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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서는 현재 루이비통(Louis Vuitton)의 전시가 한창이다.

동시간대에 진행 중인 까르띠에 재단의 미술품 전시와 달리 루이비통의 전시는 메종의 역사를 정리하는 브랜드 전시여서

(까르띠에 재단의 전시도 물론 좋았으나) 개인적으로는 매우 큰 기대를 가진 채 전시를 관람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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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의 타이틀은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Volez, Voguez, Voyagez)'다.

이 타이틀은 루이비통 최초의 로고가 반영된 여행 가방 첫 광고 카피에서 따온 것으로,

역사 속 다양한 여정을 함께 했던 루이비통 트렁크와 러기지를 만나게 될 전시라 그런지

입구에서부터 '여행을 떠나보라'는 메세지를 던지더라.

저 자리에 서서 몸을 살짝씩 움직여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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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눈 앞에 보이는 전시장 입구 외벽에 스크리닝 되고 있는 비행기가 몸을 움직이는 방향에 맞춰 방향을 트는

별 것 아니지만 참 관람객을 들뜨게 만들어주는 재미있는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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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이 전시는 소개하는 작품의 수가 굉장히 많고

평소에 절대 접할 수 없는 진귀한 유산들을 대거 등장시키기 때문에

무료 전시로 볼 수 있다는 것에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했다.

(이탈리아 방문시 들렀던 구찌 박물관은 유료 티켓으로 입장을 했었는데, 이 전시가 그 박물관의 규모보다 훨씬 컸다)

그도 그럴것이 이번 전시는 단순히 루이비통 앤티크 트렁크로만 채워진게 아니라

루이비통 아카이브에 소장된 오브제들과 파리 의상 장식 박물관 팔레 갈리에라(Palais Galliera, Musée de la Mode de la Ville de Paris),

프랑스 필하모니 드 파리(Philharmonie de Paris) 산하 음악박물관(Musée de la Musique) 소장품 및 개인 컬렉션들까지 가세해

마치 브랜드의 역사가 아닌, 한 나라의 역사를 훑어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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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말까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전시는 블로그 포스팅이 아닌 실제 방문 관람으로 직접 확인했으면 한다.

(사진을 찍긴 했으나 찍지 않은 것이 더 많으며, 찍은 것도 거의 클로즈업이 대부분이다. 그러니 궁금하다면 꼭 DDP를 방문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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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내부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게 되는 앤티크 트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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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의 광고 엽서들.

아래에 있는 엽서들에는 지금의 다미에 캔버스 패턴이 함께 그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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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년대 유럽 부유층들이 주문 제작해서 사용했던 다양한 형태의 앤티크 트렁크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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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가 처음 만들어졌던 1850년대에는 아무런 무늬가 없었다.

다미에 캔버스(Damier canvas) 패턴은 모조품이 생겨나기 시작한 1880년대에 만들어졌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모노그램 캔버스(Monogram canvas) 패턴은 1890년대에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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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방 서랍장 같은 이 케이스는 각각 1켤레의 신발을 담는 서랍장이다.

당시 부유층의 삶이 얼마나 유별나고 과시적이었는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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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본인들이 직접 들고 다녔을 리 없으니 트렁크의 크기가 실용성과 거리가 멀었던 것은 아무 문제가 아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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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담은 것이 아니고 꽃모양의 장식이 달린 모자를 보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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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것 중 하나가, 각 섹션별로 공간 디자인이 엄청나게 멋지게, 그럴 듯 하게 만들어져 있었다는 것인데

이는 무대 세트 디자이너로 활약하고 있는 모두 로버트 칼슨(Robert Carsen)의 작품이다.

덕분에 동선따라 전시장을 이동하면서 '전시를 본다'는 느낌이 아니라 '여행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그 공간이 주는 무드에 제대로 심취해서 더욱 더 작품들을 가슴으로 볼 수 있도록 한 것 같아 아주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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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여행 가방의 시초가 된

1900년대에 처음 개발 된 스티머 백(Steamer B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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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모노그램 캔버스와 다미에 캔버스를 입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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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피스마다 이렇게 번호표와 함께 캡션이 달려 있어 하나씩 보는 재미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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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횡단 탐험가 앙드레 시트로엥을 위해 특별 주문 된 알루미늄 트렁크 시리즈.

※ 이름이 낯익다고 생각된다면 그것은 아마도 자동차 제조회사 시트로엥 때문일텐데, 실제 그 양반이 그 시트로엥의 창업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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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위해 침대 트렁크라는, 아주 희한한 물건도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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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속에 저 침대가 쏙 들어가는 구조다.

(라꾸라꾸 침대 생각이 나는 건 기분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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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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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층의 삶은 얼마나 호화로웠을까.

1910년대엔 무려 바이스(작업 공구)를 담는 트렁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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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일반적으로 차량 위나 뒤에 적재하는 모노그램 캔버스의 차량용 트렁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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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모토블록이라는 자동차 회사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차량용 트렁크다.

그러니까, 요즘으로 치면 롤스로이스 에디션 같은 개념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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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휴대용 선풍기라는데 귀여워서 사진으로 남겨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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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의 노에 백(Noe Bag)과 피크닉 트렁크.

옷이 아닌 식기류를 챙겨다니는 여행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으로 미루어보니

부유층의 삶의 사치스러움이 절정에 달했다고 생각했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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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피크닉 트렁크도 아니고, 그저 티타임을 위한 티 케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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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없는 공간 같은 건 애초에 남겨둘 마음도 없었다는 것 같은 배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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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비행기의 등장.

땅을 너머, 하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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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빠질 수 없는 루이비통 백.

(바로 전 사진을 다시 자세히 보면, 드디어 키폴 백(Keepall Bag)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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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삐용 백(Papillon bag NM)이 등장했다.

시대가 발전하고 삶이 개인화, 대중화 되며 점점 가방의 크기가 작아지고 실용적으로 바뀌는 것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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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여행을 위한 캐빈 트렁크와 익스프레스 백의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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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개인적으로 이번 전시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공간 디자인.

마치 실제 열차 안에 있는 것 같았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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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광, 독서광이자 루이 비통의 손자였던 가스통 루이비통(Gaston-Louis Vuitton)이 실제 여행하며 모았다는 호텔 스티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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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했던 가스통 루이비통의 영향 때문인지 이후에는 집필 트렁크나 책장 등이 대거 제작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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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저도 결국 여행시 휴대하기 위함이었을테니,

과연 정말 유난이었다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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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에 만들어진 것을 같이 놓고 보니 그 또한 쏠쏠한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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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기를 담는 트렁크의 등장.

이 곳에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무겁고 큰 것을 들고 다녔구나 하니

정말 과거의 부유층들은 유별났다는 생각 그리고,

지금의 스마트폰이 얼마나 대단한 물건인지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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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이렇게 책상으로 펼쳐지는 패널까지 만들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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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라는 감탄사를 연신 내뱉다 문득 고개를 들었는데,

이 공간은 사방이 모노그램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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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루이비통의 모든 것이 여기에 있는 것 같은 느낌.

마치 나도 모노그램 캔버스의 트렁크 안으로 들어온 것 같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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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최근의 백도 군데군데 전시 되고 있었는데

워낙 진귀한 트렁크의 향연에 취해있다보니 어째 이런 컬렉션은 좀 튀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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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름 한시대를 풍미했던 마크 제이콥스의 모노그램 그래피티 시리즈 아니겠나.

굳이 끼워 맞추자면, 어쩌면 지금 구찌(Gucci)의 과감한 행보를 이끌고 있는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작업도

마크 제이콥스의 이런 파격적인 작업 같은 선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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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6D | 1/80sec | F/4.0 | 45.0mm | ISO-2000


루이비통의 앤티크 트렁크 커스터마이징 서비스 메뉴(?).

가방의 생김새, 여닫는 법, 그리고 트렁크를 만드는 데에 필요했을 다양한 질문들.

당연히 있었을 서비스지만 이렇게 실제 사용되었던 작성표를 보니 기분이 또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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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같았으면 반갑게 봤을 무라카미 타카시의 모노그램 멀티컬러 작품.

하지만 진귀한 트렁크 컬렉션에 빠져있다 보니 오히려 너무 튀는 조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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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니 이것도 정말 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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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이 접힌다는 건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이렇게 옷걸이를 만들고 옷이 걸리는 공간을 넉넉하게 확보하려 했던 것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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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퍼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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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



숨막힐 정도로 한 치의 여백도 용납하지 않은 완벽한 수납.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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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 치면 캐리어 위에 다양한 브랜드 스티커를 붙이는 것처럼,

그 옛날에도 이렇게 트렁크 위에 호텔의 엽서를 붙이는 것이 유행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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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의 후반부에서는 협업에 적극적이었던 루이비통의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백과 트렁크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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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풀한 트렁크는 상단에 거울이 있던 것으로 보아 메이크업 셋트인 듯 하다.

캡션을 보지 않아 자세한 정보는 모르겠는데

문득 이 지점에서 전시 초반에 마주했던 앤티크 트렁크들 생각이 문득.

더욱 화려해지고, 더욱 섬세해졌지만, 여전히 루이비통의 트렁크는 계속해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나가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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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로는 다양한 협업의 결과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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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카와쿠보다운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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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프라그먼트(Fragment) 디자인의 번개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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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사마 야요이와 함께 했던 컬렉션도 실제로는 처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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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상자의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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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제이콥스의 모노그램 그래피티 보다는 훨씬 잘 어울리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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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도 팝업 스토어를 오픈한, 루이비통 x 슈프림 컬렉션의 트렁크도 여기서 실물을 마주하게 됐다.

어쩌다 보니 슈프림(Supreme) 제품을 '정식'으로 판매하게 된 국내 최초의 브랜드가 되어버린 루이비통.

삼성도 실패한 일을 진짜 '어쩌다 보니' 루이비통이 이뤄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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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 전시의 마지막 공간은 한국을 위한 헌정 섹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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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 프랑스와 한국이 나란히 파리만국박람회에서 전시회에 참여한데 의의를 두고 만들었다는 가야금을 담는 앤틱 트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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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섬세한 디테일 아니, 고집스러운 디테일은 루이비통이기에 가능한 일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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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 막 꺼내온 듯한 한국의 오래된 패션 매거진도 볼 수 있었다.

월간 '멋'이라니.

진짜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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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에 대한 조명은 당시에도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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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895개의 못이 사용된다는 대목에서 흠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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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팅이 좀 억지스러웠지만, 좋게 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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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전시의 피날레를 장식한 것은 전 피겨 스케이트 선수 김연아의 스케이트를 보관하는 트렁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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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이름, 대한민국의 자랑, 빙판 위 요정 김연아의 영문 이니셜 YN.K

저 서랍엔 어떤 것들이 담겨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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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난 스케이트.

잠시 전시장에서 벗어나, 김연아에 대한 여러가지를 추억하게 되었던 순간.

덕분에 루이비통 전시에 대한 몰입은 깨졌지만

그만큼 루이비통의 위상과 위치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었던 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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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다 보고 나올 때에는 루이비통의 가방과 네임 태그를 만드는 장인들의 실제 작업 과정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현지에서 온 장인들이 실제 작업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공간에 당도했는데,

안타깝게도 방문했던 시간이 전시장이 문을 닫을 시간에 가까웠던지라 장인들이 퇴근 준비를 하고 계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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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크긴 했으나 이렇게 양질의 전시를 보게 되리라곤 생각 못했어서 굉장히 감탄하는 마음으로 전시장을 빠져 나왔다.

앞서 얘기했지만 이탈리아에서 방문했던 구찌 박물관은 유료 전시인데

그 전시도 충분히 훌륭했다고 생각하지만 이 루이비통 전시 규모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수준으로 느껴질 정도니.

큐레이팅이 굉장히 잘 된 전시고 공간의 구성이나 표현력에 있어서도 굉장한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준 전시였다.

나는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가 볼 생각이다.

카메라 없이 좀 더 천천히 그리고 자세히, 루이비통 메종의 역사를, 트렁크 산업의 역사를 다시 한 번 살펴 볼 참이다.

부디 이 블로그를 봤으니 됐다고 생각하지는 말아주길.

정말 두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 갑절 이상의 엄청난 감동을 가져다 주리라 확신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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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쎈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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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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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띠에(Cartier)에서 운영하는 까르띠에 현대 미술 재단(The Fondation Cartier)이 소장하고 있는 예술 작품을 소개하는 소장전

'하이라이트'가 무료로 열리고 있어 그를 보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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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까르띠에에서 전시 한다는 얘기 들었을 땐 브랜드 관련 전시인가 했었는데

현대 미술 재단의 소장품 기획전이라는 걸 알고는 오히려 더 보고 싶어졌어서 기대가 컸음 ㅋ


Canon EOS 6D | 1/80sec | F/4.0 | 40.0mm | ISO-1250


감사하게도 무료 전시라 사람이 많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그래서 주말에 보려면 정말 힘들겠다- 싶었는데)

1달에 2번 있는 야간개장날에 맞춰 평일 저녁에 갔더니 다행히 사람이 거의 없었다 +_+

나이스!


Canon EOS 6D | 1/50sec | F/4.0 | 45.0mm | ISO-1250


까르띠에 현대 미술 재단의 소장품이라고 해서 외국 작가들의 작품만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국내 작가의 작품도 있어서 놀랐다.

심지어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볼 수 있게 해놔서 더욱 놀랐음. (한국에서의 전시라 그랬겠지?)


Canon EOS 6D | 1/50sec | F/4.0 | 105.0mm | ISO-1250


이건 설치 미술가 이불님의 작품이다.

이불님은 2007년 까르띠에 재단을 통해 개인전을 열기까지 했던 어마어마한 작가님으로

작년에는 프랑스에서 문화 예술 공로 훈장까지 받으신 어마어마한 분이시다.


Canon EOS 6D | 1/60sec | F/4.0 | 32.0mm | ISO-1600


작품명 '천지'는 우리와 북한을 백두산의 천지를 소재로 표현한 작품이라고.

(저기 공중에 떠 있는 것까지가 작품이다)


Canon EOS 6D | 1/40sec | F/4.0 | 24.0mm | ISO-1250


차이 구어치앙은 2000년에 까르띠에 재단을 통해 개인전을 연 바 있는 중국의 설치 미술가다.

드로잉과 불꽃 퍼포먼스로 유명한 작가로 화약이라는 재료를 사용한다는 것이 인상적인 작가다.

거대한 스케일을 가진 이 작품은 '위대한 동물 오케스트라' 전시를 위해 작년에 만들어진 작품이다.


Canon EOS 6D | 1/50sec | F/4.0 | 65.0mm | ISO-1600


화약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 부터 이미 특이한 작업인데

이렇게 색도 넣고 동물의 털까지 묘사를 한다.

이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영상으로 잠깐 봤는데,

진짜 속된 말로 노가다중의 노가다가 아닌가 싶을 만큼 고된 작업같아 보여서 놀랐음 ㄷㄷㄷ



이 작품은 1991년에 만들어진 '모호한 경계'. 자세히 보면 사람 모양의 실루엣이 보인다.



다이도 모리야마는 일본의 사진작가다.

2003년, 그리고 2016년. 무려 두 번이나 까르띠에 재단을 통해 개인전을 연 장인중의 장인이다.


Canon EOS 6D | 1/60sec | F/4.0 | 105.0mm | ISO-1600


'폴라로이드 폴라로이드'는 그의 1991년 작품으로

폴라로이드 3,600여장의 사진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을 통해 그는 도쿄와 신주쿠의 모습을 강렬하게 담아냈다.


Canon EOS 6D | 1/60sec | F/4.0 | 65.0mm | ISO-1250


아프리카 미술의 외교관이라 불리웠던 쉐리 삼바.

2004년 까르띠에 재단이 그의 회고전을 열면서 본격적으로 프랑스 대중에 그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사진 속 작품은 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하다는 2010년작 '나는 색을 사랑한다'.


Canon EOS 6D | 1/160sec | F/4.0 | 24.0mm | ISO-1600


보도 사진의 거장 레이몽 드파르동의 사진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레이몽 드파르동은 2008년 까르띠에 재단의 전시 '원주민의 땅, 추방을 멈추라'를 직접 기획한 인물이기도 하다.


Canon EOS 6D | 1/80sec | F/4.0 | 73.0mm | ISO-1600


2004년부터 2010년까지 그는 8X10 카메라를 들고 프랑스를 횡단했는데

이번 전시에 소개된 사진들은 그 당시 그가 촬영했던 사진작품들이다.


Canon EOS 6D | 1/100sec | F/4.0 | 60.0mm | ISO-1600


(수영장 사진이 너무 예뻤다.)


Canon EOS 6D | 1/100sec | F/4.0 | 60.0mm | ISO-1600


(왼쪽의 '노르 파 드 칼래'는 이번 전시에 소개된 사진들 중 방문객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사진이다.)


Canon EOS 6D | 1/100sec | F/4.0 | 84.0mm | ISO-1600


(너무 좋아!)


Canon EOS 6D | 1/30sec | F/4.0 | 24.0mm | ISO-1600


이번 전시에서 소개된 모든 작품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을 꼽으라면 난 아마도 이 '출구'를 꼽을 것이다.

'출구'는 미국의 미술가와 건축가 그룹 딜러 스코피디오 렌프로가

미술가, 건축가, 통계학자, 예술가 그리고 여러 분야의 주요 과학자 팀과 협력하여 고안한 프로젝트로,

인구의 변화, 자국으로 자금 발송, 정치 난민과 강제 이주, 해수면의 상승과 침몰하는 도시, 자연 재해,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삼림 파괴 등을

360도 프로젝션을 통해 시각적으로 표현된 통계표를 보여주는 비디오 아트다.


Canon EOS 6D | 1/30sec | F/4.0 | 24.0mm | ISO-1600


내가 이런 인포그래프가 담긴 영상물을 이번 전시 전체를 통틀어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으로 꼽는 이유는,

아 - 이건 정말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

거두절미하고, 나중에 이 영상만 따로 다시 보기 위해 미술관을 재방문할 의사가 충분하다고 할 정도라서.

이건 아무래도 영상을 직접 보는 것이 좋기 때문에,

360도로 고개를 돌려가며 봐야 하는 실제 영상과 달리 임팩트는 아주 없는 편이지만 참고 삼아 보라고 유투브 영상을 공유한다.



* 출처 - 유투브 까르띠에 현대 미술 재단 공식 계정


Canon EOS 6D | 1/60sec | F/4.0 | 82.0mm | ISO-1600


아마도 이번 까르띠에 재단 전시 관련한 인증샷 중 가장 많은 인기 스팟으로 등장하는 곳이 론 뮤익의 작품이 있는 곳일 것 같다.

(인스타그램에서 까르띠에 전시에 대한 해시태그 검색을 잠깐 해보면 쉽게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론 뮤익은 극사실주의 조각가로 명성이 자자한 작가다.

2005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까르띠에 재단을 통해 개인전을 연 바가 있기도 하다.


Canon EOS 6D | 1/60sec | F/4.0 | 105.0mm | ISO-1600


사람의 신체에 생기는 주름이나 피부 표면 아래로 어렴풋이 보이는 핏줄 같은 디테일 표현이 소름끼칠 정도로 디테일한 것으로 유명한데

그보다 재미있는 건 이런 작품들의 스케일이 실제 사람보다 과도하게 크거나 과도하게 작게만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Canon EOS 6D | 1/60sec | F/4.0 | 105.0mm | ISO-1600


(목에 난 주름은 옆에서 봐도 정말 실제처럼 보이게 만든다)


Canon EOS 6D | 1/60sec | F/4.0 | 105.0mm | ISO-1600


(디테일의 절정은 이런 곳에 숨어 있다. 작품은 2013년작, '쇼핑하는 여인')


Canon EOS 6D | 1/60sec | F/4.0 | 67.0mm | ISO-1600


(내가 특별히 다른 작가들의 작품보다 론 뮤익의 작품을 많이 소개하는 건 그의 작품을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디테일의 표현이 정말 놀라운 수준이라 꼭 자세히 봤으면 하기 이유이기도 하다.

작품은 2009년작, '나뭇가지를 든 여인')


Canon EOS 6D | 1/80sec | F/4.0 | 105.0mm | ISO-1600


(팔꿈치..)


Canon EOS 6D | 1/80sec | F/4.0 | 105.0mm | ISO-1600


(발톱..)


Canon EOS 6D | 1/60sec | F/4.0 | 55.0mm | ISO-1600


이번 전시에서 가장 많은 관심과 인기를 받고 있는 작품은 이거다.

2005년작, '침대에서'.


Canon EOS 6D | 1/60sec | F/4.0 | 75.0mm | ISO-1600


내가 전시를 보러 갔던 시간대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실제 크기에 대해 이 사진으로는 비교가 잘 안 될텐데,

바닥 장판하고 대충 비교해보면 크기 짐작이 좀 되지 않을까 싶다.


Canon EOS 6D | 1/60sec | F/4.0 | 105.0mm | ISO-1600


내가 가만히 서서 작품을 바라보는 각도가 이정도였으니 대충 짐작은 가겠지?

(힌트를 주자면 침대 한 변의 길이가 6.5m라고 알려져 있다)


Canon EOS 6D | 1/60sec | F/4.0 | 105.0mm | ISO-1600


와 근데 저기 피부 표면에 주름 보이나.

팔꿈치 색이 좀 다른 것이나 핏줄이 보이는 것도 말이다.

진짜, 이런 디테일은 좀 소름끼칠 정도로 무서워서, 작품마다의 포즈나 상황은 참 일상적인데,

스케일과 디테일 때문에 오히려 일상적이지 않게 보이는 것 같아 놀라운 감정을 갖게 되는 것 같았다.


Canon EOS 6D | 1/125sec | F/4.0 | 55.0mm | ISO-1600


장 미셸 오토니엘은 2003년 까르띠에 재단을 통해 개인전을 열었던 작가다.


Canon EOS 6D | 1/250sec | F/4.0 | 105.0mm | ISO-1600


새로운 기법이나 소재에 대한 선택점 좀 재미있긴 한데

딱히 내 취향은 아니라 나는 슬쩍 지나쳤음.


Canon EOS 6D | 1/250sec | F/4.0 | 24.0mm | ISO-1600


까르띠에 전시가 서울 시립 미술관의 1,2,3층 대부분을 할애하는 규모의 전시다보니

이렇게 통로에 설치된 작품도 더러 있었는데

그 중 가장 큰 스케일을 자랑하는 작품이 이거였다.

작가 사라 지의 '솟아 오르는 것은 모두 덮어야 한다'는

1999년 당시 까르띠에 재단을 통해 열었던 개인전을 통해 소개했던 작품이다.

(딱히 내 취향은 아니었음)


Canon EOS 6D | 1/80sec | F/4.0 | 92.0mm | ISO-1600


사라 지 작품 윗쪽으로 그림 여러점이 걸려있는 것이 보이길래 가까이 가서 봤다.

타다노리 요코오는 일본을 대표하는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다.

본디 무대 의상을 만들던 분인데 1980년대에 피카소 전시를 본 뒤로 회화에 전념했다고 하더라.

타다노리 요코오는 까르띠에 재단을 통해 2006년에 개인전을 연 바 있다.


Canon EOS 6D | 1/80sec | F/4.0 | 105.0mm | ISO-1600


이 작품은 2014년, 까르띠에 재단 설립 30주년을 기념해 까르띠에 재단에서 직접 의뢰한 작품 '113 초상 연작'이다.

세계 역사에 있어 예술적, 과학적으로 큰 업적을 남긴 113인의 초상을 각기 다른 스타일로 그렸다.

저기 보이는 장 폴 고티에 등 우리가 잘 아는 인물을 포함, 다양한 인물들의 초상이 '정말' 다 다른 스타일로 그려져있는 것이 특징이다.


Canon EOS 6D | 1/60sec | F/4.0 | 50.0mm | ISO-1600


영화감독 데이비드 린치의 작품들도 대거 등장했다.

1970년부터 2009년까지 포스트잇을 포함한 다양한 소재 위에 드로잉 작업을 했는데 그 수만 합쳐도 260여점에 달한다.

그 '바인더 작업' 시리즈가 2011년에 까르띠에 재단에 소장 되었다네.

나도 낙서나 열심히 모아볼까.

그럼 쓰레기만 쌓여가겠지.


Canon EOS 6D | 1/50sec | F/4.0 | 55.0mm | ISO-1600


영화감독, 영화배우, 방송인, 작가 등 그를 설명할 수 있는 수식어가 너무 많아 곤란하기까지 한 키타노 타케시의 작품도 있더라.

전혀 몰랐는데 2010년에 까르띠에 재단을 통해 개인전을 연 이력이 있더라고? 그저 영화인이라고만 알고 있던 터라

이 작품을 보고 적잖이 놀랐음 ㅇㅇ

이 작품은 그 해에 만들어진 '동물과 꽃병들'이다.

일본식 꽃꽃이에 대한 키타노 타케시의 왜곡된 해석이라고 ㅎ


Canon EOS 6D | 1/50sec | F/4.0 | 24.0mm | ISO-1600


바로 뒤에는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2002년작 '유리병사'가 전시되고 있었다.

이 작품은 DDP에서 열렸던 그의 개인전에서도 소개된 바 있는 작품인데

이탈리아 베니스의 무라노섬에서 장인과 함께 만들었다는 대목에서 "엇, 나 무라노섬 가봤는데" 하고 놀란 기억이 있다 ㅎ

한가지 아이러니한 건 (다른 해석 다 떠나서) 이탈리아에서 만든건데 고대 그리스풍으로 만들었다는 거 ㅋ


Canon EOS 6D | 1/50sec | F/4.0 | 93.0mm | ISO-1600


(나는 결국 인증샷을 론 뮤익 작품 앞이 아닌 모리야마 다이도 작품 앞에서 남겼다)

처음 까르띠에 재단 전시가 오프닝 세레머니로 프레스 오픈을 하던 당일,

같은 시각에 나는 근처에서 화보 촬영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지나가다 우연히 까르띠에 전시가 열린다는 걸 알게 되었고 처음엔 그저 패션 브랜드의 전시인가 했는데,

후에 까르띠에 현대 미술 재단이 소장한 소장품들을 전시하는 것이라는 걸 알고 무척 전시가 보고 싶어진 것이 사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하게 환경을 주제로 했던 계몽적 작품들이 대거 포진 되어 있던 것도 인상적이었고

궁금했던 론 뮤익의 작품을 실제로 볼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이런 알찬 전시를 심지어 무료로 볼 수 있게 했으니 내 어찌 만족하지 않을소냐 -

기회가 된다면,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한 번 전시장을 방문해서 보고 싶었던 작품들을 '카메라 없이' 다시 한 번 봐야겠다는 생각이다.



PS - 실제 전시에는 더 많은 작품들이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꼭 서울시립미술관에 가서 두 눈으로 직접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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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쎈스씨

Canon EOS 6D | 1/50sec | F/4.0 | 105.0mm | ISO-400


최근에 수트 맞출 일이 있었다.

어릴 땐, 아니 사실 지금과 가까운 얼마 전의 시점까지도 나는 브랜드 수트, 그러니까 기성복을 입는 것에 익숙했던 사람이다.

내 주제에 맞춤은 무슨, 비스포크(Bespoke)는 무슨.


Canon EOS 6D | 1/50sec | F/4.0 | 88.0mm | ISO-400


20대를 지나 어느덧 30대가 되었고,

이제는 30살보다는 40살에 가까워지는 나이가 되니,

슬슬 그런 브랜드에 대한 욕심은 전보다 많이 사라졌다.

아 물론, 유서 깊은 브랜드가 주는 신뢰는 여전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아카이브가 되고 히스토리가 탄탄한 브랜드에 대한 믿음이나 사랑, 관심은 그 기준에서만 보면 오히려 더욱 강해졌다.


Canon EOS 6D | 1/25sec | F/4.0 | 24.0mm | ISO-640


단지 이제는 화려함보다는 나에게 잘 맞는 것, 그리고,

이제부터 지켜나아가야 할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을 기초로 하는 그런

흔들림 없어야 할 가치가 더욱 중요하다고 깨달았을 뿐.


Canon EOS 6D | 1/50sec | F/4.0 | 65.0mm | ISO-400


발렌타인(Ballantine's) 21년과 30년산을 보면 마치 지금의 내 모습, 그리고 앞으로이길 바라는 내가 그리는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다.

(21년산에는 'Very Old', 30년산에는 'Very Rare'라고 적혀있는데, 내가 올드하다는 뜻은 아니다)


Canon EOS 6D | 1/40sec | F/4.0 | 102.0mm | ISO-640


당연히 내 나이를 뜻하는 건 아니고.

내가 느끼는 21년산은 뭐랄까 - 어른도 아니고, 애도 아닌, 하지만 제법 삶의 이치를 알아가고 있는 그런 연령대?

부드럽고 상큼하지만 묵직하고 달달한 맛이 섞인 그런 맛이라

고리타분하게 볼 순 없지만 철딱서니 없는 것과도 거리가 먼 그런 느낌이다.

적당히 까불 줄 도 알고 적당히 점잖 떨 줄도 아는 그런 지금의 나와 비슷한.


Canon EOS 6D | 1/40sec | F/4.0 | 75.0mm | ISO-640


30년산은 그에 비하면 확실히 원숙한 느낌이 강한 것이 차이라 하겠다.

좀 더 어른같고, 좀 더 여유 넘치고, 좀 더 품격 있고 (케이스부터가 이미)

달콤한 바닐라 맛이 나지만 그것이 절대 가볍지 않은,

세상은 다 그런거란다 - 라고 말할 줄 아는?

세월의 풍파를 제대로 경험해 본 그런 어른 같은 느낌.

내가 되고 싶은 그런 어른.


Canon EOS 6D | 1/80sec | F/4.0 | 58.0mm | ISO-640


수트를 맞추면서 테일러 마스터와 '가치'라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살면서 가지고 있는 가치는 무엇이고, 또 지키려는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해.

또, 그런 가치가 누구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인지, 아니면 내 스스로 만들어 낸 자생적 가치인지.


지금은 확실히, 자극적이고 빠른 것보다는 오래 둘 수 있고 여유로운 것에 더욱 관심이 많아졌고

그런 것들이 앞으로의 내 삶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늘 교훈이라는 건,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법이니.

진정으로 나를 위할 줄 아는 삶을 살고 싶어지는 시기에 접어든 것 같다.


40살에 가까워 진 지금, 아니 요즘,

나는 참 그런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어른에 대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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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쎈스씨

Canon EOS 6D | 1/40sec | F/4.0 | 35.0mm | ISO-3200


회사 동료들과 술 한 잔 할 일이 있어 콜키지 서비스가 되는 곳에 가서 자리를 잡았다.

요전에 발렌타인(Ballantine's) 위스키에 대해 공부(?)했던 것 때문인지 제법 위스키에 대한 거부감이나 부담감이 많이 사라져서

이번에도 발렌타인과 함께 자리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내가 챙겨갔던 건 발렌타인 12년산과 발렌타인 파이니스트였음.

12년산과 파이니스트를 고른 이유는 뭐, 일단 자리가 그렇게 엄중한 자리도 아니었고, 가격이 부담스럽지도 않았으니까? ㅋ

(두 상품 합쳐도 소비자가격이 10만원 정도밖에 안함 +_+)


Canon EOS 6D | 1/40sec | F/4.0 | 55.0mm | ISO-3200


아직 샷으로 마시는 것엔 익숙치 않아서 일단 온-더-락에 레몬 슬라이스를 띄워 마셨다.

안주로는 뭘 곁들여 먹으면 좋을까 고민을 좀 했는데, 일단 이 자리를 갖기 전에 따로 식사를 하고 온 상황이어서

많은 걸 먹기는 무리였던터라 가볍고 부드럽게 먹을 게 좋겠다 싶어 오믈렛에 샐러드로 메뉴를 정했음.


Canon EOS 6D | 1/40sec | F/4.0 | 70.0mm | ISO-3200


자리에 있던 지인들 중에 나처럼 위스키를 잘 모르지만 궁금한 건 많았던 사람들도 있었어서

일단 대화의 시작은 위스키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에 대한 것으로 채워나갔다.

와인의 시대가 끝나고 위스키라는 것이 등장하게 된 계기나, 년산의 표기법에 대한 얘기 그리고 싱글몰트와 블렌디드 위스키의 차이 같은.

일전에 내가 발렌타인 위스키에 대해 배울때 들었던 알토란같은 이야기들을 내가 기억하는 선에서 최대한 쉽게 설명해줬다.

(여기에 다시 다 적기엔 그 양이 좀 많은 관계로 ㅋㅋ 내 블로그의 검색창을 통해 '위스키' 검색을 해보길 ㅋㅋ)


Canon EOS 6D | 1/40sec | F/4.0 | 67.0mm | ISO-3200


12년산을 어느 정도 마신 다음에는 파이니스트로 넘어갔는데, 파이니스트는 온-더-락으로 마시다가

콜라를 혼합해 하이볼로 마시기 시작했다. 원래 생각으로는 다른 음료를 고루 섞어 칵테일처럼 마시고 싶었는데

콜키지로 자리 잡은데다 일행도 많았어서 딱히 내가 생각하던 것들을 주문하기엔 무리가 있겠다 싶어 그냥 간단하게 +_+

(그래도 나름 고연산이 아닌 파이니스트라 이렇게 섞어 마신거지 아마도 고연산 상품이었다면 그냥 계속 온-더-락으로 마셨을 듯 ㅋ)


Canon EOS 6D | 1/40sec | F/4.0 | 47.0mm | ISO-3200


자리의 분위기가 어느 정도 무르익어 갈 때 즈음 부터는 앞으로의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회사에 큰 리뉴얼 이슈가 있어서 자연스럽게 대화 방향이 그쪽으로 흘러갔는데

나이가 나이니만큼 좀 더 진중하게 이야기를 듣고 또 할 얘기를 하고 그렇게 되는 것 같더라.

대화 도중에는 과거 이력에 대한 이야기도 잠깐 나왔는데 그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 문득 옛 생각이 났다.

대학 다닐 땐 영화 촬영 전공을 하고 뮤직비디오 감독이 되는 것을 꿈 꿨는데,

십 수년이 지난 지금은 온라인 커머스 에디터를 하고 있다는 게 스스로 신기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참 삶이라는 건 정말 아무도 모르는 게 맞는 것 같음)

생각해보면 나도 참 기구한 운명의 연결고리를 타고 희한하게 지금의 자리까지 흘러오게 된 것 같은데,

그래도 나 스스로 갖고 있는 나름의 소신이나 철학들은 그에 흔들리지 않고 잘 지켜오고 있는 것 같아 대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말은 거창하지만 뭐 사실 별 건 아님 ㅋ 그냥 내가 생각하는 게 결국은 옳다고 믿었던 것 뿐이니깐 +_+

유행도 좋지만, 그리고 그걸 놓쳐서도 안되겠지만, 중요한 건 그 안에 얼마나 자신의 스타일을 잘 녹이느냐일 듯.

간만에 참 유익한 대화의 자리를 가졌던 것 같다.

역시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인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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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쎈스씨

Canon EOS 6D | 1/1000sec | F/4.0 | 24.0mm | ISO-100


바람이 쐬고 파서 급 청평행.

차가 있었으면 1시간이면 왔을텐데, 버스 타고 오느라 1시간 반 좀 넘게 걸린 듯.


Canon EOS 6D | 1/200sec | F/4.0 | 40.0mm | ISO-100


차가 없으므로 청평 안에서 탈 버스의 시간표를 꼼꼼하게 체크한다.


Canon EOS 6D | 1/40sec | F/4.0 | 55.0mm | ISO-200


물론 서울로 돌아갈 때의 버스 시간표도 체크.


Canon EOS 6D | 1/1000sec | F/4.0 | 24.0mm | ISO-100


내가 찾은 곳은 캠프통아일랜드.

쁘띠프랑스 근처에 위치한 글램핑 리조트다.

다가오는 5월 초쯤 전면 리뉴얼이 된다고는 하는데,

그래서 요즘 핫하다는 비밀의 무언가들이 그 시기에 맞춰 이 곳에 들어 올 예정이라는데 (그건 비밀임 호호호)

그 때 오면 물론 더 좋겠지만 그냥 일단 좀 쉬고 싶어서 그거 상관 없이 미리 와버렸음 ㅋ


Canon EOS 6D | 1/500sec | F/4.0 | 24.0mm | ISO-100


내가 갔던 시간엔 날이 제법 흐려서 아름다운 경관을 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충분히 감사할만한 뷰지 +_+


Canon EOS 6D | 1/250sec | F/4.0 | 47.0mm | ISO-1600


일단 체크인.


Canon EOS 6D | 1/80sec | F/4.0 | 65.0mm | ISO-320


카페도 있네.


Canon EOS 6D | 1/800sec | F/4.0 | 24.0mm | ISO-100


원래는 스탠다드룸에 묵기로 했었는데 어찌저찌 스위트룸에서 묵게 되었다.

세상에 스위트룸이라니 ㅠ


Canon EOS 6D | 1/1000sec | F/4.0 | 32.0mm | ISO-100


캠프통아일랜드의 방은 이렇게 생겼다.

모든 방이 청평호를 바라보는 각도로 돌려져 있고

모든 방이 독립적으로 분리가 되어있는 구조.

심지어 각 방마다 방 앞에 테라스와 테이블까지 놓여있어 힐링하러 가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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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은 없지만 이미 기분이 좋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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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으로 들어가봤다.

스위트룸이라 그런지 침대가 무려 2대나 놓여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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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 클라스 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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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글램핑이지 이거 너무 호화로워서 캠핑이 아니라 그냥 호텔 잡고 온 기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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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이 얼마나 럭셔리한 글램핑장인지는 화장실을 보면 알 수 있지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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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 누운채로 바로 청평호도 바라볼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꿈같은 호사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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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점심을 대충 걸렀던 관계로 서울에서 사들고 온 간식으로 허기를 달래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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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 스트레스 풀고 푹 쉬러 온 건데, 어째 오자마자 이미 힐링 다 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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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할 일이 없기에 캠프통아일랜드를 잠깐 돌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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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여기 경치는 예술이구나.

내가 청평호 인근 펜션을 다 돌아본 건 아니지만,

단언하건대 그 중 단연 베스트라 할 수 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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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이렇게 시야가 탁 트일 정도의 잔디밭이 있는 곳이 어디 있겠어 - 다들 그냥 건물만 한 두채 있는 정도일텐데 안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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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배가 고파지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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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는 캠프통아일랜드에서 제공해주는 바베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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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램핑이기 때문에 내가 준비할 건 아무것도 없었다.

건물 한 켠에 따로 마련되어 있는 실내 바베큐장에 가면 테이블마다 미니 화로와 고기 및 채소 일채가 딱 구비가 되어 있으니

그저 나는 가서 구워먹기만 하면 되는 것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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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그래서 매우 조쿠욧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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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도 소세지도 새우도 버섯도 맥주와 함께하니 모두 꿀맛이구욧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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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도 끓여먹을 수 있음 엉엉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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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오늘은 폭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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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짙게 내린 청평호.

캠프통아일랜드의 불은 환하게 밝혀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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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숙소로 돌아와 서울에서 미리 싸왔던 간식거리를 꺼내다 놓고 티타임(?)의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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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사실 ㅋ 원래는 방 앞 테라스 테이블에서 먹으려고 했는데 날파리가 몰려들길래 ㅋㅋ 급히 방 안으로 ㅇㅇ ㅋㅋ

아 좋네 아무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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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청평 터미널 앞 마트에서 샀던 청포도 한송이를 씻어다 놓고 아침 허기를 달래며 잠에서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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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안개 자욱한 청평호.

간밤에 비가 좀 내렸던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더 운치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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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구름이 걷히고 햇살이 내리쬐는 것 같다.

근데 뭐 날씨가 어떻든, 이렇게 침대에 누워 고개를 들면 바로 드넓은 청평호가 내다 보이니 어찌나 기분이 좋은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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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날 밤 바베큐를 먹었던 그곳에서 조식 뷔페 제공이 된다기에 아침 식사를 하러 나왔다.

기본적으로 토스트와 시리얼이 제공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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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다는 이게 사실 압권임.

무려 라면 파티를 할 수 있음 ㅋㅋㅋㅋㅋㅋㅋ

아 - 해장하라는 배려인가 ㅋㅋㅋㅋ 라면을 마음껏 끓여먹게 해주다니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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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는 시리얼 한 그릇 격파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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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과 각종 채소 팍팍 넣고 보글보글 라면을 끓여먹음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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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통아일랜드를 떠날 시간.

퇴실 시간인 11시에 숙소를 나섰는데,

바로 밖으로 나가지 않고 보트 선착장으로 잠깐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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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보트를 타려고 내려온건데, 난데없이 웬 보트냐면 ㅋ

캠프통아일랜드에서는 매일 오후에 1번, 오전에 1번 보트 체험 이벤트를 열어주고 있다 ㅎ

그래서 처음 체크인 할 때 '오늘 오후에 타실래요 내일 오전에 퇴실하면서 타실래요' 하고 묻는데

아무래도 퇴실할 때 타면 날씨도 좋고 기분도 개운할 것 같아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던 것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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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바로 출격!

아! 전 날은 날씨가 흐려서 좀 그랬는데 이렇게 맑고 화창한 날 오전부터 보트를 타니 기분 너무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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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자유. 완전한 힐링.

아 - 진짜 정말 좋았다!

그래서 덕분에 집에 가기 싫었음 으으 ㅠㅠ

너무 좋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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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보트 타고 청평호를 돌다 돌아오는 길.

캠프통아일랜드가 이렇게 생겼구나 -

역시 독특하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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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진짜 떠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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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청평행이었는데,

숙소도 너무 마음에 들고 내가 챙길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더 좋았던 시간들이라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ㅋ

여기가 이제 5월쯤 전면 리뉴얼을 하면서 좀 더 트렌디한 것들을 도입한다고 하니 곧 다시 방문해 봐야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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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쎈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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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F/W 헤라 서울 패션 위크(Hera Seoul Fashion Week)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나는 3월 28일부터 4월 1일까지 서울 패션 위크가 열리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를 찾았고

그 중 몇몇의 쇼를 참관했다.

예전엔 직업이 기자라 매 시즌 평균 20여개의 쇼를 보며 관련 기사를 작성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입장이라 초대해 준 디자이너들을 응원하는 것에 초점을 두는 것에 의의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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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한현민의 뮌(Munn).

한현민은 늘 옷을 괴롭힌다.

패턴을 복잡하게 나누거나 원단을 뒤집어 쓰거나 또는 옷 위에 다른 옷을 겹치거나 한다.

그런데 늘 침착하다. 넘쳐흐른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한현민의 욕심은 그대로 보이지만 옷은 늘 정도를 지킨다. 그 지점이 재밌다.

뮌은 늘 완벽하고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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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운드투스 패턴의 활용에 주목해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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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우진원의 로켓런치(Rocket x Lunch).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로켓런치의 역사는 그래도 멀지 않은 곳에서 늘 지켜봐왔다.

내가 기억하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 본다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은 충분히 느껴지는 것 같다.

이제는 더이상 신선하지 않은 레트로 무드의 귀환이라는 테마에 대해 어느 정도 고민한 흔적도 느껴졌다.

뻔했다는 평가를 교묘하게 잘 피해간 느낌.

이제 우진원이 고민해야 할 것은 다음 시즌을 어떤 식으로 준비하느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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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트로 무드가 식상하다면 웨스턴 디테일을 더해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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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참석 이틀째인데 왜 벌써 피곤한 것 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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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김태근의 요하닉스(Yohanix).

김태근 역시 옷을 참 어렵게 만들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디자이너다.

요하닉스의 옷은 늘 상상을 뛰어넘는 복잡한 패턴과 절개, 혀를 내두를 정도로 아름다운 자수 디테일로 나를 놀래킨다.

이번 시즌은 지난 시즌보다는 좀 더 웨어러블해진 느낌이었는데

컬러감까지 더해지니 한결 편하게 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물론, 여전히 화려하긴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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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리터리 테마는 FW 시즌의 단골 소재. 그 속에 버건디를 넣는다면 식상하지 않은 밀리터리 룩을 즐길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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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기껏해야 두어번 방문하는 곳이지만, 한 번 올 때마다 집중적으로 오니까 그 기간엔 또 여기가 그렇게 친숙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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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강동준의 디그낙(D.Gnak).

뭐 말이 더 필요할까. 디그낙은 디그낙이고, 역시는 역시다.

늘 '블랙'이라는 컬러를 두른 패션 안에 '오리엔탈'이라는 포인트를 넣고 있는데,

표면적으로 보면 참 한정적인 범위지만 늘 볼 때마다 새롭고 늘 볼 때마다 놀랍다.

이번 시즌에는 미지의 생명체를 조우한다는 컨셉으로 쇼를 꾸몄는데,

모델들의 아우라가 어마어마해서 완전 숨죽인 채 쇼를 바라봤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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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블랙 패션은 오히려 멋스럽게 입기가 더 어렵다. 팁이라면 레이어드에서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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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강요한의 참스(Charm's).

강요한은 서울 패션 위크의 디자이너들 사이에서는 막내급에 속한다. (막내는 아니다)

보통의 브랜드들이 컬렉션 데뷔를 한 뒤 대중을 위한 스트리트 캐주얼 무드의 세컨 브랜드를 런칭하는 것과 달리

참스는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로 출발한 뒤 후에 컬렉션에 데뷔했다.

그래서인지 늘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한다. 지난 시즌보다는 그런 느낌이 좀 줄었지만 여전히 욕심이 많은 것이 티가 난다.

하지만 주제에 대한 통일성은 잘 지켰다. 불량 학생들과 선생님을 연상케하는 런웨이와 쇼피스는 쉽게 납득갈 정도로 이지하게 풀어냈다.

단지 너무 많은 피스로 설명하려 한 것이 부담스럽다는 느낌이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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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 말미에 등장한 커밋(Kermit) 컬래버레이션은 릴리즈 하면 반드시 체크해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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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비가 쏟아지는 군.

우산도 안 챙겨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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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김수진의 소울팟 스튜디오(Soulpot Studio).

김수진은 올해로 컬렉션 데뷔 10주년을 맞은, 그녀의 외모만 보면 전혀 믿기지 않는 커리어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컬렉션을 보면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시장의 흐름과 잘 타협하지 않으려 하고 자신이 하려는 이야기를 옷으로 풀어내고자 한다.

어떤 피스는 제법 공격적으로 보였고, 또 어떤 피스는 제법 방어적인 것처럼 보였다.

전자든 후자든, 내게는 모두 그 속에 독한 다짐을 품고 있는 여전사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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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가 끝난 뒤 피날레 전에 잠깐의 영상 퍼포먼스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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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리게만 보이고 쉽게만 보이는 옷이 싫다면, 김수진의 옷에서 해답을 찾아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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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니 그래도 사진 찍히려고 오는 애들이 많이 사라져서 돌아다니기에는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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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권문수의 문수권(Munsoo Kwon).

권문수의 옷은 남성복이지만 여성복을 보는 것 같은 묘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성복의 느낌만 가졌다기엔 누가 봐도 남성복인 옷을 만든다.

그 유려함 속에 반드시 하나의 키워드를 넣는다. 옷으로 말을 할 줄 아는 디자이너다.

이번 시즌 그가 꺼내든 키워드는 아미쉬(Amish).

아마도 아미쉬 문화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무릎을 탁! 칠 정도의 디테일에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주제의 표현에 있어서는 마치 2년 전 한강을 테마로 했던 그의 컬렉션에서 받은 소름에 준 할 정도로 감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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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도라, 마스크 그리고 머플러. FW 시즌에 잊지 말고 챙겨야 할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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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김원중의 팔칠엠엠(87MM).

김원중의 옷은 다른 디자이너들이 만드는 컬렉션에 비하면 굉장히 웨어러블하고 편안한 수준이다.

다행히 그 수준이 일정 퀄리티 이상은 되고 있기에 나는 그의 컬렉션을 늘 재미있게 바라본다.

김원중에 대한 팬덤과 관계 없이 그가 만드는 옷은 '곧 거리에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실제로 거리에서 보게 되는 팔칠엠엠의 옷은 컬렉션 피스가 아니라는 게 좀 아쉽지만,

분명한 건 김원중은 서울의 현재와 꽤 많은 부분이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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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옷 좀 입는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면, 팔칠엠엠의 스타일링 노하우를 참고해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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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하동호의 소윙 바운더리스(Sewing Boundaries).

하동호가 만드는 옷은 착해보여서 좋다는 말을 가끔 하고 있는데, 내 취향과 잘 맞아떨어지는 옷이 많아 좋아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그의 컬렉션을 알리는 보도자료 작성을 내가 직접 했다.

그래서 어떤 무대가 펼쳐질지, 어떤 옷이 나올지를 미리 다 봐버려서 그 감흥이 좀 덜했으나,

그래도 카본 소재를 이용해 만든 옷을 실제로 볼 수 있었던 것어 흥미롭게 쇼를 관람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단지 하나 아쉬운 것이 있었다면, 런웨이에 오른 슈퍼카가 너무 부각 되어서 옷이 잘 안보였다는 것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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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옷보다 자동차를 더 좋아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이런 컬렉션이 있었으니 이 브랜드의 옷에 관심을 가져보라고 소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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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마지막 날.

결국 끝까지 흐린 날이 계속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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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고태용의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

누가 뭐래도 고태용은 서울 패션 위크의 스타다.

다른 디자이너들 보다 훨씬 상품성이 충분하고 실제로 그 정도의 파괴력을 갖고도 있다.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그의 포부를 접하니 컬렉션 자체에 대한 기대도 자연스레 커졌다.

쇼를 보면서 가장 먼저 한 생각은, 역시 한국에서 프레피룩을 이렇게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고태용밖에 없겠다는 것이었다.

하나하나의 스타일링도 좋았고 컬렉션 전체의 밸런스도 적당했다.

서울 패션 위크의 마지막 쇼로 고태용의 무대를 보게 된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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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피룩이라고 해서 반드시 격식을 갖춰야만 할 필요는 없다. 여기 그에 대한 좋은 예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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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쎈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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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번 주소로는 역삼동에 속하지만 강남역 CGV 골목 윗쪽이라고 설명하면 단번에 이해 될 그 곳에 '더 바(The Bar)'라는 이름의

매우 궁금하게 생겨먹은 시크릿 플레이스가 오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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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더 바'는 정식 오픈한 가게가 아니다.

싱글 몰트 위스키로 유명한 더 글렌리벳(The Glenlivet)이 단 하루의 행사를 위해 깜짝 오픈한 일종의 팝 업 바(Pop-up Bar)였다.

그래서 간판에 새겨진 이름도 '더 바 by 더 글렌리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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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입장도 사전에 초대된 인원에게만 허락이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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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싱글몰트 #더바 #더글렌리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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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더 바'로 분한 이 곳은 카페 '알베르'다.

알베르는 워낙 행사 대관으로도 유명한 곳이라 나도 여기서 열린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며 알베르의 여러 모습을 봐 왔는데,

'더 바'의 인테리어 컨셉은 가히 역대급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그 비주얼이 정말 압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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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마드로 머리를 곱게 빗어 넘긴,

간격이 제법 넓은 핀 스트라이프 패턴의 원단으로 지은 쓰리피스 수트를 멋지게 차려입은,

마르지도 뚱뚱하지도 않은 체구의 남자가 앉아 있다면 그 모습이 더욱 완벽했을 그런 테이블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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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ㄷ'자로 만들어져있는 바의 맨 앞자리를 배정 받았다.

이런 행사에 자주 참석하는 것이 아니기에,

이렇게 내 이름이 적힌 푯말이 세워져있는 지정석을 마주한다는 건 참 즐겁고 또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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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짐작은 가지만 정확히는 뭔지 모르겠던 셋팅.

행사 내용이 사뭇 궁금해지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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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안쪽에 있던 서버가 내게 다가와 따뜻한 물수건을 건네주려 해서 감사히 받으려는데,

"따뜻한 위스키로 적신 타월입니다" 라고 말하는 서버의 말에 흠칫 놀라

"네?" 하고 되물었더니, 정말로 물이 아닌 위스키로 적신 타월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서 코를 가까이 가져다 대봤는데, 와 - 정말 강한 위스키 향이 확! 올라와서 깜짝 놀랐다.

이런 생각은 대체 누가 어떻게 한 거지?

시작 전 부터 좋아져버린 기분.

(알콜 향을 맡아서 그런 건 아닐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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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시작을 앞두고 테이블에 셋팅 된 것들을 찬찬히 훑어봤다.

앞에 놓인 핑거 푸드는 아무래도 위스키를 마시며 곁들이라고 내어준 것 같았고,

저 왼쪽 스탠드 앞에 놓인 것은 정확히는 뭔지 모르겠어서 일단 구경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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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서버가 다시 돌아와 칵테일 한 잔을 내어주었다.

'리버 리벳 선라이즈'라는 이름의 이 칵테일은 더글렌리벳 위스키에 오렌지와 시나몬 그리고 또 무언가를 넣어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게 뭔지를 까먹어 정확하게 소개는 못해주겠다.

분명한 건, 위스키로 만든 칵테일임에도 굉장히 상큼한 맛이 강했다라는 것.

식전주라고 부르기는 좀 애매한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식전주 격으로 마시기에 아주 적당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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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가 어두워지고 그 어둠을 밝힐 핀 조명이 무대 위를 비추자

'더 바 by 더 글렌리벳'의 진행을 맡은 MC 신동엽과 칼럼리스트 신동헌 그리고 더 글렌리벳의 브랜드 엠버서더까지

3명의 멋진 호스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세 호스트는 화이트 셔츠에 깔끔한 블랙 타이와 베스트를 매치하는 단정한 룩으로 차려 입고 있었는데

소매를 걷어 올린 뒤 그걸 서스펜더로 고정 시킨 스타일링이라 격식은 갖추었지만 제법 편안한 느낌이 나서 좋았다.

뭔가 좀 더 프로페셔널한 느낌이 났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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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는 위스키의 역사와 그에 대한 소개를 먼저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위스키는 11세기경부터 만들어 마셨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했다.

이전까지는 포도같은 과실로 만든 와인이나 샴페인 등이 상류 사회를 대표하는 술로 대변되었는데

여러가지 이유들로 인해 과실을 대체할 재료를 찾다가 보리를 쓰게 된 것이 위스키의 시초라고 한다.

위스키는 초기에 약의 일종으로 쓰이던 시기가 있어 '생명의 물' '아쿠아 비떼'라고 불리우기도 했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고

스코틀랜드의 스페이사이드 지역에서 나오는 위스키를 최고로 친다는 것,

그리고 스페이사이드 지역 최초의 합법 증류소였던 '글렌리벳'의 위스키가 그 중 단연 1등이라는 이야기는

그 후 글렌리벳이라는 단어가 남발되자 무려 8년여 기간 동안의 상표권 법적 논쟁을 벌였고

결과적으로는 '더 글렌리벳'만이 온전히 그 이름을 쓸 수 있게 되었다는 에피소드를 들으니 더욱 믿음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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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 과정의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오크통 안에 담긴 위스키 원액이 숙성 될 때 매년 전체 양의 2% 정도가 자연 증발 되는데

그것을 천사들이 마셨다 하여 '엔젤스 쉐어'라고 부른다는 것이 좀 귀엽게 들려서 재미있게 다가왔다.

여기서 위스키의 '00년산' 표기에 대한 의미도 함께 알게 되었는데,

예를 들어 숙성 기간이 40년이 된 오크통이라면 그 안에 남은 원액은 엔젤스 쉐어 때문에 겨우 20%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뜻이 되니

그래서 그만큼 더욱 귀하고 값진 것이라는 뜻이 된다는 거다.

(18년산을 집에 두고 2년이 지난다고 해서 20년산이 되는게 아니라는 설명이라면 이해가 더욱 잘 될 듯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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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증류소에서 나온 원액을 섞는 블렌디드 위스키가 아닌,

한 증류소에서 나온 원액만을 모아 만드는 싱글 몰트 위스키의 제작 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스탠드 앞에 놓여있던 의문의 물건들은 바로 그 과정을 설명하는데 쓰이는 예제였음!)

가장 먼저는 보리를 맥아로 만들기 위하 발아시키는 몰팅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때의 보리는 그냥 먹어도 될 정도로 맛이 좋다고 했다.

실제로 이 날 브랜드 앰버서더가 직접 이 보리를 씹으면서 우리에게도 한 번 먹어보라는 권유를 해서 나도 한 알 씹어 먹어 봤는데,

오 - 생각보다 맛이 나쁘지 않더라고? 물론 많이 먹을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의외로 맛이 좋아서 놀랐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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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1,2차 몰팅 과정을 거치며 만들어지는 증류수는 70% 정도의 알콜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걸 '뉴스피릿'이라 부른다고 했다.

이건 차마 마셔볼 수가 없어서 뚜껑만 열고 냄새만 맡아보기로 했는데,

와 - 뚜껑 열자마자 엄청난 알콜 향이 내 코를 확! 찌르듯 풍겨 나와서 깜짝 놀라 바로 뚜껑을 닫아버렸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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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오크통의 재료?에 대한 짧은 소개도 들었는데

왼쪽에 보이는 건 엑스-셰리 캐스크라 부르는 유러피언 오크통의 나무 조각이고

오른쪽에 보이는 건 엑스-버번 캐스크라 부르는 아메리칸 오크통의 나무 조각이라고 하더라.

두 오크통에 쓰인 나무가 아예 다른 것을 보고는

역시 그냥 되는 건 아무것도 없구나, 하나하나가 다 의미가 있고 이유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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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에 대한 이론 시간은 그렇게 마무리가 되었고,

이후로는 본격적인 실기(?)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처음부터 궁금했던, 내 앞에 놓여있던 4잔의 위스키에 대한 정체가 이제야 밝혀졌는데,

왼쪽부터 더 글렌리벳 12년산, 15년산 그리고 18년산과 비밀의 상품이 담겨져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비밀의 상품 이야기는 잠시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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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위스키는 위스키 본연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스트레이트나

얼음을 넣는 온더락(On the Rock)의 형태로 마시는데

이 날 '더 바 by 더 글렌리벳'에서는 상온의 생수를 1:1의 비율에 가깝게 섞어 마시는 방법을 추천해 주셨다.

본디 위스키에 약한 나에게는 이 방법이 꽤 괜찮게 다가왔는데 (아마 대부분의 여성분들도 이 방법이 괜찮을듯)

위스키 본연의 향과 맛을 즐기고 싶다면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앰버서더의 코멘트가 기억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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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산은 확실히, 기간이 짧아서인지 첫 맛 부터 좀 강하게 들어왔던 것 같은데

재미있는 건 끝 맛에 과일향이 확- 감돌았다는 것?

톡 쏘긴 했지만 생각보다 상큼하게 마무리 되는 것 같아 "오?" 하고 마실 수 있었던 것 같다.

(함께 곁들인 핑거 푸드는 달콤한 초콜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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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를 알아가는 멋진 신사들 그리고 '더 바 by 더 글렌리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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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마셔본 건 15년산이었다.

이번에도 나는 생수를 1:1에 가까운 비율로 섞어 마셨는데,

물의 양을 떠나 확실히 12년산보다는 훨씬 부드럽게 다가오더라.

나는 개인적으로 이 날 마셨던 위스키 중 이 더 글렌리벳 15년산이 가장 내 입맛에 잘 맞았던 것 같았다.

그리고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건, 과일향이 났던 12년산과 달리 15년산에서는 버터향이 끝에 확- 들어왔다는 것.

그래서일까 - 앰버서더의 말로는 여성분들이 특히 좋아하는 상품이 바로 이 15년산이라고 ㅎ

(곁들여 나온 핑거푸드는 구운 파인애플과 트러플이 올라간 안심 스테이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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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렌리벳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오갔는데

여기서 알게 된 또 하나의 재미있는 이야기가,

여성 편력과 심한 음주로 늘 난봉꾼이라 불리웠던 영국의 당시 국왕 조지 4세는

프랑스의 산업 혁명 시절에 (난봉꾼이었음에도) 영국을 잘 지켜낸 것으로 '그나마' 존경을 받게 되었는데

그가 말년에 지난 날을 떠올리며 유일하게 그리워했던 것 중 하나가 더 글렌리벳의 위스키였다는 에피소드였다.

조지 4세가 사랑했던 술이라니, 괜히 로맨틱하게 들려왔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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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더 글렌리벳의 18년산 위스키를 맛 볼 수 있었다.

셋팅된 지 시간이 좀 지났지만 잔 위를 저렇게 덮어놔서 그 고유의 향은 계속해서 느낄 수 있었는데

18년산은 15년산보다도 훨씬 더 부드럽고 달콤해서 마시기에 부담이 없었던 것 같다.

단지 좀 신기했던 건, 그래서 위스키가 가벼워진 것이 아니라, 더욱 깊이감이 생겼다는 것?

버터향이라고 할 순 없지만 또 나름의 독특한 단 맛이 나는 것도 묘했고.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 하나. 과일향이나 버터향이 나는 것은 제조 과정에서 그런 재료를 일부러 넣었기 때문은 아니라고.

제조 과정에서 저마다의 공정에 약간의 차이가 좀 있긴 하지만 실제 원래료를 그렇게 넣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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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에 처음 들어왔을 때 부터, 행사가 시작한 뒤로도 계속 궁금해 했던 내 앞의 4가지 위스키,

그리고 그의 끝에 있던 비밀의 상품에 대한 정체는 행사 말미에서야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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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잔에 담겨있던 건 국내에는 4년 전 처음 정식으로 소개 된 바 있는 더 글렌리벳 나두라(Nadurra)다.

나두라는 자연에서 숙성된 원액 그대로를 써서 만들기 때문에 다른 위스키에 비해 알코올 함량 도수가 60%가 넘는다는 설명을 들었다.

실제로 저 위를 덮고 있던 종이 커버를 치우고 코를 가져다 대보니 엄청 강한 향이 올라와 깜짝 놀라기도 했던 것 같다.

제조 공정이 19세기의 방식 그대로를 재현한 것이라 그렇다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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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지방산 필터링 작업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물을 섞으면 잠시 후 이렇게 안개 낀 것처럼 뿌옇게 흐려지는 특징이 있다고 했다.

한 모금 마셔보니 끝에 달콤한 바닐라 향이 나긴 했지만 술 자체가 워낙 쎄서 나에게는 조금 힘들었던 상품이 아니었나 싶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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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모든 위스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또 그 외에 위스키에 대한 일반 상식에 대해서도 많이 배울 수 있었는데

기억에 남는 건, 우선 '00년산'표기의 경우 법적 규제에 따르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함부로 거짓 표기를 할 수 없다고 하더라.

뭐 어찌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깊게 생각해 본 적 없기에 놀랍게 다가왔던 얘기였고

그만큼 위스키에 대한 자부심이 참 대단하겠구나 - 하는 생각도 들었던 대목이었다.

또 하나 재미있던 이야기는 위스키를 따르는 법 그리고 받는 법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딱히 정해진 것은 없고 그저 그 자리에서 예의를 지킬 수 있는 선 안에서 부담 갖지 않고 따르거나 받으면 된다고 하더라.

사실 속으로 "이런 술은 대체 두 손으로 받아야 하나 한 손으로 받아야 하나 난 잘 모르겠는데" 하고 생각했던터라

앰버서더의 이야기를 들으니 좀 더 부담 없이 즐겨도 되겠구나 -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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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부담 없이 즐겼음 ㅇㅇ

신동엽님이 따라주는 위스키라니 +_+

그의 표정, 자세, 더 글렌리벳 18년산. 모든 것이 완벽하게 나를 즐겁게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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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시간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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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의 스페이사이드는 부드럽게 흐르는 협곡의 강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명차 중의 명차로 손 꼽히는 벤틀리도 시승 서비스를 할 때면 으레 스페이사이드 지역을 시승 장소로 고르곤 한다니,

그 곳에 가 본적은 없으나 스페이사이드가 얼마나 아름다운 자연을 갖고 있는지가 알아서 머릿속에 그려지며

그러니 그 곳에서 나는 재료로 만드는 위스키는 또 얼마나 훌륭한 것인지가 알아서 이해가 되는 기분이었다.


여전히 나는 위스키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취향은 아니지만,

이번 기회에 위스키에 대해 좀 더 제대로 알게 된 것 같아 앞으로는 좀 더 여유롭게 위스키를 대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보게 되었다.


초대해 준 더 글렌리벳과 인디케이트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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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쎈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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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튜블라(Tubular)와 엔엠디(NMD)로 스니커즈 마켓의 우위를 선점한 아디다스 오리지널스(adidas Originals).

2017년 그들이 꺼내든 카드는 이큐티(EQT)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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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알리는 전시가 홍대 aA 디자인 뮤지엄에서 열렸다.

전시는 1월 26일부터 3월 10일까지 일반에 무료로 개방되며

그 사이 몇가지 재미난 이슈가 한정된 인원을 위해 마련될 예정이다.

(2월 3일에는 푸샤티가 내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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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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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은 지하에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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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의 타이틀은 "No Second Guessing, 속단은 금물".

알듯 말듯한 뜻을 지닌 이번 전시는 EQT의 탄생을 기념한다.

1990년대에 만들어진 스니커즈 EQT가 2017년에 어떠한 모습으로 돌아왔는지를,

아디다스 오리지널스는 시대적 오브제, 예술가들이 남긴 사진들을 통해 설명한다.

그와 함께 독일에서 어렵게 공수한 200여족의 스니커즈 컬렉션은 EQT의 진화를 완벽히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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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에 만들어진 스니커즈가 이번 전시의 근간이기에 전시 공간의 대부분은 90년대를 연상시킬 수 있는 오브제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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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럽게 쌓여있는 브라운관 TV에서는 아디다스 오리지널스의 EQT 캠페인 영상이 쉴 새 없이 반복 재생되고 있었고

그 사이사이에서는 어렴풋이 그를 바라보고 있는 나, 그리고 당신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90년대의 문화에 어우러진 나, 그리고 당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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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단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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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90년대를 대표하는 VHS 비디오 테이프.

그 위에는 녹색 빛의 형광등과 적색 빛의 형광등이 놓여져 있는데,

우리는 왜 '녹색'과 '적색' 빛이 쓰였는지를 궁금해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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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의 주를 이루는 것은 역시 스니커즈다.

아디다스 오리지널스는 EQT의 진화를 알리는 이번 전시를 위해

독일을 대표하는 스니커즈 셀렉트 샵 오버킬(Overkill)의 공동 대표 마크 로이슈너(Marc Leuschner)가 그동안 수집해 왔던

다양한 에디션의 EQT를 수면 위로 끄집어 냈다.

시대별로 정렬된 200여족의 스니커즈는 다시 시대적 오브제와 나란히 놓이며

갤러리들에게 EQT의 역사적 흐름을 보다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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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은 벗기고 정수만 남기는 EQT의 명확하고 순수한 태도. 그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형태와 방법론.

이 과정에서 90년대의 브랜드 오리지널리티로 돌아가 (중략) 과거와 접목되어 예감케 되는 미래는 EQT의 귀환으로 명백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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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미래의 어디에선가 볼 수 있게 될 것만 같은 아카이브 월.

그가 내뿜고 있던 공간의 아우라는 과연 이번 전시의 핵심이라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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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어진 입을 다물고 정신을 가다듬고 나면

입구와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대적 오브제와 함께 EQT의 역사를 천천히 훑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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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QT 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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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소비자들의 사고 방식이 바뀌길 원했던 아디다스(adidas)가 만든 새로운 스니커즈.

제품 자체가 영웅이 되길 바랬고, 소비자들이 퀄리티에 집중하길 바랬다.

디자인과 로고 부터 모든 것이 새로워졌지만

화이트와 블랙, 그레이 그 위에 더해진 청량한 포레스트 그린 컬러는

아디다스의 역사를 이어간다는 속뜻을 묵묵히 대변하며 정통성을 잇고자 했다.

EQT의 슬로건이 'The Best of adidas'인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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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맨을 들고 다니던 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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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카탈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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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는 1991년 출시 되었던 EQT OG 버전을 그대로 복각 출시하기도 했다.

그래서 당시엔 1,991족 한정 출시로 1991년이라는 EQT OG의 출생 년도를 기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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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컬러웨이가 만들어졌으나, 역시 모노톤 위에 얹혀진 포레스트 그린이 가장 EQT와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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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다양한 변주 역시 이 시기에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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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맨이 지고, CDP가 등장하는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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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QT는 그간 쌓아 온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독창적인 컬래버레이션을 시작했다.

이번 전시에 큰 도움을 준 오버킬을 비롯, 컨셉트(Concepts), 패커슈즈(Packer Shoes), 베이트(Bait) 등이 그 움직임에 함께 했으며

당시 만들어진 컬래버레이션 스니커즈들은 기능을 쫓으면서도 독특하고 독보적인 무드를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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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면 그저 색깔만 달리한 것 처럼 보이지만 그 하나하나도 사실은 허투루 된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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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대한 고뇌의 흔적은 그 아래 마련된 작업 지시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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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데스크탑 PC의 시대까지 돌아보고 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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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새롭게 진화된 EQT의 시대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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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거듭하며 다양한 컬러웨이를 만난 EQT 라인업을 만들어 내고 있는 아디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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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는 스페셜 라인을 통해 제법 강렬한 컬러웨이도 거침없이 사용한 흔적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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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라인에서는 컬러웨이 외에도 소재나 패브릭, 아웃솔의 변주까지 거침 없는 시도를 거듭하며 다양한 시리즈를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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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관 TV로 시작한 시대적 오브제는 이제 빔 프로젝터로 모습을 달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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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안에서, 나 그리고 당신은 마침내 2017년의 EQT를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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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QT를 대변했던 포레스트 그린을 벗고, 시대의 흐름에 맞춰 터보 레드 컬러를 장착하고 돌아온 전혀 다른 모습의 EQT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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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니트(Prime Knit)와 부스트 솔(Boost Sole)을 만난 EQT를 보고 있으니

(※ 난 사진 속 EQT Support ADV PK가 제일 예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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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스니커즈가 진화했다'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느끼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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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제야 깨닫게 된 또 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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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번 전시에서 녹색 빛의 형광등과 적색 빛의 형광등이 쓰였는지,

그에 대한 해답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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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2017년의 EQT 라인업 중 가장 주목해야 할 모델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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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QT Support ADV 91/16 그리고 EQT Support 93/17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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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QT Support ADV 91/16은 차세대를 위한 모던한 버전의 모델이다.

발 뒷꿈치를 감싸는 TPU 패널을 비롯, 아디다스 오리지널스의 혁신적 시도가 곳곳에 적용된 가장 상징적인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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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EQT Support 93/17은 겉으로도 굉장히 날렵하고 가벼워진 느낌이지만 겉으로만 달라진 것이 아니라

전면 부스트 솔, 서포팅 패널, 오소라이트 인솔 등 속에 숨은 기능적 측면까지 완벽하게 진화시킨 모델이다.

(※ 이 EQT Support 93/17도 정말 예쁘게 나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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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QT 아카이브와는 별개로 특별한 모델 몇 가지가 따로 디스플레이 되어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이 모델은 아디다스의 프리미엄 라인 중 하나인 아디다스 컨소시움(adidas Consortium)을 통해 2015년 출시되었던

오버킬과의 컬래버레이션 모델 '택시'다.

회색빛 베를린 도심을 누비는 연한 노란 빛의 택시를 절묘하게 스니커즈 위에 녹여냈다는 평을 받은 모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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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에는 미국의 유명 힙합 아티스트 푸샤 티(Pusha T)와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세 켤레의 스니커즈가 놓여 있었다.

2014년과 2015년에 출시된 EQT Guidance는 각각 크림, 블랙 컬러를 입은 최고급 이탈리아산 가죽과 천연 잉어 비늘을 쓴 것이 특징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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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출시된 EQT Ultra Boost PK는 부스트 솔, 프라임니트 등

아디다스 최신의 테크널러지를 장착해 스니커즈 마니아들의 지지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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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개 된 모델은 세계 최대 아트 페어인 마이애미 아트 바젤(Miami Art Basel) 리미티드 에디션이었다.

2016년 마이애미 비치에서 열린 이 아트 페어를 통해 아디다스는 전에 없던 파격적인 프로모션으로

1,000켤레에 달하는 이 한정 모델 EQT Support ADV 91/16을 일반에게 시딩하는 퍼포먼스를 펼쳐 큰 화제를 모았다.

올 화이트 어퍼에 리플렉티브 3 스트라이프 패널을 더한 것이 특징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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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니커즈 전시와 함께 이번 전시에서 또 하나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사진 전시다.

EQT의 진화를 시대적 흐름, 포레스트 그린에서 터보 레드로의 컬러 교체 등을 통해 소개했듯

사진 역시 시대의 구분을 기준으로 큐레이팅 되었다.

먼저는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왕성한 활동을 펼쳤던 전설적인 포토그래퍼 로렌스 왓슨(Lawrence Watson)의 사진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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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초반 뉴욕의 힙합 씬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를 통해 존재감을 분명히 했던 작가 본인 답게

그의 사진 속에서는 아디다스 스니커즈를 신고 있던 당대의 기라성 같은 힙합 아티스트들의 모습을 생동감있게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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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EQT의 귀환을 알리기 위한 선수로 등판한 인물은 바로 포토그래퍼 유르겐 텔러(Juergen Te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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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르겐 텔러는 2017년 새롭게 선보이는 EQT를 위해 베를린 곳곳에서 청춘들의 꾸며지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담아냈다.

이는 곳 앞으로를 이끌어 갈 새로운 세대를 알린다는 의도였으며 동시에 EQT의 당당한 존재감을 확인시키는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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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복층의 공간 전체를 할애하고 있었기에 윗층으로 올라가서 다른 작품들을 마저 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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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통로 옆에서는 부가적인 설치 작품들이 갤러리들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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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큅먼트는 그저 재미를 위해 사용하는 물건이 아니라 무언가를 할 때 반드시 꼭 필요한 도구를 의미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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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시대적 흐름을 소개하는 데 포커스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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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는 급변하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그 위치를 공고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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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QT의 현재를 보여주는 좋은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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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은, 처음엔 뭔가 했는데 가만 보니 2017년의 동대문 DDP를 적색 빛의 형광등으로 보여주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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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녹색 빛의 형광등으로 색을 바꾸면 감쪽같이 1993년의 동대문 운동장으로 그 뷰를 바꿔주는!

처음에 설명을 듣지 못해 눈치를 못채고 있었는데 계속 서서 바라보고 있자니 형광등의 색에 따라 그 두 시대의 모습이 교차로 보이더라.

EQT의 역사적 흐름에 따라 우리의 서울도 이렇게 바뀌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장치였는데,

이걸 보니 좀 더 체감이 잘 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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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층에서는 EQT 자체와는 큰 관계가 없지만 역시 시대의 흐름, 역사와 아카이브라는 것에 초점을 맞춘 전시가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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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는 서울을 대표하는 디제이,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의 큐레이션을 통해 엄선된 90년대 힙합 음악들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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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면에 설치된 패널을 통해 음악에 대한 정보를 확인 하고

한 켠에 설치된 미니 부스를 통해 음악을 직접 들어볼 수 있게 했다.

저 부스에 들어가고 나오는 모양새가 조금 우스꽝스럽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꼭 들어가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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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기(?)는 처음엔 그 목적을 도통 유추할 수 없어 아리송했는데

전시장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던 음악의 이퀄라이저와 비슷한 기계 정도라는 것을 곧 확인할 수 있었다.

한쪽에 비치된 구슬을 임의로 갤러리가 두고 싶은 곳에 올려두면, 그 자리에 해당하는 악기의 소리가 강해지거나 약해지는 식으로

직접 음악 자체에 변화를 줄 수 있도록 만든 기기(?)였다.

체험형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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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의 끝에는 이렇게 아디다스와 함께 성장해 온 힙합 뮤지션들의 얼굴을 담은 콜라주 아트웍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다소 귀여운(?) 작품도 설치 되어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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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촬영을 마치면 한정 수량으로 제작된 <No Second Guessing> 믹스 테이프를 선물로 받을 수 있으니

스태프의 안내에 따라 다양한 미션을 수행해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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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 만들어진 것이지만 모습은 영락없이 1990년대의 그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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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것은 집에 카세트 플레이어가 없다는 것.

놀라운 것은 사실 카세트 테이프가 아니라 USB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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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초입에서 보았던 설치 미술과 같은 것의 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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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속에 서 있는 나, 그리고 당신의 모습도 꼭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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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것도, 속단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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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월드 투어를 마치고 온 진귀한 200여족의 EQT 아카이브를 감상하고 나서야 나는 전시장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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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아디다스 오리지널스가 EQT를 주력 아이템으로 내세운 데에는 사실 숨겨진 이유가 있다.

EQT는 본디 스포츠와 테크니컬에 집중하는 아디다스 퍼포먼스 라인 모델이다. (그래서 삼각 모양의 퍼포먼스 로고를 달고 있었다)

그런데 그 EQT가 라이프 스타일과 패션에 좀 더 가까운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라인으로 넘어오게 된 것.

소비자 입장에선 퍼포먼스가 아닌 불꽃 모양의 트레포일 로고를 입은 EQT를 만나게 된 셈이니,

좀 더 친근하게 EQT를 즐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아디다스 오리지널스라면 퍼포먼스라인 보다는 좀 더 스타일리쉬하게 뽑아낼테니.

2017년, 아디다스 오리지널스와 EQT의 행보에 관심을 좀 더 기울여 봐야할 일이겠다.



하지만 명심하자.

그 어느 것도, 속단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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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쎈스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