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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Diary

40시간 잠도 못자고 달렸던 부산 출장, 힘들었지만 뿌듯했던 출장기.

 

마침내 백화점으로 진출하게 되었다. 직영 로드샵만 운영하던 우리 회사가 마침내, 백화점이라는 초대형 유통망을 갖게 된 것 ㅎ

사실 뭐 내 마음대로 해석한 거긴 하지만, 우리 회사의 고향이 부산이기에 백화점 진출의 첫 포문을 부산에서 열게 된 게 참 의미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9월 6일 밤에 부산에 내려가게 될 거라곤 생각 못했지 -_-;;;;

난 분명 별 생각 없이 아침에 일어나 사무실에 출근했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내가 부산에 와 있엌ㅋㅋ

 

 

남포역 10번 출구 앞, 롯데백화점 광복점 아쿠아몰.

백화점 특성상 영업시간에는 아무런 작업도 할 수 없으니 이렇게 영업이 모두 끝난 야심한 시각에 침입 !

 

 

최근 패션 시장 내에 존재하던 주류와 비주류, 메이저와 마이너의 경계들이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대형 유통망을 가진 대기업들이나 백화점들이 스트릿 패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그를 집중적으로 다루던 여러 편집샵들이 이렇게 백화점으로 하나둘 입점하기 시작했는데, 카시나도 그런 편집샵들 중 하나가 되었다.

물론, 액션 스포츠를 기반으로 하는 스트릿 패션으로는 카시나가 절대 유일하다는게 차이점 +_+

아무튼 아쿠아몰로 들어와보니 낯익은 이름들의 편집샵들이 이렇게 보이더라 ㅎ 다들 함께 오픈 준비를..

 

 

믿거나 말거나 이 "통행에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안내문구, 내가 만들었다.

몇주 전에 이거 하나 만들면서 롯데백화점 디자인팀이랑 전화를 몇 통을 했던지..

백화점이랑 일하는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야 ㅠㅠ

 

 

매장을 가리고 있던 가설 펜스를 허물기 시작하고,

 

 

본격적인 청소와 함께 매장 셋팅을 시작 !

 

 

하기 전에 일단 밥 부터 먹자고 잠시 바깥으로.

 

 

+_+ 순대다 순대 !

길거리에서 사 먹는 그 분식 순대 말고 진짜 순대 +_+

 

 

그리고 부산에 오랫만에 왔으니, 오랫만에 돼지국밥 +_+

 

 

을 먹고 또 다시 이 곳으로;;;

근데 여긴 창문도 없고 시계도 없고 이건 뭐, 완전 시간과 정신의 방이네 ㅋㅋㅋ

 

 

용역 어머님들 고생 많으세요...

 

 

매장 인테리어 공사 마무리가 늦어지는 바람에 우리의 매장 셋팅도 결국 늦게 시작 됐는데,

처음 박스에서 옷을 꺼냈을 때 우리 모두가 멘붕되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와 이땐 진짜 모두가 패닉이었는데 ㅋㅋ

뭔진 굳이 설명 안할건데, 아무튼 이때 진짜 눈 앞이 캄캄했음 ㅋㅋ

 

 

근데 시계를 보니 4시 40분 ㅋㅋㅋㅋㅋㅋㅋㅋ

정신없이 일 하다가 처음 본건데,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 자긴 글렀다 예상은 했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모두가 말을 잃어가기 시작하고..

그래.. 그럴만도 하지..

새벽 4시를 훌쩍 넘겼으니.. 

 

 

아니 다섯시를 훌쩍..

 

 

아니 여서..

 

 

우리 스텝들 참 고생 많았다 ㅠ

졸리고 지치고 힘들었을텐데 정말 ㅠ

 

 

캐셔와 함께 매장의 마지막 집기 였던 신발 진열대가 완성이 되고, 

 

 

그때 시각이 무려 아침.. ㅋㅋ 이젠 새벽이라고 하면 안되는 아침 ㅋㅋ

내가 6일날 목요일 아침 8시에 눈을 떠서 씻고 회사를 갔던거니까

7일 금요일 8시.. 꼬박 24시간 동안 안자고 일했네 ㅋㅋ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내가 언제 잠에 들게 될지를....)

 

 

매장 오픈이 아침 10시 반이라서 어떻게든 그 안에 끝내야 했기에 서둘러서 옷 셋팅 하고

신발도 다 꺼내서 진열대에 주루루루룩 정렬 시켜놓고 했는데,

가만보니 신발끈도 다 새 신발 답게 엉망으로 끼워져 있어서 그걸 또 다 내려서 다시 다 묶는..

발도 너무 아파서 이땐 진짜 저러고 일했네 ㅋㅋ 눈은 떴는데 머리는 안움직이고 뭐 그런 컨디션 이었음 ㄷㄷㄷ

 

 

Exif 정보 보니까 이 사진을 10시 13분에 찍었네 ㅎ

매장 오픈을 딱 15분 남기고 매장 셋팅 완성 ㅠㅠ

와 진짜 엄청난 레이스 였다 ㅠㅠ

 

 

롯데 측에서 만들어 준 이 POP도 엄청났지.. 세상에 이거 디자인이 정말 ㄷㄷㄷ

(매장의 디테일한 모습들은 추후 따로 포스팅을 하겠음) 

 

 

일단 미션을 완료 했기에 서울에서 내려온 사장님 이하 본사 식구들은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자 - 해서 광안리 쪽에 잡아둔 숙소로 이동 !

와 근데 진짜 부산은 날씨가 좋더라 ㅠ 그러고 보니, 부산 내려와서 바다도 못보고 백화점 안에서 일만 했네 ㅎㅎ

 

 

반가워요 부산 ~

 

 

숙소에 가기 직전에 사장님께서 고생 많았다고 언양 불고기를 사주셨다 ㅎ

서울에서 부산 내려올때 사장님께 내가 '저는 그러고보니 부산에 올때마다 언양불고기는 한번도 못 먹어봤네요' 라고 했던걸 기억하셨던지..

사달라는 뜻은 아니었는데 이렇게 데려오시니 내가 포풍 감동 ㅠㅠ +_+

아무튼 이렇게 먹어보는구나 언양 불고기를 ㅠㅠ

 

 

쥐기네 -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요 김치찌개도 대박이었음)

 

 

숙소가 광안리 였어서 그래도 운좋게 바다를 봤다 ㅎ

올해엔 여름 바다 구경도 못하고 지나가나 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봤네 ^-^; 

 

 

사장님과 다른 직원은 숙소에 들어가서 씻고 잠깐 눈을 붙였지만

나는 웬지 누워버리면 아예 못 일어 날것 같기도 했고, 매장에서 내가 해야 하는 일이 따로 있었기에 그냥 안자고 샤워만 한 뒤

다시 백화점으로 돌아왔다 ㅎㅎ

그리고 그때서야 다시 체감이 되더라..

(아.. 행사도 해야 하니까, 오늘 잠 자긴 글렀구나..) 

 

 

간밤에 불 꺼진 백화점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환하게 밝혀진 아쿠아몰을 보니 느낌이 이상하데 ㅎ

아, 맞다 여기 아쿠아몰이 재밌던게, 몰 중앙을 관통하는 홀에서 매시 정각에 분수쇼를 하는데, 이게 되게 멋있더라 +_+

사진으론 뭐 아무 감동도 표현 안됐지만, 되게 멋있었음 !

 

 

카시나 앞에는 슬슬 오픈기념 파티를 즐기기 위한 친구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흔쾌히 서포트 해준 스타벅스와 코카콜라社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__)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바로 매장 업무를 봐야만 했던 우리 매장 스텝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__)

 

 

걱정과 달리 다행히도 많이들 와주셨다 ㅎ

 

 

축하 공연을 해 준 부산 로컬, 벅와일드의 깔창!

역시 로컬의 힘! 인기가 장난 아니더군 ㅋ

 

 

그리고 카시나와는 공연으로 인연이 있는, 

 

 

비프리와

 

 

오케이션, 그리고 

 

 

진보까지, 서울에서부터 달려와 주시어 공연 해주셔서 어찌나 감사하던지 +_+ 

 

 

성공적으로 마칠수 있을까 걱정이 됐었는데, 무사히 잘 마친 정도가 아니라 아예 롯데 광복점 아쿠아몰 1층을 장악해 버릴 만큼 성공을 거둬서

어찌나 기쁘던지 내가 진짜 졸린 것도 잊어버릴 만큼 뿌듯하고 그랬다 ㅋ

 

 

행사를 모두 마치고 서울에서 내려온 본사 식구들과 함께 저녁식사로는 낙곱새를 먹었다.

1년 전 처음 먹어보고 그 충격적인 맛에 반해버려서 정말 그리워 했던 음식인데, 이렇게 먹게 되서 어찌나 기쁘던지 ㅋ

 

 

사진 보니까 또 먹고 싶네 ㅎ

 

 

결국 나는 최종적으로 약 40시간 만에 처음으로 눈을 붙이고 잠을 잘 수 있었다.

뭐 그거 가지고 그러냐 난 더한적도 있었다- 라는 분들도 있겠지만

난 이런 적이 처음이라 내 스스로 되게 놀라기도 했고 뿌듯하기도 했고 뭐 그랬던 것 같네 ㅎ

 

 

하지만 9월 8일 토요일, 저녁에 내가 선도해서 잡아놓은 약속이 있던 관계로, 더 쉬지 못하고 또 바로 서울로 올라와야만 했던 슬픈 기억 ㅋ

부산 출장은 정말 힘들고 고됐지만, 그만큼 더 기분좋고 뿌듯하고 그랬던 출장으로 기억 될 것 같다 ^^;

(그치만 이런 스케쥴을 또 경험하고 싶진 않다.. ㅋㅋ)

 

+

매장 사진이나 행사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다룰 예정이니 궁금하신 분들은 참고 하세용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