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가을.
아름다운 색감.
오랫만에 '대낮의' 이태원 방문이다.
가구거리의 벼룩시장을 구경하기 위해서 였는데,
내가 미리 계획했던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지만 다행히도 사람이 많지 않았다.
아무래도 오후에 몰리는 그런 간지 였던듯 ㅎ 뭐 잘됐지 난 좀 느긋하게 보고 싶었으니까 +_+
이게 매주 하는건지 아니면 뭐 가끔 하는건지 그건 잘 모르겠다 난 이번에 처음 알게 된 거라 ㅎ
앤틱이 내 취향은 아니었으나 요즘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져서인지 괜히 그냥 좀 둘러 보고 싶었던 마음이 컸기 때문에 온 거였다.
이태원 가구거리의 상점들이 저마다 자신들의 가게 앞에 이렇게 다양한 앤틱 제품들을 내놓고 평소보다 50~80% 싸게 판다는 뭐 그런식인데,
일단 대충 다 보고나서 생각해보니 80%는 거의 없었고 (진짜 80% 하는지도 모르겠고 ㅋ) 원채 가격이 비싼 것들이라 할인해도 그 가격이 ㄷㄷㄷ
어쨌든 나는 뭐 살 생각으로 왔던게 아니었어서 부담감 없이 카메라 하나만 들고 눈요기를 하기 시작했다 +_+
작게는 뭐 이렇게 정말 작은 아이템들 부터,
이렇게 큰 가구들까지 정말 다양한 크기와 형태와 종류의 것들을 한눈에 볼 수 있게끔 진열해 두고 있었다.
그러다 중간에 만났던 이 빈티지 소품 가게. 좀 쩔던데?
특히나 이 트렁크들은 좀 멋있었어...
그리고 빈티지 아이템 중 젊은 또래 매니아들이 제일 열광하는 코카콜라 제품들도 ㅎ
나도 코카콜라 빈티지 제품들은 '역시나 로고의 힘이 크지만 아무튼' 좋아하는데 상인들이 그걸 모를리 없지 ㅋ
찾는 사람이 많다는걸 아니 자연스레 코카콜라의 빈티지 제품들은 그 가격이 뭐 상상도 못할 수준임 ;;;
그래서 그냥 구경만.. 구경만..
맨 왼쪽에 있는 의자 좀 재밌던데?
양 옆으로 나 있는게 '약간의' 손잡이 역할과 엉덩이 옆쪽을 지탱해 주는 거고 저 뒤로 나와있는 부분이 엉덩이 중앙부분 받침대 ㅋㅋ
잠깐 앉아봤는데 의외로 편했어!!!!
빈티지나 앤틱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겐 확실히 관심 끌기 충분한 것들이 많았다.
그래서 그런 얘기도 있다던데 -
이태원 가구 벼룩시장은 VMD들의 전쟁터라고 ㅎ
저런건 얼마나 하려나;;;
저기 안쪽에 7up!
유모차 포스도 남다르고..
다리미판과 그 위에 저 다리미들..
아 남달라 진짜..
이거 좀 재밌더라 ㅎ
특히 저, 오른편에 보이는 책상이랑 의자 붙어있는거 ㅎ
잘 보면 발판도 있다 +_+ 책상 앞쪽에 파인 홈은 연필 같은거 두는 공간 인듯 싶고? +_+
이런 디테일들 보는 재미가 남달랐다 ㅋ
초등학생용 사이즈 같아 보였는데, 참 귀여웠어 ㅋ
사람이 많지 않아 느긋하게 내 맘대로 볼 수 있어 좋았는데,
그만큼 상점 주인분들이 자꾸 달라붙으려고 하셔서 그건 조금 부담스러웠네 +_+
특히나, 내가 어디의 누군지는 말 안하겠는데, 거 왜 있잖나 그, "니네가 뭘 알겠니 내가 설명해 줄께 잘 들어" 라는 식으로 멘트 날리는 아줌마.
거 뭐 대단하다고 으시대고 진짜.. "내가 이거 팔 생각이 없었는데" 라고 입 여시는데 정말 듣기 불쾌했던..
그런 분들 때문에 조금 아쉬운 건 있었다.
어쨌든 내 목적은 눈요기 였으니, 실컷 안구정화에 집중하기로 +_+
이 빨간 의자는, 햇빛을 받고 있어서 였는지 몰라도 너무 아름다워 보여서 내가 좀 고민도 됐는데,
생각해보니 이런의자는 그냥 내가 의자 하나 마음에 드는거 싸게 사서 도색하는게 더 나을듯 ㅋㅋ
그래 뭐, 이렇게 배우기라도 하면 그게 남는거지 +_+
그치만 이 꽃그림 같은건 내 능력 밖이니..
......
이건 장식용 미니 술병 이었는데 (안에는 진짜 술이 들어있고 말이다)
저 병을 감싸고 있는 줄(?) 장식이라고 해야 되나 - 그 디테일이 장난 아니어서 놀랐다 ㅎㅎ
2만원 달라시데 ㅋㅋ
이번에 벼룩시장 돌면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곳 +_+
일단 뭐 나와있는 제품들이 내 취향에도 얼추 맞아들었지만
그보다 사장님 내외분이 너무 친절하셔서 ㅠ 아까 느꼈던 그 괴상한 아줌마의 불친절함을 잊어버릴 만큼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내가 ㅠㅠ
여기부턴 다 그곳 사진 ㅎ
와 이거 포스 쩔어...
기억하는 사람 있으려나? ㅋㅋ 이 연필깎이 ㅋㅋㅋ 아 진짜 추억이 새록새록 ㅠㅠ
다리미도 쩔긔 -
결국 이곳에서 무너져 버렸다 나는 ㅋㅋ
아니 근데 ㅋㅋ 무슨 가구거리 벼룩시장 와서 장난감을 사 ㅋㅋ 나도 참 못말려 ㅋㅋ
하지만 귀여운걸 어떡해.. M&M 초코렛이 들어가는 통인데 가운데 M버튼을 누르면 선풍기가 돌아가는 거였다 ㅎ
초코렛은 없었으나 선풍기 작동도 잘 되구 로고도 약간의 흠집 빼곤 상태가 꽤 좋아서 +_+ 암튼 그렇게 구입 ㅋ
담아갈데 없지 않냐며 사장님이 봉투를 건네주셨는데..
센스..
역시 사야할 운명이었나..
친절하신 사장님 내외분 덕분에 기분좋은 구매도 하고, 날씨도 좋네 ㅎ
가을이야.
가운데에 저 빨간 호스 달린 스탠드 저거 좀 재밌더라.
와이어가 있는지 모양을 자유자재로 잡을 수 있어서 콘센트에 잘 꽃아두면 유용하게 쓸 수 있을듯 ㅎ
그러고보면 참 별게 다 있었어 옛날엔 ㅋ
산타 무서월....
유모차의 패기.
그러다가 저 멀리, 범상치 않은 상점 발견....
뭔가 블랙홀 스러운 기운이 막 뿜어져 나오던....
잠시 후에 가보기로 하고....
두부?
이런 데코레이션 하기 좋은 아이테들은, 역시 그 색감이나 로고, 폰트의 사용을 적절히 잘 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레트로 느낌의 폰트나 색감의 사용이 포근한 느낌을 전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그래서 이번에도 느낀게, 아까 의자 도색 얘기 처럼, 그냥 깡통 몇개 모아놓고 그 위에 내가 라벨을 디자인 해서 붙여놓고
그걸 인테리어 소품으로 써도 좋겠다 싶더라. 그게 훨씬 싸게 먹힐거니까 말이야 +_+
역시. 오길 잘했어 ㅋ
하지만 이런건 내가 못만듬 ㅋㅋㅋㅋㅋ
대체 이런건 어디서 컬렉 하시는거야 ㄷㄷㄷ
그러고보면 진짜 이런거 취급하는 가게 하시는 분들은 참 여러나라 돌아다니셨을 거 같다.
벼룩시장의 거의 끝길 쯤에서는 캘리그래퍼 장영호님이 이렇게 재능 판매도 하고 계시고 ㅎ
(마인드앤카인드 오픈때 이후로 페이스북 친구도 되고 이렇게 또 뵌건데 알아봐주시고 너무 감사했어요! 다음엔 대화도 좀 느긋하게! ㅋ)
+_+ 자전거도 자전거지만, 저 스탠드 저건 뭐지? 웬지 전화기가 나올것 같은 사이즈인데.. ㅋ 이쁘다!
그리고 아까 봤던 그 블랙홀 같던 상점을 지나치게 되어 살짝 들여다 보기로 했는데.. 와.. 여긴 뭐 입구부터 범상치가 않다....
워메... 뭐 찾기도 힘들겠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
무서워 ㅋㅋㅋㅋㅋㅋㅋ
더 있기 힘들어서 나왔는데, 아 여기 진짜.. 빈티지 제품들 좋아하는 분들에겐 장난 아니겠더라;;;
내가 이쪽 취향이 아닌게 천만다행이었어 ㄷㄷㄷㄷ
좀 걷다보니 읭?
저 분들 ㅋㅋㅋㅋ 양산이 ㅋㅋㅋㅋ
나중에 일어나신 모습도 봤는데 복장도 완전 풀셋트 갖추셨던데 ㅋㅋㅋㅋ
그 막, 르네상스 시대의 귀부인들이 눈 앞에서 왔다갔다 하던 느낌? ㅋㅋㅋㅋ
역시 이곳에도 범상치 않은 분들이 많으셨어 +_+
노란색 >_<
오옹- 저기 저 주유기 저거- 오옹-
+_+
나이프 손잡이 봐 저거저거 ㅎ
돌아오는길에, 아까 기분좋게 대해주셨던 친절하신 사장님 내외분께 다시 가서 이번에는 매장 안쪽에 있는 것들을 구경해 봤다.
"안에 재밌는거 많으니까 이따가 또 와요" 하셨던 말이 기억나서, 친절하셨던 그 응대도 마음에 들고 해서 간건데 와 -
여기 뭐 카메라들이 어마어마해;;
심지어 다 작동도 된다던데;;
스벅!
오른쪽 아래 저거, 영화에서 본 적 있는 사람들 좀 있을듯?
계산기 같은거 그거 ㅋㅋ 영수증 촥촥 나오는, 챙 모자 올려쓴 대머리 할아버지가 코 끝에 안경 걸치고,
흰 셔츠에 멜빵바지 입고 양 팔에 토시 끼운 그런 모습으로 앉아서 타닥타닥 두드렸을 것 같은 그거 ㅋㅋ
이건 체스판인데, 보면 알겠지만 판이랑 말이 모두 돌임;;;; 직접 깎아 만든 그런거라고 ㄷㄷㄷ
히야 - 코카콜라 인것도 신기한데 스태인드 글라스야 ㄷㄷㄷ
이게 좀 대박이었다.
이거 축음기인데
왼쪽이 LP판 올리는 곳이고 오른쪽은 라디오 주파수 맞추는 ㅎ
그리고 아래쪽 전체가 엠프로 되어 있어서 (실제로 들어보진 못했지만) 깊이감 있는 사운드 출력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이게 놀랍게도 45만원 밖에(?) 안하더라;; (원래 65만원 이었는데 세일하는 중인듯)
요새 뭐 셔츠 한장에 그정도 가격하는 브랜드들이 많아지는데, 이런곳에 투자를 하는것도 '취향만 맞는다면' 가치있지 않을까 싶네 ㅎ
사장님 내외분께서 이것저것 (사실 먼저 물어본 것도 아니었는데) 설명해 주신게 많아서 빈티지 제품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시간도 됐다.
모처에 따로 창고가 있는데 거기 가면 정말 많은 빈티지 제품들이 있다시며,
다음달에 매장 내 디스플레이를 한번 싹 바꿀 예정이니 꼭 다시 오라 하시던 사장님 ㅎ
정말, "이분이 지금 장사를 하려고 이런 말을 하는구나"가 아니라 "아 정말 좋아하시는구나"라는게 느껴져서 더 좋게 기억될 것 같다 +_+
※ 기분좋은 친절함과 구경을 허락해 주신 감사의 의미로 이 가게만 따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상호는 Grease (그리즈) 입니다. 이태원 해밀턴 호텔쪽에서 시작되는 가구거리를 따라 걷다보면 삼거리가 하나 나오는데
바로 그 삼거리 모퉁이에 보라색 간판으로 Grease 라고 상호 적힌 간판이 보입니다.
그곳이 좀 전에 제가 얘기한 그 곳이구요, 매장이 막 크고 그런건 아닌데 인테리어를 바꾸는 방식으로
(어딘지 말씀은 못 드리나 조금 멀리 있는) 창고에 있는 가구들이나 소품들을 새로 소개하고 그러는것 같더라구요 -
굉장히 친절하게 응대해 주시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번 놀러가 보는 것도 좋지 않나 싶습니다 ^^
전화번호는 02.3789.1767 입니다 +_+ 그럼!
그렇게 산책을 마치고, 힙합 점심이 먹고싶다! 라는 나의 요구에 이날 함께 동행했던 이태워니언 덕관이는 Two Broz 라는 버거집에 날 데려갔다.
내가 상상했던 힙합은 아니었고,
세미힙합 정도 됐음.
ㅋㅋㅋㅋㅋㅋㅋ
"햄버거는 손으로 들고 먹을 수 있어야 한다. 라는게 내 지론이라 수제버거 사실 별로 안좋아 하는데
여기는 손으로 들고 먹을 수 있게끔 되어 있어서 괜찮았음.
내가 주문한건 포테이토 뭐시기 였고,
덕관이는 더블 어쩌고 였다. 고기 두장 짜리.
반반 나눠서 바꿔 먹어봤는데 둘 다 맛 괜찮더군 +_+
역시 뭐 가격은 다른 수제버거 가게 들과 별 차이 없었어서 쉽게 가기는 어렵겠지만
괜찮은 만족감이었음 !
암튼, 구경 잘했네 오늘 !
다음에 또 할때 시간 나면 가봐야겠다 ㅋ
뭔가, 큰 가구들은 무리더라도, 소소한 데코레이션 용 아이템 같은건 잘 보면 건질께 좀 있는 느낌이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