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적인 결정이었다. 바로 전날이었던 수요일 까지만 해도 이틀 뒤인 금요일은 내게 아무런 예정도 계획도 없었던 평범한 금요일일 뿐 이었다.
수요일 밤에 걸려온 희강씨의 전화 한 통이 그럴뻔 했던 나의 금요일을 완벽하게 바꿔놨다.
그래서 나는, 목요일 밤 KTX를 타고 부랴부랴 목포로 내려갔다. 저녁따위, 롯데리아 햄버거로 대충 때워도 될 만큼 나는 이미 들떠있었다.
목포. 태어나서 처음 와봤다. 여수에 가 본 적은 있으나 그에 대한 기억도 사실 가물가물하고, 아무튼 목포는 처음이었다.
택시를 타고 약속 장소였던 현대호텔로 향했다.
이미 밤이 많이 늦은 시각이라 그랬는지 도로에 차도 없었고 거리에 사람도 거의 없었다.
택시 기사님은 내가 어깨에 메고 있던 카메라를 보더니 "F1 보러 오셨나봐요" 라고 하셨다.
택시 기사님과 F1 그랑프리에 대한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나는 저 멀리 있는 목포대교를 바라봤고 기사님은 친절하게도
목포가 처음이냐며 내게 목포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참 친절하다고 생각했다.
택시에서 내릴 때 바가지 요금을 씌우는 모습을 마주하기 직전까지 -_-;;;;
현대호텔은 근처에 위치한 조선소를 방문하는 바이어 및 현대 관계자들을 위해 현대가 세운 호텔이다.
말인 즉슨, 이 주위에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다.
나도 사실 목포의 밤 거리가 궁금했지만 내가 도착한 이 곳은 주위에 조선소, 영암 F1 서킷 외엔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고맙게도(?) 일찍 잘 수 있었다.
굳이 목요일 밤에 내려갔던 건 나의 두근거리는 금요일 일정이 아침 9시 45분에 시작됐기 때문이다.
금요일 새벽에 일어나서 졸린 눈 비벼가며 이동할 자신이 없어서 하루 전날 밤 미리 내려 온 건데,
숙소도 현대호텔이 아니었다. 현대호텔은 나를 픽업해 주기로 하셨던 관계자 분과 순전히 '만나기 편한 곳'이었을 뿐.
앞서 말했지만, 이 동네엔 정말 아무것도 없어서 택시 타고 목적지를 설명하기도 참 애매하다. 아무튼 그래서 난 호텔에서 관계자 분을 만나놓고
이렇게 간지나게 모텔에서 잠을 잤다. 허허벌판 가운데 우뚝 선 주제에 모텔 이름은 '숲 속의 궁전' 이었....
(냉장고도 작동 안하고, 침대도 삐그덕 거리고.. 참 어마어마했어..)
어쨌든 아침에 일어나 밖으로 나오니 날씨가 너무 좋아 내 기분도 금방 좋아졌다.
영암 F1 서킷으로 가는 길. 정말 허허벌판이라 멀리서부터 서킷이 보였는데, 그만큼 서킷까지 가는 길도 꽤 길었다.
그래서 멀뚱멀뚱 달리며 바깥 풍경만 바라봤는데, 태양열 발전판이 길게 늘어진 장관이 멀리서부터 보여 저게 뭔가 했더니만,
저게 전부 주차장이었다. 나름 머리 잘 쓴 것 같았다. 허허벌판의 장점을 잘 살린 듯.
근데 그렇게 '도착했다'고 생각한 뒤에도 또 한참을 들어가더라;; 내부가 정말 넓긴 넓은 것 같았다.
나는 일반인 관람객이 들어가는 길과 다른 쪽으로 가야해서 계속 차를 타고 들어갔는데
일반인 관람객들은 전부 아까 그 주차장에 내려서 또 한참을 걸어가야 한다고 했다. 이건 좀 가혹한(?) 처사가 아닌가 싶었음.
어쨌든 나도 마침내 차에서 내렸다.
내가 이곳에 온 이유는 저기 두번째 칸에 보이는 패독클럽(Paddock Club) 때문이었다.
패독클럽이 뭔지는 이제부터 차근차근 설명하는걸로.
일단 내게는 2종류의 패스가 주어졌다.
하나는 나를 초대해 준 로터스(Lotus) F1 팀 패독클럽 VIP 게스트, 다른 하나는 그 안에서 이동할 때 쓰는 출입증.
나중에 들었는데 보통 F1 그랑프리 대회에 존재하는 패스가 100종류 가까이 된다고 했다. 나는 겨우 2개 받은거다;;
(그래도 감사했던 건 저기 왼쪽에 있는 보라색 패스가 1개에 600만원 정도 가치가...)
내가 방문했던 10월 4일은 F1 코리아 그랑프리 대회의 첫째날로, F1 머신의 연습 주행만 진행 되는 날 이었다.
본선 대회가 아니었기 때문에 관람객도 거의 없었고, 그래서 공군 비행단도 실제 축하 퍼포먼스가 아닌 연습 비행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연습 비행도 엄청나드만..
패독클럽으로 정말 입장.
지금부터 보는 뷰는 모두 VVIP만이 볼 수 있다.
일반인 관람객은 상상도 못 할 것으로 나 또한 전혀 상상조차 못했던 체험을 하게 된 것이라 정말 기대반 설렘반 들뜬 마음으로 입장했다.
방금 올라 온 건물의 뒷 편이다. 좌측에 보이는 건물들은 잠시 후에 설명하기로 하고, 우측의 건물 내부가 패독클럽이다.
(그 외 다른 공간도 있는 것으로 추측 됐으나 어차피 들어가지 못하는 곳 들이니 뭐..)
쭉 직진.
저 끝에 보이는 건물이 미디어 센터.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축제라 불리는 규모의 대회인 만큼 미디어 센터의 규모도 엄청났다.
실제 한개 회사의 사옥을 보는 것과 같은 정도의 위압감을 느꼈다.
그렇게 걷고 걸어 마침내 패독클럽 안으로 입장!
와...
이건 진짜 말이 안나와;;;;
이런 공간이 존재했다니....
전면은 통유리로 되어 있어서 메인 스탠드가 맞은편에 뙇! 뜨거운 햇빛 아래 앉아 보는 스탠드와 똑같은 위치인데
에어컨이 빵빵하게 터지는 곳에서 편하게 볼 수 있는 이 어마어마한 뷰....
심지어 피트 인(Pit In) 방향이라 안쪽 상황이 다 보여.. 와 진짜..
내가 앉기로 되어있는 테이블.
이 모든 영광은 코카-콜라(Coca-Cola) 에너지 드링크 번(Burn)에게!!
내가 이렇게 패독클럽에 올 수 있었던 건 코카-콜라의 초대 때문이었는데 이유인 즉슨
코카-콜라 산하 음료수인 번이 로터스(Lotus) F1팀을 스폰하고 있기 때문 +_+ 아 진짜 귀한 초대 ㅠㅠ
참고로 이 패독클럽은 앞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VVIP를 위한 자리다. 일반인은 입장할 수 없다.
이 곳의 입장 티켓 역시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600만원 이상 되는 가치를 지닌다.
가격이 가격인 만큼 최고급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엄청난 곳인거다.
패독클럽 안에서는 메인스탠드와 마찬가지로 결승점(출발선)을 내려다 볼 수 있지만 이렇게 실내에 마련된 TV를 통해
경기 전반적인 모습을 편하게 관람할 수 있다.
곳곳에 설치된 TV 덕에 어디에서도 F1 경기를 어려움 없이 관람할 수 있으며 바(Bar)와 뷔페가 준비되어 있어
그냥 출출하다 싶으면 아무때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때마침 F1 머신들의 연습 주행이 시작되었고 나와 일행들은 더더욱 진귀한 순간을 맞이하게 되었다.
끝내 이름을 묻진 못했지만 아무튼 번 덕분에 로터스 F1팀의 초대를 받아 패독클럽에 온 관계로
로터스 F1팀 스텝의 안내를 받아 자리를 이동하게 되었다.
원래는 2층 패독클럽 안에서만 관람을 하는 건데
특별히 우리에게 1층으로 내려갈 수 있는 패스를 잠시(?) 지급해 주며 1층 차고를 보여주겠다고 한 것 ㄷㄷㄷㄷ
(실제로 저렇게 계단 중간에 패스를 찍어야만 돌아가는 출입문이 설치 되어 있어서 저 추가 패스 없이는 아예 내려갈 엄두도 낼 수 없다)
1층 밖.. 와.. 여기 내려올 줄은 정말 몰랐는데...
로터스 F1팀의 차고 출입구.
외부에선 당연히 내부가 안 보인다.
그리고 내부에서는 주의해야 할 것이 상당히 많았는데,
역시나, 당연하게도, 촬영이 전면 금지 +_+ ㅠㅠㅠ
대신 로터스 F1팀 스텝은 우리에게 헤드셋을 나눠 주었다.
실제 차고 안에서 일을 하고 있는 스텝들이 주고 받는 대화를 직접 들어볼 수 있게 하는 일종의 서비스였다.
(그리고 그 외에 차고 내부의 기계나 스텝들 그리고 벌어지는 상황에 대한 설명을 우리를 안내해 주던 여성 스텝이 헤드셋으로 계속 해 주었다)
와 나 이 헤드셋 진짜 써 보고 싶었는데 ㅋㅋ 기분 이상해 ㅠㅠ
(어느샌가 내 목에 걸린 패스만 3개;;;)
진짜로 내부는 전혀 촬영 못함;
정말 엄청난 광경을 목격했다는 것 외엔 달리...
차고 관람(?)을 마치고, 다시 또 패독클럽으로 돌아가야 했으나 로터스 F1팀 스텝은 우리에게 특별히
팀 빌딩도 보여주겠다며 옆쪽 건물로 우리를 안내했다.
이 곳이 로터스 F1 팀 빌딩 내부다. 실제 스텝들을 위한 쉼터 부터 미팅룸 구비 등 스텝들을 위한 모든 서비스가 제공 되는 곳이다.
번 덕분에 음료수도 모두 코카-콜라 제품들.
그렇게 값진 투어(?)를 마치고 다시 패독클럽으로.
올라가는 마지막 출입구를 지나자마자 우리는 다시 저 녹색 패스를 반납해야 했다 +_+ ㅋㅋ
밝게 웃어주던 로터스 F1팀 스텝과 기념 촬영 ㅋ
근데 내가 엄지 두개 치켜 세우니까 따라 해야 되냐며 자기도 엄지를 세우데 ㅋㅋㅋ 웃겼어 ㅋㅋㅋ
다시 돌아온 패독클럽. 아 진짜, 바깥이 뭐 엄청 더운 건 아니었지만 차고의 열기가 좀 됐어서 땀이 날랑말랑 했던 상태였는데,
여기 어찌나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던지;; 진짜 뭐 한 3분 있으면 으슬으슬 ㅋㅋㅋ
여긴 물도 범상치 않음...
점심 시간이 다가오자 패독클럽에서는 뷔페 식사를 할 것을 제안했다. 우리는 뭐 당연히 오케이 했고, 메뉴판을 보래서 봤는데 뭐 그냥 도로 접음 ㅋ
스무디 마셔보라고 서버가 한잔 주고 갔는데 오우 이거 마시자마자 느낌이 빡! 왔음 ㅋ
여기 음식 대박이구나 하고 ㅋㅋ
테이블에 기본 셋팅된 빵도 식지 말라고 저렇게 따뜻한 천으로 감싸두고,
딱 이 첫 접시만 기본으로 제공해 주고 그 후 부터는 뷔페를 알아서 이용하면 되는 순서였다.
우측에 있는 새우 야채 샐러드도 기가 막혔지만 난 좌측에 있는 저 뭐라 그래야 되지..
아 몰라 고급 음식이라 이름 따위 모름 ㅋㅋㅋ 암튼 저게 엄청났다는거 +_+
저 바깥은 덥겠지..
아가씨들 힘내요..
드라이 피니시D 모델들 같아 뵈던데..
한접시 후딱 해치우고 잠깐 바깥을 보는데 로터스 F1 머신이 구조(?)되어 들어오는 순간을 목격;
워낙 비싼 차다 보니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운행을 중단하고 저렇게 들것(?)에 실려 들어오는 모습이 어렵지 않게 연출 되더라 ㅎ
일단 나는 뷔페에 집중하기로 ㅋㅋㅋ
와 근데 여기 진짜.. 뷔페가 상상 이상임..
한국에서도 고급 뷔페 가야 볼까 말까한 음식들과 쉐프들을 이 패독클럽 안에서 다 만날 수 있었다 ㄷㄷㄷ
아니 뭐 토마토 하나 볶는데도 그림임 ㅋㅋㅋ
이 접시 부턴 내가 담아온 뷔페.
왼쪽에 돌돌 말려있는 건 무려 김치 ㅋㅋ 진짜 음식 비주얼이 상상 초월 ㅋㅋ
한 접시 후딱 비우고 바로 디저트 바에도 가봤다.
맥컬리 컬킨(케빈)이 여기 있었다면 난리 났을거야..
정작 아이들은 없던 이 패독클럽에 엄청난 디저트 바..
이 곳은 천국인가.
내가 담아온 디저트들.
아 역시 뭐 상상 초월임 ㅋㅋ
특히 저 아이스크림 +_+ 아 진짜.. 난리나 아우 ㅠㅠ
그 와중에도 바깥 서킷에선 열심히 연습 주행을!
이건 뷔페 쪽에서 따로 나온 디저트. 사실 이게 나오는 줄 모르고 디저트 바 이용한 건데 이게 또 따로 나오더라 ㅋ
근데 이거 뭐, 프랑스 최고급 호텔 저리 가라네 완전...
살다살다 이런 호사를..
패독클럽은 정말 대단한 게, 그러니까 이 F1 그랑프리 대회가 한국에선 이렇게 한번 열리지만
1년 내내 전 세계를 돌며 같은 대회가 계속해서 열린다. 10월에 영암에서 열릴 뿐 이고 다른 시즌엔 또 다른 나라에서 계속 열리는 거다.
근데 이 패독클럽이 그 F1 그랑프리 대회를 따라다닌단다. 그냥 공간만 따라가는게 아니라 실제 이 안에 있는 쉐프부터 서퍼까지 모든 스텝이 다.
진짜 대단한거지. 전 세계를 돌며 멋진 대회와 함께 최고급 요리를 만들고 서브 한다는게 진짜 +_+ 딱 봐도 스텝들의 자부심이 진짜 ㅎㄷㄷ
패독클럽은 진짜.. 진짜 최고..
점심을 먹고 나서는 로터스 F1팀 드라이버가 직접 패독클럽을 방문해 싸인도 해주고 기념 사진도 찍어주고 그랬다.
아쉽게도 로터스 F1팀 메인 드라이버인 키미와 로메인이 아니긴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케어해 주는 걸 보고 놀랬던 것 같다.
그러니 가격이 그렇게 비싸지;;;
이번엔 옥상에 올라가 보기로 했다.
1층에 내려가는 건 별도 패스가 있어야 가능하지만 옥상에 올라가는 건 그냥 곧바로 계단만 밟으면 되더라 ㅎ
아, 옥상이 또 갑이었네 ㅋㅋㅋ 저 멀리 보이는게 아니, 멀리도 아니지.
저 앞에 보이는게 바다다. 진짜 바다 ㅋ 영암이니까 가능한 뷰 ㅋㅋ
그 앞으로 미디어 센터와 팀 빌딩들이 보이네.
아, 재밌는 얘기 하나 해 주자면, 팀 빌딩도 결국 임대 사업인데, 저 빌딩 하나 임대하는데 8,500만원 이라더라... 와 진짜;;; 여긴 뭐 다 돈이야;;;
아니 돈도 돈이지만, 규모가 진짜;;;
옥상은 햇빛을 바로 받는게 쪼금 아쉬웠지만 패독클럽에서 내 앞을 가로막고(?)있던 유리창이 없는 덕분에
훨씬 더 또렷하게 서킷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엄청난 장점이 있었다.
바로 이틀 뒤 결승전에는 저 관중석이 꽉 찬단 말이지....
(입장 관객만 18만명이라던데..)
아 나도 저 아래 내려가 보고 싶어...
그래도 옥상 온게 어디야. 패독클럽 온게 어디야. 난 너무 기분 좋앙 +_+
내 바램이 통한 걸까.
곧바로 또 이렇게 진짜 아래로 내려오게 되었다 ㄷㄷㄷ
여긴 아까 뒤에서 들어갔던 차고에서 바깥으로 보이던 바로 그 피트(PIT)다 +_+
와 진짜 신기해.. 내가 이런 곳을 둘러보게 되다니 ㅠㅠ
피트 레인 워크라고, 일정 시간 동안 피트 레인을 오픈해서 패독클럽 방문객들에게 실제 차고와 피트를 구경하고 체험할 수 있게 한 것.
덕분에 아까 뒷 편에서는 촬영 금지였던 차고를 앞 쪽에서는 마음껏 보고 찍을 수 있었다.
로터스 F1팀 차고. 저 위에 메인 레이서인 로메인과 키미의 이름이 뙇!!!
스텝들은 정말 쉬지 않고 F1머신을 정비하고 있었다.
예전에 (작년에) 반포대교 아래에서 열렸던 레드불 F1 쇼런 당시, 사회를 맡아 진행했던 MC 김진표 형님이
F1머신은 보통 스펙이 알려져있지 않기 때문에 모든 것은 추정할 수 밖에 없다고 하면서도
모든 기술력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그 가격이 실로 어마어마하다고 했던 게 기억났다.
그러니 이렇게 쉬지않고 정비를 할 수 밖에..
그래도 이 스텝들은 정말 행복할거야.. 진짜 꿈의 무대일테니..
(아 참고로, 저기 뒤에 보이는 검정색 벽 쪽이 내가 아까 들어갔던 차고 뒷 부분이다. 저기 서서 뒤에서 차고를 바라볼 수 있도록 했었다)
금새 지나가버린 피트 레인 워크 시간 ㅠ 다시 패독클럽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 ㅠ
돌아가면서 다른 팀 차고도 슬쩍슬쩍 0_0!!!
레드불은 팀이 2개가 출전해서,
아 그 설명을 해야겠군.
나를 초대해 준 로터스 F1팀은 세계 랭킹 4위다. 그 위로 레드불, 페라리 그리고 맥라렌이 각각 자리하고 있는데,
이 F1 그랑프리의 피트에서 차고 배정은 랭킹 순위대로 자리를 받는다.
그래서 제일 앞에 레드불 차고가 있고 그 옆에 페라리, 맥라렌 차고가 있고 그 다음에 로터스 차고가 있는 그런 순서.
내가 들어갔다가 나오는 그 출입구는 가장 마지막 차고 옆에 붙어있었기 때문에
정말 보고 싶었던 레드불과 페라리의 차고는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 ㅠ (시간이 다 되서;;)
사진에 보이는 레드불은 그 레드불 팀과는 다른 팀인 레드불 토로 로쏘 팀 차고다.
여긴 시계도 무려 롤렉스 ㄷㄷㄷ
또 다시 돌아온 패독클럽.
자주 돌아오는 군 ㅋㅋㅋ
사실 패독클럽은 이런 분위기였다.
나 같은 사람이나 놀러온 느낌이지 실제론 이렇게 관계자들이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공간.
내가 그러니 얼마나 대단한 체험을 한 거겠냐고ㅋㅋㅋ
피트 레인 워크시간이 끝나고 나니 각 팀의 F1 머신들은 2차 연습 주행을 시작했다.
좀 제대로 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다시 옥상으로 올라왔다.
이젠 제법 관중석에 사람들도 보이네 ㅎ
(관람료에 대한 이야기가 좀 재미있는데 이 얘기는 잠시 후에 하기로 하고)
난 열심히 로터스 F1팀을 응원 했다.
사진은, 아 진짜 생각 이상으로 너무 빨라서 사진 찍기가 힘들었음 ㄷㄷㄷ
저 은색 차량이 맥라렌 팀 차량.
로터스는 색깔이 뭔가 고상해 보여 ㅎ
괜히 점잖아 보이고.
오 잡았다 ㅋ
달려 달려!
저기 멀리 스탠드에도 사람들이..
아 진짜 덥겠다 근데;;;
깔맞추기 있음?
그러니까 차가 얼마나 빠르냐면, 이렇게 딱 보고 있으면,
푸슝- 하고 지나가는 그런 속도? 진짜 상상 초월임 ㅋㅋ
소리도 엄청 시끄러워서, 귀마개 없으면 제대로 즐기지도 못함 ㄷㄷㄷ
열심히 달리고 차고 안으로.
아 근데, 지금 사진은 차량을 차고 안으로 넣는 모습이라 다른 설명이지만,
낮에 차고 안에 들어가서 바깥을 내다 볼 때 저 F1 머신이 피트 인 해서 차고 앞에 딱 멈춰서자마자 타이어를 갈아끼우고
다시 출발하는 그 엄청난 순간을 잠깐 목격했었는데, 진짜 뭐 한 2초 걸렸나? 3초도 채 안되는 시간에
차가 멈추고 타이어를 빼면 다시 새 타이어가 들어가고 그걸 다시 조여서 출발하는.. 와 진짜..
나는 패독클럽 관람차 왔던 외부인이니까 차고 안 스텝들에겐 좀 신경쓰이는 존재였을텐데,
내가 나도 모르게 그 순간에 "와!!!" 하고 소리를 질러서 ㅋㅋ 안내해 주던 여성 스텝도 나 보고 막 웃더라 ㅋㅋㅋ
근데 진짜 장난 아니게 소름 돋았었다.. 진짜 멋있었는데.. 그 엄청난 광경을 실제로 볼 줄이야 ㅠㅠ
저 멀리 메인 스탠드 관람객들은 이 스크린 보는 게 전부였겠지 ㅠㅠ 후아..
다시 패독클럽으로 돌아와서 입장할 때 나눠주었던 책자를 꺼내 봤다.
올 컬러에 생각보다 두께감이 있는 엄청난 책이었음.
클래스의 증명.
정독중.
그리고 다시 출출해진 배를 달래기 위해 뷔페 이용 ㅋㅋㅋ
사람들이 또 먹냐고 ㅋㅋㅋ
하지만, 내가 누구야. 무조건 뭐다? 체험이다. 무조건 나는 체험이 중요한 사람이니까. 배 고프고 안 고프고를 떠나서 일단 먹어야 함 ㅋㅋ
그렇게 끝이 나나 했는데, 고맙게도 로터스 F1팀에서 다시 한번 우리를 피트 레인으로 초대를 해 줘서 또! 내려가 볼 수 있게 됐다 ㅠㅠ
진짜 로터스 F1팀 사랑해 ㅠ 완전 최고!!!
모든 연습 주행이 다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다음날 있을 예선전을 위해 최종 점검에 들어간 스텝들.
듣기로는 저때가 오후 4시 쯤 이었는데 거의 새벽 될 때까지 정비하고 그런다고 들었던 듯? 진짜인가...
(근데 웬지 그럴 것 같아;;;)
아까보다 좀 더 가까이에서 봤음 ㄷㄷㄷ
반장 정도 되시려나..
다들 정말, 연륜도 있어 보이시고, 진짜 자부심이 대단해 보이는 그런 느낌.. 위압감이 상당했다.
정비 스텝 중에 여자도 있어서 더 놀랐음;;;
저기 딱 보이네. 번!
머가 그리 즐거우신가요 +_+
F1 머신이 딱 멈추는 자리.
얼마나 빠른 바퀴 회전으로 출발을 하면 이렇게 스키드마크가....
(보통은 멈출때 생기는데..)
아까부터 계속 신경쓰였던 저 자리들.
설명을 듣자니 각 자리마다 하는 일이 전부 다르다고 했다.
어떤 자리는 자동차 상태를 계속 체크하고 어떤 자리는 다른 팀 피트 인 시간을 계속 체크하고 뭐 그렇게...
정말, 누구 하나 잘났다고 돌아가는 게 절대 아닌 스포츠.. 진짜 팀웍이 완벽하게 갖춰졌을 때 진가를 발휘하는게 F1 인 것 같다는 생각 ㅎㅎ
진짜 꿈만 같았던 시간이 그렇게 훌쩍 지나고,
이제 슬슬 돌아갈 시간이구나 진짜... ㅠㅠ 패독클럽 말고 집으로... ㅠㅠ
세계 각국의 프레스들은 열심히 방송 중계를..
정말 그 규모가 엄청나긴 한가봐..
진짜.. 솔직히 난 F1이 그렇게 대단한 스포츠라는 걸 체감까지는 못했었는데..
이번에 정말 제대로 정말 뼈속까지 제대로 느끼게 된 것 같다.
이 귀한 패스도 이제 안녕.
임대료가 어마어마했던 팀 빌딩도 안녕.
취재진들도 안녕. 외국인들도 안녕.
진짜 바깥으로 나가는 출구 ㅠㅠㅠ
서킷 너도 안녕..
나오다가 저 크레인은 뭥미 했는데, 카메라 한대가 저 위에....
카메라 감독님 엄청 고생하시겠;;;
원래는 그 상태로 곧장 경기장을 빠져나왔어야 했으나, 우리 일행들은 그래도 기념품 샵에 가 봐야하지 않겠냐는 의견으로 하나 되어
정문 안에 있는 기념품 샵에 가 보기로 했다. 그러고보니 패독클럽 가는 것 때문에 정문으로는 아예 처음 가본 거였네 이게? ㅋㅋ
자, 이게 티켓 가격이다. 아까 얘기해 주겠다던 티켓 이야기.
정말 재미있는게, 스탠드 구별은 총 4등급으로 나뉘는데 각각의 스탠드마다 가격도 다르지만
날짜별로 가격이 다른게 또 엄청난 함정!
내가 패독클럽에서 마주 봤던 메인 그랜드 스탠드는 내가 방문했던 10월 4일 금요일은 단돈 2만원에 티켓 구입이 가능하지만
같은 자리에서 10월 6일 결승전을 보려면 72만원을 내야 티켓 구입이 가능하다는 사실 +_+
그나마 3일 내내 보는 3일권으로 구입하면 좀 할인 되서 89만원에 티켓을 구할 수 있는데, 진짜 신기한거지 가격차이가 ㅋㅋㅋ
하지만 진짜 놀라운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승전 당일 메인 그랜드 스탠드는 매진이라는거 ㄷㄷㄷ
(물론 더 놀라운 건 패독클럽은 600만원이 넘는다는 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념품 샵은, 사실 생각보다 좀 실망스러웠다.
경기장 규모나 국제적인 스케일에 비해 좀 초라하기 그지 없었음.
오피셜 F1팀 머천다이즈 판매소도 좀 초라했다.
난 좀 백화점 매장 같은 퀄리티를 기대했는데..
이게 뭐야;;;
뭐 신기한 구경이긴 했지만 그래도 좀 부스 퀄리티가 아쉬웠다.
이 애기옷 엄청 귀여웠는데 +_+
아무래도 레드불과 페라리의 팀 기어가 가장 많았고, 로터스는 아쉽게도 옷이 저거 한 종류 ㅎㅎ
(근데 무려 35만워....)
의류 기념품 외에도 홍보 업체들이 더 들어와있긴 했는데,
역시나 뭐 대단하진 않았음.
공식 판매처는 뭐야.. 비공식 판매처에서 사면 안되는 건가..
이것도 나름 귀한 구경이니 좋은 추억으로 두긴 하겠지만, 그래도 경기 규모에 어울리지 않는 이 기념품 샵 들은 좀 아쉬웠던 부분.
목요일 밤부터 나를 잘 실어 날라 준 차량.
혼다에서 지원해 줬다는데 승차감 되게 좋더라 이거.
(뒷좌석 문이 자동문이라 내가 당황, 하셨써요오~?)
이 차량은 무려 3일치 주차권을 모두 획득.
이것도 역시 다 돈;;;
진짜 안녕..
진짜 See you again 했으면 좋겠다 ㅎㅎㅎ
근데 진짜.. 여기 너무 멀어.. 너무 외졌고..
주위에 놀이 시설 관광 시설이라도 좀 잘 조성 되어 있으면 좋으련만..
너무 허허벌판이야..
여유있게 바다도 보고 좀 쉬고 싶었지만,
다음날 또 곧바로 지산에 가야했기에 나는 서둘러 서울로...
그래도 진짜 운 좋았던 게, 내가 서울에서 영암 내려갈때 올라오는 KTX까지 예약을 다 했는데 신기하게 그 시간에 딱 맞게 목포역에 도착을..ㅋㅋ
올라올 때는 또 처음으로 KTX-산천 열차도 타 봤다. 이것도 좀 재미있는 경험이었음.
아까 처음 이야기를 시작할 때 '목포역에서 현대호텔 가는 택시에서 바가지 요금을 냈다'고 했는데,
상황은 이랬다. 목포에 대해 기사님이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해 주시길래 오호 네네 아하 네네 하며 가다가
문득 미터기를 봤더니 0원으로 되어 있는게 아닌가.
그래서 내가 "아저씨 미터기 안찍으셨는데요" 라고 물었고 기사님은 이렇게 대답했다. "현대호텔은 시외지역이라 요금이 정해져있어요".
그런가보다 하고 그냥 갔는데 세상에.. 내리려고 카드 내밀었더니 아저씨가 3만원을 찍는;;;;;
내 체감상으로는 5,000원이면 충분했을 거리인데.. 와 진짜..
특수기니까 바짝 벌어보겠다는 심산인건지 뭔지.. 뭐 거기서 말싸움 해봤자 좋을거 없을 것 같아서 그냥 내긴 했는데..
내가 용산에서 목포역 가는 KTX표를 44,000원에 끊었는데 목표역에서 영암 현대호텔 가는데 30,000원을 냈네 ㅋㅋ 참나 ㅋㅋ
뭐 어쨌든, 무려 600만원 이상의 가치를 갖는 그 값지고 귀한 자리에 함께 해 볼 수 있었던 것에 큰 영광과 기쁨이 있기에
KTX 비용이나 그 바가지 택시 요금도 그냥 재미있는 추억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정말 태어나서 다시 없을지도 모르는 진귀한 경험을 했으니, 이 어찌 좋은 추억이 아니겠냐고 ㅎㅎ
급 초대 전화를 해 줬던 희강씨에게 진짜 어찌 감사의 표시를 해야 할 지 ㅠㅠ
스트레스가 한동안 심해서 정말 아무 의욕도 없는 요즘이었는데, 진짜 잠시나마 모든 거 다 잊고 제대로 흥분했던 하루가 아니었나 싶다!
희강씨 진짜진짜 고마워요! 내가 정말 너무 값진 구경 했네! 코카-콜라 아주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