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라이카(Leica)하면 정적이고 느린, 그런 이미지들이 먼저 떠오르곤 하는데 이번만큼은 달랐다.
젊은 에너지가 가득 넘치는 것 같은 이 활기찬 분위기.
주말에 찾은 라이카 스토어 강남점은 평소와는 다른 조금은 들뜬 느낌이 가득했다.
마침 매장 앞 한 켠에 마련된 그래피티월에서는 매드빅터(Badvictor) 소속 마파(Mapa)의 라이브 퍼포먼스가 한창!
뭘 그리는걸까 궁금했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아마도 나중에 라이카 로고 부분만 도려내는(?) 작업을 하게 되는듯 +_+
그 작업은 좀 더 걸릴 것 같아서 나는 매장 안으로 들어가봤다.
오랜만에 들른 라이카 스토어 강남점은 여전히 블랙 & 레드의 볼드한 무드가 가득.
언제봐도 참 멋진 것 같다 이 조합은.
나도 한 대쯤 가져보고 싶은 라이카.
전에 운 좋게 라이카T와 라이카M모노크롬을 써본 적이 있는데
정말 '이래서 라이카 라이카 하는구나' 할 정도로 아웃풋이 마음에 들어서 더 좋아하게 된 브랜드인 것 같다.
매장 가장 안쪽에 마련된 미니 갤러리에서는 이 날의 메인 이슈였던 사진 전시가 한창이었다.
이번 전시 타이틀은 'a Fleeting Moment'.
포토그래퍼 강지훈이 지난 1월, 약 2주에 걸쳐 다녀 온 파리와 런던에서
M10(디지털), M7과 MP(필름) 총 3대의 카메라를 가지고 기록한 스케이트보드 크루의 모습들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였다.
그의 인터뷰에 따르면 스케이트 컬처 기반 패션 브랜드는 대중에게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데
그에 비해 스케이트보드 컬처 자체는 아직까지도 대중들에게는 친숙하지 않은 것이 아쉬워서 기록하게 되었다고 한다.
RF 카메라를 사용한 건 그것 만으로도 충분히 순간의 포착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는 뜻이었다고 +_+
사진을 하나하나 감상하려는데, 문득 여기 갤러리 벽에 원래 그래피티가 있었나- 싶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번 전시 때문에 마파(좀 전에 바깥에서 라이브 퍼포먼스를 하고 있던 그래피티 아티스트)가 직접 그래피티로 분위기를 돋군 것이라고.
한가지 재미있던 건, 사실 라이카 측에서는 벽에 색깔만 입히는 것으로 최초 계획을 세웠었으나
포토그래퍼 강지훈이 이런 제안을 즉흥적으로 해서 진행하게 된 새로운 플랜이었다는 점이다.
이런 아이데이션이나 무브먼트를 쿨하게 수용해 준 라이카도 정말 멋진 것 같다 생각한 대목.
베를린에는 가본 적이 있지만 런던과 파리는 아직 가보지 못한 본인이라 이런 유럽의 거리 사진은 언제 봐도 정말 멋진 동경의 대상.
그 프레임 안에서 자유롭게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젊은 친구들의 모습을 보니 더욱 여행을 떠나고 싶어지는 기분이다.
물론 라이카가 함께라면 더 좋겠지?
(하지만 현실은 소....)
그렇게 사진 작품들을 쭉 둘러보는데,
오 이제보니 갤러리 곳곳에 스케이트보드 데크와 기물들이 ㅋ
깨알같은 디테일이군.
와 이걸 다 어디서 구해왔는고 -
라이카 매장 안에서 이런 디제잉과 사진 전시를 보게 될 줄은 몰랐는데 참 재밌네-
나중에 관계자에게 들었는데 라이카는 수년 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포토그래퍼와 협업을 통해
매장 내 전시 공간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그 내용은 사실 알고 있는 부분이었는데 그 다음에 이어진 이야기가 좀 인상적이어서 기록으로 남겨본다.
"화려한 수상 경력이나 전시 경험은 중요하지 않다"
"사진을 통한 표현의 열정과 창의적인 이야기 전달력을 가진 작가라면 더 많은 전시 기회를 우리는 제공하려 한다"
캬 -
그 대목에 감동하다가 일단 부리또가 보이길래 배부터 달래주고 ㅋ
전시장 안에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서 나는 잠시 밖으로 -
마침 날이 더워서 매장 앞에 셋팅 되어있던 음료를 좀 마시려고 했는데
옹? 스텔라 아르투아는 그렇다 치고, 페리에가 스트로베리 맛이 있나보네? 싱기방기 ㅎ
오 - 이제 마파의 그래피티 라이브 퍼포먼스가 거의 끝나가나보다 사람들이 많네!
역시 이제 드러난 라이카의 선명한 타이포그라피 +_+
이쁘다 이뻐! 그래피티가 더해져서 그런지 뭔가 더욱 에너지가 느껴지는 기분이야 +_+
라이카의 사진전은 일요일을 제외하곤 라이카 스토어 강남점에서 언제든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아마도 오프닝 세레머니때처럼 사람이 붐비거나 하진 않을 듯 하니, 편하게 원하는 시간에 들러 감상해보면 좋을 것도 같다.
아 - 나도 여름에 도쿄 여행 가게 될 거 같은데, 라이카 카메라 들고 가보고 싶네 ㅋㅋㅋㅋ
포토그래퍼 강지훈이 꼽은, 가장 마음에 든다는 작품을 소개하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