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밤 편의점에서 사왔던 아가들로 배를 채우며 잠에서 깨어났다.
호텔 조식 서비스도 좋지만 일본은 역시 콘비니 조식이 부담스럽지도 않고 좋은거 같아. 가성비도 가심비도 모두 완벽 +_+
호텔을 나 둘째 날 일정을 시작해 본다.
모퉁이에 회전등이 없었다면 이발소인 줄 몰랐을텐데 아무튼 이발소가 귀엽다.
근데 이건 뭐지 ㅋㅋㅋ 이발소 사장님이 울트라맨 마니아이신가 ㅋㅋㅋ
피규어 컬렉팅이 대단한데 그걸 이렇게 입구 옆에 진열장 만들어서 전시해 두신 것도 참 놀랍다 ㅋㅋㅋ
정갈한 교토 골목.
오래된 집들도 정겨워.
이상하네. 오늘따라 신호등도 예뻐보이고 왜죠?
동반자 오늘도 잘 따라오려무나-
버스를 탔다.
구글맵에서 오늘의 목적지로 가는 최적의 교통편을 찾아보니 버스를 타라길래 ㅎ
일본에서의 마지막 버스 탑승이 2년전 후쿠오카였나 그랬던 것 같은데 아무튼 오랜만에 타니 재밌군.
목적지는 아니고, 창밖으로 니조 성이 보였다.
여긴 에도 막부의 초대 장군이 머무르던 성으로 현재는 교토의 유명 관광지 중 하나가 된 곳이다.
우리의 이번 여행 동선에는 포함시키지 않았지만 교토 방문객 중 많은 사람들이 꼭 들른다는 여행 스팟이라 그런지
버스에서 대충 보는데도 입장객이 많이 보이더라.
그렇게 한 40분?쯤 바깥 경치 구경하다 버스에서 내렸다.
굉장히 옛날에 지어진 것 같다는 티가 팍팍 나는 저 건물이 우리의 목적지!
는 아니고 ㅎㅎ
일본 근대 유명 미술가 도모토 인쇼가 직접 지었다는 도모토 인쇼 미술관이다.
진짜 외관 엄청 충격적이데 ㅋㅋㅋ
그 앞에서 내리긴 했지만 우리의 목적지는 다시 또 한 10분쯤? 걸어야 했어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이동했다.
근데 건물이 하나도 안보이는데다 하늘이 가까이에 있으니 산 꼭대기 올라온 기분이네?
그렇게 좀 걷다 보니 마침내, 오늘의 첫번째 목적지에 당도했다.
료안지.
돌의 정원(카레산스이, 석정)으로 잘 알려진 유적지이자 세계 유네스코 유산으로 지정된 교토의 문화재이기도 하다.
료안지 = 돌의 정원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건 아니고
료안지 입구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치센(정원에 만든 연못)을 마주하게 되는데 이 연못과 돌의 정원 그리고 몇 채의 건물들이
료안지 전체를 구성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나저나 이 연못 진짜 운치 있더만.
정말 처음 딱 보자마자 우와-! 하면서 넋놓고 바라봤네 ㄷㄷㄷ
여기 눈 잔뜩 내린 겨울에 보면 진짜 더 멋있을 것 같아.
우리는 돌의 정원을 보러 온거긴 했는데 사실 그보다도 이 곳에서 맛 볼 수 있는 두부전골, 유도후를 먹어보고 싶었던 것도 한 몫 했다.
여기는 료안지 안에서 두부전골을 맛 볼 수 있는 식당이다.
구글맵 기준으로는 이 곳의 이름이 매지암인데, 네이버와 같은 국내 포털에서 매지암을 검색하면 아무것도 나오지가 않아서 좀 미스테리.
심지어 구글 검색에서도 매지암으로는 딱히 나오는 정보가 없는데 도대체 이 곳의 정확한 이름은 뭘까.
일어를 읽지 못하니 원 ㅎㅎ
아무튼 유도후는 교토의 대표 전통 음식 중 하나이기도 하니 기왕이면 진짜 느낌있는 곳에서 먹는게 좋겠다 싶어 이 곳으로 오게 된 거다.
근데 입구 안으로 들어서니 이야- 진짜 여기는 무조건 왔었어야 하는 곳이구나- 싶을 정도로 조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깜짝 놀랐네!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별도의 룸 없이 커다란 하나의 뻥 뚫린 공간에 가지런히 열 맞춰 작은 테이블이 죽 늘어서 있는.
그 정갈한 느낌이 참 좋다-고 생각할 즈음, 이 식당의 명당이 어디일까 재빠르게 스캔을 해봤는데,
역시 여기였다.
아름답게 가꿔놓은 정원을 바로 내다볼 수 있던 이 창가쪽 자리.
눈 앞에 걸리는 장애물이 아무것도 없는 정말 완벽한 자리.
하아-
안왔으면 얼마나 후회됐을거야 정말.
말도 안된다 여기는.
눈이 즐거우니 비루로 기분을 돋구어본다 +_+
단, 나마가 없던 관계로 빙비루로 스타트.
잠시 기다리니 이내 주문한 두부전골이 나왔다.
반찬이랄 건 없고 소스와 밥 그리고 단무지가 함께 나오는 그런 정도의 구성.
아 이 맑은 느낌 봐. 사진만 봐도 대충 어떤 맛인지 알겠지?
느껴졌겠지만 자극적인 건 하나도 없고 정말 순-하고 뜨끈-한 그런 맑은 국물 속에
모양 깨진 거 하나 없이 가지런하게 놓인 채 뜨뜨-읏하게 뎊혀진 두부들이 꺄 +_+
먹는 법은 뭐 간단하다.
두부를 건져 올려서 소스를 묻히고 밥이랑 함께 먹으면 끝.
깔끔.
잘 먹겠습니다.
아 정말 나가기 싫을 정도로 좋았던 분위기.
신선놀음이 따로 없던 완벽한 시간이었다.
바로 전날 비가 내려서 기분이 좀 그랬는데 날도 화창하고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맛있는 식사까지 하니 정말 ㅠ
경치가 엄청나지?
진짜 환상적이었어 >_<
시간아 멈추어 다오- 하면서 계속 그 안에서 쉬고 싶었지만
우리에겐 또 보아야 할 것이 남아 있었기에 다시 발걸음을 재촉해 다음 코스로 이동해보기로 했다.
바로 그곳. 돌의 정원을 향해.
돌의 정원에 가려면 맨 처음 료안지에 들어올 때 끊었던 입장권을 보여주고 이 건물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
잠깐 그 이야기를 하자면
료안지 전체를 한바퀴 돌아보는 건 사실 입장권을 끊지 않아도 된다.
방금 봤던 그 매지암 이라는 유도후 식당 역시 입장권을 끊지 않아도 들어가서 두부 전골을 주문해 먹을 수 있다.
오직 여기, 돌의 정원에 들어갈 때만 입장권이 필요한데, 이 곳에서 보여주어야 하는 입장권은 료안지 초입에서 발권하고 있기 때문에
돌의 정원을 볼 생각이면 무조건 입장권을 끊고 들어와야 하고 그리고 절대 그 입장권을 버리면 안된다 ㅋㅋ 매우 중요함.
사실 나 식당에서 입장권 더 쓸모 없으면 그냥 버릴까- 했었거든 휴 ㅋㅋ
입장권을 확인받고 건물 안으로 들어오면,
마침내 이 돌의 정원을 볼 수 있게 된다.
가로 25m x 세로 10m 의 관상식 정원으로 오직 돌로만 조성된 좀 독특한 분위기의 정원이다.
가만 보면 뭐 그냥 돌 몇개 세워두고 주변에 자갈 예쁘게 깔아두고 뭐 그정도 아니냐 할 수 있을텐데
진짜 실제로 보고 있으면 왜 이 곳이 세계 유네스코 문화 유산인지,
왜 이 곳이 일본 정원 안내책자의 표지로 쓰이는 곳인지,
왜 엘리자베스 여왕이 이 곳에 방문해서 극찬을 했다는지가 충분히 이해 될 정도로 그 아우라가 진짜 남다른 곳이다.
이 돌의 정원에는 총 15개의 바위가 심어져 있는데 어느 각도에서 봐도 절대 15개가 한 번에 보이지 않는다.
또 어미 호랑이가 새끼를 이끌고 강을 건너는 모습이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의 무리다-
구름이 감싼 산정이다- 부채꼴 형상이다- 등등 여러가지 해석들이 존재하는데 그 중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오묘하며 다양한 예술적 해석이 가능한데 결국 뭐가 됐든 정말 아름답고 엄숙하며 강렬한 그런 곳이라는 의견엔 이견이 없을 곳이었다.
솔직히 이때 좀 더웠는데, 땀이 흐르는 와중에도 정말 너무 신기하고 너무 멋있어서 넋놓고 바라봤네 한참을.
동반자도 이 곳이 마음에 쏙 드는 듯.
※ 이 곳에 대해 궁금한 사람들은 구글이나 네이버에 검색 한 번 해보길.
블로그 후기 말고 지식 백과 같은 걸로.
정말 재미있는 얘기가 많음.
이런 곳을 만들 생각을 한 사람도, 이런 곳을 가꿔온 사람들도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정말 놀라워.
너무 좋잖아 정말.
한참을 그렇게 료안지 석정의 매력에 빠져서 이 곳에서 멍 때리고 있었는데,
슬슬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것 같아 우리는 료안지를 슬슬 떠나기로 했다.
같이 가 학생들~
아 날도 더웠는데 이걸 사먹어볼 걸 그랬나? ㅋㅋㅋㅋ 오이 스틱이라니 ㅋㅋㅋㅋ
※ 료안지의 위치는 위 지도 참고
고층 빌딩 빽빽한 회색빛 정글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런 느낌도 참 좋아하는 편이다.
그런데 여긴 유독 이쁘더라구.
교차로 구조가 좀 독특했는데 편의점도 딱 있고, 탁 트인 하늘에 저 멀리까지 뭉개구름 쫙 깔려있고.
료안지에서 다음 행선지까지 도보로 한 20분쯤 걸린다고 해서 구글맵 따라 쭉 걷기 시작.
좀 더웠지만 일단 걸어보기로 했다.
오므라이스 파는 곳인가봐- 그림 너무 귀엽다 ㅋ
아 근데 생각보다 좀 많이 덥네... 그늘도 잘 없구...
땀 삐질 흘리면서 다음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 곳은 금각사. 금박을 입힌 3층 누각 때문에 유명해진 곳이다.
긴가민가 했지만 그래도 료안지와 가깝게 붙은 곳이니 한번 가보자 하고 왔던건데
땀 뻘뻘 흘리며 걸어온 것도 너무 힘들었건만 대충 상황 보니 이 안 어디에도 그늘은 없어 보이고
심지어 진짜 관광객들도 많이 몰린데다 입장료도 내야 하고 아무튼 상황이 좀 영 아니다 싶어서,
그냥 쿨하게 들어가지 않는 것으로 계획 변경;;;
어디로~ 가야~ 하죠~ 아~ 저씨~
저쪽인가요~
그래서 새로운 플랜을 짜보기로 하고 어쩔까 하다가,
철학의 길에 가볼까 하고 버스에 몸을 실어보았다.
에어컨 나오는 시원한 버스라 정말 너무 행복했음 ㅠ
귀엽다 오토바이들 ♡
교토 학생들도 귀여워 ㅋ
뭔가 시골 마을 소년들 같잖아?
재밌어보인다. 저 청춘.
한참을 달려 내린 곳은 교토 대학 앞.
철학의 길 가기 전에 있는 곳인데, 아까 땡볕 아래서 걷느라 당이 많이 떨어진 상태여서 중간에 카페에서 좀 쉬는게 좋겠다 싶어서 ㅎㅎ
사실 KFC 같은데 들어가는게 체력 보충엔 좀 더 도움이 되겠지만 ㅋㅋㅋ
우리가 찾은 곳은 여기, 카페 신신도다.
신신도는 무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베이커리 겸 카페다.
교토 내에 여러 지점이 있는데 우리가 방문한 이 곳은 교토 대학 북문 지점이다.
평일 낮 시간이라 그런지 원래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손님이 얼마 없었고 (대학가 앞임에도) 손님의 연령대가 굉장히 높았는데
우린 뭐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였어서 좋았음 ㅋ
동반자는 커피로,
나는 칼피스로 목 축이기.
샌드위치는 덤 ㅋ
(이 곳은 샐러드, 카레 정식으로도 유명하다)
할아버지 아니고 할머니이심.
지친 다리에게도 휴식을 주고, 허기졌던 배에도 맛난 샌드위치와 음료를 넣어주고, 땀나서 달아올랐던 몸도 시원하게 식혀주고,
제대로 충전이 된 것 같아 다시 발걸음을 옮겨보기로 했다.
(계산기 연식이 매우 궁금했는데, 대체 몇년이나 된 계산기였을까...)
※ 카페 신신도 교토 대학 북문 지의 위치는 위 지도 참고
시계를 들여다 보고 어쩔까 하다가, 결국 철학의 길도 스킵하기로 했다.
그래 뭐 계획대로 안 움직이면 어때- 그 또한 여행의 묘미 아니겠나.
여기도 예쁜 길이 많네.
그래 철학의 길 안가면 어떠냐 - 아무데나 걸어도 이쁜데 +_+
치카데츠 타러 역으로 꼬우!
희한한 에스컬레이터 타고 지하로 슉-
(분명히 에스컬레이터 타고 내려온건데 에스컬레이터가 안 끝나고 자연스럽게 무빙워크로 바뀜. 근데 저 옆 에스컬레이터는 딱 끝 ㅋ)
이번 여행에서 지하철 첫 개시.
이젠 알아서 곧잘하는 동반자.
지하철역으로 3정거장 밖에 안되서 금방 하차했다.
역시 교토라 그런지 이렇게 예쁘게 단장하신 분들을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구나.
좋다.
근데 이런것도 봤다.
이건 뭐지.
극장인가.
응?????
하나미코지도리에 왔다.
동반자와 작년 이 곳 기온 일대를 돌아다닐 때 좋은 기억을 갖고 있던 것 때문에 다시 한 번 이 곳에 와보고 싶었는데
역시 거리 자체가 워낙 보존도 잘 되어있고 그와 동시에 개발, 관리도 잘 되고 있던지라
딱히 뭘 하지 않아도 그저 걷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힐링이 되는 느낌.
물론 관광객이 좀 많긴 하다만 ^-^
그래도 좋잖아 이런 느낌.
여기에서만 느낄 수 있는 거니까.
라이카(Leica) 스토어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하필 문을 닫았네.
1주일에 딱 하루 휴무날이 이렇게 겹칠 줄이야.
그냥 기분 좋게 기념 사진이나 남기기로 했다.
둘이 룩도 얼추 느낌 비슷했고 교토 느낌 제대로 나는 곳이 이 동네 뿐이기도 했고
골목만 잘 찾으면 사람도 없고 이렇게 깔끔한 스팟들이 있으니까 ㅎ
그래서 매번 여행때마다 동반자랑 같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데 이게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하니 정말 좀 감회가 남다른 것 같다.
세계 각국까지는 안되더라도 특색있는 곳을 돌아다니며 이렇게 기념 사진 찍어뒀다가
나중에 하나씩 꺼내 보면 정말 좋은 추억이 될 거 같아 +_+
좋다 교토.
하나미코지도리도 좋아하지만 사실 동반자와 내가 진짜 좋아하는 곳은 따로 있다.
기온거리의 북쪽에 위치한 곳인데 가모 강에서 뻗어나온 작은 실개천을 따라 기온 신바시까지 이어지는 예쁜 길거리가 바로 그 곳.
그 중에서도 우리는 패스 더 바톤(Pass The Baton)을 격하게 좋아하는 편이다.
작년에 처음 이 곳의 존재를 알게 된 뒤로 겨우 한 번 방문했을 뿐인데도 그 인상이 굉장히 강렬하게 남았던 곳.
빈티지 패션 뿐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을 아우르는 다양한 소품들을 취급하며 카페 까지 함께 운영하는 스토어 되시겠다.
도쿄 오모테산도힐즈에도 패스 더 바톤이 있긴 한데 분위기가 좀 많이 다르고 확실히 여기가 더 운치가 있음 ㅇㅇ
※ 패스 더 바톤의 위치는 위 지도 참고
좋다 교토.
좋다 기온.
좋다 오늘.
크- 가모 강 운치 보소.
한번 내려가보고 싶긴 한데, 아직까진 그럴 용기가 잘 안나네 +_+
가모 강을 건너 다시 데라마치 상점가쪽으로 이동해 봤다.
오전 내내 관광지 투어를 했으니 이제 또 우리 본래 모습을 되찾아 봐야 하니까? ㅋㅋ
발(BAL)은 백화점인데, 백화점이라고 부르기 좀 애매한 음, 뭐라 그래야 하지.
백화점이 맞긴 한데, 좀 음, 하나의 편집샵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근데 그 느낌이 뭐랄까, 이세탄 멘즈(Isetan Men's) 같은 느낌하곤 좀 다른 거 같아.
좀 더 넓은 공간을 되게 넓직넓직하게 쓰니까 저 큰 빌딩 한 층 면적에 브랜드가 한 5-6개? 정도 밖에 안 들어가 있고 막 ㅎㅎ
덕분에 한바퀴 돌아보기엔 아주 쾌적해 보이고 좋았다.
아- 여기 좀 아까웠던게, 우리 일정하고 3일 차이? 정도로 어긋나게 랄프로렌 카페가 들어서는 것 같더라 ㅠㅠ
일정만 잘 맞았으면 우리도 랄프로렌 카페 바이브 좀 제대로 경험해 보고 올 수 있었을텐데 아쉽 ㅠㅠ
※ 발의 위치는 위 지도 참고
동반자와 일본에 올때마다 루틴처럼 돌리고 있는 또 하나의 공식 코스, 스티커사진도 찍었다 ㅋ
이걸 처음 한게 언제더라- 후쿠오카에 처음 갔을때 였던 것 같은데-
처음엔 진짜 웃기고 어색해서 어떻게 찍어야 할지 좀 어렵고 그 시간이 긴장되고 좀 그런게 있었는데,
이젠 그냥 맘 편히 찍는다 ㅋ 재밌다 그냥 ㅋㅋ
어느덧 저녁.
은근히 하루를 길게 쓴 느낌이다.
슬슬 숙소로 돌아가서 좀 쉬다가 밤에 다시 나오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일단 숙소로 복귀.
하기 전에 ㅋㅋㅋ 동반자때문에 다시 빔즈(Beams) 방문 ㅋㅋㅋ
바로 이전 포스트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번 여행 내내 빔즈를 어떠한 이유 때문에 매일 방문을 하게 됐다 ㅋㅋㅋ
그 이유는 이번 여행의 마지막 포스트에서 공개하는걸로 ㅋㅋㅋ
아무튼 짱웃겨 ㅋㅋㅋ 직원들이 우리 막 알아볼 거 같고 막 ㅋㅋㅋ
아 그리고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타이밍만 잘 맞추면, 가모 강에서부터 가라스마 역까지 거의 900미터 정도 되는 상점가 거리를
빨간불 한번 걸리지 않고 초록불 타고 한 번에 걸어갈 수가 있다 ㅋㅋ
동반자랑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둘이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면서 깔깔대고 걷고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우리가 아예 멈춰본 적도 없이 계속 신호를 건너고 있더라고? ㅋㅋ
혹시나 했는데 나중에 한 번 더 똑같은 경험을 하곤 깨달았음- 여기 신호 체계가(타이밍이) 굉장히 계산적으로 완성되어있다는 걸!
스고-이!
암튼 숙소 돌아오니 밤이다 밤.
아우 피곤해. 진짜 많이도 돌아다녔네 ㅋ
숙소에서 좀 쉬다가, 도로 나와서 우리만의 하루 마감 식사를 하기로 했다.
출발하기 전에 어딜 가는 게 좋을까 하고 여기 저기 검색을 좀 하다가 우연히 이자카야 한 곳을 발견했는데
뭔가 느낌도 좀 좋고 안주도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이 제법 있는 것 같은 곳일 것 같아
숙소에서 도보 10분 정도 거리 밖에 안되길래 일단 가보기로 했다.
그런데 오- 진짜 아무것도 없을 것만 같던 컴컴한 골목 안쪽에 외관 느낌 좀 좋아 보이는 이자카야가 뙇!
이름은 아카마루. 뭔가 제대로 찾아낸 것 같았다.
일단 맥주부터 주문해봤는데 나마비루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기억이 잘 안나지만 아무튼 나는 교토 로컬 크래프트 맥주를 주문해 봤다.
맛은 음, 좋던데? 뭐라 설명해야 할진 모르겠지만, 그렇게 쌉쌀하지도 않고 너무 과일향이 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적당히 즐길 수 있는 범주 안에서 나름 특색이 느껴지던 맛.
마음에 들어서 나는 또 시켜먹고 그랬다 ㅋ
안주는 다양하게 시켜봤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둘이 기분 내기 좋을 것 같아서 그냥 가격 생각 하지 말고 먹고 싶은 거 다 시켜보기로 함.
일단 면을 좋아하는 동반자를 위해 야키소바를 시켜봤는데 오- 이거 맛있더라.
바로 이 곳에 대한 신뢰도가 쭉 올라갔음 ㅇㅇ
그리고 이건 통 베이컨 구이.
구글맵에서 이 곳을 처음 발견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 메뉴를 주문한 것 같던데
주문 받던 스태프에게 혹시 추천해 줄 메뉴가 있나 물었더니 그 사람도 이 메뉴를 고르더라고? ㅎㅎ
자신감이 대단하구나 싶어 믿고 주문해 봤는데 이야- 이거 완전 진땡 느낌!
여기 잘 왔다 정말!
튀김도 베스트라길래 셰프 추천 튀김 메뉴를 주문해 봤는데,
심지어 튀김까지 맛있음.
튀겼음에도 야채가 정말 싱싱하다는 게 다 느껴질 정도로 튀김옷도 적당히 얇고 파삭하고 ㅠ
아 안시켰으면 어쩔뻔했어 진짜?
내친김에 계란밥까지 주문해 봤다 ㅋㅋㅋ
그냥 밥 위에 계란 노른자 얹어 나온 건데,
이건 뭐 ㅋㅋ
말해 뭐해 그냥 내 베스트 페이보릿이지 후후
계란 덕후는 결국 계란 말이까지 시켜 먹고나서야 등을 벽에 기댔다는 후문.
굿잡!
※ 아카마루의 위치는 위 지도 참고
찢어질 듯 빵빵해진 배를 부여잡고 힘겹게(;;;)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빨리를 돌리고 셋째날을 기대하며 잠자리에 드는 것으로 이 날의 모든 일정을 마무리 했다.
또또 교토 #2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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