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 아침이 밝았다.
일단 눈 뜨자마자 전날 밤 숙소 들어올 때 편의점에서 사왔던 것들로 아침 허기를 좀 달래주며 잠을 깼는데,
아 - 날씨가 정말 예술이로구나!
한국에서 일본으로 오기 직전에 확인했던 일기예보는 비 또는 구름 낀 날씨여서 걱정이 많았는데,
역시 기상청은 이번에도 이렇게 완벽하게 오답을 ㅋㅋㅋㅋ
덕분에 기분 좋게 숙소를 나설 수 있었다.
좋아요 좋아 일본 느낌 +_+
하라주쿠로 가는 길에 무슨 축제를 준비하는 것 같은 광장일 지나치게 됐는데
인형 탈 같은 걸 써 볼 수 있게 해놨길래 장난삼아 써 봤거늘,
왜 이렇게 잘 어울리지.
.....
.....
따사로운 햇살.
정말 걷기 딱 좋은 날씨였다.
이 날은 쇼와의 날, 녹색의 날이라 불리는 일본의 휴일이었다.
그래서 곳곳에서 행사 준비를 위한 도로 통제 준비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능.
몰라 - 나는 그냥 다 좋았어.
여유 가득한 무드.
지름길을 찾아 골목 구비구비를 쑤시고 걷다 보니,
어느새 시즈루(Sizzle).
내가 하라주쿠에 오면 반드시 들르는 스테이크 전문점.
이번에도 나는 시즈루에서 규 하라미 텐 쇼끄!를 주문해 먹었다.
밥이랑 샐러드, 미역국이 같이 나오는 것도 너무 마음에 드는데
무엇보다 스테이크를 젓가락으로 집어 먹을 수 있게 일일이 잘라 내어 주는 게 참 좋다.
아 저기 저 비비큐 소스 사이로 보이는 선홍빛 소고기 좀 봐 ㅠ
행복행 >_<
밥을 든든히 먹었으니 이제 열심히 또 걸어볼까!
응?
일단 자이레(Gyre)에 들러서 꼼데가르송(Comme Des Garcons) x 굿디자인샵(Good Design Shop) 부터 체크!
여기 들어갔다가 비밀의 머플러를 구입한 뒤,
원엘디케이(1LDK) 구경 싹 하고,
바깥으로 나와 다음으로 찾은 곳은 매스 & 바츠 아트 갤러리(Mass & Batsu Gallery).
이 곳이 루이비통(Louis Vuitton)과 프라그먼트 디자인(Fragment Design)의 컬래버레이션 컬렉션 팝업 스토어로 분했다는 소식에
실물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어 들르게 된 것이었다.
후지와라 히로시(Fujiwara Hiroshi)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곳을 만들던 과정을 미리 봤던 상태라
여기 들어선 이 열차 객차를 보는데 뭔가 소름이 +_+
마치 (실제는 아니지만) 뉴욕 지하철에서나 볼 법한 간지로 쿨한 무드를 입고 있던 루이비통 x 프라그먼트 열차.
그 내부 역시 팝업 스토어의 일부로 이렇게 협업 제품들의 전시를 뙇.
(저 뒤에 깨알 같이 노선도 만들어 놓은 것 좀 봐 ㅎ)
패치워크를 더할 수 있는 베레.
가격이 무려 70만원 ㅋㅋㅋㅋ
어차피 비싸서 못 사는 것들이었으나
"외국인에게는 판매하지 않는다"는 쿨한 가이드를 들은 나에겐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니 기념 사진이나 남겨두는 걸로 ㅋㅋㅋ
근데 기여엉...
아 - 내가 참 사고 싶었던 문제의 모노그램 토트백.
저렇게 입구를 조여서 들고 다닐 수도 있고
입구를 펼친 뒤 안으로 접어서 깔끔하게 만들어 들고 다닐 수도 있는 구조였는데,
생각보다 크기가 좀 작았지만 진짜 너무 이뻐서 "무리해서라도 살까" 고민을 잠시 해보았으나 -
역시 "외국인에게는 판매하지 않는다"는 직원의 답변 덕분에 나는 카드 값을 아끼는 것으로 ㅋㅋㅋㅋ
※ 외국인에게 팔지 않는 이유까지 듣지는 못했지만,
추측으로는 아마도 각 나라마다 할당 된 재고가 한정적일테니 외국인(아마도 중국인 리셀러)들이 사재기 하는 것을 막기 위한
나름의 고민 섞인 가이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 팝업 스토어는 바츠 갤러리와 매스 갤러리가 공동 운영하는 구조였기에
총 3동의 갤러리 건물을 돌아다니며 구경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래봤자 바로 옆 건물이고 단칸방만큼 작은 건물이라 별 부담은 없었음 ㅇㅇ)
아 - 루이비통 x 슈프림(Supreme) 컬래버레이션보다 솔직히 더 멋있었다고 생각한 DJ 백.
진짜 실물로 보니까 너무 아우라 가득해서 하마터면 지릴 뻔 ㅠㅠ
정신 줄 놓을 정도로 한참을 멍하니 서서 눈요기 하다가,
나는 또 갈 길이 머니 서둘러 하라주쿠를 떠나기로!
이번에는 오모테산도와 아오야마를 향해!
날씨 좋으니 걸을 맛 나네!
아모레(Amore, http://www.amorevintagetokyo.com)는 빈티지 명품 의류, 잡화를 다루는 곳이다.
여러 브랜드를 취급하긴 하지만 거의 샤넬(Chanel)이 그 중 8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빈티지 샤넬의 성지라 부를 수 있는 곳이다.
매번 지나치기만 하다가 이번에 처음 들어가봤는데, 진짜 눈 돌아갈만한 물건들이 엄청 많아서 깜짝 놀랐다능.
여성 관광객에게는 필수 방문 코스라 할 수 있겠다.
프리맨즈 스포팅 클럽(Freemans Sporting Club, http://freemanssportingclub.jp)은 동명의 뉴욕 소재 레스토랑이 그 역사의 출발점이다.
2013년 도쿄로는 바버샵, 테일러, 의류점, 레스토랑&바를 모두 만나볼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로 진출했다.
앞서 소개한 아모레와 성격은 아예 다른 곳이지만 어쨌든 아모레가 여성을 위한 공간이라면
프리맨즈 스포팅 클럽은 철저하게 남성을 위한 공간이라 할 수 있겠다.
아가를 위한 공간은 어디에...
^-^;;;;
다이몬지(Daimonji, http://www.daimonji.biz)는 도자기, 칠기 그릇 등을 다루는 곳이다.
일본 정서 혹은 전반적인 라이프 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가봐야 하는 곳으로
이 곳에서 파는 술잔이 진짜 어마어마하게 귀엽고 예쁘고 아름답다능....
꼭 가보라능....
아 참고로 다이몬지는, 우리말로는 '대문자'임 ㅇㅇ
하라주쿠에서부터 골목길을 통해 쭉 올라오니 파운드 무지(Found MUJI) 앞에 당도했다.
파운드 무지에는 일반 무인양품(MUJI)에 없는 제품들이 일부 있기 때문에 이 곳에 가면 들러보는 것이 좋은데,
이번에 내가 방문했을 땐 무슨 패브릭 관련 팝업 스토어 같은 것을 운영하는지
1층에 온통 다양한 무늬 들어간 천만 가득해서 깜짝 놀랐다.
그래서 그냥 잽싸게 2층 1바퀴만 돌아보고 나왔음.
예쁜 자동차가 참 많은 도쿄.
예쁜 골목길도 참 많지.
우리나라는 왜 이게 안될까.
아오야마에 왔으니 이쯤에서 당 충전을 좀 해야겠지?
곧장 카페 키츠네(Cafe Kitsune)를 찾았다.
근데 여기서 팔던 사이다 이제 더이상 판매를 안하나봐. 이번에 갔을때 아예 메뉴판에서 그 이름이 싹 사라졌더라;
토모마스(Tomomasu) 컬래버레이션 사이다라 병이 정말 예뻤던 건데 ㅠ
그걸 보지 못해 너무 아쉬웠음.
적당히 쉰 것 같아 다시 또 화이팅하며 쇼핑 투어를 시작했다.
일단 오프화이트(Off-White)부터 체크하고,
베이프(Bape)를 지나 언더커버(Undercover)로 -
그 외에 또 몇 군데 샵을 들어가 봤는데 뭐 별다른 이슈가 없어서 사진 촬영은 스킵했다.
그보다 아오야마를 떠나기 전에 간식을 좀 먹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요즘 도쿄에서 핫하다는 피자 슬라이스(Pizza Slice)의 2호점인 아오야마점에 들러 피자 한조각을 먹기로 했는데,
옴마 너네 누군데 이렇게 귀엽닝 +_+
옷도 싹 맞춰입고 피자 슬라이스 마스코트인 닌자 거북이 코스프레도 하고 ㅠ
피자 슬라이스에 무슨 행사라도 있는건가?
하고 들어가보니 세상에나!
마침 우리가 갔던 날이 피자 슬라이스 2호점의 오픈 1주년이 되는 날인지 피자 1조각을 주문하면 1조각을 더 주는 이벤트를 ㅠㅠㅠㅠ
1+1 완전 사랑함 ㅠㅠㅠㅠ 진짜 나이스 타이밍이었다 ㅠㅠㅠㅠ
그래서 목이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잠시 매장 구경.
나는 시부야에 있는 1호점만 가보고 아오야마에 있는 2호점은 처음 와봤으니깐 ㅋ
코와붕가!
아 피자야 내가 널 너무 좋아해 -
1호점보다 좌석은 좀 적은 것 같은데 느낌은 여기가 더 쿨해 보인다.
화장실 때문인가?
잠시 기다리니 곧바로 피자와 맥주가 뙇!
피맥타임 굿이에요 굿굿굿!
간단한 요기만으로 배를 든든히 채웠으니 이제 하라주쿠로 갈 시간!
피자 슬라이스 2호점 바로 옆에 있는 에이치 뷰티 앤 유스(H Beauty & Youth) 구경 쉭 하고,
배경이 너무 예뻐 또 잠깐 쉬어 가다가,
오모테산도 대로를 따라 하라주쿠로 이동하는 대신
조용한 골목길을 따라 하라주쿠로 이동하기로 했는데 그 선택이 나름 괜찮았던 게,
많지는 않았지만 이쪽 골목에도 은근히 볼만한 샵들이 좀 있더라고?
사사와시(Sasawashi, http://sasawashi.com)는 직접 친환경적으로 원단을 만들고 그 원단을 통해 상품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이불보부터 모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느낌이 너무 좋아서 이 곳 하나 때문에 이 골목으로 들어오길 잘했다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ㅎ
그렇게 유유적적 걷다보니 어느새 마이센(Maisen)쪽으로 오게 되어 카츠산도를 한 상자 구입했고,
안들르면 섭섭한 모자 왕국 카시라(Ca4la)에 들어가서 또 이것저것 써보고 하다가 결국 모자를 2개나 구매했고 ㅋㅋㅋ
하라주쿠 우라하라 거리를 뚫고 나서는,
빔즈(Beams) 거리에서 지갑을 아주 탈탈 털었다는 후문 ㅋㅋㅋ
아 근데! 여기 빔즈 스토어에 한국인 스태프가 들어왔더라 +_+
(내가 한국말로 말하는 걸 듣고는 "한국분이세요?"하고 먼저 말을 걸어주셔서 알게 됐다)
작년 9월에 왔을 땐 못 봤던 스태프 같아서 언제 입사하셨나니까 작년 11월부터 일하고 계신다고 ㅎㅎ
빔즈 스토어 2층에서 안경 끼고 있는 아담한 남성분이시니 혹시 여기 들르는 분은 그 스태프를 찾아 보길.
엄청 친절하게 잘 응대해주시니까! (결국 여기서 이번 여행 중 구입한 아이템 중에 단품으로 가장 비싼 물건을 샀...)
암튼 빔즈 짱! ㅋㅋㅋㅋ
어느덧 저녁 시간이 되어 오랜만에 또 커리업(Curry Up)을 찾았다.
아 ㅠ 내가 정말 널 얼마나 그리워했는 줄 아니 ㅠㅠㅠ
진짜 너무 반가워서 나는 늘 시켜먹는 버터 치킨 카레랑 키마 카레 콤보 라지 사이즈를 주문했음 +_+
이게 커리업의 대표 메뉴인 버터 치킨 카레.
달콤하고 부드럽고 향도 좋아서 정말 순식간에 입 속으로 사라짐 ㅠㅠ
커리업도 진짜 짱!
식사를 마치고는 어두운 밤이 되어 이제 그냥 시부야로 넘어가려고 했는데
동선이 좀 꼬여서 커리업에서 하라주쿠 역으로 올라가는 골목길로 들어가게 됐다.
근데, 이것도 결과적으로는 아주 괜찮은 선택이었던 게 ㅎ 처음 보는 샵들을 발견해서 들어가볼 수 있었기 땜시로 ㅋ
그 중 하나가 템베아(Tembea, http://torso-design.com)다.
템베아는 코튼 캔버스를 주 소재로 가방을 만들어 파는 브랜드인데,
생각보다 감도가 좋고 가격도 리즈너블해서 우연히 발견했음에도 꽤 오랜 시간을 매장 안에 머무르며 구경을 했던 곳이다.
내가 대체 왜 이쪽 길은 와보지 않았던 건지를 제대로 느끼게 해 준 샵도 있었다.
레이버 앤 웨이트(Labour And Wait, http://bshop-inc.com/brand/20/)는 런던의 잡화점인데 도쿄에 이렇게 매장이 있는 줄은 몰랐다.
역시 세상은 넓고 나는 정말 미개한 존재였어.
매번 가는 곳만 가봤으니 당최 이런 걸 알리가 있나;;;;
아무튼 여기 들어가서는 내가 오죽하면 쓰레받기와 플라스틱 장바구니를 사야하나 고민할 정도로 예쁜 물건을 많이 봐서 ㅠ
다음에 또 도쿄를 오게 된다면 그땐 이 곳도 꼭 다시 와봐야 할 것만 같았다.
그 뒤로는 다케시타 도리로 쭉 내려와서,
휴먼메이드(Human Made) 구경 잠깐 하고,
시부야 쪽으로 걸어가다가 쇼트(Schott) 스토어를 보는 것으로 둘째날의 쇼핑 일정을 공식적으로 마무리 했다.
아 - 도쿄 와서 진짜 간만에 빡쎄게 돌아다녔네 ㅋ
12월에 왔을 땐 다리 다친 상태여서 제대로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많이 답답했는데 +_+
다리가 엄청 아팠지만 그래도 기분은 통쾌했음!
시부야로 돌아와서는 숙소로 곧장 들어가서 쇼핑했던 물건들 좀 내려놓고,
숙소 근처에 텐구(Tengu)가 있길래 잠옷에 슬리퍼 찍찍 끌며 슬쩍 가봤다.
아 - 다리가 퉁퉁 부어서 슬리퍼 신는게 더 힘들었음 ㅋㅋㅋㅋ
시작은 나마비루와 하이보오루 +_+
진짜 시원했어 ㅠㅠ
그리고는 야키토리를 미친듯이 주문해 먹었음.
명란에 고등어에 닭고기에 이것저것 ㅋㅋ
만두도 시켜먹어보고
아스파라거스를 감싼 돼지고기도 먹고 +_+ 아 정말 하루 피로 싹 풀리면서 너무 좋드라 ㅋ
여기 잘 찾아온듯!
2차를 갈까 어쩔까 하다가, 일본 왔으니 편의점 주전부리 사다가 숙소에서 먹는게 좋겠다는 결론이 나와서
바로 또 편의점 습격하고 숙소로 돌아와 판을 벌였다.
그리고 이번에는 한국에서부터 챙겨왔던 발렌타인 파이니스트(Ballantine's Finest)도 개봉해서 같이 마셔보기로 했다 ㅎ
그래 뭐 위스키가 언제까지 그렇게 격식 갖추고 빡빡한 자리에서만 먹는 술이겠어 - 이렇게 가볍게 즐기면 또 즐기는거지 ㅎㅎ
이거 용량도 200ml밖에 안되서 일본으로 들고 오는 데에는 아무 문제도 없고 딱 여행 기간 동안 즐기기에도 적당한 양이라 좋더라!
담부터는 여행 다닐때도 한 병씩 챙겨 다녀야겠음!
그럼 이제 셋째날을 위해 휴족시간과 함께 취침!
걷기 딱 좋았던 4월의 도쿄 #2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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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딱 좋았던 4월의 도쿄 #1-1 | http://mrsense.tistory.com/3388
걷기 딱 좋았던 4월의 도쿄 #1-2 | http://mrsense.tistory.com/3389
걷기 딱 좋았던 4월의 도쿄 #2 | http://mrsense.tistory.com/3390
걷기 딱 좋았던 4월의 도쿄 #3, #4 | http://mrsense.tistory.com/3391
※ 쎈스씨 도쿄 방문기 전편 ▽
2013년 8월, 7일간의 첫 도쿄 방문기 | http://mrsense.tistory.com/2950
2014년 5월, 골든위크의 도쿄 방문기 | http://mrsense.tistory.com/3059
2014년 8월, 5일간의 3번째 도쿄 방문기 | http://mrsense.tistory.com/3110
2014년 12월, 3일간의 4번째 도쿄 방문기 | http://mrsense.tistory.com/3163
2015년 9월, 5일간의 5번째 도쿄 방문기 | http://mrsense.tistory.com/3249
2016년 8월, 3일간의 도쿄 출장기 | http://mrsense.tistory.com/3341
2016년 9월, 4일간의 7번째 도쿄 방문기 | http://mrsense.tistory.com/3347
2016년 12월, 3일간의 8번째 도쿄 방문기 | http://mrsense.tistory.com/3363
2017년 4월, 4일간의 9번째 도쿄 방문기 | http://mrsense.tistory.com/33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