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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Diary

제일모직 편집샵 Mind & Kind는 마음에 들었지만 솔직히 모르겠다 여의도 IFC몰은.

 

여의도에 IFC몰이 오픈한다는 얘기를 나는 한달 전쯤? 부터 들었던 것 같다.

주변 지인들을 통해 드문드문 "여의도에 뭐 생긴다더라" 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

그때마다 나는 그렇게 대답했던 것 같다.

"웬 여의도?"

 

 

내게 여의도는 그런 존재였다.

당연히 내가 잘 안가는 동네이고 볼일도 딱히 없는 동네니까 좀 의외의 장소로 여겨진 것도 사실이지만,

그보다도 거긴 그냥 회사 많은 곳, 넥타이부대 많은 곳. 나한테는 그런 곳.

 

 

근데 그런 곳에 쇼핑몰이 생긴다니, 게다가 그 장소가 무한도전을 통해 PPL 까지 되고,

뉴스를 통해서도 심심치 않게 접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기대가 커진 것 같았다.

 

 

그래서 오픈 날이었던 어제, 퇴근하고 방문을 해봤다. 나름 '오세요' 하고 불렀던 이가 있어서,

그 핑계 아니면 평생 안가볼 수도 있겠다 싶어 첫날 가본 건데 일단 구조 때문에 좀 놀랬던 것 같다.

난 당연히 지상 위로 우뚝 솟은 웅장한 건물일거라 생각했거늘, 지하세계에 펼쳐진 쇼핑몰 이었을 줄이야 ㄷㄷㄷ

우리에겐 이미 익숙하고 친숙한 코엑스몰이 이미 동종(?) 업계에서 왕좌를 지키고 있긴 하지만

IFC몰은 지하로 무려 3개층이나 내려가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기에 조금 더 놀랬던 듯.

(물론 코엑스몰은 옆으로 엄청 기니까, 뭐 굳이 다 따지자면 사실 비슷한 규모 일지도?)

 

 

국내에선 정식으로 처음 오픈하는 홀리스터 매장도 여기 들어와 있었다.

그치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매장 앞에 가드가 한명 서있고

매장에 들어가는 손님들을 줄을 세워두고 몇명씩 끊어 입장시키는게 보기 안좋아서

아예 그냥 안들어갔다. 아니 이게 무슨 클럽도 아니고 이게 뭥미..

안에가 그렇게 붐비는 것 같지도 않았는데?

 

 

풀앤베어도 입점해 있었다.

풀앤베어는 자라 계열사 SPA 브랜드인데, 실제로 본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여기가 국내 3호점 이라고 알고 있는데 아무튼.

이 날 IFC몰로 '오세요' 했던 친구가 여기로 오라고 했던거라 이리로 온 거 였는데,

 

 

사실 좀 많이 실망했다.

 

 

굳이 뭐 디테일한 이유는 적지 않겠지만, 아무튼 좀 그랬다.

 

 

내가 갔을땐 DJ WOW가 외로이 힘겹게 디제잉을 하고 있었는데, 눈이 씨뻘건게 정말 너무 피곤해 보여서 내가 괜히 미안하던데;;

 

 

 

아무튼 뭐 여기 더 있어야 할 이유를 못찾아서 그냥 매장만 한바퀴 둘러보고 바로 나와버렸다.

이날 비가 많이 왔었어서 DSLR 들고 다니기 너무 귀찮을 것 같아 컴팩트 디카 들고 왔었는데

아 - DSLR 들고오면 후회했겠다 진짜 -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음 ㅎ

 

 

여기 아무튼, 크긴 참 크더라.

 

 

덕분에 매장들의 크기도 시원시원 했고,

 

 

간판도 시원시원 -_-;;;;

무슨 간판이 저렇게 커;;;;

 

 

H&M도 딥따 크고,

 

 

요고 애기 양말인데

 

 

요곤 작더라 ㅋㅋ 아고 귀여워 +_+

 

 

내 눈을 의심하게 했던 H&M의 기가막힌 디스플레이 ㄷㄷㄷ

 

 

여태껏 가본 H&M 매장 중에 바지 디스플레이를 제일 잘 해놓은 매장 이었음.

 

 

커스텀멜로우 매장 가서 얼마전에 브라운브레스랑 콜라보한 가방들도 실제로 보고.

잠깐 개인적인 얘기를 하나 적자면, 예전에 이 콜라보에 대해 처음 접했을때, 이 패턴을 보고 기가막히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이건 무조건 사야겠구나!' 했었는데, 그게 '가방으로만' 나온다는 소식을 뒤에 듣고 나선 좀 아쉬웠다 ㅠ

절대 뭐 가방이 못났다 이런 뜻은 아니고 ㅎ 나는 패턴을 처음에 보고, 이걸로 옷이 나오는 거라 생각을 했던 거라서 ^^;

 

 

에잇세컨즈도 역시나 엄청 컸지만,

역시나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은 안들었음.

 

 

보통의 쇼핑몰이나 백화점이 가장 윗층 쯤에 푸드존을 구성하는 것을 아예 뒤집어 놓아서,

여기 IFC몰에서는 가장 아래층에 푸드존이 구성되어 있더라 ㅎ

보통의 쇼핑몰이 거울로 뒤집어 졌다고 보면 이해 될듯.

 

 

아까 말했던 것 처럼 이날 그 빗길을 뚫고 힘겹게 IFC몰까지 온 건 풀앤베어 때문이었지만,

정작 거기선 실망만 잔뜩하고 이곳 IFC몰 자체에서도 별다른 감동을 못 받아서 상당히 씁쓸한 기억만 남을 뻔 했는데,

그 와중에 내가 유일하게 기분좋게 둘러보게 된 매장이 있어 그나마 찾아갔던 '보람'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바로 여기, Mind & Kind.

(하지만 저 로고.. 좀 낯익어..)

 

 

마인드 앤 카인드 라는 이름이 아직 널리 알려진게 아니니 설명을 잠깐 하자면,

제일모직에서 선보이는, 20~30대 도시 남성들을 타겟으로 하는 라이프 스타일 편집샵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자체적으로 선보이는 제품들도 있고 편집샵 답게 자신들이 원하는 색에 맞는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들도 구비해 놓고 있는 모습이었다.

 

 

취급 브랜드에 대한 얘길 하기 전에, 일단 매장이 너무 예뻤다.

듣자니 사실 원래 컨셉에서 조금 바뀐 부분들이 있어 살짝 아쉬웠다고 비밀의 관계자는 얘길 했으나,

모르고 보는 내 눈엔 참 멋지다고 보여졌기 때문에 ㅎ

 

 

저 가운데 보이는 조명 스탠드와 페이퍼 월 셋트가 이 매장 컨셉의 핵심 디오라마 인데, 딱 이유 그대로

마인드 앤 카인드 여의도 IFC몰 점의 테마는 "포토그래퍼의 공간" 이란다.

(근데 정작 카메라 오브제 같은건 없었음 ㅋㅋㅋㅋ)

아무튼 IFC몰 돌아다니면서 봤던 매장들 중에 가장 색깔이 분명해 보이는 것 같아 인상에 남았다.

 

 

가운데 기둥까지 벽돌 타일로 마무리 지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저 위에 보이는 수납장이 참 마음에 들었기에 기둥은 봐주기로 함.

-_-?

 

 

멋있다 매장.

 

 

취급 브랜드에 대해 얘기를 좀 해볼까?

생각보다 많은 브랜드가 입점 되어 있었다.

Apolis, Barbour, Marshall Artist, Penfield, Ebbets Field 같은 외국의 유명한 브랜드부터

Liful, Brownbreath, Covernat, Heritage Floss 같은 도메스틱 의류 브랜드들이 한데 모여 있었고

슈즈 브랜드 Mark Mcnairy, Grenson, Clae 에 Herschel, Qwstion, Happy Socks, Timex 같은 악세사리 브랜드까지

마인드 앤 카인드 안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싹 다 바꿀 수 있을정도로 충분했던 것 같았다. 

 

 

말도 안되게 간지나는 우산과 타월들도 있었는데

가격은 역시 뭐..

내가 돈을 많이 버는 수 밖엔.. ㅋㅋㅋㅋ

 

 

여기서 부턴 내가 이곳을 기분 좋게 보게 된 이유들에 대한 이야기 인데,

난 처음에 이 책들이 판매용 책인 줄 알았다.

당연히 이런 편집샵에서는 패션 뿐만이 아니라 그에 관한 문화나 역사를 담은 음반이나 서적도 취급하기 마련이니

당연히 판매용 책인 줄 알았는데, 이 책들은 모두 가벼운 마음으로 보라고 둔 것들 이더라 +_+

아까 말했던, 이 매장의 테마인 "포토그래퍼의 공간" 답게 그래서 사진집들 위주로 구성 되어 있었고

그냥 서재나 책장에서 책 한권 뽑아들고 스윽 보다가 또 덮어두고 뭐 그러는 거 마냥, 쇼핑하다가 잠깐 멈춰서 스윽 보라고 둔 것 ㅎ

아쉽게도, 이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판매용인 줄 알고 책을 잘 안만졌다는게 흠이었지만 ㅋ

어쨌든 그런 아이디어? 배려? 가 참 좋았던 것 같았다.

 

 

이 축음기도 그랬다.

난 처음에 그냥 인테리어 오브제 인 줄로만 알았고, 그래서 크게 인식하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알고보니까 여기에서 계속 음악이 흘러 나오고 있는게 아닌가 +_+

매장 전체를 가득 채울 정도의 볼륨은 아니었지만, 축음기 근처에선 충분히 노래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사운드의 출력이 좋았다 ㅎ

 

 

헌데 더 대박인건, 이 축음기를 실제로 만져 볼 수도 있으며

원한다면 옆에 꽂혀있는 수많은 LP들 중에 마음에 드는 음반을 찾아 직접 노래를 바꿔도 된다는 사실 +_+

 

 

그래서 우리는 어떤게 좋을까 찾아보다가 세상에나 ㅋ 장국영 발견 ㅋㅋㅋ

 

 

장국영 모른다고? To You 모른다고? ㅋㅋㅋㅋ

 

 

(결국엔 다른 앨범을 플레이 시켰지만)

솔직히 뭐 매장이 오픈해 있는 동안 여길 드나드는 손님들 중에 이 축음기를 만지려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마는,

이런 부분들까지 놓치지 않고 신경을 썼다라는 점에서 충분히 감동적이라는 거다 내 얘기는 ㅎ

나도 굳이 따지자면 LP세대는 아니라서 막 익숙하고 그렇진 않지만 어릴적 향수가 충분히 있는 나이라 이런게 괜히 반갑고 기쁘고 그랬다 ㅎ

(난 카세트 테잎 세대 +_+)

 

 

감사하게도 마인드 앤 카인드에서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았는데,

 

 

매장 입구쪽에 조용히 앉아계시던 이 분이 "노트 받으셨죠?" 하며 부르더라.

무슨 일인고- 하며 노트를 드렸는데,

 

 

오 ! 알고보니 캘리그래퍼 !

손글씨로 노트 앞에 예쁜 문구를 써 주겠다고 하시더라 ㅎ

마인드 앤 카인드에서 진행중인 이벤트로, 10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만 증정되는 노트에

캘리그래퍼 장영호님께서 이렇게 직접 손글씨를 ㅠ

 

 

"뭐라고 써 드릴까요?" 라고 물으시기에 난 이렇게.. ^-^ 

 

 

진짜 마인드 앤 카인드 아니었으면 이날 IFC몰 온거 정말 후회만 하고 돌아갈 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저 로고는 좀 너무..)

 

 

이미 우리는 우후죽순 처럼 늘어나는 개성잃은 편집샵들에 지쳐 있었다.

가로수길, 명동, 홍대.. 어딜 가도 있는 비슷비슷한 편집샵들을 보고 있으면 좀 답답하기도 하고, 왜 새로운 무언가가 나타나 주지 못하나 싶고..

이는 쇼핑몰도 마찬가지다.

이미 우리는 영등포 타임스퀘어, 신도림 디큐브시티, 문정동 가든파이브의 오픈을 봐왔다. 잘 되는 곳도 봤지만 잘 안되는 곳도 봤다.

범위를 더 넓히고 기간을 좀 더 길게 보자면 삼성동 코엑스몰이나 부산 신세계 센텀도 뭐 비슷한 카테고리로 이어지겠지?

근데 이 중에 솔직히 자기만의 뚜렷한 색깔을 가진 곳이 얼마나 될까?

물론 뭐 상권이 다르니까 사실 그 안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가 겹치고 뭐 그러는거 어느정도 이해는 하지만,

완전 이어져 있는 여의도-영등포-신도림, 그 세곳에 아무런 특색없이 비슷한 구성을 가진 초대형 쇼핑몰이 각각 들어선 건 솔직히 이해가 안간다.

IFC몰이 오픈한다 했을때 '와 뭐 대단한건가보다' 하고 가봤더니만 솔직히 '읭?' 하게 만드는,

어디선가 이미 봐 온 것들만 눈에 들어오니 기억에 남을게 있겠냔 말이지..

여의도 환승센터에 여의도역이 5호선 9호선으로 이어지는 곳이라 오가기 편하기는 하겠지만,

난 뭐 그렇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거 없다고 ㅎ IFC몰을 다시 찾아갈 일은 딱히 없을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