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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Recap

압도적인 스케일, 분명한 컬러감. 내 마음에 쏙 든 Anish Kapoor(아니쉬 카푸어)展.

 

곧 끝나는 전시, 'Anish Kapoor'展 을 보러 삼성미술관 리움에 다녀왔다.

 

 

'서도호-집 속의 집'展 이후 첫 방문이군.

 

 

이 타이포 마음에 든다.

 

 

자, 아니쉬 카우어에 대한 설명은 이러함.

글로 그냥 쭉 적을까 했으나, 눈 크게 뜨고 읽어보면 좀 더 집중도 될 거고 머리에 잘 들어올 것 같아서 그냥 사진으로.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정말, 어쩜 이렇게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 처럼 보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건데,

 

 

뭐 복잡한 장치가 막 있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막..

 

 

여전히 위아래가 뒤집힌..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의 또 다른 특징 이라고 해야 되나?

작품이 (뭐, 다 그런건 아니지만) 정말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한다.

이 'Cave'도 그런 엄청난 스케일을 자랑하는데,

저 안쪽이 그냥 텅 비어 있는데, 아 정말, 이건 실제로 본 사람만 알거다..

그 희한한 기분..

 

  

 

다음 작품은 아니쉬 카푸어를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인 '붉은 색의 은밀한 부분을 반영하기'.

 

 

인도 작가 답게 강렬한 색감이 눈에 띄는 작품이다. (그래서 내 스타일 이기도 하다)

 

 

색채 안료에도 상징과 영적 의미를 부여 한다는데, 솔직히 나는 그게 무슨 소리 인지 까지는 잘 이해 못하구 ^^

그냥 너무 예뻐..

 

 

만져보고 싶다. 

 

 

리움의 그라운드 갤러리에서 가장 오래 멈춰 있던 곳. 작품명은 '무제'.

이게, 반구형이 각 벽 마다 부착 되어 있는 건데, 반구의 내부가 텅 비어있다.

 

 

별 거 아닐 수도 있는건데, 난 그게 왜 그리도 멋있어 보였을까.

빈 공간을 빈 공간으로 뒀을 뿐인데, 빈 공간이 꽉 찬 공간 처럼 보이는 그 신기한 느낌 때문인가.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이 정말, 아까도 말했지만, 날 참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만들어 버리는 그 희한한 힘에 놀랐다.

 

 

그리고 쉬지 않고 나를 바보로 만들었던 다음 작품. 'Yellow'.

 

 

이게 사진으로 찍어놓으니 좀 선명하게 딱 보이는 것 같은데,

실제로 가서 보고 있으면 이게 도대체 들어간 건지 튀어 나온 건지, 진짜 파이기는 한건지, 그냥 그림은 아닌지..

진짜 한참을 여기서 보고 저기서 보게 만드는 그런 작품이다.

 

 

이렇게만 봐도 정말, 이게 들어간 부분인지 나온 부분인지 알겠냐고 ㅋㅋ

 

  

 

이 작품도 그런 식이었다. '땅' 이라는 작품인데, 난 처음에 이게 그냥 검정색 그림을 그려둔 거라고 생각을 했다.

근데 계속 보니까 '어? 진짜 파 놓은건가?' 라는 생각이 들더니 그때부턴 이게 그림인지 실제 구멍인지 구별이 안되는 거지;;

아 정말 한참 들여다 봤다.

 

 

그러고 보면 아니쉬 카푸어 덕분에 '빈 공간'을 정말 한참 쳐다보게 되는 경험을 처음 해 본 것 같다 ㅎ

빈 공간이 빈 공간이 아닌게 되는 그런 절묘한 순간을 느낀 거다.

 

 

그라운드 갤러리 관람을 마치고 블랙박스 위로 올라가 보기로.

 

 

여기서 보니까 좀 티가 나네.

 

 

근데 그렇다 해도 결국엔, 이 엄청난 스케일에는 계속해서 놀랄 수 밖에 없다는 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니 아니쉬 카푸어의 대표작 '나의 붉은 모국'이 뙇!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는 거대한 왁스 덩어리를 거대한 해머 추가 움직이며 본래의 모습을 무너뜨리고,

다시 그걸 새로운 모습으로 만들어내고, 그걸 유지시키고..

일단 다 떠나서 역시, 스케일에 압도...

 

  

 

이게 그러니까 이렇게 한 자리에 서서 보고 있으면,

 

 

해머 추가 저렇게,

 

 

느껴지나?

 

 

쉬지 않고 계속 저렇게 조금씩 움직인다.

 

 

덕분에 정말 신기한 공간이 만들어지는 그런 절묘한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My body Your body'는 좀 무서웠다. 제일 먼저 떠오른게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사우론의 눈 이었으니까.

모든 걸 다 빨아들일 것만 같은 블랙홀 같기도 하고, 정말 매섭게 노려보는 고양이의 눈 같기도 하고..

 

 

그러고 보면 그라운드 갤러리에서 본 Yellow 라던지, 사진엔 없지만 흰색 벽에서 바깥으로 돌출되는 모양을 지닌

When i'm pregnant 라던지 하는 밝고 온화한 느낌의 작품과는 굉장히 대비되는 느낌.

 

 

이 'Stack'도 그런 느낌이었다. 이 블랙박스 에서 본 작품들은 하나같이 어둡고 무서운 느낌이네.

 

 

처음엔 이게 뭔가 했는데, 낯이 익다 하고 자세히 보니 지게차를 가지고 만든 작품이더라.

 

 

근데 뭔가 되게 괴기스러운 느낌이..

 

 

피 묻은 뼈 같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오토 제네레이션 시리즈 보다는 보이드 시리즈 (Yellow 같은.) 들이 참 마음에 들었다.

밝은 느낌도 좋았고, 강렬한 색감이나 웅장한 스케일도 좋았고.

 

 

내부 전시를 다 보고 야외 전시도 보러 나와봤는데, 아쉽게도 해가 많이 져서 이 작품들의 진면목은 경험할 수 없었다.

 

 

그래도 오랫동안 이 곳에 자리하고 있던 거미 형님을 밀어내고 새롭게 들어온 녀석이니, 한동안 여기 있겠지? 나중에 다시 보러 와야겠다 ㅋ

 

 

왜 이걸 해가 지기 전에 봐야 하느냐 하면,

 

 

상상은 당신의 몫.

 

 

아니쉬 카푸어에 대해 사실 잘 알진 못했는데, 이 야외전시를 보다가 머릿속에 번쩍! 하고 떠오른 장면이 하나 있었다.

영화 '소스코드'에서 아주 중요한 단서 역할을 하는 바로 그 조각.

미국 시카고의 밀레니엄 공원에 세워진 'Cloud Gate'가 그럼 설마!!! 한거다 진짜 딱 이 야외전시 보는 순간에 ㅋ

아, 전시를 다 보고 나서야 얼마나 대단하신 분이었는지를 눈치채다니 ㅎㅎ

정말 끝까지 나를 작아지게 하는 아니쉬 카푸어구나..

 

  

 

그래도 전시 끝나기 전에 봐서 다행이다 ㅎ

사람 좀 없을 때 여유롭게 보고 싶었는데 그 목적도 달성했고 ㅋ

 

영화 '소스코드' 안 본 분은 꼭 보시길 ㅎ 굉장히 재미있는 영화니깐 +_+

(글의 결말이 왜 영화로 끝나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