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로 내 소식을 접하는 팔로워분들이나 내 주변에 있는 분들은 대충 소식을 접했겠지만, 내가 사실 요새 몸이 좀 안좋다.
2주전에 사무실 근처 병원에 가서 MRI를 찍었는데 의사선생님이 정색하며 큰 병원에 꼭 가보라고 겁을 주시는 바람에 삼성서울병원에 다니고 있다;
오늘은 이 병원에 두번째 방문하는 날인데, 전에 와보고 아니 여기가 병원이야 호텔이야 세상에 이런곳도 다 있구나- 싶어 오늘은 디카를 챙겼;;
다시 봐도 참 여기는 시설이 끝장나는구나;; 그치만 시설이 아무리 좋으면 뭘 하나 여기도 결국 병원인 것을..
없던 병도 생기는거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드는게 병원이라는 곳이 가지고 있는 알수없는 마력인지라 오늘 CT 촬영을 하러가서도 기분은 찝찝했다;
암센터에 들어가는것도 찝찝했고 조영제라는거 주사 맞으면서 CT촬영 하는것도 너무 불쾌했고;; (서비스 얘기가 아니라 약 얘기임; 조영제 으윽ㅠ)
그리고 뭐 다 좋은데 이렇게 큰 종합병원이 결정적으로 마음에 안드는건 역시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거겠지..
외래환자는 뭐 검사 한번 받으려면 첫 방문에, 검사 하기로 한 날 방문에, 결과 들으러 가는날 방문에 최소 3일을 거의 1주 간격으로 가야 하니
내 병이 이러다 더 악화되는건 아닌가 몰라 하는 불안한 기운만 더 커지는것 같다;
아무튼 다음주에 결과를 받기로 하고 그곳을 나와 내가 라섹수술을 했던 눈앤아이안과를 오랫만에 방문했다.
어제 안과에서 전화가 왔는데 원장선생님께서 선물을 주시겠다며 선물 받으러 오라는 황송한 소식을 전해주셨더라 ^-^;
간단히 눈 검사를 받았는데 수술 받은지 1년 하고도 6개월이 지났는데 아직까지도 시력이 1.5에 가까우며 관리가 잘 됐다라는 기쁜 소식도 듣고,
그리고 문제의 선물 이라는 것을 받게 되었는데 우어;; 이거 뭐 나보다 품격이 한 17배는 더 높아 보이는 도자기 찻잔 셋트를 ㄷㄷㄷ
듣자니 작년 구스타프 클림트 전시회때 한정 발매가 된 컵이라는데 (무려 한국도자기 제품) 컵에는 얼마전 무한도전을 통해 소개 되기도 했던
클림트의 '유디트'가 멋지게 표현되어져 있어 정말 이거 차 한잔 마시려면 멋진 수트 한벌 빼입고 마셔야 할것 같은 간지가;;
원장선생님께서 내게 이걸 주시는데 병원 다른 의사선생님과 간호사분들도 처음 보신다며 모두 모여 구경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ㅎ
가뜩이나 요새 몸 상태가 말이 아니라서 사실 뭐 기력도 없고 뭐에 대한 의지도 딱히 없는것 같고..
심신이 지칠대로 지친 상태라 요새 참 뭐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데 이렇게라도 잠시나마 웃을 수 있는 에피소드를 갖게 되어 오랫만에 웃어보네 ^-^;
주위 사람들이 이러저러한 일들로 힘들어 할때면 항상 훈계하듯 따끔하게 일침을 가하며 그럴때일수록 힘내라고 하는 나인데,
정작 내가 그 상황이 되니까 역시나 정신 못차리겠는게 참 끔찍하다;
빨리 기운 차리고 싶다.
사람들도 밤 늦게까지 만나고 싶고 별 것도 아닌 일에 깔깔대며 웃고도 싶고 ㅎ
병원, 그만 다니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