아니면 여기서 맥주를 계속 추가 주문해 마셔서 그런가
슬슬 배가 부르는 느낌? ㅋㅋㅋㅋ
야키토리라 우습게 봤나? ㅋㅋㅋㅋ
토리카와. 닭 껍질.
우리가 원래 나나미카 매니저에게 여기 추천 받기 전에 가려고 했던 곳이 토리카와 전문점이었는데
관광객을 위한 곳이었는지 나나미카 매니저에게 상호명을 알려줘도 모른다하고 사진을 보여줘도 딱히 반응이 별로라 ㅋㅋ
암튼 닭 껍질은 언제 먹어도 굿.
어느새 다음 사케로 바꿔 달리는 동반자.
뭘 마시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없다 ㅇㅇ
이건 중간에 주신 건데, 그냥 사골 국물?
맥주만 마시다가 따뜻한 국물이 들어오니 금방 배가 든든해지는 기분.
모모니꾸. 허벅지살인데 중간중간 파가 함께 있어서 같이 먹으면 식감이 아주 예술이다.
이건 폰치리. 닭 엉덩이 살.
이때쯤 눈치를 챈 것 같다.
코스의 말미로 갈 수록 점점 기름지고 양념이 벤 것들이 나오고 있다는 걸 ㅋ
처음 나왔던 사사미랑 비교해보면 딱 코스의 구성이 어떤 식이었는지가 보이더라고 ㅋ 좋았어 막판에 이렇게 되니까.
코스의 대미는 테바사키, 닭봉이었다.
사실 아까 츠쿠네 나올 때부터 좀 배가 부르고 있던 터라 테바사키 먹을 땐 일부러 노력을 좀 했네;;;; 많이 배불렀어서 ㅋㅋㅋㅋ
그래도 하나하나 대충 나온 꼬치 없이 다 너무 맛있어서 좋았다. 진짜 여기 오길 잘한 느낌!
우리를 호탕하게 맞아주었던 마스터.
마스터의 영어 실력이 아주 쪼금만 더 좋았더라면 간단한 대화라도 더 나눴을텐데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
그래도 그의 유쾌한 매너와 쿨한 애티튜드는 충분히 전달 됐기 때문에 너무 좋았다.
코스 다 먹고 난 다음에 서비스라고 내어 주신 녹차.
기름진 꼬치로 식사를 마쳐서 입 안이 좀 기름진 상태였는데
이거 한 잔 마시니까 진짜 언제 그랬냐는듯이 입 안이 싹 정리가 되더라.
너무 좋았어.
근데 우리가 너무 미안해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 계산을 하는데 총액이 12,700엔이더라고?
근데 현금이 진짜 딱 12,300엔 나오는거야 우리 지갑에서 -_-;;;;
당황해서 카드를 꺼냈더니 카드가 안된다고;;;;
와 진짜 얼굴이 쌔빨개져서, 내가 숙소에 돈이 더 있으니 숙소에 금방 갔다오겠다 (뛰어갔다오면 한 20분?이면 될 것 같았으니까)
그런데 마스터가 됐다고, 우리는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ㅠ 괜찮으니까 그냥 그 값만 받겠다고 ㅠ
내가 너무 미안해서 아니라고 다녀오겠다고 했는데 정말 쿨하게 이게 일본의 마음이라며 ㅠ
하아 -
진짜 너무 고맙긴 했는데, 너무 민망하고 미안해서 ㅠㅠ
실컷 웃고 떠들고 맛있게 먹어놓고 돈이 모자란 모습을 보이다니 ㅠㅠ
다음에 꼭 다시 와서 갚겠다 다짐하고 허리까지 숙여 감사 인사를 전하며 우리는 식당을 빠져 나왔다!
근데 그 와중에도 문 앞까지 따라 나와서 골목 모퉁이 돌아 사라질 때까지 우리를 바라보고 인사하던 스태프 ㅠㅠ 왕 친절 ㅠㅠ
※ 여기 위치는 비밀 ^^
후쿠오카를 처음 왔던 해에는 불친절한 몇몇 술집 때문에 기분이 솔직히 별로였는데
이번 이 일을 계기로 정말 후쿠오카를 다시 보게 됐다.
물론 여전히 혐한의 태도는 곳곳에 있겠지만, 적어도 이렇게 호의적이고 가식 없이 친절한 사람들도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숙소로 돌아가는 길.
위워크가 있네.
여기도 사람들 사는 건 똑같나보다 ㅋ
나와 동반자가 후쿠오카에서 제일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트리.
텐진역 다이마루 백화점 본관과 신관 사이에 세워져있는 건데 정말 리얼 나무에다가 저렇게 예쁘게 장식을 ㅠ
너무 예쁜 것 같아 볼 때마다 ㅠㅠㅠㅠ
동반자는 모르고 나만 기억하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첫 날 밤을 기분 좋게 마무리하며 우리는 숙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연말이라 후쿠오카 #1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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