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3/Recap

남자가 사랑할 수 밖에 없지. 여성브랜드 Chokonte의 2013 FW 프레젠테이션

 

익숙한 입장. 한달 전의 레이크넨(Reike Nen) 프레젠테이션이 열렸던 곳과 같은 곳. 한달 만의 재방문.

 

 

이번엔 '쇼콩트(Chokonte)'의 프레젠테이션이었다. - 그러고보니 쇼콩트와 레이크넨은 베프 -

당시 레이크넨 프레젠테이션을 다녀오고 블로그에 글을 쓰며 "솔직히 안지 얼마 안됐다"라고 얘기했었는데 재밌게도 그건

오늘 이야기 할 쇼콩트도 마찬가지였다. 그러고보니 이 두 브랜드에 대한 인지를 꽤 비슷한 시기에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쇼콩트 프레젠테이션은 그런 의미에서 레이크넨 프레젠테이션과 기대했던 정도 역시 비슷했다.

비슷한 시기에 알게 된 두 여성 브랜드였기에 공식 석상(?)에서 이렇게 내가 직접 마주하게 된 시기도 비슷했고,

두 브랜드가 꽤 잘 어울리기도 했기에 처음이었지만 웬지 이미 내겐 많이 익숙한 느낌이었다.

 

 

기대에 부응한 정도가 아니라 놀랍다고 생각한 건 이 톰슨가젤 형상이 새겨진(?) 화이트 컬러의 라이더 자켓을 본 순간이었다.

화려한 패치워크가 더해진 라이더 자켓은 많이 봐왔지만 이건 아니었다. "적어도 내겐" 첫 경험 이었다.

 

 

이 톰슨 가젤은 자켓 뿐 아니라 쇼콩트의 다른 의류에서도 만나볼 수 있었다. 하필 찍은게 검정색이라 잘 보이진 않지만

앞 뒤로 걸려있는 빨간색과 파란색의 크루넥에도 톰슨 가젤이 함께 자리 하고(?) 있었다.

(나중에 듣자니 이 톰슨 가젤을 넣는(?) 방법이 꽤 번거로운 과정이더라. 덕분에 모양이 흐트러질 일은 없겠네 하면서도 대단하다는 생각을..)

 

 

(사실 가젤 크루넥은 컬러별로 모양이 다 다름...)  

 

 

그 아래로 떨어지는 수줍은 레이스 +_+

(저 아래 때마침 레이크넨의 구두가 함께 보이네 ㅎ)

 

 

하늘하늘 휴먼 크루넥.  

 

 

재밌다는 생각은 이 너클을 보면서도 하게 됐다.

 

 

이게 사실 너클은 아니고, 제품명이 Full Moon Ring 이니까 반지라고 봐야 하는데 내 눈엔 너클처럼 보여서 난 너클이라 부를란다.

 

 

상상하는 그 방법으로 손가락에 끼우면 된다. 엄지를 제외한 4개의 손가락을 사악 밀어넣으면 되는데, 저 위에 달린 비쥬덕분에 보는 재미가 좋았다.

 

 

다음으로 본 건 쇼콩트의 아우터들.

 

 

카모플라쥬를 쓴 싱글 코트인데, 단추대신 밀리터리 느낌을 더욱 살린 버클을 쓴 게 포인트.

터프한 느낌이 드는게 그래서 당연해 보이지만 이상하리만치 여성스럽다는 생각도 들더라.

 

 

알게 모르게 숨어있던 레이스가 참 예뻐 보였던 이 코트는, 

 

 

무려 앞모습은 라이더 자켓 +_+

그런데 코트 길이로 떨어지는 제품이라 시크하면서도 좀 숙녀같은 느낌이 같이 느껴졌다.

 

 

그 다음에 본 이 코트가 나는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 쇼콩트의 모든 제품들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다.

흔히 알고 있는 사파리 코트를, 또 그에 잘 어울릴 수 있는 카멜 컬러로 뽑아낸, 뭐 그냥 그런 일반적인 코트라고 처음엔 생각했는데,

 

 

오메 세상에..

뒷태에 이런 반전이;;;;

허리춤 아래 부분에 주름을 넣어서 이게 입었을때 A라인 스커트 입은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아래로 내려갈수록 쫙 퍼지는 실루엣이 나와서

상대적으로 허리춤이 쏙 들어간듯한 느낌이 부각되서 되게 날씬해 보이고 섹시해 보이는 그런 코트였다 +_+ 와 진짜 ㅋ 이거 보고 감탄했음 !

사진으로 그게 설명이 잘 안되는 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다 ㅎ

암튼 재밌었던게 여성 의류인데 어딘가 모르게 터프하다는 느낌이 들고 그러면서도 여성성을 놓치지 않는 디테일을 보는 그 맛 !

맛의 덫 ! 맛의 감오! 아 이건 아니지 아무튼.

 

 

이 테이블은, 지금 사진엔 저 위에 룩북이 놓여져 있는데 원래는 저 위에 쇼콩트의 이니셜을 하나씩 넣은 파우치가 쌓여 있었다.

그걸 처음에는 눈으로 싹 봤었는데, 카메라가 없었어서 몇시간 뒤에 다시 가서 찍으려고 보니 파우치가 솔드아웃 ㄷㄷㄷ

인기 장난 없네 아주?

 

 

근데 진짜 농담 아니라 인기가 많을만 한게, 저 코트들 보고 나니까..

내가 남자인데도 매력을 느낄 정도면, 저걸 입은 여자는 또 얼마나 멋지게 보일까 ㅎ

 

 

아까 처음에 봤던 가젤 라이더 자켓.

 

 

아까부터 은연중에 계속 눈에 밟혔던 레이스 스카프.

반지와 룩북을 올려둔 테이블에 깔려있기도 했는데, 이건 목에 둘러도 되고 어깨를 숄 처럼 감싸도 되고 허리춤에 둘러도 되고 뭐 ㅎ

하나 있으면 여기저기 울궈먹을(?) 수 있는 효녀 아이템 ㅎ

 

  

 

이건 뭔고 했더니 허리에 차는 벨트인데 벨트 아래에 주름 예쁘게 잡힌 천이 덧대어져 있어서 허리에 딱 차면 스커트 입은 것 같이 되는?

 

 

쇼콩트의 프레젠테이션에 더욱 무게를 실어주었던 레이크넨의 구두피스.

 

 

(쇼콩트 프레젠테이션에서도 드러났던 승재의 미친 존재감)

 

  

레이크넨도 그랬고, 쇼콩트도 그랬는데, 나는 여자들의 세계를 잘 모른다.

그렇다고 내가 뭐 마초처럼 입고 다니는 뼛속까지 남자! 이런건 또 아니지만

유독 여성용 구두는 뭐가 이쁜건지 여성 의류는 어떻게 봐야 하는지 이런걸 잘 모른다. (아는 지식도 딱히 없다)

궁금했던 이유가 방문의 목적에서 그래서 당연히 가장 컸는데,

여전히 나는 여자들의 패션을 예리하게 보는 안목을 지니지 못했지만 오히려 심플하게 생각해보니 후련했던 게 있었다.

 

 

여자꺼라고 생각 안하고 보면 됐다. 그냥 눈이 자꾸 가면 그건 예쁜거라고 생각하게 되는 거였다.

쇼콩트는 내 눈을 확실히 끌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여성 의류였지만 나는 이 프레젠테이션에서 재밌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이건 '프린팅이 귀엽다'라고 느끼는 것과는 다른 의미다)

 

 

권세진 디렉터에게 프레젠테이션을 보며 물었다. 이번 시즌의 컨셉에 대해.

권세진 디렉터는 내게 이렇게 대답했다. 이번 시즌을 구상하며 자신은 가상의 한 인물을 그렸다고.

그 가상의 인물을 생각하며 그녀의 생활 패턴이나 성향, 취향 등에 대해 생각해 봤고 그에 맞는 옷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녀는 이렇게 입을거야', '그녀는 이런 걸 좋아할 거야'라고 말이다.

쇼콩트의 이번 시즌 프레젠테이션을 쭉 보고 나니, 내 머릿속에도 한 여자가 그려졌다.

내가 그린 그 여자가 권세진 디렉터가 상상했던 그 인물과 얼마나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내 머릿속에 있는 여자는 어쨌든 멋쟁이였으니까 나는 그렇게 쇼콩트를 기억하기로 했다.

 

 

세진씨 프레젠테이션 잘 봤어요!

내가 이해하고 기억한 게 세진씨가 바랬을 느낌일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어쨌든 내가 재미있게 봤다는 거니까, 내 눈을 사로 잡았다면 그걸로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ㅋ (나 이래뵈도 까다로움)

웃으며 응대해 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