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일본의 아이웨어 편집매장 '옵티컬 테일러 크레이들(Optical Tailor Cradle)'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 이펙터(Effector)의 시작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매장에서 만든 PB 제품'인 셈인데, 지금은 확실한 무언가를 이뤄낸 브랜드라 볼 수 있다. 단순하게 볼 브랜드는 분명 아니다.
'이펙터'라는 브랜드명은 소리를 가공하는 동명의 전자 기기에서 따왔다. 'Rock on The Eyewear'라는 슬로건과 딱 맞아 떨어지는 초이스다.
(그를 의식해서인지 이펙터 아이웨어에서 출시되는 모든 모델은 전부 실제 이펙터의 기기명을 하나씩 채용하고 있다)
일본 락 뮤직 컬쳐의 영향을 받은 탓일까. 이펙터 아이웨어는 하나같이 볼드하고 단순한 쉐입을 지니고 있다.
존재감이 상당히 커서 남성적인 면모가 강하게 두드러지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2015년은 이펙터의 창립 10주년이 되는 해로,
이펙터는 그를 기념하기 위해 컬래버레이션을 비롯, 다양한 한정판을 출시해 마니아들의 관심을 사로 잡았다.
내가 구입한 건 그 중 하나인 퍼즈-풀업(Fuzz Full Up).
이펙터의 대표 모델인 퍼즈(Fuzz)의 스페셜 에디션이다.
사진에서 위쪽에 놓인 것이 퍼즈고 아래쪽에 놓인 것이 퍼즈-풀업이다.
이렇게 보면 무슨 차이가 있는 건가 싶을텐데, 가만 보면 똑같은 구석이라곤 단 한 곳도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다른 모델이다.
가장 먼저 두께가 다르다.
퍼즈는 림의 두께가 8mm인데 퍼즈-풀업은 그보다 2mm가 더 두꺼운 10mm다.
의식하지 않고 보면 사실 잘 알아보긴 힘든데, 한번 인지하기 시작하면
그 2mm가 주는 존재감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실감할 수 있을만큼 큰 차이를 가진다.
그리고 엔드피스도 다르다. 퍼즈-풀업은 퍼즈와 달리 10K 골드를 엔드피스의 재료로 채택했다.
일반 퍼즈 중에도 골드로 마감한 모델이 있긴 하지만, 퍼즈-풀업은 피스의 디자인마저 아예 다르기 때문에 퍼즈와 쉽게 구별지을 수 있다.
두께의 차이와 엔드 피스의 차이를 모두 알고 보면, 두 모델이 완전히 달라 보이는 기적같은 일이 벌어진다! 놀랍지 않나?
세뇌시키는 건 아님 ㅇㅇ
마지막으로, 퍼즈-풀업은 프레임 전체가 블랙 클리어로 이루어져있다.
일반 퍼즈가 솔리드 블랙 외에 다른 컬러로도 존재하긴 하지만 블랙 클리어는 퍼즈-풀업이 유일하다.
(정말 예쁘다! 아니, 멋지다!)
국내에 몇 개 입고되긴 했었으나 그 수량이 많지 않았기에 지금은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이펙터 아이웨어의 디스트리뷰팅을 맡고 있는 커스텀 아이웨어(Kustom Eyewear) 관계자와 이펙터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나누는데,
애초에 이펙터 자체가 일본에서 핸드메이드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제품 수급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더라.
입고일정이 잡힌다해도 그가 변경되기 일수고, 입고 된다해도 대량 입고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퍼즈의 주인이 되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일이라고.
워낙 캐릭터가 강한데다 솔직히 좀 무겁기까지 해서 대중이 찾을 만한 브랜드는 아니라 생각하지만,
마니아층이 확고하게 존재하는 브랜드이니 그런 부분에서 굳이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
어차피 브랜드의 슬로건처럼 '락 스피릿!'을 외칠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한 브랜드이며,
이미 이펙터를 원하는 사람은 줄을 서기 시작했으니까.
Photographed by Mr.Sen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