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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Recap

2015 서울모터쇼 아우디(Audi) 부스에 선 모델들은 디자이너 권문수가 만든 옷을 입었다


2015 서울 모터쇼가 열리고 있던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 아우디(AUDI) 부스.



인데 갑자기 패션쇼?

서울 모터쇼에 온 줄 알았는데 서울 패션 위크?



이 곳은 서울 모터쇼 현장이 맞다. 그리고 표면적으로 풀자면 지금 보는 모습이 분명 패션쇼가 맞기도 하다.



아우디 코리아는 2015 서울 모터쇼의 프레젠테이션에 앞서, 아우디의 무드를 담은 패션쇼를 선보였다.

그리고 그 깜짝 이벤트의 가운데에는 디자이너 권문수가 있었다.



권문수는 아우디를 보며 느낀 이미지를 옷으로 풀어냈다.

아우디의 도시적이고 세련된, 남자다우면서 여성스러운, 그리고 절제된 듯한 이미지를 24가지 스타일로 해석했다.



패션쇼가 끝나고는 아우디의 신차 발표가 바로 이어졌다.

뉴 아우디 A6와 뉴 아우디 A7이 바로 그 주인공.



아, 최시원이 주인공이었나?

+_+;;;



왼쪽부터 뉴 아우디 A7의 프레젠테이션 모델로 무대에 오른 최시원, 디자이너 권문수, 아우디 코리아 공식 드라이버 (겸 방송인) 유경욱,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 코리아 사장 그리고 뉴 아우디 A6의 프레젠테이션 모델로 함께 무대에 오른 배우 이진욱.



이들을 향한 뜨거운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쏟아지고 난 뒤,

나는 천천히 아우디 부스에 전시 된 아우디 차량들과 디자이너 권문수가 만든 옷을 다시 보기로 했다.

패션쇼가 정말 순식간에 끝나버렸거든;;;;



뉴 아우디 A6와 함께 포즈를 취한 모델 전상헌이 입고 있는 수트는 현재의 트렌드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다.

짧고 타이트한 재킷과 앵클 라인 위에서 크롭 된 팬츠.

이를 그레이 컬러로 풀어내니 사실 톰브라운(Thom Browne)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디자이너 권문수가 톰브라운 출신인 것이 어느정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

물론 뭐 타이트한 그레이 수트가 톰브라운의 전유물은 아니니 그냥 내가 톰브라운을 좋아하는 것이 크게 작용했다 볼 수도 있겠다.



뉴 아우디 S7과 포즈를 취한 모델 이현준은 롱 가디건과 롱 셔츠로 편안한 무드를 그렸다.

A7의 고성능 버전이라고도 할 수 있는 S7에 수트가 아닌 가디건이라...

점잖은 차가 아니니 위크엔드룩 개념으로 매치를 한 게 아닐까 싶다.

처음엔 살짝 갸우뚱 하기도 했는데, 계속 보니 꽤 잘 어울리는 느낌이야.

스니커즈를 매치한 것도 보기 좋고 +_+

(역시 디자이너 권문수는 문수권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롱 가디건으로 승부수를!)



앞서 봤던 수트가 클래식함을 그렸다면 뉴 아우디 TT와 함께 선 모델 김보헌의 수트는 확실히 역동적인 에너지가 느껴졌다.

단지 곧게 뻗어내린 스트라이프 때문이 아니었다.

저 아래 와이드 크롭 팬츠라니 세상에! (그리고 스니커즈 매치라니!)

팬츠 덕분에 오히려 보는 입장에서 부담감이 없어졌는데, 그래도 카리스마는 확실히 느껴졌다!

아우디 TT가 가지고 있는 강렬한 인상에 너무나도 잘 어울렸어 +_+



뉴 아우디 Q3 옆에 선 모델 하석환의 룩은 디자이너 권문수가 보여줄 수 있는 스포티함이 어떤 형태로 풀이되는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목을 넘어 턱 위 까지 지퍼를 끌어 올린 라이더 형태의 재킷은 아우디 Q3의 활동성, 자유로운 이미지와 멋진 궁합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스트라이프 패턴이 들어간 크롭 팬츠에 스니커즈를 매치하니, 주말 나들이에 더없이 완벽한 조합이겠다.

(그러고보니 처음 수트 빼고는 모든 모델이 다 스니커즈를 신고 있네?)



아우디 A4와 나란히 포즈를 취한 모델 강현우는 버건디 컬러의 팬츠로 포인트를 주었는데

자칫 가벼워 보일 수 있는 분위기를 점잖은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으로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었다.



아우디 RS5에 기대어 선 모델 김종훈이 입은 재킷을 유심히 보자.

소매 끝 리브와 소매 중간에 대어진 포켓은 영락없이 MA-1의 디테일을 그리는데

옷은 블레이저 형태를 띈다. 헌데 또 버튼이 아닌 지퍼로 재킷을 여미도록 해 이 녀석의 정체성이 무어라 해야 할지 참 헷갈린다.

문수권의 컬렉션이 늘 그러했듯, 아우디를 위해 만든 컬렉션도 모던하면서 스포티한 느낌을 담아내고 있었다.

재미있는 포인트 +_+



모델 이석찬은 아우디 A5 스포츠백과 호흡을 맞췄다.

차종과의 싱크로 때문인지 다른 모델들과 다르게 점퍼에 카고 팬츠를 매치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디자이너 권문수가 아우디 컬렉션을 위해 선보인 옷 중 가장 캐주얼한 룩이었는데,

스포츠백이라는 차종 때문인지 괜히 가장 잘 매치 된 느낌 +_+



모델 최창욱은 아우디 A8 L과 함께 했다.

굳이 뒷모습을 찍은 건 바로 저 재킷의 뒷테일(^^)때문.

문수권의 컬렉션에서도 볼 수 있는 절개 디테일은 클래식한 블레이저를 좀 더 활동적이고 스포티한 이미지 연출이 가능하게 한다 +_+

(괜히 모델에게 좀 미안하지만... 이해하겠지 +_+)



지금부터는 조금 더 눈여겨 봐야 한다.

남성복을 만드는 디자이너 권문수가 처음으로 여성복을 선보였기 때문!

비록 이벤트의 일환이긴 했지만, 이건 분명 뉴스감이라 절대 놓칠 수 없는 볼거리였음!

아우디 R8 스파이더 옆에 선 모델 김수빈은 점프 수트를 연상케 하는 옷을 입었다.

허리춤이나 상의를 보면 꽤 여성스러운데, 전체적으로는 보이시한 느낌도 든다. 상당히 매력적이었어 +_+



모델 정유선은 푸른 아우디 SQ5 옆에 섰다.

블루종과 - 처음엔 투피스인 줄 알았던 - 미니 원피스에 화이트 스니커즈를 매치했는데,

섹시한 미니 스커트를 블루종과 스니커즈로 중화(?)시킨 느낌이 참 좋았다.



개인적으로 디자이너 권문수가 아우디를 위해 만든 옷들 중 가장 내 취향에 부합했던 건 모델 이재이의 룩이었다.

2015 서울 모터쇼에서 아우디가 가장 주력으로 소개했던 차량인 뉴 아우디 A7과 함께 포즈를 취한 이재이는

내가 그리는 뭐랄까, 오피스 레이디? 그런 도시적이고 세련된 직장인 여성에 가장 가까운 모습이었다. (그보다는 좀 더 트렌디했다)

겉에 걸친 재킷은 지금 각도에서는 티가 잘 안나는데,

V존의 라인이 직선이 아니라 유려한 곡선 형태를 띄고 있었고 그 끝에는 다시 지퍼 여밈 디테일이 더해져있었다.

디자이너 권문수의 위트가 멋드러지게 녹아난 부분이었는데

그 안에 입고 있는 스커트도 자세히 보면 허리춤이 과감하게 커트 되서 또 한번의 강한 반전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가장 큰 반전은 그 위에 더해진 단정한 화이트 컬러였음. 상반신만 보면 영락없는 은행원이었거든 @_@)



2015 서울 모터쇼 아우디 부스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또 다른 주인공은 뉴 아우디 A1.

골프가 독식한 국내 소형차 시장에서 이녀석이 과연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지 기대가 큰 가운데,

내 시선은 다시 모델에게로 옮겨졌다. 이연주가 입고 있는 원피스는 소매 절개가 독특하기도 했지만

원단 자체가 복잡한 체크 무늬로 이루어져 있어서 다른 옷들에 비해 꽤 화려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이 패턴으로 남성복이 함께 만들어졌는데,



??????



내가 중점적으로 본 건 옷도 옷이지만 권문수가 만든 '그' 옷이 아우디와 어떤 '케미'를 보여줄 지 하는 것이었다.

패션쇼가 끝나고 아우디 관계자와 사담을 나누는 자리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

아우디가 원했던 중성적인 느낌, 그러니까, 아우디는 남성을 상징하는 브랜드도 아니고 여성만을 위한 브랜드도 아니기에

그 경계에서 절묘하게 어우러질 수 있는 디자이너와 옷을 원했는데, 바로 그 느낌을 디자이너 권문수가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다시 보니 그랬다. 그가 만든 옷은 남성복이지만 남성적이지 않았다. 스포티한 디테일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유려했고 부드러웠다.

이는 그가 이번에 처음 도전한 여성복에서도 비슷하게 적용되었다. 여성복이지만 여성스럽지 않은. 그렇다고 보이시하지도 않은.

그 모호한 경계 속에서 디자이너 권문수는 자신의 스타일을 딱 그 답게 녹여낸 것 같았다.

무겁진 않지만 가볍지도 않았고 밝진 않았지만 어둡지도 않았다.

점잖으면서도 귀여웠던 컬렉션. 그리고 권문수가 만든 첫 여성복을 함께 볼 수 있어 더욱 뜻 깊었던 자리였다.



이번 주 일요일, 12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볼 수 있으니 시간이 허락 된다면 주말에라도 한 번씩 들러보길 권한다.

아 그리고, 모델들이 계속 같은 위치에 서는 것이 아니므로 위 사진 속 매치를 절대적인 배치라 생각하지는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