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범상치 않았던 입장.
일단 시작은 마소영(mah soyoung)의 대표 아이템, 웜유(Warm You) 시리즈들.
니트 스웨터를 가장한, 이걸 뭐라 그래야 할지 난 아직 좀 애매하다.
옷이라고 해야 하나 액세서리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여자들에게 참 하나쯤 있으면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녀석.
그리고 그 옆에 웜유시리즈의 워치. 이거 차면 귀여울 것 같아 +_+
웜유 시리즈를 뒤로하고 본격적으로 마소영의 2013 겨울 컬렉션을 살펴봤다.
마소영이 재미있는 건 다른 브랜드와는 조금 다르게, 한 문장의 슬로건 하나로 끝나지 않고 그보다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이 더해져있다는 것.
물론 뭐 '그렇게 따지면 다른 브랜드 슬로건에도 이야기가 있지 않냐'할 수 있겠지만,
마소영처럼 이렇게 타이틀과 함께 짧지 않은 길이의 글이 함께 하진 않잖아?
이번 시즌 마소영은 동물이 나오는 꿈에 관한 이야기를 시즌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로 잡아냈다.
(저 글 원문 읽고 있으면 기분이 참, 마음이 참 차분해 지는데 우울해지다가도 따뜻해지다가도 암튼 뭔가 신기함)
그래서 프레젠테이션이 이루어졌던 이 공간의 디오라마는 '방'처럼 꾸며졌다.
아 이런거 참 좋아. 상상해야 하는 걸, 혹은 상상하고 있던 걸 어느정도 시각화 해두는 것.
+_+
진짜 누군가의 방 일 것만 같은.
동물이 주제인 만큼 그에 대한 영감을 받은듯한 자료들이 디오라마 안에 함께 셋팅되어 있었다.
쓸데 없지는 않지만, 괜히 "쓸데없이 고퀄"이라는 말이 떠올랐던 순간 ㅎㅎ
그런데 정말 '고퀄'이라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던 게,
마소영은 이번 시즌 키워드인 '동물'을 자수 패치 혹은 나무 브로치로 표현을 했는데
이 나무 브로치의 경우, 일일이 하나하나 손으로 깎아서 만들었다고;;
그러니까, 단 1개도 같은 제품이 없다는 이야기다!
(위 사진 속에서 겹치는 동물이 사슴이랑 여우인데, 각각마다 자세히 보면 정말로 깎은 모양이 다르다 ㄷㄷㄷ)
브로치와 함께 언급했던 자수 패치는 이런 식. 근데 이것도 다 일일이 하나하나 장인이 직접 맨손으로 바늘만 쥐고
는 당연히 농담이고, 근데 정말 이 자수도 자수 공장에서 디지털자수로 박은 게 아니라더라;; 정말 어렵게 만들었다고;;;;
확실히 가만 보면, 뭔가 좀 디테일하면서도 거친 느낌이 있다. 아 이거 진짜 뭐라 표현해야 할지 참 ㅎ 그 묘한 그 디테일이 있는데 말야.
모티브는 너희들이니?
아무튼 방금 본 그 브로치를 활용한 아이템이 많았는데, 이 폼폼 비니도 그 중 하나였다.
브로치를 달아놓으니 이미 포근한 분위기가 연출되는데 폼폼의 컬러를 달리 해서 발랄한 느낌도 같이 풍기는 예쁜 비니였다.
뭔가 이런 비니는, 그 비슷한 컬러의 술 달린 목도리에 더플코트 큰 거 입고 그렇게 매치하면 잘 어울릴 것 같아 ㅎ
하지만 내 그런 상상은 고개를 옆으로 돌리자마자 바로 깨졌다 ㅋㅋ 바로 저 의류들 때문이었는데,
일단 짚고 넘어가야할 게 있었는데 바로 현실적인(?) '아우터'가 나왔다는 점이다.
마소영이라는 브랜드에서 이렇게 아우터에 비중을 둔 컬렉션을 발표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등판에서 너무 귀여운 사슴이 저리 뛰놀고 있는데 앞에서는 심플하게 나무 브로치가 포인트만 더해주는 이 베이스볼 재킷은
자수때문도 그렇지만 블랙과 그레이의 컬러 조합이 마음에 들어 나도 괜히 탐났던 제품.
물론, 여성용만 나옴.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
지퍼를 내려 속을 들여다 보면 탈부착이 가능한 누빔 베스트가 뙇!!!!
세상에나 이런 실용적인 녀석을 봤나!!!!
이거 정말 괜찮은 아이템이었어!!!!
점퍼 하나로 올라간 기대감은 이 모직 재킷에서도 이어졌는데,
그보다 히트는 이제부터 시작 +_+
아까 봤던 자수로 표현된 동물들이 총집합 한 마소영의 사랑스러운 의류들.
방금 본 단추 달린 제품은 약간 맨투맨 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스웻셔츠들 이었고 이 조금 긴 녀석은 원피스로 보는게 맞겠지?
아무튼, 아까 봤던 동물들이 죄다 여기 있어 +_+ 정말, 무슨 동화책 펼쳐놓은 듯한 그런 느낌이 들었다.
포근하고 몽환적인 이미지 구현을 굉장히 잘했구나- 하고 감탄하던 차에 더 기가막힌 걸 보게 되었는데, 그건 바로 이 스커트.
주름이 예쁘게 잡힌 스커트였는데, 옆에 단추 디테일이 뭔고 했더니만, 같은 줄로 나란히 이어진 옆 단추를 통해 사이즈 조절을 할 수 있...
와 진짜 이거 뭐 엄청나노. 까리하네 진짜.
단추를 통한 사이즈 조절 옵션부터 볼펜꽂이 포켓도 넣을 줄 아는 실용적인 측면을 많이 강화한 마소영의 2013 겨울 컬렉션.
아 이것도 참 귀여웠더 -
이것도 사진은 윗 부분만 찍었는데, 이것도 원피스다. 역시 자수 플레이로 사랑스럽게 디자인 됐는데,
설마 했던 니가 나를 떠나- 버렸어 ♪ 는 아니고 설마 했던 저 단추, 맞다. 아까 본 그 스커트와 동일하게 이 원피스도
단추를 통해 사이즈 조절을 가능하게 한 친절한 기능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 +_+.
이 원피스를 보니까 그 생각이 났다.
어렸을때 디키즈 면바지를 처음 샀는데 허리 뒷 춤에 뭔가 박음질이 되어 있길래 "이건 모꼬?" 하고 봤더니만
그걸 튿으면 허리 1인치가 늘어나게끔 되어 있던 그 엄청난 배려(?). 마소영의 컬렉션에서 내가 그 생각을 하게 될 줄이야 ㅋ
방대한 양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더 집중해서 볼 수 있었던 컬렉션이 아니었을까 싶다.
(사진은 아까 내가 귀엽다고 했던 그 옷)
마소영 2013 겨울 컬렉션 프레젠테이션에서는 과자를 핑거푸드로 제공해 줬는데
이야 ㅋ 기가막히게 또 동물 모양 과자야 +_+ 이런 디테일한 설정 난 참 좋다구 ㅋㅋ
그리고 함께 준 봉투를 뜯어보니 이런 것들이 나왔다.
아까 옷에서 먼저 봤던 마소영 볼펜과 숨은그림찾기, 그리고 처음에 봤던 그 엄청난 핸드메이드 나무 브로치 (난 여우가 나왔네),
그리고 스티커가 나왔다. 여기서 포인트는 저 숨은그림찾기 종이인데, 그냥 하라고 만든게 아니라 저걸 다 찾은다음 응모를 하면
추첨을 해서 마소영에서 직접 컬렉션 제품을 상품으로 준다는 것 ㄷㄷㄷ
여자 의류지만 나도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음 후후후.
(근데 뭐, 내가 설마 뽑히겠어 ㅎㅎ)
알게 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도시적이고 세련된, 힙한 브랜드보다 괜히 더 정감가서 좋은 브랜드 마소영.
이번 시즌에도 귀여운 디테일과 스토리텔링으로 나를 웃게 만들었다.
정말, 동화책을 입는 그런 느낌이었어.
소형아 고생 많았어 - 컬렉션 잘 봤다 ㅎ 초대해줘서 고맙고,
디자이너 마소영님은, 첫 인사에 승재 얘기를 해서 안좋게 기억하는걸로..ㅇㅇ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