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ense Trip/Japan

처음이야 후쿠오카 #4 : 효탄스시, 하카타역 코인락카, 명란 튜브, 아뮤 플라자 레스토랑, 후쿠오카 공항 면세


오지 않기를 바랬던 후쿠오카 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1년에 최소 2번 이상은 비행기를 타는 삶을 산 지 몇 년 되다보니 '물론 여전히 아쉽지만' 제법 덤덤하게 마지막 날을 맞게 되는 것 같다.

마지막 날의 아침 조식은 계란병 말기 환자 답게 계란말이와 계란 샌드위치로 ㅋ

이거 두개 모두 패밀리마트 제품인데, 일본을 잘 안 가본 사람이나 일본을 다녔더라도 편의점에 잘 안 다녀본 사람이라면 꼭 먹어보기를.

※ 한국 편의점에서도 계란말이가 나오는 거 같던데, 진짜 일본하고 비교가 안됨. 한국 편의점은 각성할 필요가 있다!



매번 여행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상하게 체크아웃 하는 날엔 날씨가 좋다.

오후나 저녁에 날씨가 안 좋아지는 경우를 본 적은 있어도 오전부터 점심때 까지는 거의 100%였던듯.

얄밉게 ㅋ



이제 서울 돌아가면 이런 멋진 차도 못보겠지.

아 그러고보니, 후쿠오카에서는 슈퍼카를 한 대도 못 봤네?

도쿄에서는 하루에 3대 이상은 꼭 봤었는데.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고맙게도 짐을 늦게 빼도 좋다고 하여

일단은 체크아웃 하기 전에 마지막 쇼핑을 하기 위해 텐진역으로 넘어갔다.



(저 중에 진짜 개는?)



결국 빔즈를 다시 갔다.

여기서 아주 우연히 좀 괜찮은 아이템을 발견했는데

똑같은 상품이 없는 커스텀 제품이라 결국 다시 갈 수 밖에 없었던건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정말 잘 찾아낸듯 ㅋ 뭔지는 비밀 ㅋ

(오후에 하카타역에 있는 빔즈를 또 가봤지면 역시 없었음!)



점심은 텐진에 간 김에 효탄스시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줄 서는 건 참 싫어하지만 후쿠오카 와서 제대로 스시를 먹어보질 못하고 있었기에

떠나기 전에 적어도 한 번은 스시를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빔즈에서 효탄스시가 가깝기도 했고, 오픈 전이라 줄만 잘 서면 오래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ㅋ



우리가 효탄스시에 도착한 건 효탄스시 오픈 30분 전쯤이었다.

입구가 2층이라 2층 입구부터 내려오는 계단따라 4명 정도가 줄을 서 있길래 "오!"하고 바로 그 꽁무니에 붙어 줄을 섰는데

알고 보니 2층에서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줄이 숨어있었고 심지어 그 줄이 더 먼저였음 ㅋㅋㅋ

그 위로 한 20명 정도가 줄 서있었던 것 같으니 아마도 우리는 거의 30명째쯤 되는 순번이었을 듯 ㅋㅋ

그래도 '일단 오픈하면 한 번에 많은 손님이 들어갈 수 있을테니 기다려보자' 하고 기다리기로 했는데,

우리야 그렇다 치지만 뒤늦게 온 저 아래 1층에 줄 선 분들은 어째 ㅠㅠ 막 캐리어 끌고 오는 분들도 있던데 ㄷㄷㄷ

(정말 놀랍게도 저기 줄 선 사람의 절반 이상이, 아니 거의 70%는 한국 사람이었음;;;)



오픈 시간이 되자 효탄스시측에서 손님들을 순번대로 받기 시작했고,

아주 기가막힌 타이밍으로 딱 우리까지만 한 번에 들어갈 수 있었다는 희소식!

바에 앉을 수 있었더라면 좀 더 느낌 있었겠지만, 그래도 대화에 집중할 수 있는 테이블 좌석에 마지막으로 세이브!



우르르 주문이 들어가니 다들 되게 바쁘셨을 것 같은데,

그래도 베테랑답게 다들 익숙한 것 처럼 서브 시작 ㅎ



여기가 근데 한국인 사이에서 대체 왜 유명한걸까. 그건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원래 한국인 많이 가는 곳은 잘 안가고 싶어하는 성격이나, 후쿠오카에 대해선 나도 초행이라 아는 게 없어서 그냥 여기로 온 건데

(솔직히 여기를 오는 한국인 대부분도, 여기가 왜 유명한지는 모르고 올 것 같다 그냥 네이버에서 검색이 많이 되니 오는 거겠지)

아무튼 우리 입장에서야 줄도 오래 안 섰고 한글 메뉴도 친절하게 잘 마련되어 있었으니 그저 즐거운 시간일 뿐 ㅋ



단품도 편하게 시켜 먹을 수 있도록 한글 메뉴로 빡!



일단 모르겠고, 나마비루부터 들이키는걸로 ㅋㅋ



와 근데 저거 살얼음 ㅋㅋㅋㅋㅋㅋ

진짜 너무 시원해서 깜짝놀람 ㅋㅋㅋㅋㅋㅋ

그래 나마비루는 이 맛에 마시는거지 ㅠㅠㅠㅠㅠㅠ



주문한 정식이 나왔다.

생각보다 플레이트가 쓸데없이 커서 좀 놀랐는데 ㅋㅋㅋ

(아니 대체 왜 저 크기지 ㅋㅋㅋ)

초밥 하나의 크기가 그래도 큼지막해서 좋았는데

그걸 담는 용기가 너무 과도하게 커버리니까 초밥이 되게 작아 보이고 성의 없어 보이고 그러네 ㅋㅋㅋ



아웅 맛나겠다 +_+

나 마끼 짱 좋아함 ㅋ



한국의 초밥은 점점 밥 양도 적어지고 생선살도 쓸데없이 얇고 길게 썰어주고 그래서 별로였는데

그래 역시 초밥은 한 입에 넣었을 때 입 안에 꽉 차야 제맛이지 암 ㅋㅋ

맛있게 잘 먹었다!



효탄스시에서 배불리 맛난 스시 정식을 먹고 나와서는

하카타역으로 가기 위한 열차를 타러 가기 위해 지하상가를 좀 걸어봤다.

지상으로 걸어도 되는데 거긴 너무 뜨겁고 더우니까 ㅎ 시원하게 지하상가로!

(오 근데 여기 꽤 규모가 크더라고? 여길 알았더라면 진작에 시원하게 지하로 다녔을텐데 ㅋ)



후쿠오카에서 4일간 열심히 탔던 치카데츠.

도쿄의 그것과 달리 확실히 오래된 느낌이 한가득이어서 정겨웠다.

물론 땀에 젖은 채로 저 포근해 보이는 의자에 앉는 건 좀 싫었지만 ㅋㅋㅋㅋ



하카타역으로 돌아와서는 서울로 사 갈 명란 튜브와 그 외 몇가지 명란 관련 기념품을 샀고,

에어비앤비 호스트와 약속한 시간이 되어 숙소로 돌아가 짐을 빼왔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부터 시작된 걱정이 있었으니,

짐을 빼오긴 했지만 공항으로 떠날 시간까지는 여유가 한참 남았던 상황이라

캐리어를 어딘가에 맡겨야만 했었는데 네이버 블로그들을 아무리 뒤져봐도 코인락카 외엔 답이 딱히 없는거였다.



경험상 24인치 이상의 큰 캐리어는 코인락카 자리 잡는 게 하늘의 별따기라서 하카타역 안에 있는 코인락카들을 이 잡듯 뒤져야 하는데

만약 그랬는데도 못 찾으면 완전 낭패를 보게 되는 상황이었던 것.

일단 하카타역 1층에 있는 모든 코인락카를 돌아봤지만 역시나 비어있는 칸은 없었고,

우연히 발견한 "하카타역 1층의 택배 회사 사무실에서 캐리어를 보관해준다"는 글 때문에 택배 회사 사무실까지 찾아가 봤지만

아주 담백하게 "No"라고 대답하는 직원의 무표정한 얼굴을 뒤로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이걸 어쩌나 하고 발을 동동 구르다가, 하카타역사 3층에도 코인락카가 있다는 안내판을 보게 되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3층으로 올라가 봤는데,

와 진짜 ㅠ 딱 기가막히게 2칸 비어있는 상태 ㅠㅠ 멀리서부터 그 2칸이 딱 보여서 진짜 그거 안 뺏기려고 막 달려감 ㅋㅋㅋㅋㅋㅋ

천운도 그런 천운이 없지 ㅠ 너무 운 좋게 2칸 남아있어서 우리 캐리어 하나씩 딱 넣고 홀가분하게 남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원래는 캐널 시티에 한 번 더 다녀올까 했는데,

몸도 좀 피곤하고 날도 덥고 그래서, 거기 가봤자 뭐 있겠나 싶어서

그냥 시원하게 하카타역에 붙어있는 아뮤 플라자나 돌아다니자 하는 마음으로 백화점 한바퀴 스윽 돌아보고,

카시라에서 모자를 하나 살까 했지만 그냥 돈 아끼기로 하고 참고 (왜 그랬지?)

후쿠오카를 떠나기 전 마지막 식사를 하기 위해 아뮤 플라자 9층의 식당가를 다시 찾았다.

근데 진짜 더운 여름에 후쿠오카 여행 생각하는 사람들은, '내가 밖에서 줄 서서 기다리는 것도 다 상관없고

무조건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하다는 식당 가야만 하는 사람이야' 하는 성격이 아니라면,

그냥 여기 아뮤 플라자 식당가를 이용하는 것을 권한다.

일본 최대 규모의 식당가라서 먹을게 많기도 하고, 시원하고 깔끔하고, 사람들이 미친듯이 줄 서는 것도 아니라서

여기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이득이라고 생각한다. 진짜 뼈저리게 느낌 ㅇㅇ



우리는 소바와 템뿌라를 마지막 식사 메뉴로 정했다.

고기도 먹었고 스시도 먹었고 꼬치구이도 먹었고 이것저것 다 먹어봤으니 소바를 먹으면 딱 깔끔할 것 같다는 생각에 ㅋ



근데 너무 깔끔하게 나옴 ㅋㅋㅋㅋ



물론 맛있어서 좋았듬.

손님도 거의 없어서 조용하고 쾌적한 식당에서 편안하게 먹고 ㅇㅇ



단지 이게 좀 ㅋㅋ

나 첨에는 사진만 보고 계란후라이 올라간 거라고 생각해서 얼씨구나하고 주문한건데

알고보니 토로로고항(마밥)이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나 마밥 잘 안 먹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전체적으로 아주 괜찮았다는 후문.

굿 초이스.



어느덧 하카타를 떠날 시간.

뭐지 이 아련함은.



안녕 하카타.

4일 잘 놀고 간다.

다음에 언제 또 올지는 모르겠다만, 그때까지 안녕.



하카타역에서 열차를 타고 순식간에 후쿠오카 공항역으로 넘어갔다.

진짜 후쿠오카는, 다른 건 모르겠고 공항하고 시내가 지하철 3정거정 안에서 이어진다는 게 참 대박인 듯.



암튼 우리는 역 앞에서 무사히 공항으로 가는 무료 셔틀버스를 잡아 탔고,



전날 미리 모바일 체크인을 해 둔 덕에 탑승 수속도 후다닥 해치워버릴 수 있었다.

이제 다 끝났네 정말!



은 무슨 ㅋㅋㅋㅋ

공항 면세점에 뭐 볼 거 없나 하고 기웃거리다가,

듣던대로 공항 규모가 너무 작아서 볼 게 하나도 없어가지고 '그럼 그렇지'하고 탑승 게이트쪽으로 넘어갔는데

우리가 탈 비행기 탑승 게이트 앞에 뜬금없이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의 면세점이 ㅋㅋㅋㅋ

그래서 걍 할 일 없으니 구경이나 하자 하고 옴므 플리세(Homme Plisse) 매장 들어갔다가,

진짜 쌩뚱맞게 여기서 바지를 사들고 나옴 ㅋㅋㅋㅋ

후쿠오카 와서 쇼핑 별로 안했다고 나름 뿌듯해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지갑이 열림 ㅋㅋㅋㅋ

아니 뭐 해외에서 면세로 산 거라 싸게 잘 사긴 했지만 ㅋㅋㅋㅋ 웃겨 ㅋㅋㅋㅋ



주머니에 동전 몇개가 남아있길래 탑승 게이트 앞 편의점에서 동전 털이 하는 것으로 이번 여행은 마무리.



2013년부터 1년에 거의 평균 2회 이상을 도쿄로만 여행 다니던 내가

(출장으로 갔던 오카야마나 히로시마를 제외하면) 처음으로 도쿄가 아닌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보게 되어

이거 뭐 아는 것도 없고 길도 잘 모르고 그래서 어리버리타면 어쩌나 - 재미가 없으면 어쩌나 - 별 걱정을 다 했었는데

그래도 생각보다 괜찮았던 부분이 많아서 좋았던 것 같다.

물론 동반자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들이었지.

혼자였어봐 내가 뭐 온천을 갔겠어 다자이후를 갔겠어 그냥 쇼핑 생각이나 했겠지? ㅋ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여행이라는 게 다 그런거 아닌가. 어떻게 만족스럽겠어 늘 시간에 쫓기니 다 아쉽지 ㅎ

암튼 머 괜찮았던 경험이었고 여행이었다.

후쿠오카를 그래서 다시 갈 마음은 있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러겠노라 대답하겠다.



끝.



처음이야 후쿠오카 #1 | http://mrsense.tistory.com/3410

처음이야 후쿠오카 #2 | http://mrsense.tistory.com/3411

처음이야 후쿠오카 #3 | http://mrsense.tistory.com/3412

처음이야 후쿠오카 #4 | http://mrsense.tistory.com/3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