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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Recap

아베크롬비 국내 런칭. 좀 낯간지러운 건 사실이지만, 어쨌든 대단한 브랜드긴 하지.

 

아, 멀리서부터 이미 오글거려......

 

 

팬티 왜 안 입어...

 

 

오글거리긴 하지만 어쨌든 이것이 그들의 시그네쳐이니, 존중하는 마음으로 나도 박수를 +_+

 

 

입장전에 두개의 카드를 받았다.

왼쪽에 부끄러운 카드는 10만원 상품권 바우처, 오른쪽에 있는 카드는 프레스용 목걸이.

둘다 종이가 아니라 신용카드 수준의 딱딱하고 단단한 플라스틱 카드.

 

 

근육형제들의 낯뜨거운 인사세례.

 

 

그래 얼른 가...

 

 

대단하다 멀리서 봐도 ㅎㅎ

 

 

프레스들의 매장 입장 직전에는 아베크롬비&피치(Abercrombie & Fitch) 마케팅팀 그리고 아시아지역 담당자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역시나 뭐 뻘쭘한 인사였지만 아무튼 이들의 룩에 나는 주목했다.

그래, 이게 진짜 전형적인 '캐주얼'이지. 진짜 '미국'에서 태어난 진짜 '아메리칸 캐주얼' 브랜드인 아베크롬비가 그렇게, 한국에 정식 런칭했다.

 

 

거두절미하고 그래 뭐 툭 까놓고 얘기하자.

아베크롬비가 국내에서 갖고 있는 이미지는 분명 좋지 않다.

과할 정도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병행 제품이나 전세계 아울렛을 돌고 돌아 한국에 남겨진 옷가지들의 탓도 있을 것이고

일부 관계자들의 발언이나 행동이 불거진 몇몇 사건도 있을 것이고,

"진짜 미국에선 애들이나 입는다"라는 조금 과격한 표현을 하는 이들도 있고,

어쨌든 아베크롬비의 국내 런칭은 환영보다 경계 섞인 반응이 더 강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와중에 국내에 정식 런칭한 아베크롬비. 일단 매장부터 좀 둘러보고 얘기하자.

 

 

일전에 홀리스터(Hollister)가 국내에 처음 들어왔을 때 홀리스터 매장을 보고 놀랬던 기억이 있어서

아베크롬비 매장의 인테리어를 보는데 놀라움 보다는 어느정도 익숙함이 앞섰다.

(알고 있겠지만 홀리스터와 아베크롬비는 모두 같은 계열의 브랜드다)

 

 

내가 궁금한건 인테리어 컨셉이 '고급스러움'이라는 부분이다.

캐주얼 브랜드하면 흔히들 중저가의 부담없는 가격대를 연상하는데, 아베크롬비의 매장에선 옷을 함부로 잡기도 좀 민망하다.

그만큼 매장 내에 포스가 가득하다.

캐주얼이라고 얕보기가 어렵다.

 

 

그런데도 옷 하나하나를 보고 있으면, 이렇게 친근할 수 없는데- 할 만큼 참 아무 부담 없어 보이고...

 

 

심지어 이 맥주잔 니트는 내가 '사야겠다'는 생각을 할 만큼 예쁘기까지 했다.

 

 

양말도 그렇고,

 

 

근데 뭔가, 편안한 옷들인데, 쇼핑하기 좀 겁난단 말이지.

 

 

데님 정리한 거 봐;; 이거 뭐 겁나서 꺼내보기나 하겠냐고;;

 

   

 

하나하나 전부 판매 상품인데, 매장 컨셉을 위한 인테리어 소품처럼 보이고 막. 응?

 

 

이유가 뭘까. 

 

 

이 궁금증은 아까 말한 아베크롬비에 대한 국내의 일부 좋지 않은 시각과는 관계없이,

그냥 나 혼자 궁금했던 거다.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왜 편하게 쇼핑할 수 없는 공간에서 판매를 하는가- 하는.

 

  

 

그 와중에 속옷 귀엽네.

 

  

  

 

코롱 제품도 있네.

 

 

로고 보기 싫다는 이야기는 하지 말자.

어차피 이건 취향의 차이일 뿐이다.

나 또한 아베크롬비의 로고가 크게 박힌 옷을 입을 일은 없지만

모두가 나와 같은 취향을 가진 것은 아니니, 이 또한 브랜드의 대표 아이템이고 존중 받아야 한다고 생각함.

 

 

그리고 생각 외로 로고 없이 예쁜 제품도 많아 보였다.

 

 

팬티가 필요해 보이는 상품도 있었지...

 

 

1층을 다 둘러보고 2층으로 올라가려는데 어우.. 이건 또 뭐야;;;

 

 

매장 전체에 그 엄청난 기운이 가득해...

 

 

1층은 남성복, 2층은 여성복이다.

보통 1층에 여성복이 많고 2층에 남성복이 있는 경우를 많이 마주하게 되는데

반대의 상황이라 (일단 마음에 들었지만) 신기하기도 했다.

남성복은 유니섹스로도 활용할 수 있어서가 이유이려나? 아무튼.

 

 

매장이 멋있긴 정말 엄청 멋있었다.

 

 

가방도 보이고,

 

 

저 리본 달린 스타일링은 좀 귀엽더라.

흔히 머릿속에 아베크롬비 입은 여자를 떠올릴때,

아베크롬비 로고가 뙇! 박힌 타이트한 후드짚업에 트래이닝 팬츠 입은 스타일만 떠올랐는데

사진 속 스타일링이라면 쌍수들고 환영할듯 +_+

 

 

주얼리도 있구나.

 

  

 

여성복이 있는 2층이지만 이곳에서도 팬티가 필요한 저 분의 모습은 계속 보이는군.

 

 

이런건 선물용으로 괜찮지 않을까 싶었음.

 

  

 

여성복을 보며 나는 개인적으로 아베크롬비에 대한 그 고정적인 이미지가 조금은 깨졌다.

1층에서는 그냥 그랬는데, 생각보다 포멀한 캐주얼 의상이 많이 보여서 방금 얘기했던 그 트레이닝룩 같은 이미지는 좀 깨졌다 확실히.

 

  

 

내가 매장에 방문했던 날 모든 여성 스텝이 착용하고 있던 슬리브리스 원피스.

매장 안에서 잠시 여름을 만끽했다.

 

 

여긴 근데 진짜 좀...

 

 

아 이거 뭐 무서워서 만지겠나..

 

 

비니도 숨어있네.

 

   

워낙 패션 시장에 다양한 스타일이 생겨났고 또 개성 강한 스타일이 많이 대두되는 요즘이다 보니

확실히 이렇게 유행 안타는 아메리칸 캐주얼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돋보이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인식들이 실제로 정말 한물 갔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한물 갔어'라는 생각을 하게 할 수도 있겠는데,

애초에 이건 유행을 타는 스타일이 아니니깐.

내가 언제나 하는 생각인데, 가장 무서운 건 '매니아'가 아니라 '불특정다수'다. 이건 일단 숫자에서 게임이 안 된다.

내 주위 친구들이 입지 않을지언정, 결국엔 거리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브랜드 중 하나라면,

그건 이미 불특정다수의 선택으로 인한 그 브랜드의 승리다.

가격이 만만하진 않은 게 사실이고 아쉬운 부분이지만 어쨌든 아베크롬비는 '아메리칸 캐주얼'의 대표 브랜드다.

국내에는 이미 아메리칸 캐주얼을 표방하는 많은 브랜드가 있지만, 원조는 어쨌든 원조다.

아베크롬비를 입지 않는건 누구나의 자유지만, 모두가 그렇다고 무시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건 아까도 이야기 했지만, 그냥 취향의 차이일 뿐이다. 좋으면 입는거고 아님 마는거다.

나도 이 매장을 다시 방문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괜한 꼬투리 잡고 물고 늘어지며 흉보고 싶진 않다.

존중받을 부분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니까. 매장 인테리어가 이리도 고급스러워 보였던 건 어쩌면, 존중해달라는 뜻은 아닐까?

캐주얼이라는 단어가 쓰인다고 해서, 얕보지 말라는.

(물론 근거 없는 추측임 ㅋ)

 

 

아니 그나저나, 아까 그 맥주 니트.

10만원 상품권 바우처로 구입하려고 했었는데, 결국 내 사이즈가 입고 자체가 안됐다는 슬픈 소식을 접함...

에라이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