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적으로는 조금 다른 의미이긴 하지만 "직접 만들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커스터마이징도 직접 만드는 것의 일종이니까.
리바이스(Levi's)의 빈티지 클로딩 라인인 LVC(Levi's Vintage Clothing)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LVC 신사 스토어에서는 커스텀메이드, 커스터마이징, 커스텀 등으로 부를 수 있는 '테일러(Tailor)'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 그래서 매장 안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입구 앞에 걸려있는 커스텀 된 데님 의류 샘플부터 눈에 들어오게 된다.
테일러 서비스는 매장 안쪽에 별도로 마련된 섹션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저기 가운데 서 계신 분이 LVC 신사 스토어의 스태프이자 테일러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테일러 마스터 프랭키님이다.
(만지고 있는 옷이 내 옷임)
그리고 이 재킷은 지난 6월, 이탈리아에 여행갔을 때 밀라노의 날씨가 생각보다 쌀쌀해 어쩔 수 없이(?) 구입해 입었던 옷이다.
밀라노를 떠난 뒤로는 본격적인 여름 날씨가 되어 이후로 쭉- 방 구석에 쳐박혀 있었다.
일반 리바이스 매장에서 구입했던 재킷이며
기본적으로 넥 라인의 컬러나 소매 끝 부분에 패치워크가 포인트 디테일로 들어가있긴 한데
그 자체로 충분히 예쁜 옷이긴 하나 내 취향적인 관점에서는 조금 심심했던 옷이라 이걸 과감히 커스텀해 보기로 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판매 되었던 옷임)
나는 테일러 서비스 오더를 넣기 전에 프랭키 님과 간소하게(?) 이야기를 두어번 나누었었고
실제로 서비스 의뢰를 하기 위해 재킷을 들고 갔던 날, 최종적으로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선은 무엇보다 '강렬하고 화려해지길' 바랬고
그래서 '패치워크를 추가하자'는 의견을 서로 도출한 뒤,
프랭키님은 리바이스의 빈티지 데님 원단을, 나는 집에서 패치워크에 쓰면 좋을 다른 원단을 찾아보기로 했는데
마침 집에 있던 브라운브레스(Brownbreath)의 머플러가 생각나 그걸 활용해 보기로 했다.
애초에 패치워크가 예쁘게 되어 있던 머플러라, 좀 아깝긴 했지만
이렇게 또 다른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해 과감히 진행하기로!!
그렇게 원단과 재킷을 펼쳐놓고 어느 부위에 어떤 커스터마이징을 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총 견적비용을 계산 한 뒤,
나는 정확히 5일만에 결과물을 실제로 만나보게 되었다.
※ 보통 1주일 정도 걸린다고 보면 된다. 나는 프랭키님의 스케쥴이 조금 여유있을 시점에 주문했어서 조금 빨리 받아봤다.
우선 앞에서 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여기.
머플러의 일부 조각이 이렇게 오른쪽 어깨 아래 부분에 패치워크 되었는데,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패치워크 되어서 아주 놀랐다.
(넥라인의 패치워크는 이 재킷에 본래 들어가있던 디테일이다. 그와도 싱크로가 잘 맞는 것 같아 다행이었음)
가장 난리가 난(?) 부분은 왼쪽 가슴 포켓이었는데, 처음엔 사실 이렇게 커스텀 되진 않았었다.
실제 최종 결과물이 나오기 직전, 프랭키님께서 재킷을 촬영해 메시지로 보내주며 피드백을 주고 받는 과정이 있었는데
그때 내가 "좀 더 쎘으면 좋겠다"고 말했던 것을 듣고 프랭키님께서 마지막에 과감히 포켓을 뜯어버리며(?) 나오게 된 디테일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피드백을 주고 받는 과정을 챙겨주셨다는 것에 감동을 좀 받았음.
그 외에는 프랭키님께서 준비해주신 리바이스 빈티지 데님 원단을 활용한 패치워크가 곳곳에.
이런 부분까지!
뒷 모습은 이렇게 바뀌었다.
(스크롤을 위로 올려 본래 재킷 뒷면이 어땠는지를 다시 보면 전혀 다른 옷으로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등판 전체를 뒤덮은 패치워크 원단인데,
이건 머플러를 발견했던 그 순간부터 "무조건 등판을 덮어야겠다"고 생각했던 부분이라
프랭키님과 내가 가장 빨리 합의를 봤던 디테일이다 +_+
예상대로 너무 멋지게 작업되서 아주 만족함 ㅠ
그 주변 부에는 역시 리바이스 빈티지 원단을 사용한 패치워크가 추가로 더해졌고,
아 진짜 디테일 쩔...
지금도 충분히 멋지지만 나중에 이 원단이 좀 더 낡고 닳아 헤졌을 때를 생각해 본다면,
그 또한 멋진 모습이 될 것 같아 참 뿌듯하다.
사실 재킷 완성은 지난 8월 말에 끝냈는데, 날이 더워 입지를 못하다가
이제 본격적으로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마음껏 입고 다닐 수 있게 된 것 같아 드디어 착용컷과 함께 포스팅을 하게 됐다.
매장에서 옷걸이에 걸어놓고 촬영한 이미지는 조명 때문에 좀 누렇게(?) 보이는데
실제 컬러는 이 사진 속과 같다고 보면 된다.
패치워크도 패치워크지만 페인트 스플래터 디테일이 깨알같이 들어가 아주 마음에 든다 +_+
뒷면은 더할 나위 없이 마음에 쏙 들지!
(잘 보면 옆구리 쪽에도 머플러 원단이 하나씩 뙇!)
=
사실 LVC 신사 스토어에서 제공하는 테일러 서비스가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다. (나도 꽤 큰 금액을 지불했다)
※ 메뉴가 정찰제로 딱 표기되어 있기 때문에 테일러 마스터와의 협의를 통해 견적 조율 및 커스터마이징의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옷, 내가 원하는 모양대로 만들어진 옷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놓고 본다면
일정 부분의 투자는 감내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나는 취향 자체가 좀 쎈 편이라 이렇게 과감하게 커스터마이징을 했지만 작게는 기장 수선이나 통 수선 같은 정도도 가능하니
궁금한 사항이 있다면 언제든 LVC 신사 스토어로 찾아가보기를 권한다.
+
패션위크 때 찍힌 사진을 추가함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