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방황하던 그 여름날, 하루종일 울어본적도 있던 그 때에, 혼자 무작정 여행을 떠났었다.
차시간이 제일 빨랐던게 전라도행이라 무작정 그리로 향했는데
출발할땐 날씨가 좋았는데 내려가니 폭우가 쏟아져서 참 ;;
보성으로 갔었던것 같다. 왜 그리로 갔는진 모르겠다.
그냥 무작정 발길 닫는곳으로 가다보니 난 보성에 있었다.
장마가 끝나고 한창 폭염이 지속될때라 정말 군대 이후로 땀을 그렇게 많이 흘리며 걸어본것도 오랫만이었다.
그러고보니 그땐 카메라 산지 얼마 안됐을 때였다.
지금 올리는 것들이 오랫만에 사진첩을 뒤지다가 발견한 사진들중 몇장인데 이게 그나마 잘 나온 사진들이다.
숲속의 작은 개울을 찍은건데 무슨 폭포마냥 나왔네 - 아 민망하다 하하;;
이때 차밭을 처음 가봤다.
혹시나 보성 차밭으로 도보 여행을 가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침 일찍 출발 하라고 권하고 싶다.
내가 갔을땐 해가 다 져서 정말 사진 찍을맛도 안나고 아무튼 좀 그랬다.
아 - 그러고보니 이때 정말 슬픈 일이 있었다.
그냥 혼자 무작정 떠난 여행이라 배낭하나에 민소매셔츠와 반바지차림이었는데
혼자 마음 추스리려고 출발한 여행이었는데 내가 카메라를 메고 있으니 사람들이 내가 사진사 인줄 알았나보다.
(2년전 그때만해도 지금처럼 DSLR이 보급되어있진 않았으니까)
그래서 거기서 가족들 연인들이 사진좀 찍어달라고 엄청 붙들었던;;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여행이 마음 추스리려 출발했던 본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가 마무리 된것 같다 -_-;;;
둘째날엔 바닷가만 찾아다녔다.
뭐 찾아다녔다기 보다, 그냥 또 무작정 걷다보니 바다였는데..
큰 해수욕장은 피해다녔다.
가봐야 사람만 북적대고 제대로 숨도 못쉴것 같아서 사람도 없는 곳만 골라 다녔다.
덕분에 이렇게 멋진 경치도 혼자 구경해보고 나름 좋았었다 -
물론, 땀은 역시나 최고로 흘렸다;;
태양이 하늘 한가운데 떠있는 낮에 그것도 한 두세시간 걷다보니 나중엔 진짜 속옷뿐이 아니라 입고있던게 다 젖었던;;
가끔 힘들때면 그때를 떠올린다.
그래 -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아무것도 아닌거야- 라고 혼자 달래면서 ㅎ
그때 바다를 붉게 물들였던 노을을 보고 있자니 너무나도 유명한 그 얘기가 떠올랐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