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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Diary

어린이날엔 못다한 휴식을.

 

다른 휴일 같았으면 집에서 뒹굴뒹굴 거리고 있었을 휴일의 아침시간 이었겠지만, 나는 후딱 일어나 조조로 어벤져스를 보러 갔다.

집 앞에 영화관이 하나 있는데 규모도 큰 곳도 아니고 이른 시간이라 사람도 없을것 같아 여유롭게 보고 싶어서 갔는데

정말 너무 여유로워서 민망했네 ㅋ 어벤져스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시크릿 영상은 심지어 나 혼자 극장 중앙에 앉아 감상했다.

조조로 보러 왔던 분들은 시크릿 영상이 있는걸 모르셨나..

아무튼 난 어벤져스 관람을 시작으로 어린이날의 본격적인 스케쥴을 하나하나 처리하기 시작했다.

 

 

영화가 끝나자마자 나는 바로 압구정으로 넘어와서 진짜 오랫만에 머리 깨끗하게 정리를 했다.

이전부터 정리를 해야지 해야지 했는데, 자금난에 허덕이던 요즘이라 내가 월급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ㅠ

항상 갈때마다 모든 직원들이 나를 반겨줘서 내가 참 준오헤어 압구정 2호점을 좋아해 +_+

다음번엔 머리 색을 다시 바꿔볼까 고민중인데 지금하고 뭐 큰 차이는 딱히 없을듯? ㅋ

머리 깔끔하게 다듬고 나와서 카시나에서 안투라지 덩크 추첨 발매가 있는 시간에 잠깐 신발도 구경하고 그랬는데

예전 같았으면 관심 좀 가지고 나도 한번 추첨 해 볼까 이런 생각 가지고 그랬을텐데,

나이 이쯤 먹고 보니, 나한텐 그냥 부질없는 일 같아서 언제부턴가 이런거 그냥 보고 말게 되더라 ^-^

암튼 오랫만에 압구정 프리미엄샵에 사람들 많이 몰린거 보니까 기분은 좋데 ㅎ

 

 

사무실을 이전한 뒤로는 자전거를 도통 못타고 있었는데 어린이날에 정말 오랫만에 자전거 위에 올라봤다.

그래봤자 뭐 라이딩 간건 아니고 머리 자르러 압구정 다녀오려고 잠깐 탄건데 날씨가 이러다가 라이딩 하기 더운 날씨로 변해버릴까봐 겁났어;;

가로수길은 오전과는 달리 어린이날을 맞아 놀러나온 젊은 인파로 바글바글했고,

나는 리원씨랑 여유롭게 희한하게 생긴 피자를 먹으며 휴일의 오후를 만끽했는데

이거 피자가 정말 신기하게 생겨서 '와 꼭 먹어봐야지' 벼르고 벼르다가 먹어본건데 다시 먹으러 갈 일은 딱히 없을것 같다 ㅎ

맛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먹기가 불편해;;

 

 

그 희한한 피자 다 먹고 차 한잔 하며 본격 휴식을 취하기 위해 레이브릭스에 갔는데 예상치 못한 방샤와 뚜기를 만나게 됐고

그냥 그참에 합석해서 시시콜콜한 수다 떨며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기 시작했다 ㅎ

난 확실히, 술 마시며 담배연기 뽀얀 그런데서 있는거 보다 그냥 이렇게 조용하고 평화로운데서 있는게 정서적으로 잘 맞는듯.

여자 두명과 함께 '여자들의 옷차림새'에 대한 내 견해를 열변을 토하며 전달하던 나는

브라운브레스 스토어 친구들에게 힘내라고 시원한 음료수 사다 전달하고 어린이날의 마지막 일정을 위해 가로수길을 떠났다.

 

 

안양 본집으로 가는 길. 안양도 참 오랫만에 가는 것 같았다.

오랫만에 안양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는데 여전히 안양 가는 버스는 손님이 없어 고요했다.

늘 그렇게 한결같이 평온한 길이었는데, 인덕원 사거리 지날때 즈음엔 새로 생긴 아파트 단지에 완전 놀래서 입이 쩍 벌어졌네 ㅎ

진짜 '마을' 하나가 뚝딱 하고 생겨난 거 같았어;;

아무튼 오랫만에 가족들과 함께 외식좀 하고 싶어서 '엄마 먹고 싶은거 생각해서 식당 예약 해놔' 했는데,

난 좀 으리으리한 음식 좀 사드리려고 했건만 백운호수 뒤에 있는 작은 한식당을 예약하셨더라 -

 

 

여기였다. 놀부 동생 흥부. 뭐 반찬 가짓수가 상당히 많았는데, 난 뭐 그냥 그랬네 ㅎ

 

 

 

오랫만에 보는 엄마는 오랫만에 보는 아들이 반가우셨는지 자주 오라고 다음엔 이거 먹으러 가자 저거 먹으러 가자 쉬지 않고 말씀하셨는데

나는 그게 좋으면서도 입으로는 틱틱거리기나 하고 ㅎ 난 언제쯤 철 들려나..

(사진 찍는걸 좋아하지 않는 동생은 매너있게 모자이크 처리를 하고) 다음번에 다시 엄마 만날땐 같이 셀카라도 좀 찍어야 겠다.

엄마 사진 찍는데 뭔가 괜히 슬펐어..

 

서른 넘어 이제는 나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어린이날 이었지만, 나름 알차게 잘 보낸거 같아 기분은 좋았다 ㅎ

아 - 이제 또 빨간날은 언제 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