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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1.09 Ducobi를 잘못 알고 있던 덕에 더 놀랍게 본 Trinity 전시회

 

곧바로 본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제목에 쓴 것 마냥 난 듀코비(Ducobi)를 완전히 잘못 알고 있었다.

저기 벽에 붙어있는 포스터를 유심히 보지 않았더라면, 호기심이 조금이라도 덜했다면 아마 끝내 난 듀코비를 오해하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듀코비에 대해 내가 잘못 알고 있던 부분에 대한 것이다.

 

 

요즘 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자주 챙겨 본 이라면, 블로그에도 자주 소개 했던 곳이지만 아무튼 그렇다면 이젠 알고 있을 피프티피프티.

이 곳에서 듀코비의 전시회가 열렸다.

 

 

내가 듀코비를 처음 만난 건 압구정 로데오거리의 끝자락, 지금의 CGV 청담 씨네시티점 부근에 위치한 킨키로봇에서 였다.

2009년? 2010년? 즈음이었던 것 같은데, 당시 킨키로봇의 좁은 진열장 안쪽에 살이 많이 찐 베어브릭같은 피규어가 디피되어 있었다.

희한하게 '자개'로 온 몸을 휘감고 있어서 눈길을 끌었던 녀석에 대해 "이건 뭐에요?" 라고 직원에게 물어봤는데

돌아온 대답 속에 바로 그 '듀코비'라는 이름이 있었다.

 

 

그게 이 녀석들이었다. '아트토이'에 대해 아는 것이 없던 당시, 내게 이 녀석들은 '자개를 휘감은, 조금 특이한'

그냥 '살찐 베어브릭'이라고만 여겨졌는데, 수 년이 흐른 뒤 그때 그 녀석들을 이렇게 전시회의 주인공으로 보게 된 것이다.

 

 

물론 그 후에 듀코비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드문드문 듣긴 했었다.

내가 놀랐던 건 외국 브랜드가 아닌 토종 한국 브랜드라는 것, 그리고 곡면에 자개를 붙이는 작업이 굉장히 어려운데 그걸 해냈다는 것.

그 두 가지였고, 그게 강하게 뇌리에 박힌 덕에 내가 듀코비를 잘못 이해하게 된 것이다.

 

 

"이 둥글넙적한 아이의 이름이 '듀코비'다" 라고.

 

 

듀코비를 완전히 잘못 알고 있었다는 건 이 전시를 모두 본 후에 알게 되었다.

흥미로운 (사실 원래부터 변함 없던 뻔한) 사실에 대해 지금부터 이야기를 풀어보도록 하겠다.

  

 

자개를 휘감은 아이부터 계속해서 보여지고 있는 이 '살찐 베어브릭' 같은 아이의 이름은 'RB'다.

나는 여태까지 이 토이의 이름이 듀코비인 줄 알았다. 대충 묻고 대충 들은게 화근이라면 화근이었던게지.

듀코비는 회사의 이름이고, 듀코비에서 출시한 이 플랫폼 토이의 이름은 'RB'였다.

 

 

(자꾸 거론해 미안하지만) 이해를 돕는데 베어브릭만한 모델도 없으니 베어브릭을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베어브릭(bearbrick)은 메디콤토이(MedicomToys)에서 출시한 플랫폼 토이다. 곰돌이 형태 자체를 베어브릭이라 부르는 것이고

그 플랫폼 위에 다양한 브랜드, 아티스트, 캐릭터, 나라 등이 덧씌워지며 각각이 개성있는 '상품'이 되는거지.

RB가 그러니까 베어브릭이고 듀코비가 메디콤토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이 전시에서는 RB의 진가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커스텀 작품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앞서 본 세서미 스트릿의 몬스터 쿠키와 엘모, 가필드나 심슨과 같은 캐릭터라든지, 루이비통과 샤넬의 로고를 응용한 작품이라든지 하는

플랫폼 토이이기에 가능한 무한한 흡수력을 이번 전시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플랫폼 토이의 묘미는 '내 마음대로' 꾸밀 수 있다는 것인데

그래서 자신이 평소 열광하는 브랜드의 로고도 이렇게 마음껏 그려 넣을 수 있다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이런 커스텀은 근데 이미 우리가 어렵지 않게 봐온 형태니까 사실 특별히 새롭진 않다.

 

 

그래도 시중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희소성에서 보는 재미는 꽤 쏠쏠하지 ㅎ

 

  

 

앞서 잠깐 봤던 그 자개 시리즈.

케이스가 쩐다 진짜 ㅎㄷㄷ

 

 

자개 시리즈는 그런데, 정말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자개장을 비롯한 고가구들을 가만히 떠올려보면 그게 모두 네모 반듯한, 평면으로 구성된 형태 뿐이라는 걸 알 수 있는데

이 RB는 신기하게도 곡선면 위에 자개를 휘감고 있다.

자개는 조개 껍질을 썰어낸 것이라 눈으로 보는 것 그대로 굉장히 얇아서 곡선면 위에 붙이는 작업이 굉장히 어렵다고 한다.

자개 장인 중에서도 이런 작업을 할 수 있는 장인은 손에 꼽을 정도라던데,

이런 전통공예를 젊은 감각으로 풀어냈다는 점이 정말 bbb!!!

 

 

아무튼 자개는 자개고, 무한의 변신이 가능한 RB는 이번 전시에서 이렇게 에어조던 시계로도 만들어졌다.

1,2,3,4,5... 순서대로 조던 모델을 그려넣었고 당연히 각각이 시계의 숫자대로 배열 ㅎ

시계 바늘이 더 크고 눈에 잘 띄어야 하는거 아닌가 싶어 이유에 대해 물었는데

좀 슬픈 사연이 있더라. 결론만 말하면 저게 원래 바늘이 아님 ㅋ

 

 

개인적으로는 역시 조던 1이 가장 잘 표현 된 것 같아.

 

 

그 옆으로는 국내에서 활동중인 다양한 작가들의 커스텀 작품도 전시 되어 있었는데

역시 GFX 동진이가 제일 멋지네! 

 

 

장콸의 작품도 bbb!!! 

 

 

이건 꼭 그거 같았다 크리스마스 케익 위에 데코 ㅋㅋㅋㅋ 귀여운 설탕 덩어리 같았음 ㅋㅋㅋㅋ

 

 

시작부터 RB에 대해서 계속 썰을 풀었으니 이쯤에서 그 얘긴 그만하고

듀코비의 다른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한다.

 

 

내가 듀코비에 대해 잘못 알고 있던 것이 "듀코비=RB" 였는데

사실 듀코비의 작가들은 개인 활동도 꾸준히 해오고 있었다. 단지 그게 겉으로 드러나지만 않았을 뿐.

 

 

듀코비 소속 아티스트들의 에센셜을 모아놓은 테이블을 보고 있자니 더 그게 체감이 되는 것 같았다.

RB처럼 귀여운 아웃풋만 내놓는 줄 알았는데 생각 외로 거친 드로잉 습작이 꽤 보였으니까 - 

 

 

(이건 목걸이 팬던트로 하면 폼 날 듯)

 

 

그 중 내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이 그림이었다.

듀코비 소속 작가인 Muung의 그림인데, 일단 뭐 우리에게 (특히 나에게) 친숙한 브랜드 로고가 많이 보였기 때문이기도 하고,

뭔가 그림 스타일이나 채색한 느낌이 조잡해 보이지 않아서 더 좋게 보였던 듯.

 

 

그런데 곧바로 뒷통수를 강하게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가져다 준 엄청난 작품을 마주하게 됐다.

방금 에센셜에서 본 그 그림이 세로 1미터 사이즈로 크게 확대 된 작품이었는데,

이게 가만히 보니..

 

 

세상에나....

이 결이 보이나....

맞다....

이거 다 자수다....

일일이 진짜....

 

 

충격적인 건, 이걸 정말 손으로 한땀 한땀 땄다는 거....

와 진짜....

조금 다른 표현이지만 여기로 빌려와 쓰자면 진짜 '무식이 깡패'라고 ㅋㅋㅋㅋ

아 진짜.. 할 말을 잃었다 ㅋㅋㅋ 이걸 어떻게 다 손으로 일일이 땄지 ㄷㄷㄷㄷㄷㄷㄷ

Muung 작가의 집념, 인내, 지구력.. 아 진짜..

 

 

더 충격적인 건 이 자수 시리즈가 이번 전시에 총 3점이 걸렸는데,

이 3점 다 해서 완성하는데 꼬박 3개월이 걸렸단다;;;;;

더 놀라운 건, 이 작가가 원래 자수를 했던게 아니라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새로 배운거라고 ㄷㄷㄷ

아 진짜.. 진짜 근성 갑!!!!

내가 어느정도로 놀랐냐면, 좀 전의 그 큰 사이즈 (세로 1미터) 자수 작품은 가격을 듣고도 정말 사야 하나 카드 꺼내야 하나 고민까지;;;

가격이 물론 엄청났지만 그래도 이 진귀한 걸 전시에서 보고 끝내려니 너무 뭔가 아쉬워서 ㅠㅠ

진짜 짱이야!!!!

 

 

그 옆엔 더 큰 작품이 있었는데 이건 자수는 아니고 그림 ㅋ

자수 3부작과 이어지는 시리즈물인데, 여기도 낯익은 인물과 브랜드가 등장해서 괜히 친숙 +_+

(저기 오른쪽에 서 있는 인조인간18호 스타일의 캐릭터가 작가 자신이라고 함)

 

 

마크 안녕?

 

 

그 외에도 자개를 활용한 또 다른 스타일의 작품도 볼 수 있었고,

 

 

 

이렇게 컬러가 나뉘는 것도 쉽게 보기 어려운 스타일이라 흥미롭게 봤다.ㄱㅇㅇ

 

 

이 그림들은 Kisang 작가의 그림이다.

이번 피프티피프티의 '트리니티(Trinity)'전시에 참여한 듀코비의 핵심 작가 3인방 중 현재 뉴욕에 머무르고 있는 작가라

전시에 그림만 비행기 타고 날아왔다는 그런 후문 +_+

 

 

나 왜 자꾸 팀버튼 생각이 나지? 

 

 

Vitalnine 작가의 그래피티 그림 中.

왜 자꾸 흘러내려가냐옹 -

 

 

피프티피프티의 안쪽 룸에서는 듀코비의 커스텀 RB의 사진전이 +_+

 

 

그림들과 함께 ㅎ

 

 

이렇게까지보니, 정말 생각보다 많은 활동을 했구나 -

하긴, 듀코비라는 이름이 낯설고 자주 접하지 못해서 그런거지 실제로는 꽤 유명한 팀이니까.

그것도 미국에서 더 인정받는다니 앞으로는 좀 더 세심히 관찰해야겠다는 생각 ㅎ

 

 

(아 이 칸예 나 너무너무 갖고 싶다 ㅠㅠㅠㅠㅠ)

 

 

전시 오픈이라고 피프티피프티에서 준비한 케이터링.

 

 

뜨겁개핫도그도 함께 했네!

요즘 이런 에너지 있는 행사에 늘 함꼐 하려는 모습 보기 좋다 ㅋ

(뜨겁개핫도그 늘 응원!)

 

 

피프티피프티의 마스코트 성현이도 만나고,

(성현아 삼촌 까먹지마 ㅠㅠ 사진 많이 찍어줄께 ㅠㅠ)

 

 

럭키드로우도 참여해 봤다.

경품이 저기 보이는 쇼핑백 더미가 다 경품이었고 그 아래 또 쌓여있어서 꽤 많은 분들이 경품을 받아가셨는데,

사실 이건 난 좀 아쉬웠다.

(이 이야기는 피프티피프티 관계자에게도 솔직하게 전달한 상태니 그때 한 얘기 그대로 다시 적어보자면)

미술 전시인데 럭키드로우 경품이 죄다 옷인게 솔직히 이해가 안됐다.

전시를 보러 온 사람들은 어찌됐든 작가들의 지인이거나 팬일텐데, 그들이 좋아서 온 사람들에게 엉뚱한 물건을 경품으로 준다는게...

내 생각은 이렇다.

예를 들자면 뭐 A라는 작가의 전시회에서 이런 럭키드로우를 한다면 A라는 작가가 그 전시회를 기념해서 간단하게 그린 그림 같은거라든지,

뭐 과거 습작 중 하나라든지 하는 것에 싸인과 시리얼넘버를 직접 남겨서 그걸 경품으로 준다면 훨씬 의미있고 가치있지 않을까 하는?

뭐 이해관계라는게 있으니 협찬사들의 제품을 나눠주는 것도 좋은데,

간혹 경품을 받기 위해 억지로 스폰을 요청하는 작가나 업체를 보면 그건 좀 앞뒤가 바뀐 잘못된 케이스가 아닌가 싶어서 ㅎ

암튼 미술 전시에서 쌩뚱맞은 브랜드 옷이나 뭐 그런거 나눠주는게 난 좀 아쉽다는 생각임.

(이 트리니티 전시의 럭키드로우에서 1등 경품이 그래도 자개 커스텀 RB 였으니까 그건 인정함)

 

 

나도 뭐 이렇게 모자를 받긴 했는데, 받은게 좋긴 하다만 이게 전시랑 큰 관계는 없지않나 하는 생각은 여전.

 

 

 럭키드로우 얘기하다 좀 흥분했는데 어쨌든,

이번 전시는 내게 꽤 흥미로웠다.

듀코비 소속 작가들의 개인 작품을을 새롭게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RB 자체가 듀코비라고 알고 있던 나 스스로에게 굉장히 고마운 전시랄까 ㅎ

더구나 장인정신까지 느껴졌던 작품들을 접하니 이 분들을 정말 다시 봐야겠다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

미국에서 활동을 앞으로 더 활발히 할 예정이라고 하니 응원 또한 열심히 하는걸로!

 

듀코비 전시 잘 봤어요! (회식 못가서 죄송합니다 ㅋ)

피프티피프티 식구분들도 고생하셨어요!

 

PS 1 - Muung 작가의 자수 시리즈 모두 솔드아웃 ㄷㄷㄷ

PS 2 - 포스팅하다가 입구쪽 그림 2점을 안찍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 ㅠㅠ

 

 

Posted by 쎈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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