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에서의 셋째날. 다행히 일기예보대로 화창하구나! 다시 다음 날부터 또 비소식이 있으니,

사실상 오늘 하루에 모든 일정을 다 올인해야 할 분위기!



그래서 서둘러 숙소를 빠져 나왔다.

첫날과 둘째날 계속 비만 맞았던 상황이라 이 파란 하늘이 어찌나 반갑던지 ㅠ



전 날 베네치아 본섬에서 돌아올 때 버스 티켓을 두 장 사둔 덕분에 이번엔 편하게 출발.

날씨가 좋으니 베네치아 본섬으로 들어가는 버스에도 관광객이 제법 많다.



베네치아 본섬 들어갈 때 보게 되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크루즈.

저런 여객선으로 여행하는 분들은 뭐 이미 누릴 거 다 누린 노년의 어르신들이 대부분이겠지...

나도 저런 거 한 번 타보고 싶다 ㅎㅎ



베네치아 본섬은 차량 진입이 불가하기 때문에 본섬 초입에 세워져있는 이 거대한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걸어 들어가야 하는데

여기 주차비가 깡패 수준이라니 차량으로 방문하고 싶은 분들이 있거들랑 각오 단단히 하긔.



베네치아 본섬을 본격적으로 즐기기 전, 이번엔 아예 하루 통합권 티켓을 끊었다.

베네치아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교통 티켓을 끊을 수 있는데,

그냥 한 번 쓰고 버리는 버스 티켓 같은 거 외에 버스 + 수상 버스 같은 대중 교통을

기간 내에 모두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통합권이 따로 있다.

1일, 2일 .. 1주일 뭐 그렇게 나가는데 나는 뭘 살까 하다가 하루짜리면 충분할 것 같아 하루 통합권을 끊었음.



베네치아 본섬 곳곳에서는 수상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데다 한강에서 운행하는 수상 택시도 사실상 대중화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베네치아 본섬에서의 수상 버스 정류장과 노선도, 시간표를 처음 마주하면 당황하기 딱 좋을 것 같더라.

나도 처음엔 좀 애먹었음. 뭘 어떻게 보고 어떻게 이용해야 하나 하고.



일단 음료수 하나 사서 장전해두고.



내가 탈 수상 버스가 서는 정류장을 찾아 이동했다.



사진에 보이는 전광판은 어떤 수상 버스가 언제 어디로 들어오는지를 알려주는 전광판이고

아래 보이는 지도는 베네치아 본섬안을 돌아다니는 모든 수상 버스의 노선이 표기된 노선도다.

전광판은 한국의 버스 정류장을, 노선도는 한국의 지하철 노선도를 생각하면 이해가 금방 될 듯. 표기도 비슷하게 되어있음.

그리고 그 옆에 보이는 작은 기계 같은 것이 티켓 체크하는 단말기인데 저것도 한국의 시내버스 생각하면 이해가 될 게다.

저기다 카드 슬쩍 가져다 대면 '삑' 소리 나면서 자동으로 체크가 된다.

나는 통합권을 끊었기 때문에 체크하고 나서고 통합권을 계속 챙겨 다녔음. 환승할 때 마다 계속 찍어야 하니까.



(수상 버스 기다리면서 그 앞을 오가는 보트들 보는데, 나도 버스 말고 보트 한 번 타보고 싶더라.)



아무튼 잠시 기다리니 내가 타야 할 수상 버스가 도착했다.

이게 버스라니 좀 귀엽네 ㅎㅎ



그래도 나름 이렇게 친절하게 정거장 표기도 다 해놨음 ㅋ



안에 이렇게 좌석이 있긴 한데, 나는 바람을 그대로 맞고 싶기도 했고 사진도 더 예쁘게 찍어보고 싶어서 바깥에 서서 가기로 함.

난 젊으니까. 훗.



자 - 그럼 달려 봅시다!



아 진짜, 전날 비 맞으며 베네치아 본섬 돌아다닐 때만 해도 참 우울했는데,

이렇게 따사로운 햇살과 파란 하늘로 뒤덮힌 베네치아 본섬을 보니 내가 지금 꿈을 꾸는건지 뭔지....

이게 진짜 베네치아구나- 하는 생각 +_+



(진짜 기가 막히지 않아? 사진으로 보는데도 또 설레네 ㅠㅠ)



아 정말 뭐 아무 말도 안나오고 그냥 계속 입 밖으로 작게 "와..." 소리만...



어딜 봐도, 어딜 어떻게 봐도 모두 그림.



그렇게 잠시 베네치아 본섬 안의 운하를 따라 달리던 나의 수상 버스는 슬슬 베네치아 본섬의 끝으로 향하더니,



마침내 쌩바다님 영접!



저 멀리 다른 섬들이 보이는데 그 곳들도 다 가보고 싶다.

날씨가 좋으니 그냥 뭐라도 막 하고 싶데 ㅎㅎ



아까 버스의 번호 얘기를 안했는데, 내가 탄 버스는 3번 버스로 베네치아 본섬에서 무라노 섬으로 가는 버스 중 하나다.

관광객들 사이에서 제법 잘 알려진 섬 중 하나로 베네치아 본섬에서 수상 버스로 20분? 정도 달리면 도달하게 되는 섬이다.

사진에 보이는 섬이 바로 그 무라노 섬이다.



일단 무라노 섬에서 내렸지만 내가 가려는 곳은 무라노 섬이 아니었기 때문에 계속해서 발걸음을 재촉했다.

무라노 섬은 환승역 정도였거든.



무라노 섬에 내린 뒤 한 5분? 정도만 걸으면 또 다른 정거장이 나오는데 바로 거기서 다른 수상 버스를 탈 계획이었다.

마음이 급해서 좀 서둘러 걷긴 했는데, 걸으면서 보니 여기 무라노 섬도 나름 예쁜 곳이 많아 보였네 ㅎ

시간 되면 여기도 한 번 돌아봐도 좋겠더라.



근데 -_-;;;

이게 뭐람;;;;



미어터지는 인파 보소;;;;

나 결국 내 눈 앞에서 수상 버스 두 대 그냥 떠나 보내고 그 다음 버스까지 기다린 후에야 겨우 탑승했;;;;

내가 지금 가는 곳이 그 정도로 인기가 어마어마한 곳이라는 사실....



그렇게 버스 두 대 보내고 세번째 버스를 탈 때까지 무라노 섬에 30분 넘게 체류했던 것 같다.

줄 서있어야 해서 돌아다녀보지도 못하고 멍하게 서있었던 게 좀 아까웠는데,

그래도 이렇게 수상 버스 타고 무라노 섬 가장자리쪽을 따라 돌며 보니 그래도 금새 기분이 풀리데.

왜냐면 진짜, 아까 베네치아 본섬에서도 그랬지만 진짜 어디를 봐도, 어디를 어떻게 봐도 그냥 다 그림같은 풍경 뿐이었거든.

세상 모든 행복과 평화는 다 베네치아에 모여든 그런 기분이었어...



워낙 관광객이 많은 곳이다보니 곳곳에서 이렇게 에어비앤비로 추정되는 게스트 하우스 신축 공사가 한창인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근데 이런 곳이면, 진짜 올 만한 가치가 있긴 하겠더라.

여기까지 오는 길이 좀 귀찮을 것 같은데

베네치아에 며칠 묵으며 보니 베네치아 공항에서 곧바로 수상 버스를 탈 수 있는 시스템이 있는 것 같았으니 뭐 해볼만 할 듯?



아무튼 무라노 섬도 정말 예쁜 섬인 것으로.

인정.



(저 멀리 보이는 곳이 방금 얘기했던 베네치아 공항이다. 이렇게 바로 보일 정도니 수상 버스가 있을만도 하겠지?)



그렇게 무라노 섬에서 또 한 40분? 정도를 달리다 보니 뭔가 간지 터지는 풍경이 속속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오오 설마 저기인가!!!



아!!!! 맞네 맞아!!!!



수상 버스 환승 시간까지 합하면 베네치아 본섬에서부터 거의 1시간 40분 걸려서 도착한, 오늘 내 최대 관심사! 오늘 목적의 끝!

부라노 섬에 마침내 도착했다! +_+

무라노 섬에서 부라노 섬으로 들어오는 수상 버스는 12번 버스가 유일하기 때문에 아까 그렇게 사람이 많았던 것이다!

※ 네이버 블로그 검색해보면 뭐 베네치아 본섬에서 부라노 섬 가는 방법이 1가지 밖에 없는 것처럼 떠들던데 절대 아니니 맹신하지 말 것.

그냥 무라노 섬에서 부라노 섬으로 가는 버스 노선이 1개일 뿐, 베네치아 본섬에서 무라노 섬으로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본론으로 돌아와, 부라노 섬은 베네치아를 방문한 관광객이라면 거의 무조건 들러봐야 하는, 아니, 거의 무조건 들른다고 봐야 하는

베네치아 관광의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코스 중 하나다.



베네치아 본섬에서 꽤 멀리 떨어져 있는 작은 섬일 뿐이지만

관광객들이 이 곳을 그렇게도 열심히 찾아 오는 데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인데,



일단 수상 버스에서 내리고 사람들이 걸어가는 곳을 그냥 아무 생각없이 따라 걷다 보면,



슬슬 이 부라노 섬이 왜 그렇게 인기 있는 관광 명소인지를 '아무 공부 하지 않고 갔다 해도' 눈치를 챌 수 있게 된다.



그럼 지금부터 부라노 섬이 어떤 곳인지, 사진과 글을 한 8:2 정도로 섞어서 소개해 보겠다.



부라노 섬은 사실 처음부터 관광객 접대를 목적으로 한 곳은 아니었다.

(뭐 당연히 그렇겠지. 일부러 만든 인공섬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목적 자체가 관광객 유입이었겠어)



다른 섬들과 마찬가지로 그저 고기잡이배 선원들이 거주지로 삼은 섬이었을 뿐인데,

그 선원들이 자신의 집을 바로 찾기 위해 알록달록한 색을 집에 입히기 시작한 것이 이 곳을 점점 유명하게 만들었고

결국 지금에 이르러 베네치아를 대표하는 관광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베네치아의 특산품인 레이스가(여성의 옷에 달리는 그 장식이) 유명한 섬이기도 해서

특히 여성 관광객들에게 더 큰 사랑을 받는 곳이 바로 이 부라노 섬 되시겠다.

지금은 완전히 관광객 접대를 위한 곳으로 바뀌어서 이렇게 많은 상점들이 몰린 거리를 볼 수 밖에 없고

또 워낙 작은 섬이라 그 거리를 걸을 수 밖에 없지만,



조금만 발품을 팔아 섬의 가장자리쪽으로 돌아다니다 보면 관광객들이 거의 찾지 않는

정말 그림 같은 풍경들을 온전히 나 혼자 만끽할 수 있는 포인트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기에

부라노 섬에 오면 반드시 '열심히' 걸어다니며 골목골목을 쑤셔보는 것이 좋다.



아 예쁘다 >_<



형형색색의 고운 옷을 입은 이 건물들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이게 진짜 사람이 사는 집이 맞나 싶은데,

놀랍게도 건물 근처에 가면 정말 안에서 사람들이 대화하는 소리가 막 들린다.

그래서 생각 없이 걷다 보면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는데, 사실 정말 깜짝 놀라는 건 관광객이 아니라 그 분들일 듯.

자신의 집 앞에 매일 수백명에 달하는 관광객들이 다녀가고 사진 찍고 그럴테니 얼마나 불편하겠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쁜 것이 사실이니 어쩔 수 없음 ㅎㅎ;;



이렇게 빨래 널어 놓은 거 보면 진짜 '억지로' 실감하게 된다.

정말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는 걸.



그만큼 말도 안되게 예쁘면서도 비현실적인 것 같은 풍경을 가진 부라노 섬.



외벽도 외벽이지만 어쩜 대문하며, 창문하며...



그저 계속 둘러 보게 되는 예쁜 곳.



아까부터 내 눈이 잘못 됐다 싶었는데, 저 종탑이 기울어진 게 맞았구나.

멀리 떨어져서 보이니 딱 알겠네.

저만큼이나 기울어졌다니. 얼마나 오래된 곳이길래.



사실 종탑뿐 아니라 여기 건물들도 자세히 보면 꽤 많이 노후된 부분들이 많았다. 단지 예쁜 색으로 그가 잘 안보이게 해놓았을 뿐.



그래도 관광객인 내가 그런 것까지 딥하게 생각할 필욘 없으니 ㅎㅎ



그저 귀여워...



+_+



하아... 진짜... 오늘 날씨에 너무 감사했던 순간...

베네치아까지 와서 이걸 못 보고 돌아갔으면 얼마나 억울했을까...



그래서 촌스럽게 인증 사진 좀 남겨 봤음 ㅇㅇ



여기서 한 달만 살고 싶다.

물론 아무것도 안하고.

^-^



세상 무슨 걱정이 있겠어.

진짜 이런 곳에 살면 그냥 매일 매일이 평화로울 것만 같겠다.



어디를 봐도 그림이네 ㅎ



귀엽다 진짜.

이게 셋트가 아니라 실제 주거 지역이라는 게 진짜 bbb



ㅠㅠ



한국에선 어디 놀이 동산에나 가야 볼 법한 플라워 피스들...



그 와중에 고양이 한 마리가 보여 반사적으로 셔터를 좀 눌렀는데,

고양이가 이빨 드러내며 신경질 부리길래 왜 그러나 했더니만,

나중에 다시 보니까 이 아이 한쪽 눈이 없다....

가까이서 보니 그쪽에 상처도 있던데....

내가 몰랐네 ㅠㅠ



다시 마음의 평화를 위해 나는 서둘러 또 이동을.



저 뒤에 빨래 널어 놓은 거 보임?

그 뒤에 바다가 펼쳐져 있는 것도?

흐아 ㅠ



부라노 섬이 왜 관광객들에게 그리 인기인지, 이제야 진짜 알게 된 기분.

그리고 이제야, 진짜 베네치아에 온 기분.



번화한 상점 거리를 피해 주변부로만 돌아다녀 봤는데 오히려 그게 더 잘 한 일 같았다.

햇살이 뜨겁도 몸도 피곤했지만 그게 훨씬 가치가 있는 것 같았어.



안녕?



천국으로 가는 길인가.



그저 그림같은 풍경.



그 끝으로 가보니 재미있는 것이 눈에 띄더라.

자동차가 없는 곳이다보니 여기 사는 사람들은 모두가 보트를 타고 다니는데,

그래서 저렇게 섬의 끝자락에 보트에 기름을 채울 주유소가!

아 저거 굉장히 인상적인 장면이었어!



그래서 가까이 가서 좀 구경해 봤는데,

아 진짜 여긴 뭐 주유소도 그림같니....

진짜 섬 전체가 하나의 미술 작품 같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열심히 부라노 섬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가,

마음 같아서는 더 있고 싶었지만

"오늘만 화창하고 내일부터 다시 비가 내린다!"는 아침의 생각이 문득 들어,

얼른 베네치아 본섬으로 돌아가 화창한 햇살 아래서의 본섬 구경을 해봐야겠다 싶어 부랴부랴 베네치아 본섬으로 돌아가는 배에 몸을 실었다.



잘있어 부라노.

정말 잊지 못할 거야.



안녕.



멀어져도, 멀리서 봐도 부라노 섬은 부라노 섬인게 티가 나네.



중간에 잠깐 다른 섬에 들렀다가,



이렇게 멀어졌는데도 알록달록한 집들이 보였으니.

(그리고 기울어졌던 저 종탑도!)

부라노 진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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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쎈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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