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지난 16일 금요일 저녁,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주목할 만한 스토어가 두 곳 오픈 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Red Wing Shoes (레드윙 슈즈) 코리아 스토어다.
레드윙은 1905년 부터 지금까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미국 부츠의 명가로,
데이비드 베컴, 브래드 피트 등 유명 셀렙들이 애용하는 부츠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의 톱 스타 기무라 타쿠야가 착용했던 부츠로 알려지며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이에, 아메리칸 캐주얼과 아웃도어 룩이 강세가 더해지며 부츠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날이 갈 수록 커져만 갔고
그 중심에 서 있던 레드윙의 공식 한국 진출 선언은 아마도 많은 이들에게 굉장히 반가운 소식 중에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다.
비 오는 날씨에 우산 들고 카메라 메고 투덜투덜대며 걸어갔지만 여기서부터 뭔가 매장의 분위기가 범상치 않음을 느낌.
기대돼....
이제부터 보게 되는 것들은 '여기가 신발가게 맞아?' 라는 착각에 빠지게끔 하는 것들인데,
실제로 부츠 제조 공정 중 스티치 작업을 할때 사용하는 이 기계부터,
1950년대에 실제로 누군가가 열심히 신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리쉬 세터' 부츠까지,
'아, 이곳이 그냥 부츠만 파는 그런 가게는 아니구나' 하게 되는 오브제들을 제일 먼저 만나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이곳이 왜 서울 매장, 압구정점 이런 표현대신 "코리아 스토어"라고 불리는지 알 수 있었다.
그와 함께 이곳 레드윙 슈즈 코리아 스토어에서는 레드윙 부츠가 어떤 공정을 통해 만들어지는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왼쪽에 걸려있던 가죽 소재들을 저기 진열장에 보이는 순서대로 자르고 꼬메고 붙이고 뚝딱뚝딱 -
라스트 위에 얹혀서,
코르크 필링 과정을 거쳐 완성을 하는 단계에 대한 설명에,
슈케어 제품들에 대한 사용법까지 안내를 다 해주니, 이쯤되면 이곳을 "박물관"이라 불러도 될 법 한 수준이 아닌가 싶었다.
빈티지 애드버토리얼 포스터도 전시 되어 있었음.
지금까지 본 것들이 입구의 왼편에 모두 모아져 있었고,
오른편으로 고개를 돌리면 이 짧은 복도를 마주하게 되며 그 뒤로 저기 뭔가 베일에 쌓인것 같은 공간이 보이게 된다.
그 복도 중간에도 이렇게 또다시 빈티지 레드윙 부츠들이..
멋있다.
부츠도 멋있지만, 이런 방식의 셋팅이 너무 멋있었다.
가볍게 봐선 안되는 브랜드구나 - 하게 되는 그런? ㅎㅎ
그리고 그 복도의 끝에는
레드윙 부츠에 사용되는 가죽 원단들이 이렇게 널려져 있었는데,
이게 조금 전 사진에서 봐서 알겠지만 복도 앞쪽에서 매장 안쪽을 볼 수 없게끔 막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처음엔 이게 왜 하필 여기에 놓여져 있었을까 했는데,
나중에 듣자니 일부러 이렇게 해 놓았다더라.
공간을 좀 나눌 필요성을 느꼈고 정확히 공간의 용도를 구분짓기 위함도 있어서라고 ㅎㅎ
매장 안쪽은 이렇게 생겼다.
(오프닝 리셉션 타임이라 사람들이 좀 많았음)
발 치수를 재어주는 기계.
직원들이 손님들에게 정확한 사이즈 전달 및 선택에 도움을 주기 위해 무료로 발 치수를 재어준다.
매장 중앙에는 이렇게 아일랜드를 두어 관리용품을 소개 및 판매하고 있었고,
+_+
이런 인테리어 오브제들은 레드윙슈즈 미국 본사에서 직접 공수 받았다고.
그들의 헤리티지와 오리지널리티를 그대로 전달하고자 하는 레드윙 코리아의 노력이 엿보이는 순간 이었다 ㅎ
내가 레드윙에 빠삭한 사람이 사실 아니라서 뭐가 뭔지 딱딱 알아맞추진 못하지만, 하나같이 다 멋있다는 건 알겠더라.
무엇보다 인테리어를 정말 잘해놨음.
여기에도 빈티지 부츠가 +_+
진짜 뭐 하나 빠질게 없는 소품 활용에 감탄했음 ㅎ
그리고 그 한켠에, 레드윙 미국 본사의 댄 달 사장이 있었다.
이번 레드윙 슈즈 코리아 스토어 오픈을 위해 직접 한국을 방문했다고.
(키가 어마어마하게 크더라;;;)
부츠가 정말 종류별 컬러별로 다양하게 디스플레이 되어 있었는데,
여기서 주목할건 부츠가 아니라 부츠를 올려둘 수 있도록 배치한 저 나무 진열대.
이건 300년전에 실제로 미국의 어딘가에서 건축물에 쓰여졌던 고목이라고 한다.
그걸 그대로 들여와서 이렇게 재활용을 했다고 ㄷㄷㄷㄷ
그 얘길 들으니 갑자기 나무밖에 안보여;;;;
댄 달 미국 본사 사장과 함께 서 있는 아담한 체구의 신사는 레드윙 슈즈 아시아 지사장 미치야 스즈키.
사진에는 없으나 현재 레드윙 슈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직을 맡고 있는 이와사키 아키까지 총 3명의 글로벌 헤드가
레드윙 슈즈 코리아 스토어 오픈을 위해 힘을 모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오픈 당일 내내 매장안에 상주하며 리셉션에 온 방문객들과 함께 오픈을 축하하는 모습도 보여주었지)
그리고 레드윙 슈즈와 각별한 관계에 있는, 브리티쉬 헤리티지의 장인, 나이젤 카본 형님(?)도 이 날 레드윙 슈즈 코리아 스토어를 찾았다.
빗방울에 젖은 안경을 자신의 셔츠로 닦으며 들어온 나이젤 카본 형님(?). 생각보다 너무 귀여운 모습에 내가 좀 당황했는데
옷 입는 센스가 역시 범상치 않음을 느끼고 '고수는 고수구나' 했네 ㅋ
두 분이서 무슨 대화를 나누셨을까..
"쟤 왜 자꾸 나 찍지?" 이러셨을까? ㅋㅋ
여기가 한국 맞나요?
압구정 로데오거리 안에 오픈한 레드윙 슈즈 코리아 스토어는 단순히 레드윙 부츠를 판매하는 매장의 오픈이 아니라
10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는 역사와 그들의 가치를 정식으로 알릴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것으로 봐야 하기에 더욱 기쁜 일이 아닐까 싶다.
물론, 정식 매장이 오픈했으니 아웃솔 교체나 슈 케어 등의 서비스도 편리하게 받아볼 수 있게 되었고 ㅎ
레드윙 슈즈 코리아 스토어는 압구정 로데오 거리 칼하트 매장 바로 앞에 오픈 했습니다.
압구정로데오역 6번 출구에서 도보 3분 거리 밖에 안되니 한번씩 들러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획일화 된 인테리어의 신발 전문 편집매장에서만 보던 부츠를, 진짜 부츠가 있어야 할 곳에서 제대로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절대 그냥 지나치지 마시길 +_+
레드윙 코리아 ! 오픈 축하해요 ! 고생 많으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