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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Diary

벼르고 벼르던 휴일 전날밤 답게 정신없이 보낸 2월 29일



2012년 2월 29일은 4년마다 있는 윤년의 그날로, 2월이 하루 더 있다는 것으로도 재미있는 날이었지만

그와는 별개로 공휴일(삼일절) 전날로 수많은 직장인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날이기도 했다.

나에게도 3가지 약속이 겹쳐있던 날이라 정신 바짝 차리려고 노력했는데,

먼저 그동안 함께 으쌰으쌰 했던 회사 동료 둘이 한꺼번에 회사를 떠나는 날이었어서 회사 전체 회식이 있었다.

같은 팀 소속으로 2년 반 가까이 되는 짧지 않은 시간을 함께 보낸 상운이와 팀은 달랐지만 나하고는 그래도 참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던 수연이.

날 좋은 봄날에는 셋이 같이 자전거도 타고 그랬었는데 이렇게 둘이 한꺼번에 회사를 떠난다고 하니 내 마음도 참 휑- 하더라;;

쨌든 오랫만의 회식이었기에 어딜 갈까 고민하는 직원들에게 "이번에는 우리도 고기 좀 먹읍시다" 라는 의견을 강력히 푸시해서

이 비싼 압구정 동네에서 그나마 합리적(?)인 가격대 성능비를 자랑하는 '원조초가집'으로 모두를 인도해 허겁지겁 배에 기름칠을 했는데

다 먹고 나오면서 계산된 금액을 보고 내가 눈이 다 똥그래졌네 ㄷㄷㄷ

암튼 상운이 그리고 수연이, 정말 고생 많았다 ㅎ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든 어디선가 또 웃는 얼굴로 만났으면 좋겠다 ㅎ





아쉬운 이별의 시간은 그렇게 마무리를 짓고, 나는 청담 믹솔로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바카디 150주년 기념 파티가 있으니 와서 바카디 실컷 마시고 가라는 자영씨의 초대로 슬쩍 가봤는데

바카디의 힘인건지 청담동의 힘인건지 거기 있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삐까뻔쩍하게 생겨서 나는 구석에서 조용히 코난 음악이나 듣다 나왔네 ㅋ

반가운 주진씨도 잠깐 보고 바카디도 적당히 마시다 나오고 ㅎ 초대해준 자영씨 고맙!





믹솔로지를 나온 뒤 부랴부랴 달려 이번엔 강남역으로;

이전부터 잡혀있던 동창 모임으로 모처럼 끝까지 놀아보자! 라는 의견으로 의기투합 하여 잡은 약속이었기에 빠질 수 없었다 ㅎ

친구들에게 에덴동산 잠깐 구경 시켜주고 강남역으로 돌아와 줄이 길게 늘어선 밤음사를 보며 여기 안에는 대체 몇명이나 들어가있나 하다가

강남역 터줏대감 '악바리'에서 석쇠불고기에 맥주 한잔 하며 바카디로 요동치던 몸을 살짝 진정 시켜 주고 이 밤을 끝까지 불태워 보자! 하며

다시 에덴으로 움직였다.






내가 에덴을 그렇게 자주 가는 건 아니지만 동창 친구들은 에덴 처음이었던 터라 예네들이 재미 없어 하면 어떡하지 - 했는데 이게 웬걸 ㅋ

내가 제일 덜 놀았고 애들은 미친듯이 놀았다 ㅋ 진작 데려올걸 하는 생각도 들고 더 잘 챙겨줘야겠다 하는 생각도 들고 ㅋㅋ

암튼 그렇게 에덴동산에서 끝을 본 뒤 새벽 다섯시에 커피숍에 앉아 술 깨려고 버둥거리는 친구들을 보며

내가 이 시간까지 이렇게 놀아본게 얼마만인가 싶기도 하고, 이래서 사회에서 만난 친구들 보다 학창시절 친구들이 더 오래가는 거구나 싶기도 하고,

각자 하는 일은 어이없게 다 다르고 나도 그렇고 친구들도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참 우울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친구니까, 언제나 서로 하소연 하고 넋두리를 해도 다 받아주는 친구니까 계속 함께하고, 또 언젠가 나중에 빛을 보게 되면

누가 먼저가 됐건 함께 이끌어 주고 그래야지 +_+



암튼 덕분에 삼일절 완전히 뻗었네 집에서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