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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Pick

톰브라운 블랙라벨 홀컷 빅터 (Thom Brown Black Label Whole Cut Victor)


톰브라운(Thom Browne) 슈즈라니 믿을 수 없었다.

내가 그리고 당신이 알고 있듯 톰브라운 슈즈라면 응당 있어야 할 그 트라이컬러(Tricolor) 밴드가 없었기에,

어쩌면 내가 그리 생각한 건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었을지 모르겠다.



심지어 페블레더로 된 홀 컷(Whole Cut) 슈즈였다.

페블레더를 좋아하긴 하나 브로그가 아닌 홀 컷에서 마주하니 좀 밍숭맹숭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일단 처음 보는 녀석이었기에 나는 혹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진정 톰브라운이란 말이오" 라는 말은 인솔을 들여다 봐야만 참말로 받아들일 수 있다.

자기 만족하기에 딱이다. 자기 만족 밖에 못할 수도 있지만;;;



톰브라운 특유의, 길게 빠지되 날렵한 것 같진 않은 그 라스트를 좋아한다.

너무 꽉 막혀 보이지도 않고 너무 날라리 같지도 않은 그 모양새가 참 좋다. (트라이컬러 밴드 때문이 아니라는 말이다)

헌데 이렇게 아무 디테일도 없는 홀 컷으로 온전히 드러난 라스트를 보고 있자니, 역시 뭔가 기분이 묘하다.

만들다 만 것 같다는 착각이랄까. 무언가 더해야 할 것 같다는 그런 생각.



아마도 이 밴드의 색깔에 궁금증이 가장 많을 것 같다. "톰브라운인데 왜?"라는 궁금증.

이 모델은 2015 FW 시즌에 '출시 될' 빅터(Victor)라는 이름의 슈즈다. 그리고, 리미티드로 다루어 질 블랙 라벨(Black Label)에 속한다.

트라이컬러 밴드 대신 솔리드블랙 밴드가 쓰인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처음 실물을 마주 했을 땐 나도 솔직히 좀 어색함이 있던 게 사실이나, 지금은 완전히 적응해서 오히려 이 블랙 밴드가 무척 마음에 든다.

일반적인 톰브라운 슈즈는 뭐랄까. 트라이컬러 밴드 때문에 괜히 톰브라운 옷과 맞춰야만 할 것 같은 압박감이 솔직히 있었는데,

이건 그 부분에서 완벽히 자유로워질 수 있으니 입고 싶은 그 어떤 바지와도 편하게 어울릴 것 같아!



이렇게 벌써 4번째 톰브라운 슈즈가 생겼다. 예상 못했던 상황인데;;; 아무튼 그리 되어 버렸다.

특히나 이 빅터 같은 경우는 출시 되기도 전에 컬렉션 샘플을 운 좋게 구한 것이라 기분이 매우 좋네!



PS - 톰브라운 블랙라벨을 브룩스 브라더스 블랙 플리스 바이 톰브라운(Brooks Brothers Black Fleece by Thom Browne)과 헷갈리면 아니되오-



Photographed by Mr.Sen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