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풀(Liful)을 취급하는 레이어(Layer)로 올라가려면 압구정 로데오 명소 중 하나인 '하루' 옆에 있는 엘레베이터를 타야 함.
5층에서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네온사인.
레이어로 들어가려면 열어야 하는 중문.
그리고 중문을 열면 나오는 긴 복도.
그 복도의 끝에 레이어 쇼룸이 자리하고 있었다.
내가 방문했던 12일에는 라이풀 2013 FW시즌 컬렉션 프레젠테이션이 한창이었다.
심플함으로는 견줄 곳이 없다고 할 만큼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매번 잃지 않는 라이풀의 프레젠테이션.
지금부터 요목조목 살펴보는걸로.
가장 먼저 본 건 모자를 비롯한 액세서리군이었다.
이번 시즌에는 새롭게 등장한 아이템이 몇가지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마드라스 체크 패턴의 패치워크 버켓햇.
양말도 만들고,
심지어 아이폰케이스도 등장했다.
특히 저 앵무새 니트 원단 프린팅의 케이스는 정말..
아.. 갤럭시S4는 왜 안만드누..
라이풀의 이번 시즌 슬로건이기도 한 "Liful Mnml City"가 자수로 새겨진 스냅백.
라이풀의 미니멀(Mnml)한 방향성을 대변하는 슬로건이다.
라이풀의 이번 시즌 메인 패턴이기도 한 OG 도트 패턴을 활용한 캠프캡과 타이.
같은 원단으로 셔츠도 나와서 매치업하기 좋은 아이템으로 활용도가 기대된다 +_+
같은 패턴으로 머그컵과 아이폰 케이스도 역시 출시.
이번 시즌에는 또 다른 새로운 시도가 있었는데 바로 자신들의 룩북에 여성 모델을 최초로 등장 시킨 것.
개인적으로는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남자 모델과 마찬가지로 브랜드 느낌에 딱 걸맞는 캐스팅 같아 보여서 뭔가
남성의 비율이 많았을 기존 구매 고객층을 여성측으로도 좀 더 넓히겠다는 포부같은 것도 느껴볼 수 있던 순간이었다.
이제부턴 본격적으로 옷을 하나하나 씹고 뜯고 맛ㅂ,응?
OG 도트 패턴을 쓴 패딩 베스트 부터
다운 파카류를 가장 먼저 만나봤는데, 조금 재미있는 특징? 같은 게 눈에 띄었다.
뭔고 하니, 작년 겨울까지 라이풀은 정말 소위 말하는 '빵빵한' 두께감의 파카류를 계속해서 출시 했었는데
이번 시즌에는 그 엄청 '빵빵한' 아우터를 찾아볼 수 없었던 것. 그냥 적당한 두께감의 파카만 몇 종류 나와있었는데
이유는 이러했다. 이번 시즌부터 라이풀이, 좀 더 토털 웨어로써의 면모를 갖추고자, 라이풀의 제품으로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케 하고자,
아우터에서 무게를 좀 덜어내고 대신 그 무게만큼의 비중을 일반 자켓이나 이너로 입을 수 있는 탑, 그리고 팬츠류에 더 쏟은 것.
그래서인지 난 좀 더 부담 없어진 듯한 이 아우터류가 참 괜찮아 보였다. 너무 부해 보이지도 않고 적당히 따수워도 보여서 +_+
두번째로 본 제품군은 자켓류.
방금 전의 데님자켓과 함께 이 레더자켓도 우리가 기존에 쉽게 보지 못했던 차이나 칼라를 써서 좀 더 활동적인 느낌을 가미한 게 재밌었다.
그러면서도 역시 심플함은 잃지 않았지.
싱글 코트는 또 어떠랴. 가슴 부분에 옆으로 살짝 뉘어있는 지퍼 포켓이 포인트로 들어가 있긴 했지만
역시나 심플하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소매 부분에 이런 위트를 더해서 심심하지 않게 완성한 것이 특징이었다.
이런게 라이풀만의 위트지 ㅎ
안감 하나하나 신경쓴 코트들.
그리고 그 끝에 무스탕 자켓.
캬- 죽인다 저거.
디테일들이, 각 모서리들이 전부 둥글게 재단 되서 기존의 무스탕 자켓들이 남성답고 터프해 보인 반면 라이풀의 이 자켓은 귀여운 느낌이 ㅎ
특히 저 포켓 너무 귀여워 ㅠ
세번째 제품군은 스웻셔츠, 니트 류.
확실히 앞서 본 아우터류에서 덜어진 무게감이 이쪽에서 많이 채워진 느낌이었다.
비비드한 컬러감의 스웻셔츠가 그 중 눈에 띄었는데,
옆구리 부분에 지퍼 디테일을 더해서 좀 더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게 한 게 재밌었다. 보기에도 귀여웠고 ㅎ
(이런 디테일이 그리고 지저분해 보이지 않아서 좋았음)
이번 시즌 제품들 중 내 맘에 가장 들었던 앵무새 니트 +_+ 이거 진짜 귀여워 죽겠다 ㅋ
이건 나오면 필구! 정말! 진심! 레알! 딱 내 스타일!
아까 봤던 모자와 훅업될 자켓.
가을 시즌에 입기 딱 좋은 스타일이었다.
이 패턴은 정말 다양한 곳에 쓰이고 있었군.
넥 칼라가 예뻤던 버시티 자켓 +_+
진짜 아이템이 너무 다양해서, 행거가 이걸로 벌써 4번째.
마지막으로 살펴 볼 제품군은 셔츠와 팬츠류였다.
역시 아우터에서 줄어든 비중이 골고루 분산된 덕에 종류가 엄청 다양해졌음.
개인적으로 이 OG 도트 패턴이 쓰인 아이템(모자,타이,자켓) 중 가장 이 패턴이 잘 어울렸던 아이템이 아닐까 싶었던 스카프.
줌- 머니 쏘게 꼬기꼬- 깃.
다양한 패턴과 컬러의 셔츠들.
여기도 또 OG 도트 패턴이 ㅎ
사실 저기 레오파드 패턴도 컬러감이 독특해서 상당히 매력적이었는데
정작 내 마음을 뺏은 건 이 앵무새.
아주 그냥 요오오오오오물! 요물! 내 맘을 들었- 따놨- 다 들었- 따놨- 다. 요오오오물!
팬츠도 상당히 종류가 다양했다.
근래 본 도메스틱 인디 레이블 중에선 아마 가장 다양한 종류의 팬츠를 선보인 곳이 아닐까 싶은데.
특히나 맨 앞에 걸려있던 저 팬츠는 진짜 ㅋ
사실 처음에 멀리서 봤을 땐 홈웨어 인가 했는데 주머니 달린 거 보고 외출용이라는 걸 직감함 ㄷㄷ 아주 인상적이었음.
역시 위트.
과하지 않은 위트를 알아 라이풀은.
그 밖에도 뭐 코듀로이, 울 등 다양한 소재로 팬츠를 만들었음.
딩벳인가.
벽에 걸려있던 장난 없던 점프수트.
옷을 그렇게 쫙 살펴 봤는데, 그 끝에 기가막힌 게 하나 더 있었다.
이 엄청난 기운 뿜어내던 로퍼는 뭔고 했더니만,
지난번에도 한번 선 보인 적 있던 W.A.C와의 콜라보레이션 슈즈더라 ㄷㄷㄷ
이 브라운 버전은 라이풀의 신찬호 디렉터가 제안한 버전이고,
이 블랙 버전이 W.A.C의 버전.
저 아웃솔이 상당히 독특했는데, 비브람꺼라고 하네 ㅎ
모양이 상당히 독특해서 뇌리에 강하게 박혔다.
진짜, 라이풀은 진짜 토털 웨어가 됐어..
머리부터 발 끝까지..
아, 속옷이 남았나?
심플한 아이템이 그득그득했는데, 하나하나 보면 다 그랬지만
그 와중에도 제품 마다마다 나름의 위트를 더해 심심함을 탈피했고,
그들을 적절히 레이어드해서 하나의 예쁜 룩을 완성하게 끔 한 라이풀.
덕분에 이번 프레젠테이션도 반응이 좋았다고 ㅎ
쇼룸 위에도 올라가 보라는 찬호의 권유에 위로 한 층 올라와 봤더니 오왕 -
이번 시즌 비디오 룩북이 벽면에 쏘아지고 있었던 이곳은 작은 라운지 정도?
평소엔 사무실로 쓰인다고 알고 있다.
마카롱 널 사랑해.
간지 터지던 반대편 룸. 신대표님 저런 공간에서 일 하시나봐여...
암튼 그렇게 만족스러운 느낌으로 프레젠테이션 참석 완료.
나오면서 아까 봤던 액자들을 다시 보니 모두 이번 시즌 제품들 ㅎ
들어올 땐 휙 들어와서 놓쳤던 ㅋ
뭐 계속 얘기했지만, 라이풀은 옷을 참 심플하게 만든다.
프린팅도 쓰지 않고, 디테일도 복잡하지 않다.
그런데도 라이풀은 참 재밌다. 심심하지도 않고 진부하지도 않다.
그게 라이풀의 심플함이 남달라 보이는 이유가 아닐까.
찬호 ! 그리고 라이풀과 레이어 스텝들 모두 고생하셨어요 ㅎ 잘 보고 갑니다 +_+
니트 나오면 얘기 좀 해주세염 ㅋ
SEE U!
(5층 엘레베이터에 써 있는 귀여운 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