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걸 정말 처음 봤다.
이런게 가능한 세상인 줄도 몰랐다.
스마트폰으로 집 안의 무언가를 통제한다는 게 내게는 그냥,
"보일러, 여기까지 왔다" 하고 광고하는 귀뚜라미 보일러 얘기가 전부였을 뿐이었으니까.
그런데 조명을 제어할 수 있다는거다. 필립스가 만들었다는 이 휴(Hue)가 그거라는거다.
보니까 뭐 설명도 한가득이다. 1600만가지 색상을 표현할 수 있고 타이머 기능도 되는데다가 음악에 맞춰 컬러를 계속 바꿀수도 있단다.
마치 클럽 조명처럼 말이지.
그런데 이게 심지어 뭐 별도의 조명 장치를 구입하는게 아니라, 그냥 전구만 갈아끼우면 된단다.
집에 있는 등기구가 이 휴(Hue)랑 규격만 맞으면, 이 휴(hue)를 구입해다가 교체하는 것 만으로 준비가 완료된다는거지 +_+
(물론 통제를 위한 작은 본체가 하나 있긴 한데, 그건 뭐 그냥 일반 컴퓨터 외장 하드만큼 작은거라 의식도 안 될 수준)
그 모든 통제는 스마트폰에 다운받는 어플리케이션 하나로 가능하다고 한다.
오피셜 앱도 있지만 개인 개발자들이 만든 다양한 앱을 모두 공유할 수 있다고.
이쯤 얘기를 들으니 그 실체가 궁금했다.
이게 휴(Hue)다.
바로 보이는 이 검정색 패키지는 필립스 휴 스타터 킷(Philips Hue Starter Kit)으로,
휴(Hue) 전용 램프 3개와 그를 스마트폰과 연결해 줄 브릿지(Bridge)가 들어있다.
램프만 보면 그냥 일반 램프랑 정말 별 다를게 없다.
이 궁금증 투성이인 휴(Hue)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 방문객들이 실제로 이걸 '제어'해 볼 수도 있었다.
브릿지가 정말 작다. 외장하드만하다고 했는데, 사실 그보다도 작다. 조금 큰 파우더 정도 생각하면 될 크기다.
미리 연결되어 있는 아이폰을 통해 필립스 휴 어플리케이션에 접속하면 그 때부터 스마트폰으로 휴(Hue)의 제어가 가능해 지는데,
하이라이트는 이때부터였다.
핸드폰 속에 저장된 그 어떤 이미지라도 좋았다.
화면에서 보여지는 모든 컬러를 바로 앞에 놓인 휴(Hue)가 완벽하게 빛으로 표현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 자빠질 뻔 했다.
노란 부분을 터치하면 노란색 조명이 나오고, 파란 부분을 터치하면 파란색 조명이 나오는 그런 '기이한' 모습이 연출된 것 +_+
행사장내 모든 조명이 전부 휴(Hue) 였는데, 방금전의 그 스마트폰 하나로 동시에 제어가 되는 충격적인 순간을 경험함 ㄷㄷㄷ
정말 이런게 가능한 시대구나... 와 진짜....
그 옆엔 보다 직접적인 체감이 될 수 있도록 꾸며놓은 미니룸이 있었는데, 지금 이 안에 보이는 3개의 조명이 모두 휴(Hue) 였다.
역시 각각 다른 컬러로 제어가 가능!
그런데 단순히 컬러만 바꾸고 제어만 재미있게 할 수 있는게 아니라 기존 형광 램프 대비 80%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고 ㄷㄷㄷ
예전 같았으면 진짜 상상도 못 할 일..
각각 다른 색 전구를 사던지 해야 가능했을 무드 조성을 이젠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것도 마음에 안들면 언제든 바꿀 수 있게.
(심지어 수명도 길어서 일단 구입한 후에는 정말 조명에 대해선 신경 쓸 필요도 없다고 해도 될 정도)
좀 궁금해져서 물어봤다. 이게 '와이파이'를 통한 기술인건지. 와이파이가 안 되는 곳이면 제어가 안되는건지.
그런데 놀라운 대답이 돌아왔다. 이 휴(Hue)는 와이파이 라우터를 통해 브릿지와 연결 하지만,
실제로는 지그비(ZigBee)라는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이란다. 지그비? 가 뭐지?
지그비는 처음 들어본 단어였는데 이미 전세계적으로는 잘 알려진 기술 용어였다.
근거리 통신 방식인데 일반 주택 조명 제어용 개방형 표준 방식이란다. 근데 사실 잘 이해 못함 ㅋㅋ
블루투스, 와이파이와는 조금 다른 건데 뭐 아무튼 현존하는 유일한 홈 조명 네트워크의 표준이라네 +_+
이 스마트 조명 휴(Hue)의 런칭을 알리기 위한 자리라 그런지 케이터링도 아주 컬러가 ㅋㅋㅋㅋㅋ
하악-
(개인적으론 이게 제일 맛있..)
1층에서 그렇게 휴(Hue)를 체험해 보고 지하로 내려오니 깜짝 파티장이 눈 앞에 나타났다.
나는 프레스 타임에 가서 실제 파티 시간에는 함께하지 못했는데 아무튼, 저기 보이는 모든 조명은 역시 모두 휴(Hue).
DJ 부스 옆에 별도로 마련된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을 통해 제어가 되고 있었다.
뭐 이런 식으로.
저기 보이는 모든 컬러가 다 표현 된다는 엄청난 사실 ㄷㄷㄷ
(사진에 보이는 분은 행사장이었던 얼반테이너의 백지원 대표님)
그리고 재미있는 게, 이렇게 휴(Hue)를 제어하는 모드를 저장해 뒀다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수도 있고,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전세계 휴(Hue) 사용자와 함께 공유할 수도 있단다.
와 진짜... 진짜 와...
파티장답게 장내를 가득 채웠던 휴(Hue)는 이렇게 노란 빛을 내뿜다가도,
이내 이렇게 붉은 빛을 뿜으며 분위기를 살려주고 있었다.
여긴 또 파티장이라고 알콜이 +_+
오래 있을 시간이 안되서 부랴부랴 딱 둘러만보고 바로 나왔는데,
아마도 내겐 좀 생소한 물건이라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사실은, 내게 생소했던 것 만큼 주변의 많은 이들에게도 이게 좀 낯선 물건일텐데
현재 유럽등지에서는 이미 이 휴(Hue)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조명을 제어하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게 단순히 떠도는 트렌드가 아니라, 새로운 생활 양식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
정말, 말 그대로 세상이 변하고 있다는 뜻인거다.
"보일러, 여기까지 왔다" 는 이제 "조명도 여기까지 왔었다" 를 더해야 맞는 말이 된 세상.
필립스의 이 스마트 조명 휴(Hue)가 국내에도 그 새 바람을 널리 확산하는 초석이 되길 기대해 본다.
아, 가격이 궁금할텐데, 스타터 킷은 28만원정도 하고 그냥 램프 1개는 7만원정도 한다고 했다.
가격이 만만치는 않지만, 처음에 킷 하나 구입하고 그 다음에 램프 몇개 추가만 하면, 그 후로는 진짜 몇 년은 조명 교체할 일이 없을 듯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