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포스팅에 출장 업무에 대한 내용은 포함 되어 있지 않음
넷째날의 아침이 밝았다.
이번 베를린 출장의 본질적인 미션은 셋째날을 끝으로 모두 마쳤고,
넷째날은 굳이 이름을 짓자면 시장조사? 동향분석? 정도?
아무튼 자유 의지로 일정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서 아침부터 맘먹고 서둘러 움직이기로 했다.
물론 믿고 먹는 힐튼호텔의 조식을 거를 순 없었지.
매번 퍼 온 음식만 찍어 올린 것 같아 이번에는 어떤 메뉴들이 셋팅 되어 있는지를 소개하겠음.
일단 요거트가 보이네. 플레이트에 담아 올 수도 있고, 팩으로 된 걸 들고 나올 수도 있다.
빵은 당연히 아침마다 새로 구워낸 걸 원하는대로 먹을 수 있다.
낱개로 만들어진 건 그냥 집어가면 되고 길게 나오는 바게뜨 같은 건 준비 된 칼로 원하는 만큼 잘라서 가져가면 된다.
연어와 햄도 종류가 생각보다 다양하다.
햄은 정말 생긴것도 맛도 다 달라서 놀랐음 +_+
(난 연어를 참 많이 집어 먹었다)
삶은 계란과 잼, 크림, 누텔라도 구비.
나는 시리얼도 챙겨먹었음 ㅇㅇ
우유가 어찌나 럭셔리하게 나오던지 ㅋㅋㅋ
쥬스도 종류별로 준비 되어 있는데 나는 오렌지쥬스와 살구쥬스를 선택했음.
일단 맛있게 먹고!
또 먹....
(아 그러고보니 계란후라이 만들어 주는 곳이랑 베이컨, 해시브라운 만들어주는 곳은 안찍었네 ㅋㅋ)
간 밤에 무슨 일이 있ㅇ 응?
힐튼 호텔에서는 우산 대여 서비스를 받아봤는데, 지나가다 보니 여기 호텔은 자전거 대여도 가능한가보다!!!
나 베를린에서 자전거 완전 타보고 싶었는데!!! (도로가 진짜 정비가 잘 되어 있음!!!)
날씨가 아트구나 ㅎ 길도 아트고...
이런 곳에 살면 정말 무슨 스트레스가 있을까...
마냥 행복할 것만 같아 ㅎㅎ
아무튼 오늘은 비가 오지 않기를...
그렇게 한참을 달려 도착한 이 곳은 템펠호프(Tempelhof) 공항.
베를린에 있는 3개의 공항 중 하나인데 2008년 폐쇄된 이후 운영은 되지 않고 있다.
잠시 이 템펠호프 공항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2차 세계 대전 당시에는 군사공항으로 쓰였고 그 후에는 미군의 비행장으로도 쓰였던 역사가 있다.
2008년 폐쇄 결정이 난 이후로 '잠정적'으로 시민에게 개방해 공원으로 활용되다가
그것 마저 주거지역 부족이라는 문제로 없애버리고 주거지역을 만들기로 했으나
엄청나게 민주적으로! 시민투표를 통해 철거 계획이 무산되면서 지금은 완전히 공원으로 개방되어 있다는 +_+
참으로 아름답고도 아름다운 히스토리를 지닌 곳이다 ㅎ
아니 근데... 서울보다 넓은 땅덩어리에 서울보다 인구가 적으면서 무슨 주거지역 부족이지? ㄷㄷㄷㄷ
아무튼 내가 이 템펠호프 공항에 온 건 다름아닌 BBB 때문.
BBB.
브레드 앤 버터 (Bread & Butter Berlin)의 약자다.
내가 알기로는 베를린보다 바르셀로나가 먼저였는데 맞나? 아무튼 지금은 베를린에서 열리는 패션 페어로
유럽에서 스트릿과 캐주얼 패션으로는 규모가 가장 큰 박람회다.
피티워모나 다른 페어에 가보지는 않았지만 솔직히 규모로는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함 +_+
폐쇄된 공항 건물을 이용하는 특수를 제대로 누리고 있어 보였다.
공항의 디테일을 살린 동선 배치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원래는 수하물을 옮기는 그런 무빙 레일이었겠지?
여기서는 BBB의 관련 소식지나 안내 가이드 같은 자료들을 캔버스 백에 담아 관람객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촌티나게 바로 달려가서 받았는데, 생각해 보니 나올때 받아도 됐었어.. 괜히 무겁게 짐만 됨.....
내년에는 브라질에서 열리지롱!
원래는 지인의 도움을 받아 사전에 프레스 등록을 해두기로 했는데, (그리고 그리 된 줄 알았는데)
프레스 룸에 가서 내 이름을 얘기했더니 찾지를 못하더라고? 그래서 걍 현장에서 프레스 등록을 했다.
아 근데 절차가 은근히 빡쎄서 마음에 들었음!
명함도 받고 이래저래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설명도 하고,
심지어는 나보고 우리 매거진 웹페이지에 접속해 보라고도 하더라고?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접속했더니 "니가 만든 기사가 뭐야?"라는 질문까지 함 ㅋㅋㅋㅋㅋㅋㅋ 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뭐 한 5분정도 끙끙거린 후에야 무사히 등록이 완료!
(그래 이렇게 빡쎄야 아무나 입장 못하지)
이번 BBB에는 서울시에서도 부스를 따로 내어 참가를 했다.
그래서 이렇게 소식지에 서울에 관한 이야기도 특집으로 다뤄졌는데
이게 알고보니 내년 가을 서울에서 열릴 BBS를 위한 어떤 전초전이랄까? 뭐 그런 개념이었드만?
(그나저나 저 사진 속 주인공은 참 매력있으시던데, 이렇게 독일에서 대문짝만하게 신문에 실린 걸 알고 계시려나? ^-^)
내년 가을 서울에서의 이슈 이전에는 바르셀로나에서도!!
(내년에 브레드앤버터는 바르셀로나, 브라질 그리고 서울 투어를 함)
프레스 목걸이를 차고,
입장!
저기 안내판도 공항 디테일 그대로 살린 재활용! 아 좋아!!!
들어간다!!!
아 -
이때부터는 진짜 넋을 놓고 멍하니 서서 탄성을 계속 질렀던 것 같다...
BBB 첫 방문이라면 그 모두가 나와 똑같았으리라...
마치 비행기 격납고를 연상케 했던, (물론 아니지)
뻥~ 뚫린 공항 내부에 온통 브랜드 부스였다!
저 끝부터 반대쪽 끝까지. 진짜 각양각색의 브랜드가, 셀 수 없이 많은, 끝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먼 곳까지 들어와 있었다!
와 이게 BBB구나..
한국에서는 정말 단 한번도 비슷한 무언가를 본 적도 없던 나였기에 첫 방문에서 촌티 팍팍내며 무너지고 말았다..
하다못해 여기는 BBB 기념 티셔츠를 만들어 파는 곳도 뒤에서 실크스크린을 바로바로...
우리나라였으면 그냥 입구 근처 어디쯤에서 미리 만들어 둔 티셔츠를 쌓아놓고 A4용지에 티셔츠 얼마 써 붙여놓고 팔고 그랬겠지? ㅎㅎ
그래 물론, 작디 작은 한국 시장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고의 페어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애초에 모순이겠지만,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게 그것 뿐이었으니 진짜...
진짜 예네들은, 아예 매장 하나를 뚝딱 만들어버려...
그게 그냥 기본 옵션인가 ㄷㄷㄷ
방금 본 그 론즈데일(Lonsdale) - 매장같은 - 부스 안으로 들어가 봤더니 아예 바닥까지 시공해버림....
이렇게만 보면 영락없이 그냥 어디 쇼핑지역 돌아다니다가 들어간 매장 같잖아?
(오른쪽에 보이는 바에서는 아예 술도 막 나눠줬음)
공항의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보니 브랜드 1개의 부스가 갖는 기본 면적도 실로 어마어마했다.
우리나라의 패션 페어들과 그 부분만 놓고 비교해 보자면,
BBB에서 가장 작은 규모로 보이는 부스 면적에 우리나라에서는 최소 3개 브랜드 부스가 들어갈 것 같은 정도;;;
진짜 말이 안됐음...
추억의 마우이앤선즈(Maui and Sons)도 ㅋ
관계자가 오더니 웃으면서 "어디서 옴?" "무슨일 함?" 막 묻길래 "한국에서 왔어 나 에디터양" 하고 대답하고 ㅋ
마우이 오랫만에 보니 반갑더라 진짜 ㅎ
기가막힌 차퍼가 세워져 있던 이 곳은 디키즈(Dickies) 부스.
민호 신났다? ㅋㅋㅋ
아 이 얘기를 하고 가야겠네.
BBB에 입장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이 목걸이가 채워진다.
신분 확인용인데, 이게 단순히 클럽 입장 팔찌 같은거랑 다른 건,
저기 저 바코드를 각 브랜드 관계자들이 나를 볼 때 마다 스캔을 하고 그 과정을 통해
내가 프레스 등록할 때 입력한 내 모든 정보가 브랜드 측으로 전달된다.
(그래서 실제로 한국에 돌아온 뒤 나를 스캔해 간 브랜드 측에서 보도자료가 메일로 보내져 오기도 했다)
바이어나 프레스에 대한 검열이 확실하고 신분이 확인 된 사람만 입장이 되다 보니
이런 사후 관리적인 부분에서 내가 꽤 많이 놀라고 감동받았던 것 같다.
계속해서 돌아볼까 -
당연히 내가 모르는, 처음 보는 브랜드가 엄청 많았는데 분명한 건 어쨌든 이 동네 사람들은 다 스케일이 커;;;;;
진짜 뭐 행거 가져다 놓고 옷 걸어두고 상담 테이블 비치하고 그런 정도는 진짜 기초중의 기초공사고,
아예 매장 하나를 만들어 버리던지 아니면 그럴싸한 셋트를 지어버리는 정도니까 ㅎㅎ
오미 이쁭거 >_<
이 정도가 그냥 저냥 수준임.
그래서 슬슬 겁이 나기 시작했다.
이걸 언제 다 돌아보지? 싶어서...
중간에 잠깐 건물 바깥으로 나가보니 활주로가 또 기가막혀...
아까 얘기했던 그 '공원'이 저 뒤로 쫘악 펼쳐져 있다고 생각하면 됨...
하아...
모르는 브랜드가 많았던 것 만큼 다행히 아는 브랜드도 많아서 보는데 즐거움이 컸다.
여긴 국내에서 아이콘 서플라이(icon Supply Co)를 통해 소개되고 있는 브랜드 알파 인더스트리(Alpha Industries) 부스.
대부분의 부스에서 출시 예정인 샘플을 진열해 놓고 있었기 때문에 디테일한 촬영은 하지 않았다.
길거리를 만들어버린 여기는 팀버랜드(Timberland).
저 오른쪽 안에는 아예 카페도 만들었더라고? ㅎㅎ
암튼 부츠를 기대하고 들어왔는데 어패럴이 잔뜩이라 당황하고 바로 나옴 ㅋ
매스한 브랜드답게 라코스테(Lacoste)도 아예 매장을 지어버림.
아 그리고 칼 라거펠드(Karl Lagerfeld)아저씨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만든 라거펠드 부스도 봤다.
실물을 본 적이 없어서 궁금했는데 여기서 다 보네? ㅋㅋ
칼 아저씨 매직아이 ⊙_⊙
바지 코팅도 매직아이 ⊙_⊙
지나치게 어려보이게 만들었단말야? ㅋㅋㅋ
독일 브랜드 드라이콘(Drykorn).
여기는 아예 건물 옥상같은 셋트를 지었더라 +_+ 연극 무대 처럼 보이기도 하고 완전 멋있었어!!
근데 내가 놀란 건 그를 지난 뒤 였다.
벽이 보이길래 끝까지 걸은 줄 알았는데, 여기 출입구를 지나면 또 공간이 나오고..
그게 저 끝까지 가면 또 출입구가 나와서 또 다른 공간이 나오고;;;
아 진짜 규모 대박...
내가 가장 흥미롭게 본 건 L.O.C.K 존 이었다.
이쪽에 흔히 아메카지라 부르는 류의 옷이 좀 많았음.
근데 또 이쪽은 브랜드의 규모가 작아서였는지 바깥에서 본 다른 브랜드 부스들과 달리 단촐한 규모로 참여를 했더라.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러보는데 여유는 상당했음)
(아 중간중간 이런 분위기 ㅠㅠ 부럽 ㅠㅠ)
한국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는 웨스코(Wesco)!
인디고 염색이 전문이었던 것 같은 인디고 피플(Indigo People)이라는 브랜드.
촉감이 다 너무 좋아서 민호랑 둘이 꽤 쳐다보고 만져보고 그랬던 ㅎ
아 하나같이 다 예뻐.. 한국에선 참 보기 어려운 스타일의 옷들..
민호는 아주 신났음 ㅋㅋ 보는 것 마다 다 찍어 ㅋㅋ
돌아다니면서 보니까 우리나라에서 지금 유행하는 스타일이나 디테일들이 여기서도 어렵지 않게 보이더라.
물론 한국보다 좀 더 다양한 컬러와 캐릭터, 형태가 존중 받는다는 느낌이 강하긴 했지.
우리나라는 뭐 하나 떴다 하면 그쪽으로 우르르 가는 그런 편향적인 분위기가 강한 나라니까...
아 이 재킷도 진짜 멋지던데 +_+
BBB 투어는 계속!
이번에는 허쉘(Herschel Supply)!
이번 베를린 출장에 큰 힘이 되어 준 허쉘 캐리어. 여기서 다음 시즌 상품을 미리 봤는데
저기 오른쪽에서 2번째, 하드 케이스의 등장이 완전 반갑!!!!
내가 이번 출장에 썼던 건 왼쪽에서 2번째 크기 ㅇㅇ
허쉘 짱짱맨bbb
프랑스에서 온 에스빠드류(Espadrille).
역시 프랑스에서 온 아웃도어 브랜드, 에이글(Aigle).
한국에서도 만나볼 수 있지? ㅎ 저기 벽면 예쁘게 꾸몄더라 ㅋ
캘리포니아에서 온 라이징썬(Rising Sun MFG Co).
국내에서도 유통되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뭔가 여기 부스 규모가 작았는데 굉장히 임팩트가 있었음!!! bb
요즘 내가 열심히 쓰고 다니는 모자가 바로 여기 제품이다.
물어보는 사람이 많았고 그때마다 대답도 열심히 했지만 국내에서 아직 제대로 유통되고 있지 않은 브랜드라 다들 생소했는지 ㅎㅎ
암튼, 영국의 크리스티(Christy's hat)라는 브랜드임.
이게 이래봐도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모자 회사라능. 내가 쓰고 있는게 그런 곳 제품이라능.
오덕같냐능. 비싸게 주고 샀다능.
ㅋㅋㅋㅋㅋ
언제봐도 멋진 펜들턴(Pendleton)도 여기서 보고!
와 이건 뭐!!! 진짜 완전 갖고 싶었던 재킷 ㅠㅠ
민호는 이거 보자마자 "어 이거 일근이형꺼다"라고 하던데 ㅋㅋ
지일근 실장님이 생각날 수가 있지 암 ㅋㅋ
아 근데 진짜 패치워크 진짜 아름답던데 이거...
그렇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건물 안쪽에 숨어있던 일본 브랜드 집합소(?)같은 구역에 들어갔는데,
여기서 사건이 터졌다.
여기는 애들이 아예 판매를 목적으로 들어왔는지 옷을 다 팔고 있는게 아닌가!!!
민호랑 둘이 눈이 휘둥그레져서 신났다고 이 옷 저 옷 뒤적거리면서 찾아보는데,
여기서 영혼이 흔들릴 정도로 엄청났던 데님 재킷을 같이 발견!!!
가격도 말도 안되게 단돈 110유로라길래 얼씨구나 했는데, 아.....
현찰만 받는다는거야 예네들이 ㅠㅠㅠㅠ
현찰이 있던 민호는 좋다고 샀는데 카드밖에 없던 나는 ㅠㅠㅠㅠ 하아 ㅠㅠㅠㅠ
진짜 너무 억울해서 "니네 일본에 매장 어디에 있어?"라고 물었더니 "응 우리 에비수에도 있고 시부야 근처에도 있고 그래" 하는거다.
일본 가면 꼭 들러서 사고 말리라!! 다짐을 엄청 하면서 눈은 부러운 시선으로 민호를....
.....
(근데 한국 돌아와서 알게 됐는데, 검색해보니 일본에 매장이 있긴 한데 이거 가격이 매장에서 그냥 사려면 3만5천엔...... 아..........)
쓰라린 가슴을 부여잡고 나는 다시 찬찬히 BBB 투어를!
바이커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는 아이언하트(Iron Heart)데님! 디피가 엄청났어 아주! 두꺼운 온스를 자랑하는 셀ㅂ
아 집중 안돼...
...
자켓...
아...
앞에서 말했던 것 처럼 내년에는 이 BBB가 서울에서도 열린다.
BBS가 되겠지 그럼?
암튼, 그 때문인지 뭔지 서울에서도 디자이너 브랜드를 묶어서 소울 투 서울(Soul's to the Seoul)이라는 이름으로 참가를 했더라고?
저 안에는 사무실 처럼 만들어 놨고
고 앞에는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1점씩 디피해 놨던데,
음...
내가 갔던 시간이 그래서였는지 뭔지 그닥 이 주위에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
반가운 문수권(MunsooKwon).
원초이(One Choi).
서리얼 벗 나이스(Surreal but Nice)!
아르케(Arche) +_+
로우클래식(Low Classic)도!
멀리 외국 나가서 보니 더 반가웠던 한국 디자이너들 모두 응원!!!
여기는 부스 안에서 진짜 즉석에서 바로 파우치 같은 걸 새로 만들어주는 이벤트를 하더라.
나도 해보고 싶었는데 줄도 너무 길고 소요시간도 길고 그래서 걍 포기했음 ㅠ
계속 둘러보다가 좀 쉬어야 할 것 같아서,
다시 활주로 쪽으로 나갔다.
아 진짜 이 뷰가 말이 됨?
아 정말 BBB는 천국이야 ㅠㅠㅠ
현찰이 없어 전전긍긍하는 나를 위해 민호가 맥주도 사줬다.
아 부끄러운 형이다 난.
아무튼 이게 꿈이야 생시야...
햇살 따사로운 오후에 공항 활주로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서 맥주를 마시고 있다니...
이 때 만큼은 진짜 출장이고 뭐고 다 잊고 여행객이 된 기분이었어 ㅎㅎ 어찌나 여유롭고 행복하던지 +_+
데님 재킷만 빼면...
....아오.......
전시용으로 세워져 있던 비행기 아래에서 노래부르던 형님 보고 놀라기도 했다.
뒤를 돌아보기 전까지 그냥 이 노천 카페에서 음악 틀어놓은 줄 알았는데 저 형님이 라이브로 부르고 있더라고....
아 진짜 +_+
BBB 투어는 그렇게 끝을 향해 -
반가운 리바이스 LVC(Levi's Vintage Clothing)!
아 LVC 녹네!! 이거 진짜 실물 쩔어!! 한국에도 들어오려나!!
리바이스 만세!!
필슨(Filson)도 부스가 기가막혀...
민호랑 기념사진 한 장 ㅋ
감상 포인트는 도시 쩍벌남.
서울에서 온 멀대 촌놈 두명의 베를린 입성기 ㅋ
아 맞다.
우리 둘이 BBB 돌아다니면서 사람들한테 엄청 붙들렸었다.
사진 좀 찍어도 되냐고 묻는 사람들이었는데 (심지어 어디 매거진에서도 찍어갔음)
여기서 중요한 건, 민호는 풀샷으로 찍고 나를 찍는 사람들은 바지만 찍었다는 거....
....
아 이래저래 안되네...
아오....
패션 브랜드가 아닌 것들도 입점했더라 ㅎ
여긴 디자인 문구용품 판매 부스였는데,
생각보다 신기해 보이는 게 많아서 탐이 났지만
역시나 나는 현찰이 없던 관계로....
아 이거 좀 사고 싶었는데...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거 어차피 무거워서 캐리어에 넣을수도 없었 ㅋㅋ)
이거는 어떻게든 사 올 걸 그랬나?
이 자전거 조형물은 놀라지 마시라.
무려 피자 컷팅기임 ㄷㄷㄷ
응?
다 돌아보고 난 뒤 민호랑 요기하러.
여기는 아예 이렇게 매점이라고 해야 되나? 그런 간이 식당 같은 곳이었는데, 브랜드 부스들쪽에서 격리되어 있던게 인상적이었음.
그래, 옷에 냄새가 밸 수도 있고 이래저래 좀 단점이 있을 수 있는데 역시!!
암튼 메뉴 이름 중에 가장 든든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이름을 읊었더니
빵 사이에 제육볶음을 넣어줬다 독일 애들이.
아주 센세이셔널한 맛이었다.....
야....
암튼 그렇게 좀 쉬다가,
바끄로~♬
근데 나오면서도 보니까 진짜.... 부스 퀄리티가...
와 진짜 부스 하나에 얼마나 돈을 쓴거야 예네는?
정말 부스 만드는 디테일이 상상을 초월함.
진짜 인정.
진심.
하바이아나스(Havaianas)는 쪼리 가지고 아예 파도를 만들었엌ㅋㅋㅋㅋㅋㅋ
일단 이 BBB의 다음 인터네셔널 시즌 킥오프는 브라질! 아, 바르셀로나가 먼저구나 ㅋ 아무튼 브라질도 내년!
(갈 수 있을 것 같은 분들은 꼭 가보길! 진짜!)
나는 일행들과 함께 그렇게 다시 밖으로 나와 BBB와는 작별을 고했다.
아 정말... 너무 엄청난 구경을 하게 된 것 같아 처음 들어갔을 때 처럼 벙쪄서 나온듯...
전 날의 아디다스 출장 업무때도 느꼈던 건데, 진짜 유럽의 이런 행사나 관람 문화에 대해 많이 감탄하고 많이 배웠던 것 같다.
스케일이 다른 건 둘째치고 (그건 뭐 어쩔 수 없으니까)
사람들의 마인드랄까? 즐기는 자세, 임하는 자세가 어찌나 여유롭고 느긋하던지...
물론 그런 속도와 마인드로 일 같이 하려면 우리야 답답하고 힘들겠지만
정말 한국 시장에서 고쳐져야 할 것들이 쏙쏙 눈에 들어와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았나 싶었다.
내년의 BBS가 그래서 더 걱정된다.
나도 블로거라서 사실 내 얼굴에 침 뱉는 걸 수 있는데,
패션에 관계된 일련의 행사들이 블로거에게 의존된 채 운영되는 한국의 현실이 브레드앤버터의 이런 분위기를 자칫 흐릴까봐.. 그게 걱정됐다.
주최가 어딘지 나는 잘 모르겠는데,
"진행이 아쉬웠네요" "불편했습니다" 뭐 이런 후기가 올라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재고 판매에 열 올리는 업체도 없길 바라고 뭐,
아 하고픈 말은 많은데 집중이 안되네.
이게 다 그 일본산 데님 재킷 때문이야.
망했어!!!!
민호 부럽다!!!!!!
나는 아무튼 그렇게 들뜬 기분을 가라앉히기도 전에 바로 또 택시에 올라타,
또 다른 박람회였던 브라이트쇼(Brite Trade Show)를 향해 이동하기 시작했다.
4-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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