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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se Trip/Germany

유럽하고도 독일, 그리고도 베를린 출장기 1 : 기나긴 비행, 베를린의 밤


※ 이 포스팅에 출장 업무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음



운이 좋았다. 집에서 낑낑거리며 캐리어를 끌고 나와 공항 버스를 타러 가고 있는데 웬 아저씨가 "인춴에얼포트?"라고 묻는거다.

그래서 뭥미- 하며 그냥 지나치려는데 (아마도 날 외국인으로 착각한 듯) 다시 한번 그리 묻다가 "공항 가는거 아니에요?"라고 묻길래

"네"라고 대답했더니 "공항 버스랑 같은 값 받을 테니까 내차 타고 가요 바로 출발하게" 라는게 아닌가 +_+

나야 뭐 그래주면 땡큐베리감사 하니까 그냥 혼자 편하게 공항 콜밴을 타고 인천 공항으로 달려갔다.



이번 출장도 역시 허쉘(Herschel Supply) 덕분에 편히 움직일 수 있었다.

캐주얼한 움직임을 요하는 신분인 내게 허쉘의 캐리어는 부담없이 적합함 +_+

사이즈도 가장 큰 거라서 짐도 여유있게 넣고 했다 ㅎ



베를린으로 가는 직항편이 없다는 끔찍한 현실 때문에 내게는 티켓이 2장 주어졌다.

출장 스케쥴에 항공편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라 항공사는 루프트한자(Lufthansa)를 이용했는데,

이게 내게 나중에 어떤 화가 되서 돌아올 지 "그땐 미처 알지 못해앴지이이~♬"



그러고 보니 인천공항은 2012년 이후로 처음이네.

김포공항과는 역시 스케일이 다르구마잉 +_+



이런 것도 처음 타봤다. 인천공항 안에 건너편 활주로까지 가는 셔틀이 있었구나 ㅎ

촌티 팍팍 내주며 신기하게 탑승!



비행기 탑승도 촌티내며!



비행기 이륙 시간이 12시 15분인가 그랬다. 곧장 점심시간이었기 때문에 비행기가 이륙하자마자 승무원들은 메뉴판을 나누어 주었는데

이야 이거 메뉴가 3개 국어로 써있다잉?



일단 과자 주길래 이거부터 먹고,



점심메뉴는 뭐 이랬다. 저기 위에는 왼쪽부터, 햄이랑 야채 샐러드, 과일, 그리고 김치(?) 그 밑에 고추장(????) 그 옆엔 버터,

메인 메뉴는 무슨 닭가슴살 요리였는데 생각보다 용기가 뜨거워서 놀랐음 ㅋ 맛은 뭐, 쏘쏘? 나쁘지 않았음.



아 가는구나 정말.



하지만 우리의 고행은 그때부터 곧바로 시작 되었다.

직항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독일 뮌헨까지는 가야하는 비행이었고 그게 시간만 무려 12시간이 걸리는 대장정이라;;;



난 일단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여기 비행기에 내장 된 영화가 제법 있길래 그냥 눈 가는대로 골라서 ㅎ

제일 먼저는 '다이버전트'를 봤고,



그 담엔 '캡틴아메리카 윈터솔져'를 봤다.

이건 뭐 이미 본 거였지만 그냥 볼 거 없어서 봄 ㅎㅎ



영화 두 편을 봤더니 몸이 굉장히 찌뿌둥 했는데 때마침 간식이라고 "쌘윗치 오어 누둘수"(나름 꼬은 발음 표기) 이러길래 컵라면을 택했다.

승무원은 "오케이"하더니 닛신 컵누들을 꺼내 끓는 물을 부어 주었는데 이거 좀 묘하더라 ㅎ

한국에서 독일 가는 비행기 안에서 일본 컵라면을 먹다니 ㅋ (비행기에서 컵라면 먹어본 것도 처음이다)

맛은 뭐, 이건 걍 그랬음. 승무원이 물을 좀 많이 따라주었...



이어서는 '윈터스 테일'을 봤고,

물론 잠도 중간중간 잤다. 아까 캡아 볼때도 중간중간 잤고 ㅎㅎ



볼 영화가 딱히 안 보여서 음악 메뉴를 눌렀더니 스크릴렉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영화 보다 말고 노래도 좀 들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래 듣다가 또 잠들었는데 눈 떠보니 또 밥 먹으래... 밥 시간이라고...

가만히 앉아있기만 하는데 뭐 시간이 계속 흘렀나봐...

아무튼 이건 저녁 메뉴. 아까 양식 먹었으니까 저녁은 한식으로.

저 위엔 빵이랑 버터 그리고 고추장(???) 옆에는 브라우니였고 메인 메뉴는 쌀밥이랑 갈비찜. 맛 괜찮았음. 다 괜찮았음 진짜. 요거는 인정 +_+



하지만 비행은 안 인정... 진짜 끝이 없네;;;

결국 '설국열차'도 보고 진짜 내가 이러다 모든 영화 다 봐버릴 기세;;;



그렇게 반나절을 열심히 달리니,

밖엔 그냥 파란 하늘 뿐이었는데



어느새 나는 뮌헨에 내려 환승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12시간 비행은 정말 힘들었다.

아니 그러니까, 나는 지금 이렇게 환한 대낮에 뮌헨 공항 안에 서 있는 건데

한국 시간으로 따지면 이미 밤 12시인거잖아 -_-;;;;

내겐 그러니까 밤이 사라진 셈...



뮌헨 공항에서 환승 수속을 마치고 게이트 앞으로 가는데 여기는 면세점 안 클라스가 뭐 이래?



와 뭐 이런 차가 아무렇지 않게 서있네 ㅎㄷㄷ



BMW i8 이거 모터쇼에서 한 번 본 적 있는데 여기서 또 보다니 ㅋㅋ



우연히 같은 비행기에서 만났던 컴퍼니F의 찰리 형님을 뮌헨 공항에서 다시 만나 맥주 한잔 같이 하기로 했다.

(찰리 형님이랑 목적지도 같았다)

환승까지 3시간이나 남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우리에겐 뭐 할까 말까 그럴 상황따위 없었음 ㅋㅋㅋ 그냥 뭐라도 해야 하는 상황 ㅋㅋㅋ



목적지 베를린은 아니었지만 나름 뮌헨도 독일이니, 독일에서의 첫 맥주군!!!

쾨닉필스너, 쾌니히 필스너, 퀘닉 필스너 뭐 부르는 이름도 다양한데 아무튼 필스너 원 샷! (진짜 원샷함 ㅋㅋㅋㅋㅋㅋㅋㅋ)



독일에서 맥주 마시기 시작했으니 소세지 먹어야 않겠나-

곧바로 주문했다 +_+ 메뉴 이름 같은 거 기억할 정신도 체력도 없어서 일단 흡입 ㅋㅋㅋㅋ

아래 깔려있는 건 양파 절임이라고 해야 되나? 피클 비슷한 건데 케미가 캬 +_+

하지만 진짜 히트는 저 옆에 돈까스였음. 정확한 이름은 슈니첼. 독일식 돈까스 정도 ㅎㅎ

카레 가루를 입힌 돈까스와 카레 가루를 넣고 만든 감자 볶음이었는데 내가 진짜 태어나서 단 한번도 듣도 보도 못한 먹는 방법이 있더만???



와 진짜 ㅋㅋㅋㅋ

돈까스를 블루베리잼?에 찍어 먹는다는 얘기는 정말 어디서도 단 한번 도 들어 보지 못했는데 ㅋㅋㅋㅋ

근데 이게 진짜 놀랠 노자였다. 진짜.. 세상에 이런 맛이 가능하다고?? 이게 꿈이 아니라고?? 할 만큼 정말 너무너무너무 맛있어서 내가 울 뻔했어 ㅠ

우리끼리는 뭐, 뭘 먹어도 배고플 때 였다- 잼이 특별하게 맛이 있었던 거다- 의견이 분분했지만, 어쨌든 이건 정말 환상의 음식이었음.



그렇게 배를 채우고 앉아서 쉬는데도 역시나 시간이 남아서 (아 시간 아까워 ㅠ) 뮌헨 공항 게이트 부근을 한바퀴 돌아 봤다.

근데 여긴 뭐 헤어샵도 있고,



마사지샵도 있고 ㄷㄷㄷㄷ

(물론 비쌌음)



심지어 간지 폭발하는 슈케어 서비스도 이렇게 해주는 곳이 있었음 ㄷㄷㄷ

유럽은 원래 이래? 유럽 초짜라 이거 뭐 하나부터 열까지 다 신기하네? ㅋㅋㅋ



그래도 또 시간이 안가서;;;

비행기 타기 전에 마지막으로 또 음료 한잔씩.

이건 뭐더라 캐럿 오렌지 쥬스였나 뭐 그런 이름이었는데 오렌지 맛은 가출했는지 그냥 당근 맛만 났엉.....



그렇게 여차저차 3시간을 보낸 뒤에야 우리는 대망의 목적지 베를린으로 가기 위한 비행길에 다시 오를 수 있었다.

(오왕 나 활주로에서 첨 타봤당 ㅋ)



뮌헨에서 베를린까지는 1시간 거리였다.

짧은 비행이었지만 지난 12시간의 비행에 3시간의 대기시간 때문에 온몸이 천근만근 무너져 내리고 있던 터라

그 1시간 진짜 깊게 푹 잔 듯 ㅋㅋㅋㅋㅋㅋ

아니, 잤다기 보다 졸았다는 게 맞겠네 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렇게 한국을 떠난지 15시간 만에 베를린 테겔 공항에 내릴 수 있었다.

공항이 생각보다 작아서 내가 좀 깜짝 놀랐는데,

(오죽하면 내가 처음에 "공주 고속버스 터미널인줄" 이라는 말까지 했음 ㅋㅋㅋ)

아무튼 여기서 예상치 못한 누군가(?)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모두가 잠시 공항에 머물러야 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진짜 꿈이길 바랬지만.... 현실이라 정말로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 ㅋㅋ



우리는 하지만 더 이상 여기 머무를 정신과 체력이 없었기 때문에, 일부 인원만 먼저 숙소로 가는 걸로..

아 독일에선 지나가는 택시가 그냥 벤츠라던데.. 드디어 벤츠 택시를 나도 타보는 건가!!!!!!!!!!!



했지만 내가 타게 된 택시는 토요타 앁.

.......



뭐 아무튼 그렇게 또 택시 타고 20분? 30분? 정도를 달려 숙소인 힐튼 호텔에 도착하게 되었다.



이때 시간이 독일 현지 시간으로 밤 10시 12분.

한국 시간으로는 새벽 5시 12분이었다.

그러니까, 내가 7월 7일 아침 9시에 집을 나섰으니까

20시간만에 숙소에 도착한 셈이네? ㅎㄷㄷ 진짜 피곤해 ㅠㅠㅠㅠㅠ



첫 날은 그렇게, 뭐 하고 말고 할 것도 없이 조용히 숙소로 들어가 뻗어 버렸다.



는 무슨. 내 성격이 베를린 간다고 달라지겠나 ㅋㅋㅋ

짐 풀고 곧장 도로 나와서 베를린의 밤 거리 구경을 해보기로 했다 +_+

호텔 바로 앞에 독일대성당 건물이 이리도 멋지게 서 있는 걸 보니 여길 돌아보지 않을 수 없겠더라고 ㅎ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를린은 내게 그닥 엄청난 만족감을 주는 곳은 아니었다.

일단 여긴 편의점이라는 게 없으니까...

밤 늦게까지 문을 연 이런 잡화점을 그나마 호텔 근처에서 발견했으니 망정이지...

하마터면 물도 못 마실 뻔함 ㅋㅋㅋ



숙소에서 5일간 마실 물도 미리 구입하고,

밤 거리를 거닐며 독일 기운에 취해 보고싶어 짐빔 버번콕 한 캔 구입!



내가 여행으로 간 게 아니라서 이 동네 주변 정보에 대해 미리 수집한 게 없던 터라

걷다가 이런거 보면 우와우와 하면서 보다가도 "근데 이게 뭐지?" 하는 생각 ㅋㅋㅋㅋ



암튼 걷다 보니 호텔 부근에 일단 번화한 거리가 없다는 건 눈치를 챘지만,

그래도 그렇지 걸어다니는 사람도 한 명도 안보이고 죄다 공사장 건물 같은 것 뿐 ㅋㅋㅋ



그러다 눈에 들어온 뭔가 있어보이는 저 탑에 괜히 꽃혀서 그냥 무작정 저쪽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근데 진짜.. 사진에서도 보이겠지만 차도 한 대도 안다니고 사람도 없고 뭐 이래 여기?

(결국, 저기까지 가지도 않았다)



진짜 창문이랑 벽돌인 줄 알았는데 시트지 스케일 ㄷㄷㄷ



산책하던 내 발걸음을 멈추게 한 말도 안되는 건물....

베를린 루터 교회인데 베를린 돔이라고 검색해도 뜬다.

와 진짜.... 진짜 없던 신앙심이 이 건물 바라보고 있으니 그냥 막 생기는 기분....



어쩜 이렇게 웅장하게 지었을까...

그 옛날에 어쩜 이리도 아름답게 지었을까...

그 생각에 놀라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이것 마저도 2차 세계 대전때 폭격을 심하게 받아 굉장히 아담한 규모만 남게 된 거라며...


내가 예상했던 밤거리를 보진 못했지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너무나도 아름답고 경건한 마음으로 보게 만든 건물과 마주하게 되어 감사하고 또 감탄했다 +_+

일단은 그렇게, 출장 첫 날의 일정을 나는 마무리 지었다.


2-1편에서 계속.



베를린 출장기 1편 - 베를린으로 떠나던 날, 베를린의 밤길 ▷ http://mrsense.tistory.com/3099

베를린 출장기 2-1편 - 베를린 미테지구 이야기 ▷ http://mrsense.tistory.com/3100

베를린 출장기 2-2편 - 베를린 미테지구 이야기, 갑자기 나타난 퍼렐, 월드컵 독일전 관람 ▷ http://mrsense.tistory.com/3101

베를린 출장기 3편 - 드디어 만난 니고, 베를린 미테지구 이야기, 밤에 본 베를린 장벽 ▷ http://mrsense.tistory.com/3103

베를린 출장기 4-1편 - 유럽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패션 박람회 브레드앤버터(BBB) ▷ http://mrsense.tistory.com/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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