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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Issue

장르의 틀을 깨기 시작한 블랭코브(Blankof)의 4번째 레귤러 컬렉션 이야기

 

제목에 '장르의 틀'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건 뭐 내 개인적인 생각이니 너무 거창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내가 그리 쓴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면 아마도 다수의 사람들이 어느정도는 공감을 하지 않을까 싶네?

 

 

홍대 1984에서 열린 블랭코브(Blankof)의 4번째 레귤러 컬렉션 PT가 딱 그를 설명하기 좋은 예가 되었다.

※ 블랭코브는 시즈널 표기 대신 순차 표기로 컬렉션을 구분함.

 

 

블랭코브하면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것이 가방일 것이고, 잘 아는 사람이야 그 외에 모자라든지 몇가지 액세서리 정도까지는 떠올릴텐데,

뭐 어쨌든 블랭코브의 거의 모든 것은 '가방'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설명이 가능했으니 러기지 브랜드라고 해석했던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이번 프레젠테이션에서 일단 가장 인상적이었던 카테고리가 3개였는데 그 중 하나가 지금 사진에서 보는 CD다.

음원을 출시했다고 보면 된다. (이런 코웍을 단행하는 브랜드를 국내에서 보기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인데 말이야)

프로듀싱은 무드슐라(Mood Schula)가 맡았고, 피아니스트 윤석철이 연주를 맡았단다.

패키지 디자인은 블랭코브의 원덕현 디렉터가 담당했는데 전체적인 컨셉이 LP판이라는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 +_+

 

 

그 다음부터는 블랭코브의 이전부터 봐왔거나 파생된 비슷한 상품들.

사진에 보이는 건 분리 및 추가 결합이 가능하며 벨트에도 연결 가능한 키루프(Key Loop)고,

 

 

이건 32리터 용량의 키트백(Kit Bag)이다. 적당한 크기의 드럼백 정도라고 보면 될 듯.

너무 커서 장거리 여행 갈 때나 한 번 들까 말까 한 캐리어 가방에 비하면 꽤 실용적인 크기다.

 

 

이번 시즌 전체 가방 라인업 중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리포터백(Reporter Bag).

제품명 보면 딱 알겠지만 기자들에게 유용한 형태로 제작 되었다.

용량이 17리터 정도라는데, 성인 남성이 들기 딱 좋은 크기인 듯 ㅎ

 

 

프레젠테이션 때문에 가방 세워놓는다고 안에 종이 뭉치를 구겨놓은 상태라 제대로 찍지는 못했는데,

이 가방이 좋은게 서류 같은 걸 넣는 공간이랑 랩탑을 넣는 공간이 딱 분리가 되어 있더라. (물론, 그런 가방이 시중에 없는 건 아님 ㅋ)

근데 뭐 지퍼의 느낌이나 내부 수납 공간의 배치 같은 게 꽤 실용적이라는 느낌 ㅋ

 

 

가방의 겉면에는 펜과 수첩을 넣을 수 있는 포켓이 별도로 부착되어 있길래 혹시나 하고

"이거 만들 때 실제 현업인들에게 자문을 구했나?"라고 원덕현 디렉터에게 물어봤는데 정말로 조사를 하고 만든 거라고 ㅎ

역시 이유 없는 가방이 아니었어 +_+

 

 

못 보 던 백팩도 등장했다.

세로로 길게 솟아 오른 형태의 이 백팩은, 무려 에펠탑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 했다고 ㅎ

실제 제품명도 그래서 에펠백(Eiffel Bag)이다.

암튼 그래서 정말 앞 쪽 라인이 에펠탑 라인 같아 보이기도? ㅋ 재미있는 발상이라 생각했다.

그 외에는 뭐, 블랭코브의 백팩은 굳이 더 설명할 필요가 없으니 생략하는걸로 ㅋ

(궁금하면 블랭코브 홈페이지에 접속해보라)

 

 

계속해서 눈길을 돌려보니 감성 터지는 컵 슬리브(Cup Sleeve)도 눈에 띄었지만

 

 

읭? 이게 뭥미? 하고 보게 된 이것도 상당히 눈에 밟혔다.

사실 뭐, 보자마자 "설마?" 하고 짐작은 했지만서도 ㅋㅋ

 

 

블랭코브에서 출시 되었던 모든 백팩에 적용 되는 레인커버(Raincover)란다.

가방 위에 씌우기만 하면 되는 간편한 방식이고 안 쓸 때는 파우치로 들고 추루룩 휙 싸악!

 

 

지푸라기를 엮어 만들었던 과거의 시장 바구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는 바스켓백(Basket Bag).

블랭코브만의 재해석이라면 손잡이 부분의 암홀(Arm Hole)이 크기 때문에 숄더백으로도 쓸 수 있다는 정도?

사진은 안 찍었지만 내부 구조도 좀 재미있었다. 뻥 뚫린 하나의 공간이 아니었다능 ㅎ

 

 

앞에서 '3가지 카테고리가 인상적이었다'고 했는데, 지금 이야기 할 것이 그 중 2번째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테이블 중앙에 놓여있던 이 테이프 디스펜서(Tape Dispenser)는 사실 처음 봤을 땐 그냥 소품인 줄 알았다.

어떤 무드 조성을 위한 나름의 장치랄까 ㅎ 헌데 그 앞에 가격표가 붙어있는 걸 발견하고 놀란 거지.

 

 

그런 놀라움은 계속 해서 이어졌다. 지금 보이는 건 비즈 카드 케이스(Biz Card Case)와 시가렛 케이스(Cigarette Case)인데

방금 봤던 테이프 디스펜서와 모두 같은 시리즈물이었다. 가죽과 코듀라 외에 스틸 소재를 쓴 제품을 글쎄? 나는 처음 본 것 같은데?

대체 어디서 갑툭튀했나 봤더니만, 일본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고강도 스틸 제품 제조 업체인 무 테크노(Mu Techno)에서 만든 거라고 ㄷㄷㄷ

저 비즈 카드 케이스는 실물이 진짜.. 정말 갖고 싶던데!!

 

 

그 외에도 앞서 봤던 키루프와 비슷하면서 다른 키홀더(Key Holder)를 비롯해 다양한 상품군을 만나볼 수 있었다.

(지난 시즌부터 이어져 오는 제품들은 별도로 사진을 찍지 않았음)

 

 

자 그럼, 이제 내가 아까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던 3가지 카테고리 중 남은 하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브랜드 런칭 때 부터 블랭코브와 함께 감성적인 작업을 펼치고 있는 포토그래퍼 최아람의 작품을 지나 마주할 수 있던,

 

 

에센셜(Essential) 시리즈다.

블랭코브를 러기지 브랜드라고 알고 있던 내 입장에서는 굉장히 충격적인 부분이었다.

그래 물론, 선글라스가 나온 적도, 향초가 나온 적도 있었지만,

뭔가 그 땐 그게 전체 컬렉션 내에서 큰 비중이 있던 게 아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에센셜 시리즈의 등장은 내게 큰 충격과도 같았다.

 

 

일단 종류가 다양해서 놀랐다. 패브릭 프레시너(Fabric Freshener)와 카 프레시너(Car Freshener)가 각각 3가지 향으로 출시가 되었고

 

 

식물성 비누(Botanic Soap) 역시 3가지 종류로 출시가 되었다.

비누 같은 경우는 프레시너와 달리 고체 타입의 제품이었음에도,

 

 

라인업의 싱크로를 맞추기 위해 패키지 디자인을 동일시 하는 엄청난 수고를 +_+

 

 

심지어 테라피 캔들(Therapy Candle)까지 출시 한 모습을 보며

블랭코브는 이번 시즌을 계기로 본격적인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의 면모를 보여주고자 하고 싶어 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 외에도 러프한 형태의 지갑 빌폴드(Bill Fold)와 카드월렛(Card Wallet), 그리고 아이폰 커버에 코스터(Coaster)까지

이제는 정말 러기지 브랜드라고 볼 수 없는 다양한 제품군을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블랭코브는 소개하고 있었다.

 

 

아, 이 모자 이야기도 빼 놓을 수 없겠구나.

이 버캣햇(Bucket Hat)은 그냥 대충 보면 등산할 때 써야 할 것만 같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은근히 도시적인 캐주얼에 매치가 잘 되는 쉐입이라 꽤 인기가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머리를 감싸는 이 윗 부분이 여러개의 패치를 결합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천 조각만을 이용해 만들었기 때문에 훨씬 편하게 착용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어떤 그런 느낌적인 느낌?을 받음 ㅋ

 

 

블랭코브를 대변하는 볼캡(Ball cap)도 물론 여지없이 돌아옴 ㅋ

4번째 시즌 제품이라 'N'이 새겨져 있다.

첫번째 시즌에 나왔던 건 'B', 두번째 시즌에는 'L' 그리고 세번째 시즌에는 'A'가 나왔었다. 뭔지 이해 되지? ㅎㅎ

 

 

블랭코브 4번째 레귤러 컬렉션 프레젠테이션의 대미를 장식할 제품은 바로 이 피규어 +_+

내가 가장 갖고 싶어하는, 가장 고민 중인 ㅋㅋ 가장 귀여운 아이템 ㅠㅠㅠ

블랭코브에서 피규어가 나올 줄이야;; ㅠㅠ 내 진짜 상상도 못했던 카테고리인데 심지어 쉐입도 느므느므 기여어... ㅠㅠㅠ

 

 

왜 하필 오리였냐고 물었더니 안데르센의 명작 동화 '미운 오리 새끼'가 모티브라는 원덕현 디렉터의 답변이 돌아왔다.

아 그럼 이건 아니지.. 진짜.. 이렇게 귀엽게 만들면 반칙이지 ㅠㅠ

아 진짜 이거 정말 ㅠㅠ

개인적으로다가 아이보리 컬러가 가장 탐이 났는데, 그 와중에 저기 저 도색 다 된 버전이 눈에 띄어 저건 뭐냐 물었더니 저건 비매품이라고..

아 알았으니까 진짜 아이보리..

..

ㅠㅠ

 

 

그렇게 놀란 가슴을 잠시 진정시킬 필요성을 느껴 숨 좀 돌리고 있는데 저기 저 바깥에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보여 쳐다봤더니만,

오우! 아까 프레젠테이션에서 먼저 봤던 CD의 주인공, 피아니스트 윤석철과 프로듀서 무드슐라!!

둘의 미니 콘서트가 즉석에서 펼쳐지는 순간!!

 

 

장내 분위기가 일시에 고요해지길래 나도 따라서 음악을 감상해 봤다 ㅎ

역시 뭔가 실험적인 음악이었지만, 실험적인 느낌이라 실험적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은 실험적인 것 같다는 어떤 그런?

응? 

 

 

블랭코브하면 가방이 전부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분명 많을 것이다.

나 역시 (앞에서도 밝혔듯) 그런 사람 중 하나였고.

헌데 이번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분명히 알았다.

블랭코브는 한가지 장르안에 머무르려고 하지 않는다. 장르의 틀을 스스로 깨고 있다.

그 본격적인 움직임의 시작을 본 것 같아 기분 좋은 PT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