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않을 것 같았던, 언젠간 오리라 생각했으나 그게 이렇게 정말 실제로 일어날지 몰랐던,
나의 마지막 출근날.
아는 사람들이야 뭐 내가 카시나에 다니는거 다들 알고 있었지만,
혹시 눈치를 챘을지 모르겠는데 난 이 블로그에서 내가 "카시나에 다니고 있다"라고 직접 글을 적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그냥 "우리 회사" "내가 몸담고 있는 곳" 정도로만 표현했던게 전부 ㅎ
물론 뭐 사진만 봐도 눈썰미 있는 사람들이야 알아챌 수 있을정도긴 했지만 암튼.
4년하고도 3개월 남짓 되는 시간을 함께 했던 카시나를 이제 떠나게 되었다.
그래서 이렇게 자리도 싹 비우면서, 버릴거 버리고, 넘길거 넘기고 뭐 그랬네 마지막 날엔 ㅎ
금이야 옥이야 쓰던 카메라도 넘기고, 컵라면도 넘기고 ㅋㅋ
점심은 뭘 먹을까, 이제 하남시 올 일도 없는데 하남시 아니면 못 먹을거 먹고 싶다 - 했지만 결국 그냥 순대국으로 ㅋㅋ
이 순대는 근데 진짜 맛있더군.
점심먹고 사무실로 돌아와, 1층에 있던 아울렛도 마지막으로 ㅎ
여기도 안녕 ~
그렇게 하남에서의 마지막 햇살을 즐기고 있는데 따로 밥먹고 돌아오던 웹팀이 내게 브이질을 +_+
자리 결국 다 치움. 휑하네 ㅋ
그래도 다행히, 한 1주일쯤 전부터 조금씩 집으로 물건들 옮기고 그래놔서 어렵지 않게 정리 마무리 했다.
아울렛에서 혼자 고군분투하는 준열이. 고마웠다. 스투시 룩북 작업도 고마웠고 ㅎ
아울렛, 은근히 외로웠을텐데 묵묵히 열심히 해주니 고맙데 -
앞으로도 더 고생하고 ! 힘내라 !
스타렉스 타고 압구정으로 돌아오는 이 퇴근길도 마지막이로구나 ㅎ
맨날 퇴근 빨리 하자고 애들한테 바락바락 소리지르고 그랬는데..
다 마지막 ㅎ
피나클에 오니 도연이가 또 이리 반겨주고..
도연이도 고생 많았지 ㅎ 나한테 욕도 많이 먹고 내가 맨날 틱틱대고 쏘아붙이고 - 내가 얼마나 싫었을까 ㅋㅋ
그래도 항상 깍듯이 대해줘서 참 고마운 녀석.
도연아 너도 힘내라 !
의도한건 아니었으나 스투시 서울챕터 매니저로 꽤 오랜시간 함께 일해온 정원이도 나와 같은날 퇴사를 하게 됐다 ㅎ
난 카시나 퇴사 기념으로 '직원으로써' 마지막 쇼핑을 하러 스투시 서울챕터에 들렀고
정원이는 '직원으로써' 마지막 결제를 도와줬고 ㅋㅋ
정원아 - '거기'에서 다시 보자 ㅋㅋ 고생 많았다 !
'직원으로써' 마지막 쇼핑물은요.jpg
내 송별회를 겸한 본사 전체 회식은 새마을식당 에서 ㅎ
여기도 진짜 오랫만이네 -
자리가 부득이 모두 함께 앉을수 없어서 테이블을 좀 나눠 앉았다.
그래서 난 아이들에게 '일단 멀쩡할때 사진 빨리 찍어두자' 라고 제안했고
안나랑 진배 먼저 찍어줬는데 진배는 왜 벌써 안멀쩡 한거냐 ㅋㅋㅋ
안나는 내가 첫 출근 하던날 나랑 가장 처음 인사했던 직원이기도 하고, 카시나의 엄마이기도 하고 ㅎ
어린나이에 참 산전수전 다 겪은, 진짜 잔뼈굵고 내공쩌는 무시무시한 부장님이지만,
하고 있는거 보면 그냥 진짜 20대 중반의 꿈많은 아가씨 ㅎㅎ
안나 정말 너무너무 고마웠고 앞으로도 더 힘내줘 +_+
진배는, 보고 있으면 내 군대시절을 보는 느낌이다 ㅎ
그냥 밑에 누가 오래 안들어 오는 바람에 진짜 하필 그 때문에 사무실 막내로 참 온갖 잡일 다 맡아서 하는 ㅋ
근데도 군소리 없이 잘 움직여주는 착하고 재밌는 친구 +_+
진배에게도 얼른 다시 봄이 오길 빈다 ㅎ
고기는 틀림이 없지. 신앙임.
웹팀 시절에 함께 고생했던 경호과장님 ㅎ 이젠 경호씨라고 불러야지 ㅋㅋ
솔스티스 재직 시절에, 내가 카시나 손님이었을때 LRG 해골 후드 택배 거래 친절하게 응대해 줬던 것 부터 좋게 인상 박혔었는데
사람이 너무 능글맞아서 좋다가도 얄밉다가도(?) ㅋㅋㅋㅋ
고생 많았어용 +_+
물류팀 대장 제동이.
결혼한 것도 멋있고, 상민이 아빠 된것도 멋있고 ㅎ 이래저래 난 애아빠 보면 그냥 멋있는거 같다.
물류팀 서포트 내가 제대로 해준것도 없는데 고생많았다고 먼저 인사해주고 +_+
제동이도 화이팅이다 진짜 +_+
내 '세번째' 부사수 였던(?) 수지.
수지한테도 내가 초반에 참 땍땍거리고 그랬는데, 잘 받아줘서(?) 고맙고 - 애가 참 성격이 화통해서 좋다.
수지도 뭐 알아서 잘 하니까, 앞으로 더 잘하겠지 +_+ 힘 ! ㅋㅋ
아 그리고, 이 사진이 내가 안 취한 멀쩡한 모습의 처음이자 마지막 모습이었다 ㅋㅋㅋ
이게 진짜 자리 앉아서 한 10분? 됐을까 말까한 정말 초반때 미리 찍어뒀던건데, 이 뒤로 나 망했음 ㅋㅋㅋ
형주도 망했음 ㅋㅋㅋ
망한 나.
긴장한 나.
쫄은 나.
내가 사실, 알만한 사람은 다 알텐데, 소주를 끊었다.
2009년 겨울에 좀 안좋은 사고가 있었어서, 그 뒤로 소주는 아예 입에 대지도 않았었는데
이 회식은 내가 주인공이나 다름없던 자리였어서, 안마시겠다고 버틸 명분이 없으니 이거 뭐 답도 없고 ㅎ
그래서 그냥 눈 딱감고 오늘 하루만 마시자! 했던건데,
아니 처음에 누가 오더니 "고생하셨어요" 라고 소주병을 들고 오길래 한잔 받아 마셨더니 곧바로 다른 직원 와서 또 주고,
그거 받아마시니 또 다른이가 오고;;;; 그렇게 진짜 순식간에 한 10잔 마셨나? ㅠㅠ 5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한병 넘게 마셨던듯 ㅠㅠㅠㅠ
거의 2년 3년만에 처음 마신 소주라 되게 버거웠는데 그걸 또 그렇게 쉬지도 않고 마시는 바람에 ㅠㅠ
망함.
그래서 내가 이걸 본건 기억이 나는데 먹었는진 기억이 안나고.
직원들의 릴레이 소주 어택은 수지가 하는 걸로 했는데,
날 너무 사랑했네 수지가.
망함.
내 마지막 부사수 남혁이.
참, 남혁이한테도 누누히 말했지만,
애가 나쁜애는 아닌데 눈치가 너무 없어서 ㅋㅋ 그런 부분에서 내가 가끔 막 답답해 하고 짜증도 부리고 그랬는데
미워할 수 없는 뭔가가 또 있는 놈인지라 ㅎ
암튼, 남혁이가 진짜.. 내가 좀 많이 걱정된다. 내가 하던 일의 대부분이 남혁이한테 인수인계 됐는데, 과연 잘 해낼지...
그래줘야만 할텐데 ㅎㅎ 잘 하겠지 남혁이 ?
나랑은 1년정도 밖에 짬 차이 안나는 정우.
그러고보면 정우도 참 오래 일한 건데, 알게 모르게 아직까지도 보고 있으면 참 고생 많이 하는것 같고,
내가 보기엔 좀 어깨 펴도 될 거 같은데 정우도 사람이 워낙 착해서 ㅎㅎ
힘내 정우야 +_+
그리고 형주도, 형주랑은 뭐 많은 시간을 함께 해본게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참 재밌고 알게모르게 속도 깊은 친구인거 같아서
앞으로 물류팀의 훌륭한 기둥이 될 거 같다.
내가 대체 무슨 정신으로 앉아있던건지 모를때 쯤, 2차 가자고 모두들 나가고,
2차는 비밀의 그곳.
난 근데 정신이 이미 몽롱했어서....
그래도 이렇게 놀았던거 기억은 다 난다 ㅋㅋㅋ
그래서 자비없이 올림.
안주도 올림.
근데 이름이 기억 안나 ㅋ 이거 뭐였는지도 기억 안나 ㅋㅋㅋ
남혁이는 결국 사망.
안주야 아트야 ㄷㄷㄷ
존칭쓰는 동갑.
근데 이건 언제 찍은거지? 내가 찍은건 아닌데 ㅋ
순연이도 보이네 ㅎ
순연이 입사할때 면접을 나랑 업이형이 봤었나..? 그랬던거 같은데 ㅎ
프리미엄샵 스텝 부터 본사로의 보직 이동까지 순연이도 참 여기저기 잘 옮기고 그랬는데
워낙 성격이 털털하고 붙임성도 좋아서 적응도 어렵지 않게 하는거 같구 ㅎ
네이트온으로 짧게나마 고민상담의 시간 가졌을때 했던 얘기들 잊지 말고, 더 힘내 !
형주도 힘내 +_+ ㅋ
자비 없이 올림.
자비 없이 또 올림.
희진이도, 프리미엄샵 스텝 부터 본사로 옮겨오기 까지 그러고 보면 희진이도 짬이 상당한데,
거기다 출퇴근 거리도 우리 직원들 중에 제일 멀지 않았나..
난 진짜 그렇게 출퇴근 하는 사람 정말 존경스럽더라;;
보통 힘든 일이 아닐텐데, 희진이도 진짜 화이팅이다 !
저거 소주병임.
남혁이는 진짜 사망.
좀비?
아 이거 본건 정확히 기억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춘식이랑 영철씨. 굳이 따지고 보면, 나랑 셋다 친구 ㅋ
춘식이는, 내가 참 고맙고 미안한게 제일 많은 친구다.
입사 당시의 에피소드, 일하면서 내가 일으켰던 문제들, 퇴사에 관한 이슈 등, 진짜 제일 내 옆에서 조언 많이 해줬던 상사이자 친구.
어떨땐 고맙고 어떨땐 얄밉고 (서로 뭐 ㅋ) 그래도 진짜, 이렇게 되돌아 보는 시점에선, 정말 참 멋진 친구라는 생각 뿐 +_+
부족하기만 한 나를 잘 이해해 줘서 너무너무 고맙고, 제일 성공했으면 하는 바램도 그래서 있는 친구다 ㅎ
영철씨는 입사순으로 보면 회사에서 현재 막내급 ㅎ
그나마 내 바로 옆자리 였어서 이러저러한 얘기들 좀 나누고 그랬는데,
영철씨도 사람이 참 착해서, 지금 외국에 있다가 온지 얼마 안되놔서 친구가 없는게 좀 안타까운데
그 부분만 해결되면 영철씨도 참 인기 많아질 거 같으니 춘식이 쫄라서 좋은 곳 좀 많이 다니길 ㅋ
이거 먹은것도 기억난다.
20대들과 함께 사진 찍은것도 기억나고 ㅎ
사장님이 갑자기 들어가신 것도 기억나고 ㅋ
다행히 카메라에 담긴 사진들 보니 내가 모르는 순간들은 없었네 ㅋ
하마터면 큰일 날 뻔 했는데 ㅋㅋ
2008년 처음 입사 당시엔 솔직히 "1년만 있다가 나가자" 했었지만,
그렇게 2009년을 맞이하고, 또 외환위기에 몰리며 회사가 어려워 졌는데도 이상하게 나갈 마음이 생기긴 커녕 버텨보잔 욕심이 들었고,
그게 2010년이 되고 2011년이, 또 2012년이 되고 ㅎ
그렇게 4년을 일하고, 또 3개월 남짓 되는 시간을 함께 했다.
사장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물론 솔직히 툭 까놓고 사장님이 원망스러울때도 한두번이 아니었지만 ㅋㅋ (이건 뭐, 어느 회사 어느 직원이나 마찬가지일듯)
그래도 진짜 솔직히, 말이 안될 만큼 일을 열심히 하시는 분이시라 존경을 안할래야 안할수가 없기 때문에 ㅎ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또 알게 모르게 뒤 봐주셨던 것들도 참 감사하고 ㅎ
내가 오히려 그런 부분에 좋은 모습으로 보답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한 것 같아 죄송스럽고 그러네..
새마을식당에서 그래서 사장님께 인사 드리러 갔다가 사장님이 고생했다고 말씀해주시는데 진짜 눈물이 바로 쏟아져가지고 ㅋㅋㅋㅋ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얻은것도 물론 너무 많지만, 솔직히 잃은것도 너무 많고, 기억하고 싶지 않을만큼 힘들었던 일들도 있었는데
어차피 다 지난 일이고, 덕분에 나도 좀 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그냥 좋게 기억하고 추억하려고 한다.
카시나는 정말 내 삶을 완벽하게 바꿔놓았다.
내가 무너지게도 해줬지만 내가 다시 일어나게도 해줬다.
그러니 앞으로 더 보란듯이 잘 되야겠다 싶다.
"쎈스 그 친구, 우리 회사 다녔었잖아" 라는 말이 사장님 입에서,
그리고 계속해서 카시나에 남아있을 친구들 입에서 부끄럽지 않게 나오도록 ㅎ
그때까지,
안녕, 카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