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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7.31 트롱프뢰유 : 레이크넨(Reike Nen)이 보여준 오묘한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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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크넨(Reike Nen)의 2014 FW 프레젠테이션 참관을 위해 포스티드(Posted)에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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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인비테이션을 받았을 때 지인들의 SNS를 통해 먼저 접했던 룩북 속 이미지가 포스티드 벽면에 크게 붙어 있었다.

생각 이상으로 관능적인 느낌이 잘 담겼다고 생각해서 마음에 들었던 컷인데 이렇게 크게 보니 눈 앞에 실제하는 것 같다는 착각이 들기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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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크넨을 아는 사람은 이미 지난 2014 SS 시즌부터 남성용 모델이 출시되고 있다는 걸 알고 있겠지?

당시의 프레젠테이션에서 나는 남성용 모델 출시에 대한 소식을 포스팅의 가장 마지막에 알렸는데 이번엔 가장 먼저 소개한다.

왜냐고?

뭐 이유가 있나? 내가 남잔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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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에 띄었던 건 역시 이 하이탑 모델이다. 특이한 부분이 곳곳에 포진되어 있었다.

일단 우리가 흔히 '클래식하다'는 표현을 할 때 떠올리는 브로그(Brogue)의 펀칭 형태가 굉장히 '도시적이고 미래적인 느낌'으로 재배열 되어 있었고

이런 첼시(Chelsea) 부츠 스타일의 특징인 발목 부분의 밴드도 흔적만 남겨져 있을 뿐 레더로 마감되어 있었다. (대신 안쪽에 지퍼가 들어갔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미드솔이겠지.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홀로그램 패턴트 레더가 쓰였다. 차이가 있다면 지난 시즌보다 좀 더 웨어러블하게 얌전해졌다는 것 정도?

사진으로 보면 굉장히 튈 것 같다고 생각되겠지만 실물은 생각보다 부담이 없게 다가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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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은 이렇게 생겼다. 아까 말했던 지퍼 디테일이 이렇게 자리했다.

옥스포드 슈즈 형태를 띈 로우컷 모델도 전체적으로 미니멀한 실루엣을 가지고 있어서 굉장히 탐이 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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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놀랄 일은 여기에 있었다.

맞다. 운동화가 나왔다.

지난 시즌 PT를 보며 여성용 슬립온이 나온 것에 "왜 남성용 슬립온은 안만들었나!"라고 농담섞인 불만을 건네기도 했었는데

레이크넨은 이번 시즌 슬립온보다 더 한 걸 내놨다. 운동화라니 세상에...

근데 더 재밌던 건 이게 모양이 뭔가 독특하다는 느낌이 자꾸 드는거지?

그래서 이유가 뭘까 했는데, 가만 보니 앞코 부분은 운동화인데 뒷쪽은 영락없는 구두다.

미드솔과 아웃솔이 그 둘을 잘 잡아주면서 "이건 운동화임요" 라고 결론을 딱 내려주긴 했는데 아무튼, 참 요망하게 생긴 녀석이 나타났다.

사실 뭐 이런 형태의 제품이 이전의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과거 미하라가 이와 같은 일을 행한 적이 있긴 하다.

근데 그것보다는 좀 더 포멀하고 점잖은 느낌? 튀지도 않고 부담스럽지도 않고 오히려 무난하기까지 한 것 같아 탐이 났던 모델이다.

(개인적으로는 화이트 그레이 모델이 실물로 봤을 때 숨막히게 예뻤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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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 바람은 여성용 모델로도 이어졌다. 패턴의 절개가 좀 다르긴 했지만 여성용 운동화도 양념반 후라이드반마냥 구두의 디테일을 갖고 있었다.

단지 남성용보다는 조금 더 과감한 소재와 컬러를 썼다는 것 정도가 차이점일 수 있겠네. (이 컬러 역시 실물이 굉장히 고급스럽게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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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부터 계속 내 눈에 밟히고 있는 여성용 슬립온. 이번 시즌에도 역시 내 시선을 사로잡았는데,

윙팁 디테일도 재미있었지만 저기 저 지퍼 디테일이 참 인상적이었다.

남성용 첼시 부츠 모델에서 본 것과 자리 배치와 적용 방식이 같았다. 고무 밴드 대신 지퍼를 넣었으니까.

이런 디테일의 적용은 처음 대면한 것이었는데 생각외로 잘 어울려서 그냥 처음부터 이렇게 생겼던 것 아닌가 하는 착각도 잠시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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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다양한 여성용 구두가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진열 되어 있었다.

각각의 캐릭터가 다 달라서 재미있었는데, 역시 내가 남자라 뭐 잘 모르겠어 솔직히 ㅋㅋ

그냥 일상적으로 보던 구두가 아니었기 때문에 재미있다는 생각 뿐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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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어렴풋이 보이는 아가씨가 바로 이 레이크넨을 이끌고 있는 윤홍미 디렉터.

내가 방문했던 당시 윤홍미 디렉터는 지금 사진에 보이는 이 힐을 신고 있었는데,

인사를 하면서 봤던 구두의 앞모습과 뒤로 돌았을 때 본 구두의 뒷모습이 주는 느낌이 묘하게 달라서 눈길이 더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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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지? 라는 생각으로 허리를 확 굽혀서 들여다 봤는데 이게 좀 재밌더라.

아래쪽에 있는 게 일반적인 구두를 뭐라고 해야 되나? 3D 스캐닝을 했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아래 깔린 종이 속에 찍힌 사진 처럼 프린트를 한 뒤

거기서 보여지는 구두의 디테일을 다시 입체적인 구두의 앞코에 디테일로 넣었더라고? 이런 발상은 또 어찌 했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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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안에도 자세히 보면 홀로그램 레더가 숨어있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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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남성용 부츠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모델들.

진짜 딱 그랬다. 요즘 남자들이 즐겨 신는 그런 부츠의 쉐입이었다.

아웃솔의 형태나 앵클 부분을 감싸는 모양이 영락없었다.

헌데 거기에 변형된 윙팁의 디테일을 넣고 지퍼를 달아두니 또 새로운 신발을 마주하는 기분이 들더라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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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디테일에 티가 날듯 안날듯 변화를 준 점이 재미있었다.

절개의 방향을 꺾는다든지 밴드 대신 지퍼를 달았다든지 변형을 준 디테일을 사진으로 찍어서 새로운 디테일을 만드는 데 쓴다든지.

기존에 우리가 어디선가 봤던 것들이 레이크넨을 통해 다르게 바뀌니까 이게 참 뭐라고 해야 되나?

참신한 것 같은데 새롭진 않은 것 같고 그렇다고 진부한 건 아닌데 튀지도 않고 뭐 그런?

약간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 같은?

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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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크넨의 2014 FW 슬로건이 트롱프뢰유(Trompe-l'œil)란다.

그들의 설명을 빌리자면 뭐 우리는 수 많은 경험을 통해 진실과 거짓을 가릴 줄 안다고 믿지만 사실 애매한 게 더 많다는 뭐 그런 뜻인데,

그 말을 되뇌이며 내가 살펴봤던 제품들의 뒤틀린 디테일들 하나하나를 떠올려보니 묘하게 재밌다는 생각이 들더라.

내가 본 그 디테일들이 진짜 맞는 디테일인지 아닌지 묘하게 헷갈렸던 것 같달까-

방금 내가 적었던 것 처럼 말이다. 본 것 같은데 처음 보는 것 같고 익숙한 것 같은데 낯설기도 한.

포스티드를 떠나려고 뒤를 돌아 봤을 때 눈에 들어 온 저 공간 가득히 숨어있던 또 다른 3차원의 선이 내게 준 그 소름처럼.


고생 많았어요 레이크넨! 잘 봤습니다!

(홍미 수고 많았어 남자꺼 다 맘에 든다!! ㅋㅋㅋ)



Posted by 쎈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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