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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생뚱맞지만 Posted. 곧 오픈할 편집매장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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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Reike Nen(레이크 넨).

레이크 넨의 2013년 FW시즌 프레젠테이션을 보러 왔다.

레이크 넨은 2010년 런칭한 서울의 인디 레이블이다.

디렉터 윤홍미의 지휘아래 한걸음 한걸음 내딛기 시작했으며 역사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

미국, 영국, 호주 심지어 중국과 러시아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는 新 한류스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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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레이크 넨이 인지되기 시작한 건 작년 여름 이었다. 그 전까지는 솔직히 그래, 몰랐다.

그러니까 내가 레이크 넨에 대해 알게 된 게 고작 1년 밖에 안됐다는 뜻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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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자 신발, 구두를 유독 볼 줄 모른다. 여성의 구두라고 하면 스틸레토 힐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전형적인 남자적 취향인지라

웨지힐이니 뭐 그 뭐지? 가보시? 하는 것도 구별하기 시작한지 얼마 안됐고, 아무튼 난 그런 사람이다.

그럼 그런 내가 왜 이 프레젠테이션에 왔냐 - 그게 궁금하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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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크 넨을 처음, 정말 처음 봤던 작년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예쁘다는 생각보다 놀랍다는 생각을 먼저 했던 것 같다.

아, 이렇게 생긴 신발도 있구나 - 하는 그런 놀라움. 그게 뭐 '이따위'의 뜻은 아니고 음, 인디언을 발견하고 놀랐을 콜롬버스의 기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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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슈즈의 세계가 다양하다는 건 뭐 잘 알고 있었지만 레이크 넨은 그럼에도 불구하도 내게 참 신선하게 다가왔다.

느낌이 뭐랄까. 수줍어 하는 일본 여대생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내 첫인상은 분명 그랬다.

한국적이라는 느낌 보다는 나한테는 고개 숙이고 양손 검지를 맞댄 체 고개 숙이고 부끄러워하는 일본 여대생을 마주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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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신선한 느낌이 좋게 남아있었어서 이렇게 프레젠테이션에 '불러주지 않았음에도' 땀 뻘뻘 흘리며 이 여름에 달려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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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겨울 시즌 컬렉션이다 보니 조금은 톤 다운 된 느낌들이 강했지만 내가 기억하고 있던 그 묘한 느낌은 이번에도 여전히 전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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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잘 갖춰져있다'는 느낌이 함께 들어서 그 탄탄한 느낌이 마음에 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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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이 모델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이름을 기억해 두려고 스텝분에게 여쭸더니 "30번이요" 라는 놀라운 대답이 ㅋ

레이크 넨은 이름을 따로 두지 않고 거의 넘버로 구분을 하고 있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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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 부분에 덧대어져있는 저 패치의 문양이 궁금해서 윤홍미 디렉터에게 물었다. "이건 뭐에요?" 라고.

사슴 뿔과 나뭇잎을 섞은 모양이라는 대답에서 시작된 윤홍미 디렉터의 간략한 설명을 듣고 있자니 이번엔 또 잠시 눈밭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

올드보이 말미에 나오는, 그런 눈밭에서서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었다.

아마도 내 눈이 이 부츠에 고정되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나중엔 그 이유가 궁금했다. 난 왜 눈밭을 생각했을까 하고.

지금에서 생각해보면 저 아래 단단히 자리하고 있는 웨지힐 형태의 굽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비브람 생고무 아웃솔을 사용했다는 밑창과 그 위에 꽉 채워져 있는 굽, 그 위에 포인트로 덧대어진 아나콘다 패턴의 시각적인 느낌이,

내가 그냥 눈밭에 서 있는 기분이 들게 했던 것 같다. 그게 참 묘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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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도 말했지만 난 여성 슈즈, 구두를 잘 볼 줄 모른다. 뭐가 예쁜건지 뭐가 자질구레해 보이는지 나는 잘 볼 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내가 자꾸 쳐다보게끔 한 레이크 넨은 참 신기한 브랜드 같다.

왜 그런거 있잖나, 누군지도 모르고 어디서 본 적도 없는데 이상하게 자꾸 눈길이 가는 저쪽 어딘가에 서 있는 이성을 보는 그런 거.

그게 막 대놓고 섹시하다던지 이쁘다던지 멋지다던지 하는 게 아닌데도 그냥 쳐다보게 되는, 심연의 눈동자 같다고 해야 되나.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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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공간도 아니었고 방대한 양의 컬렉션도 아니었지만 프레젠테이션을 보러 오길 굉장히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기 전 까지는 그냥 막연히 인터넷 검색하면 알 수 있는 정도의 정보만이 글자로 머릿속에 입력되어 있던 브랜드였는데

직접 보고 이야기도 듣고 나니 레이크 넨이 머리에서 조금은 가슴쪽으로 내려온 것 같았다.

물론 뭐 나는 남자니까 신을 일은 없겠지만, 앞으로도 계속 쳐다봐야겠다.

전하고 다른게 있다면, 이젠 좀 대놓고 쳐다봐야겠다는 거?

 

홍미씨 반가웠어요! 잘 봤음!

(그리고 내 사이즈 만들어 주겠다는 얘긴 상상력이 풍부한 내게 충격적인 상상을 하게끔 했..)

 

 

+ 번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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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재야 너도 고생했다.

고뇌 그만하고 힘내라.

 


Posted by 쎈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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