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들른 라이풀(Liful) 쇼룸.
새로운 시즌 컬렉션으로 예쁘게 차려입은 모델의 사진을 뒤로 하고,
생기 가득한 쇼룸으로 들어서니 어이구야- 많이도 오셨다잉.
각설하고 바로 컬렉션 감상.
지난 시즌 시작된 디즈니와의 콜라보가 이어지고 있었다.
이번 시즌에도 디즈니 캐릭터가 더해진 라이풀의 옷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인데,
조금 재미있는 것은 이번 시즌에는 무려 미키마우스의 초창기 그래픽이 쓰였다는 점!
현재 통용되고 있는 미키마우스가 아닌 초창기 오스왈드 시절의 그래픽이 옷 위로 올라간 것은 라이풀이 처음이라네?
(국내에서인지 전세계에서인지는 내가 헷갈리나 어쨌든 처음!)
앞서 봤던 여자 모델이 입고 있던 바로 그 코트.
지나치게 여성스럽다는 느낌을 받았으나 가만히 보니 나름 매력이 있는 것 같았다.
이건 무려 라이풀 디렉처 신찬호가 직접 촬영한 사진을 활용한 것.
한때 지구 정복이라도 할 것만 같은 기세로,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저리가라할 기세로 세계 여행을 하던 그가
이렇게 그의 추억을 옷으로 엮어내다니 +_+ 이건 진짜 아무나 따라할 수 있는 범주가 아닌 것 같어 ㅋㅋ
부쩍 화이트 재킷에 대한 욕구가 솟구치고 있는 요즘인데,
갈수록 참는 것이 힘들어진다.
여기에도 또, 초창기 오스왈드 시절의 그래픽이 -
여기에도.
(아 그리고 여기에 깜짝 비밀이 하나 숨어있는데, 이는 잠시 후에 설명해 주겠숴)
HA HA
처음 앵무새 니트가 나왔을 그 때가 떠오르더라.
내가 지난 겨울 정말 가장 많이 입었다고 자부할 수 있는 라이풀 앵무새 니트 ㅎ
그 후속작이 나왔다. 이번엔 니트가 아니라 스웻셔츠로 +_+
그래픽도 좀 더 단순화 되었는데 느낌있어!
이거는 딱 보자마자
거의 몸매가 그대로 드러날 법한 저지 소재의 롱 원피스 같은? 그런 거 입은 여자가 그 위에 걸치면 참 예쁘겠다! 는 생각이 파바박!
이것도 예쁘네 ㅎ
아까 잠깐 지나쳤던 가디건과 같은 패턴이 쓰인 셔츠.
아까 내가 비밀이 하나 숨어있다는 얘길 했었는데 그게 뭐냐면,
아까 가디건도 그렇고 이 셔츠도 그렇고 그냥 딱 보면 블랙이잖아?
근데 이게 블랙 컬러의 원단을 쓴 게 아니라 무려 화이트 원단 위에 블랙 염색을 더했다는 거!
아까 그 가디건도 그러니까 원래는 흰색이라는거지 +_+ 이 셔츠도 그래서
저기 검정색 오스왈드 그래픽 주위에 있는 흰색 도트가 흰색을 찍은 게 아니고 그 흰색이 원래 원단이라는!
이 엄청난 반전!
(나만 놀람?)
놀라움은 하지만 멈추지 않았다.
이 페인트 디테일이 가미된 셔츠는 처음 티저 이미지가 공개 됐을 때 부터 예쁘다고 생각했던 건데,
셔츠마다 일일이 페인트를 직접 뿌린거라네?
그래서 깜짝 놀란 얼굴로 PT 당일 이 셔츠를 입고 있던 신찬호 디렉터를 봤는데, 정말 패턴이 다른거야!
우왕! 예쁨이 짱짱!
재미있는 디테일을 더한 셔츠들도 많았다.
MA-1의 포켓 디테일을 넣은 이 셔츠도 그랬고,
시즌 메인 원단이라고 소개 받았던 이런 원단을 패치워크 한 셔츠도 있었고,
라이풀이 진짜 셔츠에 끼 부리는 건 인정해 줘야 함 ㅇㅇ
이건 리버시블 해서 입자. 꼭.
이번 시즌 슬로건은 'Man & Boy'.
남성과 소년의 경계를 넘나드는 뭐 그런 간지를 선보이겠다는 뜻 같은데,
지금까지 쭉 봐온 봐로는 남성과 소년이 뭐야 옷 예쁘게 입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전부 다 아우를 수 있을 수준 ㄷㄷㄷ
당연히 여자도.
팬츠들에 이어,
유독 많아진 모자 라인업도 쭉 살펴 봤는데,
어째 비비안웨스트우드의 마운틴 햇을 닮은 것 같다 싶던 이 페도라는 세상에나,
모양을 마음대로 바꿀 수가 있더라고?
지금 이 사진 속 모자가 방금 위에서 본 모자랑 같은거임 ㅋ
내가 모양 막 바꿔 봤는데 진짜로 막 모양이 바뀌어!!
클래식한 녀석들도 옆에 따로 두었고,
연필은 연출이겠지?
암튼 페도라의 비중이 커진 것 같았다.
한동안 신찬호 디렉터가 페도라 열심히 쓰고 다니는 것 같던데 역시 영항을 끼친 듯.
(설마, 너도?)
쇼룸을 다 둘러보고 평소에 오픈 되지 않는 사무실로 한 층 더 올라가 봤는데,
여기서 또 한번 놀램.
라이풀의 신, 발, 등, 장.
독자 개발한 제품들이 아니기 때문에 라이풀의 신발이라고 부르는 것이 과연 맞을까 싶지만,
나는 라이풀의 신발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 귀여운 스니커즈는 클레이(Clae)와의 협업으로 완성된 모델인데,
무려 한국 디스트리뷰터인 아이콘서플라이(iconsupply)를 거치지 않고 클레이 본사와 다이렉트로 연결해 이뤄낸 쾌거!
이 정갈한 옥스포드 슈즈는 구두 잘 만든다고 소문난 산슈앤코(San Shoe & Co)와의 협업!
3종류가 출시 됐는데, 콤비도 있더라.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용기를 크게 낸듯.
난 이 윙팁이 마음에 들었다 ㅎ
다른 패턴의 가죽을 섞어서 느낌있었어 ㅋ
라이풀은 늘 예쁘다는 수식어가 따랐던 것 같다.
빈티지, 헤리티지, 오리지널리티, 정통성 뭐 그런 거창한 수식어 대신, 늘 예쁘다는 말을 들어왔다.
맞다. 라이풀은 예쁘다. 사실 그것보다 더한 칭찬도 딱히 없을 것 같다.
설명은 그래서, 그걸로 충분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