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아무 생각 없이 무언가를 살 때가 있다. 충동구매라 생각하겠지만 내게 있어 '생각 없이 샀다'는 건 대게가,
'완벽히 내 취향을 저격한 모양새라 고민할 필요가 없어 바로 샀다'는 뜻이기도 하다. - 그냥 충동구매가 맞는 것 같다 -
뉴욕의 스트리트 패션 부티크 에이라이프(Alife)에서 얼마 전 기습 한정 발매되었던 바로 이 슬라이드 슈즈가 그의 한 예다.
처음엔 발등을 감싸는 레드 스트랩에 강렬하게 - 그냥 큼지막하게 - 새겨진 화이트 컬러의 에이라이프 로고가 마음에 들어 쳐다 봤는데
가만 보니 이 슬라이드 슈즈의 생김새가 좀 특이한 것 같아 계속 빠져들게 되었던 것 같다.
결론부터 먼저 이야기 하자면 이 슬라이드 슈즈는 에이라이프가 자체 제작 생산한 것이 아니라
슬라이드 슈즈 커스터마이징 브랜드인 아이슬라이드(iSlide)를 통해 별주 제작한 모델이다.
(그러니까, 이 슬라이드 슈즈와 색상과 프린트만 다를 뿐, 똑같이 생긴 슬라이드 슈즈가 많이 있다는 뜻이다)
아이슬라이드의 슬라이드 슈즈는 다른 슬라이드 슈즈와 많은 부분에서 차별점을 둔다.
일단 풋베드에 물결 모양의 굴곡이 있어 신었을 때 어느정도 지압 효과가 있고 그 덕분에 제법 쿠셔닝도 좋은 편이다.
발등을 감싸는 스트랩역시 제법 둥글고 도톰한 폼으로 이루어져 있어 발등에 닿는 그 감촉이 쫌 귀엽기도 하고,
뭐 티는 안나지만 나름 항균 효과가 있는 스프레이도 뿌려져 있다(고 한다).
아디다스(adidas)의 아딜렛(adilette)을 필두로 올해엔 슬라이드 슈즈가 당당히 패션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듯 하다.
나도 어쩌다 보니 슬라이드 슈즈가 막 늘어나는 바람에 '슬리퍼졸부'로 불리고 있는데 이건 정말 사지 않을 수 없었던 녀석이었음.
(에이라이프 오피셜 스토어에서 결제 하고 난 뒤 한 서너시간 쯤 후에 보니 완전 솔드아웃 되었다는 사실!)
귀한 아이템인 만큼 완전 더운 한 여름까지 버텼다가 이 정렬의 레드 슬라이드 슈즈로 기분을 달래보련다.
Photographed by Mr.Sen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