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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009/Daily & more

출근길이 무슨 명절 귀경길도 아니고 이건 무슨 ㅎㄷㄷ




눈이 온다는 소식에 평소보다 1시간 정도 빨리 출발을 했다.

6시 반 정도에 출발을 했는데 이땐 미처 몰랐지.. 내가 엄청난 고행의 길을 가게 될 줄은;;






신발이 잠길 정도로 눈이 쌓여 있길래 오우 - 이거 좀 긴장되네;; 하는 마음으로 버스를 탔다가

지하철역을 보고 '음 그냥 지하철 탈걸 그랬나' 했지만 그래도 가만히 앉아가는게 편하고 좋겠다 싶어 잠시 눈을 좀 붙였는데

이게 왠일;; 1시간 정도를 자고 일어났는데 아직 출근길 전체에서 반도 못간게 아닌가 ㅎㄷㄷ

창밖을 보니 이미 날이 다 밝았는데도 여전히 갈길은 한참 남아있었고 차는 당최 움직일 기미가 안보였다;;

진짜 거짓말 안보태고 완전 추석 설날 같은 명절 귀경길 같이 막히는 바람에 사람들은 중간에 내려서 걸어가기도 했는데

난 회사까지 가는 길과 버스노선이 달랑 1개라 내려봤자 아무 이득이 없을것 같아 발만 동동 구르며 그냥 버스에 앉아있었다;;






하지만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환승을 해야 하는 정류장을 앞에 두고 난 내리기로 마음을 먹고 버스에서 내렸다.

보통때 같았으면 내가 내린 이곳에서 환승해야 하는 그 정류장까지 버스로 2분이면 되는 길인데

이 상황에 내가 버스에서 안내리고 있었다면 아마 30분도 더 걸렸을듯;;;

사진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초록불인데 차는 그냥 멈춰있는 상황;;;

물론, 이미 출근 시간은 30분이나 지난 상황이었다;;;






아 진짜 길이 개판이더라;;

걷기도 너무 힘들었다;; 눈이 그쳤다면 모를까 이 상황에 눈도 미친듯이 계속 내려서 앞을 제대로 보기도 어려운 상태였음 ㅠ

진짜 교통경찰 아저씨들이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 세삼 깨닫게 되었다 ㅎㄷㄷ






눈이 너무 많이 쌓여있어 사람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듯 일렬로 줄을 서서 걸어가고 있었고

자동차들은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해 이리저리 미꾸라지 마냥 미끄러지며 아찔한 순간들을 계속 연출했고

헛바퀴 도는 차들도 엄청 많이 봤다;;

고장난 차들이야 두말할 나위 없이 많이 보고.. 진짜 1년동안 여기저기 지나다니다가 우연히라도 보기 힘든 교통사고들을 오늘 아침에 다 본듯;;

오르막길을 그렇게 걸어 올라가자니 이건 무슨 산악등반 하는 그런 기분이었는데

내리막길로 접어들어 내려와서 도로를 보니 차가 한대도 없길래 이게 뭥미 했는데

생각해보니 오르막길을 자동차들이 올라오지 못해서 그런것 같더라;;

진짜 걷길 잘한거 같았다;;






출근시간은 이미 지난지 한참 된 상황. 내 옷은 이미 눈을 맞아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고

신발도 그나마 고어텍스라 뭐 견딜만 하긴 했지만 역시나 정신 못차리는 상황이었음 ㅠ






갈길이 먼 관계로 난 다시 버스를 타기로 했고 버스의 웽!!! 하는 헛바퀴 소리와 진동에 오만걱정을 다 하며 창 밖을 보니

다른 차들도 정신 못차리기는 마찬가지더라;;

차선 없어진건 뭐 둘째치고 차들이 진짜 자칫 잘못하면 그냥 그대로 부딪힐 상황으로 위험천만하게 미끄러지고 있었고

실제로 중간 중간엔 그냥 아예 버려진 차들도 있었;;;






아 정말 내가 살다살다 이렇게 엄청난 폭설과 교통대란은 처음 보는거 같았다;;

신호는 이미 의미가 없어진지 오래였고 이 끔찍한 곳을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차들도 엄청 많았고..

아 진짜 출근시간에 내가 별걸 다 보는구나;;;






초록불이 저 멀리 분명히 보이는데도 또 차가 움직일 기미가 없어져 나는 할수 없이 또 내려서 걷기로 했다;;

두번째 하차였다;; ㅠㅠ






그래도 그나마 회사랑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 보통때라면 버스로 역시 한 2~3분이면 되는 거리라 -

그냥 잠바 단단히 챙겨입고 안미끄러지게 조심조심 걸어가기 시작했다.

오토바이는 이게 시동이 걸린건지 아닌건지도 모를정도로 그냥 운전하던 분이 앉은채로 밀고 가는 정도 였고

무슨 상황인지 차선의 반대방향으로 멈춰서 있는 차도 보이고..

아 정말 이건 재앙 수준이었다;;






그러다가 내 시선을 한번에 사로잡은 광경 !

아 ㅋㅋ 아이 엄마가 아이를 썰매 태우듯 데리고 가는데 ㅋㅋ

와 진짜 너무 귀엽더라 ㅋㅋ

나도 모르게 웃어버렸음 ㅋㅋ

힘들어 죽는줄 알았는데 이 모습때문에 다시 힘이 났다 ㅋㅋ






집에서 6시 반에 나왔는데 사무실 앞에 오니까 10시 반 이었다..

4시간 반..

안양에서 압구정까지 4시간이 걸린거다;;

평소에 진짜 아무리 길이 막혀도 1시간 반이면 뒤집어 쓰는 거리를 4시간 만에;;

3시간 버스타고 1시간 걷고;;

와.. 진짜 엄청난 고행의 길이었다 ㅠㅠ



아 겁나;; 내일은 다행히 눈이 더 오진 않는다는데 ㅠㅠ 어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