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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se Trip/Japan

숨 쉬듯 다시, 도쿄 #5 : 마지막 신주쿠, 갑작스러운 칸예, 고고커리 그리고 나리타공항


원치 않았지만 그런다고 멈춰질 시간이 아니지.

결국 그렇게 도쿄 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아침 식사는 늘 그랬듯 역시 전날 밤 편의점에서 사 온 것들로.

음료수 투어 17번째 음료는 아쿠아리스 리프레시 체리맛. 생각보다 맛이 별로여서 다...당황 하셨어요......



일본에 갈 때 마다 편의점 삼각김밥이나 주먹밥도 음료수 처럼 될 수 있으면 종류별로 다 먹어보려고 하고 있는데

일본 방문이 4회쯤 되다 보니 슬슬 어떤게 성공 확률이 높고 어떤게 실패 확률이 높은지 감이 오더라.

분명한 건 이렇게 나물을 이용한 시리즈들은 성공 확률이 높다는거 +_+ 짭쪼롬하니 입맛도 살고 좋다 ㅋ



이건 뭐, 예상가는대로 김치 볶음밥. 근데 한국 보다 확실히 좀 심심하다. 그래도 맛있음 ㅎ



이렇게 또, 짐을 싸는구먼. 전날 밤에 자기 전에 대충 싸두긴 했는데, 1편을 본 사람은 기억할거다. 내가 이 캐리어의 2/5정도를 비운채로 왔었다고.

근데 이거 ㅋㅋㅋㅋㅋㅋ 보시다시피 ㅋㅋㅋㅋㅋㅋ 지퍼 겨우 채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그렇게 쇼핑을 많이 한 건 아닌데 가장 큰 요인은 확실히, 긴자에서 신발 산 거 ㅋㅋㅋ 아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박스 겁나 커 ㅋㅋㅋㅋㅋ



'아파트먼트 호텔 신주쿠'의 체크아웃 시간이 아침 10시라 9시 50분쯤 나와 체크아웃 완료!

지난 베를린 출장때 부터 내 짐들을 깔끔하게 담아주고 있는 허쉘(Herschel Supply Co) 캐리어 파슬(Parcel) 덕분에 편히 잘 다니고 있네 ㅎ

근데 ㅋㅋ 캐리어가 너무 꽉 차버려서 노트북은 내 캔버스 토트백에 넣을 수 밖에 없었...ㅋㅋ 노트북 무거운데 ㅠㅠ



안녕 정감있던 골목길아.



안녕 공사현장아.



날씨는 정말 더럽게 화창하구나.

물론 뭐 내가 일본에 있는 내내 화창하긴 했는데, 오늘따라 더욱 맑아 보이는 건, 기분 탓이겠지....?

서울을 떠날 때 서울이 태풍 영향권에 들어 매일 비가 왔다고 들었는데, 맑은 하늘 아래에서 잘 놀았다 정말 ㅋ

아 물론, 찌는듯한 더위는 댓츠 노우노우.



도쿄 여행을 자꾸 오다보니 나름 노하우도 생겼다.

공항 리무진 버스 정류장과 가까운 곳에 숙소를 잡는 것이 신상에 이롭다는 걸 알게 된 게 가장 큰 노하우 ㅋ

진짜 최대한 정류장과 가까운 곳에 숙소를 잡아야 돌아가는 날 체력 소모가 덜하다는 걸 알겠더라고 ㅎ

그래서 나는 숙소 체크아웃을 하자마자 곧장 신주쿠역으로 가서 코인락카에 내 트렁크를 쑤셔 넣어버렸다.

체크아웃은 했지만 공항 갈 시간은 한참 멀었으니까 그 시간 동안 트렁크를 질질 끌고 다닐 수 없잖아?



그리고 또 곧장 버스표를 예매했다.

버스 탈 시간 다 되서 예매하려고 하면 간혹 자리 없다고 하는 경우가 있어서 이것 역시 미리미리!

(아 근데 진짜 신주쿠에서 나리타공항까지 3,100엔이나 차비를 지불해야 하는 건 너무함... 하네다공항이 짱이야 짱짱!)



그거 잠깐 이동하는 데에도 땀이 주루룩 나길래 곧장 빅클로 안으로 돌진했다. 여기 에어컨이 진짜 신주쿠에서 가장 빵빵한 거 같음 ㅋㅋㅋㅋㅋ



빅클로를 뚫고 나는 곧장 이세탄(Isetan)백화점으로 향했다.

공항 갈 버스는 12시 20분에 출발할 예정이라 그 전까지 2시간가량 비어서 ㅎ

그래서 동선도 일부러 숙소 바로 앞에 있던 백화점 골목들을 계속 안가고 있다가 이렇게 마지막 날에 체크하는 걸로 잡았다지 후후



여기는 이세탄 백화점 화장실 앞인데, 화장실이 우리나라 처럼 층 구석에 있는 게 아니라

층과 층 사이를 잇는 계단 중간에 별도로 마련이 ㅎ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게 더 효율적임!)



그리고 식수대도 좀 간지남 ㅇㅇ



시어서커 수트로 멋 한껏 내신 어르신을 따라 이세탄멘즈(Isetan Mens)로 이동했다.

여기서부터는 사진 없이 글로만.

일단 세일 기간이었기 때문에 뭐라도 득템할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이 컸고

당연히 쇼핑이 주 목적이었기 때문에 카메라는 가급적 만지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걍 유유히 돌아다니며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있었는데, 여기서 대박 사건이 터짐.

행거에 걸린 옷을 손가락으로 툭 툭 치면서 옷을 슬쩍 보며 걷고 있는데, 내가 보던 행거의 반대편에서 어떤 흑형이 똑같이 옷을 툭 툭 치는거다.

"아 흑형도 여기서 쇼핑하네 멋있다" 라는 생각을 하다 무의식적으로 흑형의 얼굴을 슬쩍 올려다 봤는데,

"어?"

잠깐만,

"어??????"

칸예였다....

내 앞에 서 있던 흑형이, 칸예 였다.. 진짜 그 칸예.. 칸예 웨스트(Kanye West)......

와 진짜, 위 여섯 줄의 상황이 불과 3초? 정도만에 벌어진 일........ 너무 깜짝 놀라서 그대로 몸이 얼어버렸다;;;;;

일단 상황 파악을 위해 진짜 칸예가 맞는지를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얼굴이 칸예가 맞았다. 정말 확실했다.

심지어 주변 매장의 직원들이 웅성웅성 거리는 게 칸예 얼굴과 오버랩되서 내 시야에 들어왔기 때문에 100% 아니 200% 확신하게 됐다.

내 앞에 있는 건 정말 칸예 웨스트였다!

카메라 셔터 누르는 걸 밥 먹듯 하던 나 였기에 당연히 사진을 찍으려고 주위 눈치를 보며 카메라 스위치를 올렸다.

그런데, 내가 들고 있던 게 라이카T.... 카메라 켜는데에만 5초 가까이 소요되는 괴물;;;;

기동성과는 거리가 먼 예술성 가득한 카메라였던지라, 백화점 안에서 카메라를 꺼내 그를 찍는다는 게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ㅠ

칸예가 가만히 서 있는 것도 아니고 쉬지 않고 백화점 안을 돌아다니고 있던 상황에 백화점이 (이세탄멘즈 가 본 사람은 알겠지만) 좀 어둡기도 했고

칸예 옆에 붙어있는 사람도 있어서 하아 ㅠㅠ (놀랍게도 파이렉스 비전의 디렉터 버질 에이블로가 함께 서 있었다)

나중에 듣자니 후지락 공연이 취소되서 쇼핑을 나온거라던데, 진짜 무방비로 돌아다니다가 제대로 심장 떨리는 에피소드를 만들었엌ㅋㅋㅋ

(불과 1달여 만에 니고, 퍼렐 윌리엄스, 칸예 웨스트를 모두 만났어!!!!!)



이세탄멘즈 안에 더 머무르고 싶었지만, 내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ㅠ

너도 안녕 빅클로야.



공항에 가면 밥 먹기 좀 애매할 것 같아서 신주쿠에서 밥을 먹고 출발하기로 했다.

내가 선택한 일본에서의 마지막 식사는 고고커리!

이번 도쿄 여행에서 지키고자 했던 몇가지 나름의 미션 중 하나가 "먹어 본 적 있는 메뉴보다는 새로운 것만 먹자" 였는데,

고고커리만큼은 예외~ 넌 내가 가장 사랑하는 커리니깐 +_+



일단 입구에서 먹을 메뉴를 골라 쿠폰을 뽑고,



계단을 성큼성큼 올라가,



직원에게 쿠폰을 건네고 자리를 잡으면 이렇게 난데없는 아메리카 돋는 프린트물이 가득 붙어있는 벽을 마주하게 되는데

이게 왜 그러냐면, 고고커리가 미국에서 가장 큰 커리 전문점이라서! (그래서 고고커리가 뉴욕 맛집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태반인 모양....)



뉴욕을 강타하긴 한 모양이다 ㅋ

하지만 분명히 고고커리는 일본 브랜드!



쿠폰 건네고 받은 번호표를 보며 잠시 기다리자,



하악 >_<

치킨까스가 얹어진 고고커리 한 접시! 그리고 날계란 ㅋ

날계란은 뭐냐고? 뭘 거 같음?

저거 고고커리 위에 부어서 노른자 터뜨려가지고 휘휘 비벼 먹으면 진짜 막 입 안에 ㅈㅂ랴ㅗㅂㄹ@ㅖㅒㅗㅑㅎㅊ퍄ㅒㅁㅎ폐ㅒㅕㅉ쑤&@(ㅆ#

난 저렇게 찐득한 커리를 좋아해서, 고고커리는 정말 언제 먹어도 맛있다니까 ㅠㅠ



그렇게 점심 한 끼 맛있게 해치우고, 나는 쓸쓸히 버스를 타러....

아 근데 노트북 이거 진짜 무거워 ㅠㅠ 이 더위에 계속 들고 다녔음 ㅠㅠ



너무 아름다워서 더 얄미웠던 신주쿠의 날씨.



티켓 다시 확인하고,

(3,100엔!!!! ㅠㅠ)



음료수 투어는 하지만 계속!

18번째 음료는 바로 쿠우(Qoo)!!! 내가 진짜 완전완전 좋아했던 쿠-

한국에선 단종되서 볼 수 없는데 일본에선 아직도 꾸준히 나온다지 +_+

(이건 사과주스였다 ㅋ)



마침내 공항 리무진 버스가 도착하고, 난 그렇게 버스에 올라 신주쿠를 진 짜 로 떠나게 되었다.



귀여운 택시도 안녕.



버스 타고 공항 가는 길에도 카메라는 계속 켜 둔 채 일본을 기억하기 위한 셔터질을 계속.. ㅎㅎ

(라이카T의 감성을 느껴보시긔)








(도쿄타워도 이렇게 보고!)







그렇게 한참을 달려 (버스에서 결국 졸았다)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는데,

매번 김포-하네다 노선을 이용했던 내게 나리타는 첫 경험이라 이 광경이 굉장히 신기하게 다가왔다.



아니 공항에 들어가는 차를 일일이 붙잡고 서서 신분 확인을 하더라고? 이유는 모르겠는데 암튼 좀 웃기고도 희한한 경험이었음 ㅎ



그렇게 무사히 공항 터미널에 하차....

아 뭔가 기운빠져.....



나리타공항은 이리 생겼구나.



수속 밟으러 온 건데 무슨 모터쇼 온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더위에 고생 많이 한 내 모자.

땀 엄청 먹었겠다 너도 ㅎㅎ



무사히 출국 수속을 마치고,



2014년 8월 도쿄 여행 음료수 투어, 그 마지막이자 대망의 19번째 제품은 이거! (또 사과네?)

이건 대신 주스가 아니라 탄산 ㅎ

아 숫자를 세면서 마셨으면 하나 더 뽑아서 딱 20종류 체험으로 기록 남겼을텐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좀 아쉽구먼.

일본 음료가 사실 가격이 싼 것도 아닌데, 물론 더워서 계속 사 마신 것도 있었지만

한국에 비하면 정말 음료의 종류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아서... 이런 거 볼 때마다 다 마셔봐야 함 ㅇㅇ (우리나라 기업들은 반성 좀!)



비행기 출발까지 또 시간이 좀 남아서 잠시 공항을 둘러보기로,

(한글 폰트가 뭔가 웃기다)



와 근데 여기, 매장 뭐뭐 있나 보는데 저기 브룩스 브라더스(Brooks Brothers) 로고가!!

나리타공항 장난 아닌데?



무인양품의 무지투고(MUJI to Go)도 보고,



세일 표시가 반가워서 들어가봤는데, 실제로 내가 살만한 건 눈에 띄지 않아 조용히 돌아 나왔다 ㅎ



대신 이걸 샀지.

지난 번에 비밀의 친구가 일본 여행을 다녀오며 사다 준 걸 먹었던 게 첫경험이었는데,

먹어보고 충격 받을만큼 맛있던 걸로 기억해서 ㅎ 한 박스 쿨하게 구입!



그렇게 좀 더 둘러 보다가,



슬슬 게이트로 갈 시간,



캐리어는 짐으로 부쳤고, 나는 토트백만 들고 타기로 했는데 공항 오니까 아무 힘도 없어서 이러고 다님 ㅋㅋㅋㅋ



여긴 뭔데 이리 사람이 많누-



일본 여행 기념품으로 빼놓을 수 없는 도쿄 바나나도 한 박스 사고,



응?



진짜 비행기 타러 간다!!! 아!!!!!!



무빙워크 타고 가다 무심코 창 밖을 보니 이리 귀여운 순간이 ㅎ

카메라를 켜두고 있던 터라 운 좋게 사진으로 남겼다 ㅋ



아 근데 진짜, 왜 내가 타는 비행기는 다 게이트가 끝이냐고 매번....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



심지어 인천에서 출발할 때 처럼 여기서도 또 연착되서.......

45분 연착이었지만 그것도 어디야;; 완전 짜증났음....... 힘 빠지게 끝까지;;;;



하아.. 5일만에 다시 탄 이 좁은 좌석........

내 무릎은 누가 보상해 주나요...?




좀 무섭게 생긴 스튜어디스들.....

(말도 좀 무섭게 하는 것 같았.....)



저가 항공답게 식사와 음료는 모두 돈 주고 사먹어야 함.

그래서 이걸 (사실 배는 하나도 안 고팠는데) 호기심에 사먹어볼까 말까 고민을 진짜 한참 하다가,



인천 도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끝!


이렇게, 내 3번째 도쿄 여행이 정말로 끝이 났다.

첫번째 갔을 땐 시간 아깝다고 6박 7일동안 도쿄의 13개 지역을 싸돌아다니고 (결국 발 병이 났었다)

두번째 갔을 땐 안 가본 곳 좀 가보자고 해서 나름 목표치를 달성하기도 했고

이번엔 음, 확실히 전보다는 뭔가 장소 이동에 별 어려움도 없고 일본에서 겪은 힘든 에피소드 이런 것도 딱히 없었던 것 같다.

이제 도쿄에는 확실히 적응을 한 듯.


그래서 고민이다. 다음엔 어딜 가 볼 지. 도쿄가 편하긴 한데 오사카를 가볼까 하는 생각도 있고,

홍콩이 괜찮다고 추천하는 지인들도 조금씩 생겨나는 편이라 ㅎ

아, 이놈의 역마살 때문에 내가 자꾸 밖으로 도는걸까? 월급은 근데 언제 모으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몰라몰라 ㅋ 언젠가는 어디론가 또 가겠지 ㅋㅋㅋ

그때를 기약하며!



숨 쉬듯 다시, 도쿄 #1 | http://mrsense.tistory.com/3110

숨 쉬듯 다시, 도쿄 #2-1 | http://mrsense.tistory.com/3111

숨 쉬듯 다시, 도쿄 #2-2 | http://mrsense.tistory.com/3112

숨 쉬듯 다시, 도쿄 #3 | http://mrsense.tistory.com/3113

숨 쉬듯 다시, 도쿄 #4 | http://mrsense.tistory.com/3114

숨 쉬듯 다시, 도쿄 #5 | http://mrsense.tistory.com/3115



※ 쎈스씨 도쿄 방문기 전편 ▽



2013년 8월, 7일간의 첫 도쿄 방문기 | http://mrsense.tistory.com/2950

2014년 5월, 골든위크의 도쿄 방문기 | http://mrsense.tistory.com/3059

2014년 8월, 5일간의 3번째 도쿄 방문기 | http://mrsense.tistory.com/3110

2014년 12월, 3일간의 4번째 도쿄 방문기 | http://mrsense.tistory.com/3163

2015년 9월, 5일간의 5번째 도쿄 방문기 | http://mrsense.tistory.com/3249

2016년 8월, 3일간의 도쿄 출장기 | http://mrsense.tistory.com/3341

2016년 9월, 4일간의 7번째 도쿄 방문기 | http://mrsense.tistory.com/3347

2016년 12월, 3일간의 8번째 도쿄 방문기 | http://mrsense.tistory.com/3363

2017년 4월, 4일간의 9번째 도쿄 방문기 | http://mrsense.tistory.com/33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