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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간 게 아닌데 이상하게 병원에 가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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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예술이란 게 반이 사기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원래부터 사기입니다.

라고 말하는 팔칠엠엠(87MM)의 2018 SS 프레젠테이션을 보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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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예넨 정말 잘한다.

정말 깜짝 놀랐다.

컬렉션의 무드, 옷이 주는 분위기, 눈으로 본 실루엣, 공간의 구성, 갤러리들의 참여 유도(입장객 모두에게 흰색 가운을 입혔다).

진짜 어느 하나 예상했던 모습이 아니었다.

그 이상으로 잘해서 진짜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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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칠엠엠은 늘 키치하다고 경쾌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지난 시즌들을 돌이켜보면 그랬다. 무겁거나 진중한 느낌은 그들과 어울리지 않았다.

늘 신이났고 반항적이었고 밝았으며 생기넘쳤다.

헌데, 그런 느낌들이 이번 시즌에서는 마치 그들을 응원했던 우릴 비웃기라도 하는 정도로 완벽하게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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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위트는 아직 희미하게 남아있는 것 처럼 보였다. 토끼 패턴이 내겐 그래보였다. 토끼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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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오디오 플레이어.

아마도 PT 하는 동안 사용할 BGM 때문이었던 것 같은데,

어쨌든 굳이 오디오 장치를 모델이 직접 들고 있게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음악만 틀어놔도 됐었을텐데 굳이 들고 있게 했다는 건, 이 역시 전하고 싶은 메세지나 무드가 있기 때문이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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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사진에서 모델이 밟고 올라 서 있던 박스를 봤다면 대충 짐작이 갈텐데,

팔칠엠엠이 컨버스(Converse)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나름 깜짝 공개라서 놀라웠는데, 자세한 정보는 나도 모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좀 더 그들의 채널을 지켜보며 기다려봐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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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나저나 여기 바닥이 팔필엠엠 박스 테이프로 도배가 되어있던데,

이거 시공하는데 얼마나 걸렸을까.. 아니.. 테이프가 몇개나 쓰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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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문득 그 생각이 들었다.

공간이 지나치게 하얀 색이었는데 (조명도, 벽도, 바닥도)

생각해보니 우리도 모두 하얀색 가운을 걸치고 있었고?

근데 모델들의 옷만 어둡거나 색이 있거나 하더라고?

아 - 설마 집중하라고 그렇게 만든건가!

그 생각에 이르니 갑자기 원중이 지원이가 정말 무섭도록 대단해보이더라 +_+

그냥 옷 보라고 하는 게 아니라 그렇게 공간과 공간 안을 채울 사람들까지를 모두 계산한 움직임이라는 거니까 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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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PT라면 내가 100번도 더 볼 수 있겠다는 말을 지원이를 만났을 때 해줬는데,

빈말이 아니라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

보통의 프레젠테이션이 (물론 아닌 경우도 있지만) 대게는 공간 셋팅에 대한 고민까지는 잘 안하는 편인데

이들은 공간을 새로 만들어버렸고 그 곳을 방문할 사람들이 (본인도 모르게) 그 공간의 완성을 돕도록 만들었으니

내 어찌 놀라지 않았겠어. 아 - 참 잘했어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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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공간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니 옷은 그냥 그랬나보다 싶을 수 있겠는데,

나는 사실 옷에서도 굉장히 많이 놀랐다.

앞서 말했듯 팔칠엠엠하면 으레 좀 젊고 세련되거나 키치하면서도 재미있는 옷이 많았는데

이번 시즌엔 일단 분위기가 싹 바뀌었고, 옷의 패턴이나 실루엣에서도

거의 이전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른 변신을 꾀한 것 같아 놀라웠다.

흔히 이렇게 어떤 한 브랜드가 갑자기 그들의 옷 스타일을 확 바꿨을 때 자칫 잘못하면 반감을 사거나 우습게 보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팔칠엠엠은 그걸 교묘하게 잘 빗겨나간 것 같았다.

런웨이에서 마주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이전 시즌들에 비하면 뭔가 갑자기 확 업그레이드가 된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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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시즌에도 이러한 무드를 계속 가져갈지가 좀 의문이긴 한데,

그건 두고보면 알 일이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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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근데 이 코트 다들 왜 증정이 아니냐고 할 정도로 탐내는 거 같던데

이 코트들 어떻게 하려나?

그게 좀 더 궁금하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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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DDP에서, 이번엔 참스(Charm's)의 쇼를 봤다.

오프닝 무대가 장엄하길래 얼마나 아우라 강한 컬렉션이 펼쳐지려고 그러나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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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참스는 참스다운 맛으로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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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에는 포멀웨어와 스포티룩이 뒤섞인 피스들이 대거 등장했다.

옷을 반반 섞는 건 확실히 스트리트 패션 시장에서는 티셔츠와 후디로 정말 지겹게 우려먹어 낸 소스인데

포멀한 옷이 스포티한 캐주얼웨어와 섞이니 그 재미가 또 남다르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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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매치가 아니라 미스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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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왼쪽과 오른쪽을 섞는 것이 아니라

소재와 소재가 충돌하는 모습도 재미있었고

문득 2016 SS 시즌에 처음 마주했던 참스의 컬렉션이 떠오르니 그것과 지금의 컬렉션이 머릿속에서 충돌하는 모습도 재미있었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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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거 너무 섞은거 아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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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참스는 이번 시즌 카파(Kappa)와의 협업 컬렉션도 함께 공개를 했는데,

그 와중에도 역시 반반 섞는 기교를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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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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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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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면 카파가 아니라 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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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파와 협업하는 브랜드가 늘고 있는데 다들 만드는 결과물이 비슷비슷해서 많이 아쉬운 게 사실인데,

참스도 사실 좀 예상 가능한 범위 안에서만 협업한 것 같아 그 부분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코트같은 포멀한 옷에 카파의 띠를 두른 건 좀 재미있는 디테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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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님들 이 코트 좀 많이 탐낼 거 같던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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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겨우 서울 패션 위크 2년차를 맞은 브랜드지만 그래도 참스는 점점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고 있어 앞으로가 기대된다.

바람이 있다면 주 타겟인 10대의 취향에 맞추는 것도 좋지만, 2-30대가 고개를 돌려볼 수 있을 법한 컬렉션도 고민을 해보길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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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 아 진짜 이건 좀 많이 짜증나는 순간이었는데,

쇼에 참석한 셀러브리티들의 열성 팬들이 쇼장 안에 어떻게 티켓을 구해 들어왔는지 아무튼

쇼는 보지도 않고 연예인들 촬영하느라 플래시를 거의 난사하듯 쏘아대서

진짜 쇼 보기가 불편했다.

이런 쇼가 매 시즌 꼭 생기는데, 예전엔 푸시버튼이 주로 그랬던 것 같고 요즘은 참스가 유독 그게 심한 것 같더라.

근데 뭐 그게 브랜드 잘못이라고 할 순 없으니까 그냥 혼자 툴툴대고 인상쓰고 지나가긴 하지만

가만히 보고 있으면 이런 일에 짜증내는 건 나만 그러는 게 아닌 듯.

진짜 다들 너무 눈이 아파서 손으로 저쪽을 가릴 정도로,

장내가 암전이 되었음에도 플래시가 하도 많이 터져서 실내가 환히 보일 정도로 쏘아대니

다음 시즌엔 제발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물론 어림도 없겠지.

누가 막겠어 그들을.

으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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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녹스(Helinox)의 체어원 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한남 헬리녹스 크리에이티브 센터(HCC)에서 열린다고 하여 들러봤다.

아 근데 패션위크에 회사 업무 다 겹쳐서 엄청 늦게 도착해가지고 거의 행사 끝날 때가 되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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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본 전시는 하나도 못 봤다.

그냥 쇼룸 한쪽에 모여져있는 체어원 아카이브만 둘러봄 ㅠ

이거 말고 다른 전시가 또 있었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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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만 이쁜게 많아서 금새 혹했다는 후문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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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프림, 베이프 그리고 칼하트 컬래버레이션.

나는 베이프 컬래버레이션의 의자 대신 테이블을 가지고 있는데 ㅋㅋ

의자도 탐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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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추억의 그라미치.

이건 내가 컨텐츠 만들때 실제 사용하기도 했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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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예쁜게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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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저 위에 그린, 옐로, 레드 3총사가 너무 갖고 싶어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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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와보니 럭키드로우가 한창이던데,

상품이 어마어마하게 좋은 것들이라 내심 기대해봤지만 나는 될리가 없지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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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켠에서는 소품샵에서 티셔츠 프린트 이벤트를 해주고 있어서 나도 하나 받아볼까 했지만,

역시나 줄이 너무 긴데다 작업 시간이 오래 걸려서 나는 그냥 포기했음.

아 - 전시도 못보고 럭키드로우도 안되고 이벤트 참여도 못하고 ㅋㅋㅋ

뭐야 ㅋㅋㅋ

(그래도 헬리녹스 체어원 5주년은 진심으로 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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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나(Kasina) 1997 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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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나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리복(Reebok)과의 협업을 진행했다는 소식에

내가 또 카시나에서 20대 청춘을 보낸 입장이니 실물을 확인하지 않을 수 있나 +_+

재빠르게 달려가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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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인공은 워크아웃.

리복 헤리티지의 단골 아이템이기도 한 대표적인 스니커즈다.

본디 새하얀 운동화인데, 왼쪽 어퍼에 리복의 로고를 크게 새겨넣고

오른쪽 설포의 탭에 카시나 로고를 뒤집어 새겨넣은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서 카시나의 설립년도인 1997이 프린트 되어있는 것과

리복 글자 대신 카시나 영문 철자와 태극기가 들어간 특징도 빼놓을 수 없는 디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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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 하나 더했을 뿐인데 평범한 듯 하면서도 범상치 않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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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나에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한 룩북도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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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크한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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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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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한 켠에서는 마침 카시나와 리복의 협업을 축하하는 기념 공연이 열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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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 레디(Reddy)!

여기서 보니 반갑다!

카시나와 리복의 협업 결과물은 카시나 1997 스토어를 통해 만나볼 수 있으니

궁금한 분들안 압구정으로 지금 바로 달려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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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라와라에 대한 인식이 점점 바뀌는 요즘.

시끄러운 건 여전한데, 안주 퀄리티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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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래서 안주만 먹고 바로 나온다는 점 ㅋㅋ

무슨 식당 가는 거 같어 ㅋㅋㅋ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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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쎈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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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F/W 헤라 서울 패션 위크(Hera Seoul Fashion Week)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나는 3월 28일부터 4월 1일까지 서울 패션 위크가 열리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를 찾았고

그 중 몇몇의 쇼를 참관했다.

예전엔 직업이 기자라 매 시즌 평균 20여개의 쇼를 보며 관련 기사를 작성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입장이라 초대해 준 디자이너들을 응원하는 것에 초점을 두는 것에 의의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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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한현민의 뮌(Munn).

한현민은 늘 옷을 괴롭힌다.

패턴을 복잡하게 나누거나 원단을 뒤집어 쓰거나 또는 옷 위에 다른 옷을 겹치거나 한다.

그런데 늘 침착하다. 넘쳐흐른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한현민의 욕심은 그대로 보이지만 옷은 늘 정도를 지킨다. 그 지점이 재밌다.

뮌은 늘 완벽하고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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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운드투스 패턴의 활용에 주목해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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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우진원의 로켓런치(Rocket x Lunch).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로켓런치의 역사는 그래도 멀지 않은 곳에서 늘 지켜봐왔다.

내가 기억하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 본다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은 충분히 느껴지는 것 같다.

이제는 더이상 신선하지 않은 레트로 무드의 귀환이라는 테마에 대해 어느 정도 고민한 흔적도 느껴졌다.

뻔했다는 평가를 교묘하게 잘 피해간 느낌.

이제 우진원이 고민해야 할 것은 다음 시즌을 어떤 식으로 준비하느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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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트로 무드가 식상하다면 웨스턴 디테일을 더해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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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참석 이틀째인데 왜 벌써 피곤한 것 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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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김태근의 요하닉스(Yohanix).

김태근 역시 옷을 참 어렵게 만들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디자이너다.

요하닉스의 옷은 늘 상상을 뛰어넘는 복잡한 패턴과 절개, 혀를 내두를 정도로 아름다운 자수 디테일로 나를 놀래킨다.

이번 시즌은 지난 시즌보다는 좀 더 웨어러블해진 느낌이었는데

컬러감까지 더해지니 한결 편하게 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물론, 여전히 화려하긴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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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리터리 테마는 FW 시즌의 단골 소재. 그 속에 버건디를 넣는다면 식상하지 않은 밀리터리 룩을 즐길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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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기껏해야 두어번 방문하는 곳이지만, 한 번 올 때마다 집중적으로 오니까 그 기간엔 또 여기가 그렇게 친숙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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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강동준의 디그낙(D.Gnak).

뭐 말이 더 필요할까. 디그낙은 디그낙이고, 역시는 역시다.

늘 '블랙'이라는 컬러를 두른 패션 안에 '오리엔탈'이라는 포인트를 넣고 있는데,

표면적으로 보면 참 한정적인 범위지만 늘 볼 때마다 새롭고 늘 볼 때마다 놀랍다.

이번 시즌에는 미지의 생명체를 조우한다는 컨셉으로 쇼를 꾸몄는데,

모델들의 아우라가 어마어마해서 완전 숨죽인 채 쇼를 바라봤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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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블랙 패션은 오히려 멋스럽게 입기가 더 어렵다. 팁이라면 레이어드에서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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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강요한의 참스(Charm's).

강요한은 서울 패션 위크의 디자이너들 사이에서는 막내급에 속한다. (막내는 아니다)

보통의 브랜드들이 컬렉션 데뷔를 한 뒤 대중을 위한 스트리트 캐주얼 무드의 세컨 브랜드를 런칭하는 것과 달리

참스는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로 출발한 뒤 후에 컬렉션에 데뷔했다.

그래서인지 늘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한다. 지난 시즌보다는 그런 느낌이 좀 줄었지만 여전히 욕심이 많은 것이 티가 난다.

하지만 주제에 대한 통일성은 잘 지켰다. 불량 학생들과 선생님을 연상케하는 런웨이와 쇼피스는 쉽게 납득갈 정도로 이지하게 풀어냈다.

단지 너무 많은 피스로 설명하려 한 것이 부담스럽다는 느낌이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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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 말미에 등장한 커밋(Kermit) 컬래버레이션은 릴리즈 하면 반드시 체크해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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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비가 쏟아지는 군.

우산도 안 챙겨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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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김수진의 소울팟 스튜디오(Soulpot Studio).

김수진은 올해로 컬렉션 데뷔 10주년을 맞은, 그녀의 외모만 보면 전혀 믿기지 않는 커리어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컬렉션을 보면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시장의 흐름과 잘 타협하지 않으려 하고 자신이 하려는 이야기를 옷으로 풀어내고자 한다.

어떤 피스는 제법 공격적으로 보였고, 또 어떤 피스는 제법 방어적인 것처럼 보였다.

전자든 후자든, 내게는 모두 그 속에 독한 다짐을 품고 있는 여전사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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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가 끝난 뒤 피날레 전에 잠깐의 영상 퍼포먼스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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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리게만 보이고 쉽게만 보이는 옷이 싫다면, 김수진의 옷에서 해답을 찾아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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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니 그래도 사진 찍히려고 오는 애들이 많이 사라져서 돌아다니기에는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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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권문수의 문수권(Munsoo Kwon).

권문수의 옷은 남성복이지만 여성복을 보는 것 같은 묘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성복의 느낌만 가졌다기엔 누가 봐도 남성복인 옷을 만든다.

그 유려함 속에 반드시 하나의 키워드를 넣는다. 옷으로 말을 할 줄 아는 디자이너다.

이번 시즌 그가 꺼내든 키워드는 아미쉬(Amish).

아마도 아미쉬 문화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무릎을 탁! 칠 정도의 디테일에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주제의 표현에 있어서는 마치 2년 전 한강을 테마로 했던 그의 컬렉션에서 받은 소름에 준 할 정도로 감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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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도라, 마스크 그리고 머플러. FW 시즌에 잊지 말고 챙겨야 할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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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김원중의 팔칠엠엠(87MM).

김원중의 옷은 다른 디자이너들이 만드는 컬렉션에 비하면 굉장히 웨어러블하고 편안한 수준이다.

다행히 그 수준이 일정 퀄리티 이상은 되고 있기에 나는 그의 컬렉션을 늘 재미있게 바라본다.

김원중에 대한 팬덤과 관계 없이 그가 만드는 옷은 '곧 거리에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실제로 거리에서 보게 되는 팔칠엠엠의 옷은 컬렉션 피스가 아니라는 게 좀 아쉽지만,

분명한 건 김원중은 서울의 현재와 꽤 많은 부분이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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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옷 좀 입는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면, 팔칠엠엠의 스타일링 노하우를 참고해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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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하동호의 소윙 바운더리스(Sewing Boundaries).

하동호가 만드는 옷은 착해보여서 좋다는 말을 가끔 하고 있는데, 내 취향과 잘 맞아떨어지는 옷이 많아 좋아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그의 컬렉션을 알리는 보도자료 작성을 내가 직접 했다.

그래서 어떤 무대가 펼쳐질지, 어떤 옷이 나올지를 미리 다 봐버려서 그 감흥이 좀 덜했으나,

그래도 카본 소재를 이용해 만든 옷을 실제로 볼 수 있었던 것어 흥미롭게 쇼를 관람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단지 하나 아쉬운 것이 있었다면, 런웨이에 오른 슈퍼카가 너무 부각 되어서 옷이 잘 안보였다는 것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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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옷보다 자동차를 더 좋아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이런 컬렉션이 있었으니 이 브랜드의 옷에 관심을 가져보라고 소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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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마지막 날.

결국 끝까지 흐린 날이 계속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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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고태용의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

누가 뭐래도 고태용은 서울 패션 위크의 스타다.

다른 디자이너들 보다 훨씬 상품성이 충분하고 실제로 그 정도의 파괴력을 갖고도 있다.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그의 포부를 접하니 컬렉션 자체에 대한 기대도 자연스레 커졌다.

쇼를 보면서 가장 먼저 한 생각은, 역시 한국에서 프레피룩을 이렇게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고태용밖에 없겠다는 것이었다.

하나하나의 스타일링도 좋았고 컬렉션 전체의 밸런스도 적당했다.

서울 패션 위크의 마지막 쇼로 고태용의 무대를 보게 된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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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피룩이라고 해서 반드시 격식을 갖춰야만 할 필요는 없다. 여기 그에 대한 좋은 예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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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쎈스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