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에서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누운채로 기지개를 켜고는 멀뚱멀뚱 '오늘은 뭐 할까' 생각하며 누워있곤 했는데,

그 시간이 요즘은 가장 행복한 듯.

다른 시간들이 별로라는 뜻은 아니고, 그냥 한국에서 일상 생활할 땐 절대 못 느껴보는 기분이라 ㅎㅎ



매일같이 베네치아 본섬에 들어가느라 탔던 2번 버스. 오늘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탑승.



토요일이라 그런지 동네에 장이 선 모양이다.

외국에 나와있으니 날짜 개념이 싹 사라졌는데 저거 때문에 주말이 됐다는 걸 알게 됐음 ㅎㅎ



전날 샀던 하루 통합권의 유효 시간이 얼마 안남았을 때 부랴부랴 베네치아 본섬에서 수상 버스를 한 번 더 탔다.

※ 지난 포스팅에서 얘길 안했는데, 하루 통합권은 티켓을 맨 처음 사용한 시간 기준으로 24시간동안 쓸 수 있다.

잘만 활용하면 나 처럼 제대로 뽕 뺄 수 있음 ㅋ



베네치아 4일차. 이젠 바포레토가 아무렇지도 않아.

아니 오히려 ㅋ 처음 왔을 땐 그냥 걸으면 되지 뭘 저런 수상 버스에 의존하나 했는데, 며칠 있어보니 이것만 고집하게 되더라 ㅋ

바포레토 짱 +_+



일기예보에 의하면 원래 비가 내렸어야 하는 날인데 어째 비가 오지 않더라. 나야 다행이었지만.

그래도 안심할 수 없었던 것은 역시 하늘에 비구름이 얕게 깔려있긴 했다는 거.



그래도 이렇게 우산 쓰지 않고 베네치아의 마지막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어 다행이었어.





수상 버스를 타고 운하를 건너고 있노라면 이렇게 건물의 디테일을 보는 재미가 굉장히 쏠쏠하다.

그냥 걸어다녔으면 잘 못 봤을 건물의 윗 부분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나름의 묘미랄까.



본섬 안에도 장이 들어섰다. 주말임을 알게 해주는 재미있는 소경과 조우.



딱히 더 할 건 없지만,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구나.

베네치아의 힘이겠지. 참 대단하다.



어찌나 평화로운지.



저긴 화려한 장식이 더해진 걸 보니 좀 대단한 사람이 살았던 건물인듯.



그런 상상을 혼자 해보는 것 역시 재미라면 재미.



지난 포스팅부터 꾸준히 내 카메라에 담기고 있는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

가까이서 보니 더욱 멋지다.



곤돌라를 베네치아 본섬 안의 작은 운하들 사이에서 봤을 땐 '그저 고요한 강물 위를 다닌다'고만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그 마저도 바닷물이니까 베네치아의 곤돌라는 늘 바다 위를 돌아다니는 거였어....

멋지다 곤돌리에 정말.



한참을 수상 버스 위에서 보내고 나니 어느 덧 눈 앞에 다가 온 산 마르코 광장의 종탑 전망대가 나타났다.

오늘이 베네치아에서의 마지막 날이니, 심지어 예정됐던 비도 오지 않으니 오늘은 줄이 길든 말든 무조건 올라가 봐야겠다는 생각.



입장!



줄이 그래도 좀 있던 시간이라 한 30분 정도 기다린 듯.



티켓을 끊었다.

티켓 참 소박하게 생겼는데 이게 무려 8유로임.



감사하게도 엘레베이터 타고 올라갈 수 있음 ㅠ

계단이었으면 울었을거야 ㅠ



그렇게 맨 꼭대기 층 입성!

종탑 전망대답게 가장 먼저 어마어마한 크기의 종이 날 반겨줬다.

와 근데 이런 종을 태어나서 이렇게 가까이서 보긴 또 처음 ㄷㄷㄷ



어마어마하게 크구나 진짜....



종에 화려한 문양이 새겨져있어서 넋놓고 바라봤는데 가만 보니 종을 메달아 둔 저 기둥에도 화려한 문양이....

역시 뭐 하나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네....



그리고 마침내, 그제서야 나는 베네치아 본섬의 전경을 볼 수 있었다.

베네치아 입성 4일만에 이룬 쾌거 ㅠㅠㅠ

(저 멀리 보이는 다리가 내가 매일 버스 타고 다녔던 그 다리임. 메스트레와 본섬을 이어주는 유일한 다리)



빨간 지붕으로 가득한 도시를 내려다 보니 여기가 진정 유럽이 맞구나.

(갑자기 그 생각 나네. 윌 스미스가 한국 와서 한국 건물은 옥상에 전부 잔디가 깔려있다고 놀랐다고 했던 일화 ㅋ)



산 마르코 광장 옆쪽으로 뻗어있던 선착장들.

에메랄드 빛 바다가 함께하니 더욱 예쁘다.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이 있던 산 조르조 섬. 여기서 이렇게 보니까 그냥 성당 하나 있는 섬이었구나.

큰 섬일 줄 알았는데 ㅎ



다시 한 번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 내가 왜 이 건물에 반했는지 알겠지? 진짜 위치 선정이 신의 한 수임.

(저기 왼쪽 뒤에 있는 건 산티시모 레덴토레 교회임)



그리고 여기 전망대에 올라와서 알게 된 사실인데,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 맞은편 건물 옥상에 깜찍한 루프탑 레스토랑이 +_+

걸어다닐 땐 절대 존재를 알 수 없었던 어마어마한 레스토랑이었다;;;; 저기서 밥 먹으면 뭘 먹어도 맛있을 듯 ㅠㅠ

(그러고 보니 밀라노에서도 대성당 테라스에 올라갔을 때 그 높이에 준하는 옆 건물의 루프탑 레스토랑을 본 기억이;;;)



아무튼 좋았다. 비가 내리지 않아줘서 고마웠고,

비구름이 깔려있긴 했지만 햇살이 드문드문 내리쬐어줘서 이렇게 멋진 뷰를 볼 수 있었기에.

여기 안 올라왔으면 정말 두고두고 후회했을거야 ㅠ



끝내 못 들어가 본 산 마르코 대성당.

이렇게 지붕 감상이라도.



바람 솔솔 불던 전망대 벽에 기대어 잠시 멍-



그저 멍- 하니 바라보는 것만도 충분히 행복했던 시간.



귀엽다.

(저기가 플로리안 앞 노천 테이블임)



저기는 전날 밤의 포스팅에서 소개했던 나머지 두 곳 ㅎ



전망대 한 켠에 집에 전화하라며 이렇게 국제전화가 되는 공중 전화를 설치해 뒀던데,

안그래도 여기서 "아, 여기 엄마 데리고 오면 참 좋겠다" 생각하고 있었건만 역시 그런 생각 하는 사람이 나뿐이 아닌가보다.

아예 이렇게 전화기를 설치해 뒀을 줄이야 ㅎㅎ

(그리고 진짜 센스있는게, 전화기 위에 '텔레폰'이라고 써놓지 않고 '집에 전화하세요'라고 써놓았음 ㅋ)



베네치아에서의 마지막 점심은 처음 본섬에 들어왔을 때 먹었던 '달 모로의 프레쉬 파스타 투 고'에서 해결하기로 했는데,

줄 뭥미;;;;; 전엔 분명 한산했는데...

근데 가만 생각해보니 그 날은 비가 많이 내렸어서... 아마도 비 때문에 사람이 없었던 거고 원래는 이렇게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저 앞에 몰려있는 애들도 전부 다 여기 파스타 손님임 ㅎㄷㄷ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겨우 입장.

이번에도 역시나 내가 한국 사람인 걸 눈치 채고는 곧바로 우리말로 주문을 받았는데

내가 "나 이틀 전에 왔었고 지금 두 번째 방문이다"라고 말했더니 "감사합니다"라고 우리말로 또박또박 인사를 ㅋ

암튼 "이틀 전이면 너 사진 우리 페이스북에 있을거야 찾아봐봐"라고 하길래 알겠다고 하고 파스타를 받아 나왔다.



베네치아에서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던 게 바로 길바닥에 앉아서 식사 한 번 해보는 거였어서

파스타 테이크아웃 해서 곧장 근처에 사람이 없던 곳으로 가 대충 앉아서 맛있게 쳐묵쳐묵하기 시작했는데,



아 여기 뷰 포인트가 죽이는구먼?

이렇게 고요한 운하 위에서 조용히 움직이는 곤돌라와 곤돌리에를 보며 식사를 하고 있자니 아주 파스타가 맛깔난다야 +_+



으헤헤 -

행복해 -



근데 혼자 잘 먹고 있는데 같은 파스타 가게에 있던 여학생들이 단체로 찾아와서 옆에 앉아가지고 막 떠들며 먹기 시작하는 바람에...

에이 뭐 어차피 나는 다 먹었으니 잘 됐지 ㅋ



근데 파스타 다 먹고 일어서자마자 뭔가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하길래 발걸음을 좀 서둘러 재촉했는데

아니나다를까, 결국 비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ㅠ

일기 예보가 결국 맞았어 ㅠㅠㅠ



방심하고 우산 안가지고 나왔던 상황이라 홀딱 젖음 ㅇㅇ



결국 급하게 버스 정류장으로;;;;

근데 진짜 웃긴게...

저기 위에 하늘은 되게 맑은데, 아래쪽 자세히 보면 비가 엄청 쏟아지고 있는 중임;;;;

아 베네치아 날씨 변덕스러운 건 정말 제대로 경험하고 가는구나 ㅎㅎ



아 그리고,

요 며칠 이 동네에 있으면서 느낀건데,

버스 탈 때 원래 저기 단말기에 버스 티켓을 가져다 대고 타야 하는데

일부 현지인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은 아무 액션도 취하지 않고 그냥 타더라.

근데 버스는 티켓 검사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라서, 그런 부분에선 오히려 관광객들만 열심히 티켓 사서 쓰는 느낌임;;;

(수상 버스도 사실 티켓 안 찍고 타도 모를 정도의 보안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데, 거긴 가끔 검사하기도 함. 나도 검사 한 번 당해봤음)



아무튼 홀딱 젖은 채로 버스에 올라 타 다시 메스트레 쪽으로 돌아가는데,

왼쪽이 베네치아 본섬이고 오른쪽이 메스트레 역 방면인데,

먹구름이 점점 왼쪽으로;;;;;

;;;;;;

벗어나길 오히려 잘 한 듯;;;;;;



근데 응????

갑자기 이게 뭥??????



암흑??????

와 진짜 완전 순식간에 시야가 확 가려질 정도로 깜깜해져서 정말 놀랐다.

비가 갑자기 그냥 좀 많이 내리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하늘에 구멍난 수준으로 쏟아져서 정말 놀랐음;;;;;



근데 왜 숙소 돌아오니까 또 이렇게 해가 뜨는거니.....

왜....

대체 왜......

(그냥 사진만 봐선 모르겠지만, 아까 본섬에서 비 맞기 시작한 것 부터 여기 숙소 돌아와서 햇빛 보는 데까지 1시간도 채 안 걸렸...)



그래도 뭐, 어차피 베네치아에서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봤으니 미련은 없었다.

슬슬 체크아웃을 위한 짐도 싸야 했기에 일단 조용히 지난 무한도전 받아 보며 컵라면으로 저녁을 해결했음.



한 도시에서 컵라면 + 햇반 한 번씩 먹기로 한 나의 계획은 참 신의 한 수 인 듯.

굿!



=




아까 파스타 집에서 "페이스북에 너 사진 있을테니 찾아봐"라는 얘기 듣고 찾아봤는데 진짜 있다 ㅋ

처음 갔을 때 주문했던 파스타 나와서 먹으려고 했을 때

"친구, 나랑 같이 사진 찍자"고 저 직원이 얘기하길래 흔쾌히 응해줬던건데 그 날의 사진이 이렇게 페이스북에 올라갔음 ㅋ

가끔 한가할 때마다 이렇게 손님들이랑 사진 찍어서 자신들의 페이스북 공식 계정에 올려주는 모양인데,

너무 쿨하고 위트있던 친구들이라 솔직히 이 친구들 때문에라도 여기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진짜 마케팅이 뭔지 제대로 느꼈던 순간 +_+ 잊지 못할 거야!

PS - 한국 사람이 얼마나 많이 다녀갔으면 저렇게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 만드는 것 까지 알고 있을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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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이탈리아 '베네치아' #1 : 트랜 이탈리아, 비 내리던 베네치아 메스트레 (http://mrsense.tistory.com/3315)

무작정 이탈리아 '베네치아' #2 : 비 내리던 베네치아 본섬, 산 마르코 광장, 달 모로 파스타, 지노 피자 (http://mrsense.tistory.com/3316)

무작정 이탈리아 '베네치아' #3-1 : 베네치아 여행의 꽃! 부라노 섬 투어 (http://mrsense.tistory.com/3317)

무작정 이탈리아 '베네치아' #3-2 : 베네치아 본섬 산 마르코 광장의 낮과 밤 풍경 (http://mrsense.tistory.com/3318)

무작정 이탈리아 '베네치아' #4 : 산 마르코 종탑 전망대에서 본 베네치아 본섬 전경 (http://mrsense.tistory.com/3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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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밀라노 이야기 (http://mrsense.tistory.com/3309)

2016년, 베네치아 이야기 (http://mrsense.tistory.com/3315)

2016년, 피렌체 이야기 (http://mrsense.tistory.com/3320)

2016년, 산토리니 이야기 (http://mrsense.tistory.com/3328)

2016년, 로마 이야기 (http://mrsense.tistory.com/3333)



Posted by 쎈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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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라노 섬을 떠날 때도 역시 12번 버스를 탔는데, 내가 좀 바보 같았던 게, 돌아갈 때는 그냥 12번 타고 끝까지 가면

곧바로 베네치아 본섬에 내려주는데 처음 탔을 때 생각만 하느라 바보같이 무라노 섬에서 내려버렸다.

(베네치아 본섬에서 처음 3번 버스 탔던 그 정거장 생각만 하느라;; 12번 버스가 본섬의 다른 곳으로는 가는데 내가 그걸 몰랐음;;)



결국 시간이 좀 딜레이 되는 셈이었지만 그래도 무라노 섬 한 번 더 보게 된 셈이니 잘 됐다 싶어서 천천히 산책했다.

근데 여기도 오후가 되니 사람이 엄청 많아지는구나...



근데 뭔가, 무라노 섬도 예쁜 곳인 거 알겠는데 부라노 섬을 보고 온 상태라 감동이 그냥...



저기 보트 옆에 노란색 푯말 같은게 보일텐데 저런게 붙어있는 보트는 전부 수상 택시라고 보면 된다.

베네치아에서는 수상 버스 외에 수상 택시도 운영되고 있는데

저건 가격이 겁나 비싸서 쉽게 탈 엄두가 안나더라;;;

※ 베네치아 전체에서 하루 종일 무제한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하루 통합권이 20유로인데,

수상 택시 한 번 타는게 60유로라고 들었음 -_-;;;;



무라노 섬을 떠날 때, 그 옆에 있는 또 다른 섬을 멀리서 가만히 쳐다봤는데,

뭔가 좀 이상한 것 같아 자세히 보니까 저기는 자동차가 다니더라고?

처음엔 다른 내륙인가 생각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베네치아 본섬보다 더 바다쪽에 있는 섬인데 뭐지?

그래서 구글맵을 켜서 위치를 보니까 저기는 리도 섬이라고, 베네치아의 또 다른 유명한 섬인데

저기는 섬치고 땅이 커서 차가 다니는 것 같더라.

※ 리도 섬이 바로 그 유명한 '베니스 국제 영화제'가 열리는 바로 그 곳임 +_+



리도 섬까지 돌아보기엔 이미 부라노 섬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시간 관계상 나는 열심히 베네치아 본섬으로 돌아가기로.



베네치아 본섬의 끝자락에 위치한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

본섬에는 (산 마르코 광장의 대성당까지 포함해서) 성당이 참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이 성당이 제일 멋지지 않나 싶었다.

대성당이 더 크긴 한데, 이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이 위치한 곳이 너무 멋진 곳이라, 제일 그림 같달까.

암튼 이번에 본섬이랑 무라노, 부라노 섬 왔다갔다 하면서 제일 많이 본 건물임 ㅎ



이 건물은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

본섬 바로 옆에 있는 산 조르조 섬의 끝에 세워져있는 건물임.

이 건물은 본섬에서 육안으로도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쪽에 세워져 있어서 이 또한 참 많이 본 건물.



어느 덧 베네치아 본섬.

이런 예쁜 공원도 있었구나.

섬 안에서 걸어다닐 땐 몰랐는데 수상 버스 타고 바깥에서 들어오며 보니 멋진 스팟이 더 많이 숨어있는 곳이었어.



나는 산 마르코 광장쪽에서 내리기로 했는데,

어이구야; 날씨 풀렸더니 곤돌라 장사가 대박이 났구나 아주 ㅎㅎ



바로 전날은 비가 쏟아져서 곤돌라를 타겠다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이젠 줄을 한참 서야 하는 상황 ㅋ



그래, 오늘 하루만 햇살이 허락된다니 열심히 돌아다니고 배도 타고 해야지- 나도 그러고 있으니까 ㅋㅋ



산 마르코 광장에 내렸으니 탄식의 다리 한 번 더 봐주고,

(왜 탄식의 다리인지는 전편 보면 됨)



산타 마리아 델루타 살루테 성당을 뒤로 하고,



나는 종탑 전망대 쪽으로!



사실은 저기 종탑 전망대에 올라가서 햇살 가득한 베네치아 본섬 전경을 쭉 보고 싶었는데,

줄이 생각보다 너무 길어서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좀 아까웠는데, 진짜 줄이 너무 길었음 ㅠ



그래서 그냥 산 마르코 대성당 구경이라도 해야겠다 했더니만,



오후 5시가 넘었다고 문을 닫았더라.....

......



관광객들 배려 좀 해주지.... ㅠㅠ



그래서 외벽만 멍하니 바라 봄.....



그래 뭐, 외벽이라도 이렇게 맑은 날 다시 보는 게 어디야.

그것 만도 감사하다.



목표했던 곳들을 모두 못 보게 되어 그냥 산 마르코 광장만 또 한바퀴 산책.

(건물 가운데가 좀 휘어 보일텐데, 사진이 그런게 아니라 진짜 건물이 휘어있음)



플로리안에서는 오늘도 연주가 계속 되더라.

그리고 원래는 저렇게 연주를 바깥을 보면서 한다는 걸 이제야 알았음 ㅋ

어쩐지 전날 비 올 때 안쪽 복도 보면서 연주하는게 뭔가 좀 어색해 보였는데 원래는 바깥쪽을 보는 거였구나 +_+



내친김에 플로리안에서 잠깐 쉴까 했는데 가격도 어마어마하고 뭘 먹어야 할지도 모르겠어서 그냥 GG.



넌 다음 생에 보자꾸나.



그러고 보니 아까 베네치아 본섬 들어오자마자 샀던 콜라 한 병 마셨던 거 외에 종일 아무것도 안 먹었길래(;;)

늦은 점심 겸 저녁을 먹기 위해 산 마르코 광장을 일단 벗어났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다시 포스퀘어로 검색을 좀 해봤는데,

산 마르코 광장 주변에서 평점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인 로쏘포모도로(Rossopomodoro)라는 식당이 보이길래 바로 자리 잡아버렸음.



메뉴판을 한참 보다가 뭘 시키는 게 좋을지 몰라 '이 달의 메뉴' 중 아무거나 골라서 주문해 봤는데,

한국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비주얼의 피자가 나와서 깜놀했음.

맛은, 음 역시나 좀 짜긴 했는데,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다. 직원도 아주 친절했고.

맛의 감동까진 아니었지만 이 정도면 베네치아에서 준수하게 먹은 셈.

(베네치아가 원래 물가도 비싸고 맛집도 별로 없기로 유명한 곳이라;;;)



일단 좀 피곤하니 숙소로 돌아가야겠다 싶어 본섬을 빠져나가기로 했는데 오잉- 이게 뭐람?



갑자기 여기서 아카펠라 합창을???



헐 진짜 노래 부름 ㅋㅋㅋㅋ

뭐지 했는데, 알고 보니 바로 뒤에 서있던 건물에서 곧 공연을 한다며 인사하러 나왔단다 ㅋㅋㅋㅋ

그래서 '아 베네치아의 합창단 참 멋지다' 이런 생각 하고 있었는데

지휘자가 군중들에게 인사하며 이런 저런 얘기 하는 거 들어보니 미국에서 온 합창단이라네 ㅋㅋㅋㅋ

암튼 머 거리 공연 굿굿!



저녁이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해가 슬슬 옆으로 뉘우니 햇살이 노랗게 바뀌는구나.

해 질 때 즈음의 베네치아가 그렇게 아름답다던데....

근데 사실상 그 모습을 여름엔 제대로 보기가 어렵다.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종탑 전망대가 저녁 7시에 문을 닫기 때문인데

여름엔 저녁 7시가 뭐야 밤 9시는 되야 슬슬 해가 지는 곳이 베네치아라....

그 모습은 겨울에나 볼 수 있을 듯....



하루 통합권을 끊었던 내 자신을 스스로 대견하게 생각했던 하루.

수상 버스 원 없이 탔다 진짜.

다리 아파서 걸을 수 없었음 ㅋ



이젠 뭐 노선도 보는 것도, 타고 내리는 것도, 다 익숙함 ㅋ 하루 만에 적응 완료 ㅎ



본섬 초입의 로마 광장쪽으로 돌아가는 길.



예쁘다.



멋진 곤돌리에 아저씨들.

곤돌라 자격증을 따는 게 그렇게 어렵다던데, 연봉도 어마어마하다고.

그래서 곤돌리에가베네치아의 인기 직종이라고 한 건가.



밤에 저런 테라스에 앉아 저녁 먹으면 참 로맨틱 하겠다.



카지노도 있었네.



버스가 숙소 앞까지 가는 덕분에 베네치아에선 산타 루치아 역을 한 번도 이용하질 않았네.

열차 한 번 타보고 싶긴 했지만 버스가 너무 숙소 코 앞까지 데려다 주니 나는 그냥 버스를 이용하는 걸로 ㅎㅎ



=




숙소에서 한참 쉬다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본섬의 야경을 안 볼 순 없을 것 같아 다시 본섬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사실상 이 외출이 유럽 와서 처음으로 '밤에 나와 본' 외출이었 ㄷㄷㄷ



밤 10시 즈음 버스를 탔는데, 확실히 밤이 되니까 관광객이 아예 없구나.

버스도 고요하네.



하루 통합권 끊었던 것 덕분에 나는 계속해서 (좀 전의 시내 버스 포함해서) 베네치아 본섬의 수상 버스를 무료로 탈 수 있었기에

이번에도 수상 버스를 타고 움직이기로 했다.



근데 저렇게 반대로 섬을 빠져 나오려는 관광객들만 많고 나처럼 섬 안으로 들어가려는 사람은 거의 없어서

다행히 좀 여유롭고 편하게 구경할 수 있었음 +_+



아까 봤던 카지노 건물.

밤에 보니 더 예쁘네.



그리고 밤에 다시 보니까 실제로 사람이 사는 건물과 그렇지 않은 건물들이 명확하게 구별이 갔다.

불이 꺼져있는 건물은 아무도 살지 않는 건물이라고 보면 될 정도였는데

사실 생각보다 불 꺼진 건물이 너무 많아서 좀 놀랐음...



리알토 다리 쪽으로 오니 어이구야.

밤 늦게까지 영업하는 가게들이 굉장히 많더라.

역시 베네치아 본섬에선 리알토 다리쪽이 제일 핫 한 걸로.



나는 계속해서 수상 버스를 타고 이동.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

역시 밤에 봐도 멋지구나.



나는 다시 산 마르코 광장으로 돌아왔다.

밤에 만나는 산 마르코 광장이 그렇게 멋지다기에.



광장 한 켠의 대성당도 조명 받으며 조용히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는데,



확실히 여기 광장이 길게 늘어선 건물의 구조 때문인지 밤에 보는 게 참 멋지긴 하드라.



플로리안의 악단은 아직까지 연주를;;;;

아예 쉬질 않으시는건가;;;;

(물론 쉬는 시간이 있겠지만 내가 볼 때마다 연주가 이어지고 있었;;;)



근데 좀 재미있는 사실을 알았다.

여기 산 마르코 광장 안에는 라이브 연주를 들려주는 카페가 총 3곳이 있는데 (종탑 뒷 쪽에 1곳 더 있긴 하지만 따로 떨어져 있으니 패스)

그 중 플로리안은 대성당을 등지고 서는 기준으로 왼쪽에 홀로, 나머지 2곳은 오른쪽에 나란히 붙어 있어서

특히나 그 오른쪽 2곳은 사이좋게 연주를 나눠서 하는 모습을 보여주더라.

그래, 2곳이 경쟁적으로 동시에 연주를 해버리면 듣는 사람들만 더 괴로우니깐;;;; 나름의 배려가 보기 좋았음.

(그 와중에 플로리안은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나 홀로 연주를;;;; 근데 사운드 좀 물리던데;;;;)



그래서 연주팀이 바뀔 때 마다 광장에 서서 노래 듣던 사람들이

연주를 시작하는 쪽으로 우르르 이동하는 참 재미있는 광경이 연출됐다 ㅎ

나도 그들 따라 이동하며 노래를 가만히 듣고 섰는데 어찌나 로맨틱하던지 +_+



결국 참지 못하고 젤라또 하나 사 먹음.

베네치아 젤라또 맛 없고 비싸다고 해서 가급적 안 먹으려고 했는데 ㅎㅎㅎ...



잠들지 않는 베네치아의 밤.

나와보길 잘 했다 정말.



다시 리알토 다리 근처로 돌아왔는데, 야경 너무 예쁘다.

특히 저렇게 물에 비치는 조명의 반사들...

정말...



곤돌리에 아저씨 퇴근하시나보다.



아 - 이거였네.

베네치아의 밤은 이거였어.



숙소가 본섬이 아닌 내륙의 메스트레 쪽에 있어서 이런 아름다운 모습들을 못 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버스가 밤 늦게까지 운행한다는 걸 알아서 이렇게 무사히 야경 감상까지 마쳤다.

이제 진짜 베네치아의 진짜 모습을 다 알게 된 기분이었어.



숙소로 돌아가는 길.

태어나 처음으로 굴절 버스를 타보았다는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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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이탈리아 '베네치아' #1 : 트랜 이탈리아, 비 내리던 베네치아 메스트레 (http://mrsense.tistory.com/3315)

무작정 이탈리아 '베네치아' #2 : 비 내리던 베네치아 본섬, 산 마르코 광장, 달 모로 파스타, 지노 피자 (http://mrsense.tistory.com/3316)

무작정 이탈리아 '베네치아' #3-1 : 베네치아 여행의 꽃! 부라노 섬 투어 (http://mrsense.tistory.com/3317)

무작정 이탈리아 '베네치아' #3-2 : 베네치아 본섬 산 마르코 광장의 낮과 밤 풍경 (http://mrsense.tistory.com/3318)

무작정 이탈리아 '베네치아' #4 : 산 마르코 종탑 전망대에서 본 베네치아 본섬 전경 (http://mrsense.tistory.com/3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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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밀라노 이야기 (http://mrsense.tistory.com/3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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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쎈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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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에서의 셋째날. 다행히 일기예보대로 화창하구나! 다시 다음 날부터 또 비소식이 있으니,

사실상 오늘 하루에 모든 일정을 다 올인해야 할 분위기!



그래서 서둘러 숙소를 빠져 나왔다.

첫날과 둘째날 계속 비만 맞았던 상황이라 이 파란 하늘이 어찌나 반갑던지 ㅠ



전 날 베네치아 본섬에서 돌아올 때 버스 티켓을 두 장 사둔 덕분에 이번엔 편하게 출발.

날씨가 좋으니 베네치아 본섬으로 들어가는 버스에도 관광객이 제법 많다.



베네치아 본섬 들어갈 때 보게 되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크루즈.

저런 여객선으로 여행하는 분들은 뭐 이미 누릴 거 다 누린 노년의 어르신들이 대부분이겠지...

나도 저런 거 한 번 타보고 싶다 ㅎㅎ



베네치아 본섬은 차량 진입이 불가하기 때문에 본섬 초입에 세워져있는 이 거대한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걸어 들어가야 하는데

여기 주차비가 깡패 수준이라니 차량으로 방문하고 싶은 분들이 있거들랑 각오 단단히 하긔.



베네치아 본섬을 본격적으로 즐기기 전, 이번엔 아예 하루 통합권 티켓을 끊었다.

베네치아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교통 티켓을 끊을 수 있는데,

그냥 한 번 쓰고 버리는 버스 티켓 같은 거 외에 버스 + 수상 버스 같은 대중 교통을

기간 내에 모두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통합권이 따로 있다.

1일, 2일 .. 1주일 뭐 그렇게 나가는데 나는 뭘 살까 하다가 하루짜리면 충분할 것 같아 하루 통합권을 끊었음.



베네치아 본섬 곳곳에서는 수상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데다 한강에서 운행하는 수상 택시도 사실상 대중화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베네치아 본섬에서의 수상 버스 정류장과 노선도, 시간표를 처음 마주하면 당황하기 딱 좋을 것 같더라.

나도 처음엔 좀 애먹었음. 뭘 어떻게 보고 어떻게 이용해야 하나 하고.



일단 음료수 하나 사서 장전해두고.



내가 탈 수상 버스가 서는 정류장을 찾아 이동했다.



사진에 보이는 전광판은 어떤 수상 버스가 언제 어디로 들어오는지를 알려주는 전광판이고

아래 보이는 지도는 베네치아 본섬안을 돌아다니는 모든 수상 버스의 노선이 표기된 노선도다.

전광판은 한국의 버스 정류장을, 노선도는 한국의 지하철 노선도를 생각하면 이해가 금방 될 듯. 표기도 비슷하게 되어있음.

그리고 그 옆에 보이는 작은 기계 같은 것이 티켓 체크하는 단말기인데 저것도 한국의 시내버스 생각하면 이해가 될 게다.

저기다 카드 슬쩍 가져다 대면 '삑' 소리 나면서 자동으로 체크가 된다.

나는 통합권을 끊었기 때문에 체크하고 나서고 통합권을 계속 챙겨 다녔음. 환승할 때 마다 계속 찍어야 하니까.



(수상 버스 기다리면서 그 앞을 오가는 보트들 보는데, 나도 버스 말고 보트 한 번 타보고 싶더라.)



아무튼 잠시 기다리니 내가 타야 할 수상 버스가 도착했다.

이게 버스라니 좀 귀엽네 ㅎㅎ



그래도 나름 이렇게 친절하게 정거장 표기도 다 해놨음 ㅋ



안에 이렇게 좌석이 있긴 한데, 나는 바람을 그대로 맞고 싶기도 했고 사진도 더 예쁘게 찍어보고 싶어서 바깥에 서서 가기로 함.

난 젊으니까. 훗.



자 - 그럼 달려 봅시다!



아 진짜, 전날 비 맞으며 베네치아 본섬 돌아다닐 때만 해도 참 우울했는데,

이렇게 따사로운 햇살과 파란 하늘로 뒤덮힌 베네치아 본섬을 보니 내가 지금 꿈을 꾸는건지 뭔지....

이게 진짜 베네치아구나- 하는 생각 +_+



(진짜 기가 막히지 않아? 사진으로 보는데도 또 설레네 ㅠㅠ)



아 정말 뭐 아무 말도 안나오고 그냥 계속 입 밖으로 작게 "와..." 소리만...



어딜 봐도, 어딜 어떻게 봐도 모두 그림.



그렇게 잠시 베네치아 본섬 안의 운하를 따라 달리던 나의 수상 버스는 슬슬 베네치아 본섬의 끝으로 향하더니,



마침내 쌩바다님 영접!



저 멀리 다른 섬들이 보이는데 그 곳들도 다 가보고 싶다.

날씨가 좋으니 그냥 뭐라도 막 하고 싶데 ㅎㅎ



아까 버스의 번호 얘기를 안했는데, 내가 탄 버스는 3번 버스로 베네치아 본섬에서 무라노 섬으로 가는 버스 중 하나다.

관광객들 사이에서 제법 잘 알려진 섬 중 하나로 베네치아 본섬에서 수상 버스로 20분? 정도 달리면 도달하게 되는 섬이다.

사진에 보이는 섬이 바로 그 무라노 섬이다.



일단 무라노 섬에서 내렸지만 내가 가려는 곳은 무라노 섬이 아니었기 때문에 계속해서 발걸음을 재촉했다.

무라노 섬은 환승역 정도였거든.



무라노 섬에 내린 뒤 한 5분? 정도만 걸으면 또 다른 정거장이 나오는데 바로 거기서 다른 수상 버스를 탈 계획이었다.

마음이 급해서 좀 서둘러 걷긴 했는데, 걸으면서 보니 여기 무라노 섬도 나름 예쁜 곳이 많아 보였네 ㅎ

시간 되면 여기도 한 번 돌아봐도 좋겠더라.



근데 -_-;;;

이게 뭐람;;;;



미어터지는 인파 보소;;;;

나 결국 내 눈 앞에서 수상 버스 두 대 그냥 떠나 보내고 그 다음 버스까지 기다린 후에야 겨우 탑승했;;;;

내가 지금 가는 곳이 그 정도로 인기가 어마어마한 곳이라는 사실....



그렇게 버스 두 대 보내고 세번째 버스를 탈 때까지 무라노 섬에 30분 넘게 체류했던 것 같다.

줄 서있어야 해서 돌아다녀보지도 못하고 멍하게 서있었던 게 좀 아까웠는데,

그래도 이렇게 수상 버스 타고 무라노 섬 가장자리쪽을 따라 돌며 보니 그래도 금새 기분이 풀리데.

왜냐면 진짜, 아까 베네치아 본섬에서도 그랬지만 진짜 어디를 봐도, 어디를 어떻게 봐도 그냥 다 그림같은 풍경 뿐이었거든.

세상 모든 행복과 평화는 다 베네치아에 모여든 그런 기분이었어...



워낙 관광객이 많은 곳이다보니 곳곳에서 이렇게 에어비앤비로 추정되는 게스트 하우스 신축 공사가 한창인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근데 이런 곳이면, 진짜 올 만한 가치가 있긴 하겠더라.

여기까지 오는 길이 좀 귀찮을 것 같은데

베네치아에 며칠 묵으며 보니 베네치아 공항에서 곧바로 수상 버스를 탈 수 있는 시스템이 있는 것 같았으니 뭐 해볼만 할 듯?



아무튼 무라노 섬도 정말 예쁜 섬인 것으로.

인정.



(저 멀리 보이는 곳이 방금 얘기했던 베네치아 공항이다. 이렇게 바로 보일 정도니 수상 버스가 있을만도 하겠지?)



그렇게 무라노 섬에서 또 한 40분? 정도를 달리다 보니 뭔가 간지 터지는 풍경이 속속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오오 설마 저기인가!!!



아!!!! 맞네 맞아!!!!



수상 버스 환승 시간까지 합하면 베네치아 본섬에서부터 거의 1시간 40분 걸려서 도착한, 오늘 내 최대 관심사! 오늘 목적의 끝!

부라노 섬에 마침내 도착했다! +_+

무라노 섬에서 부라노 섬으로 들어오는 수상 버스는 12번 버스가 유일하기 때문에 아까 그렇게 사람이 많았던 것이다!

※ 네이버 블로그 검색해보면 뭐 베네치아 본섬에서 부라노 섬 가는 방법이 1가지 밖에 없는 것처럼 떠들던데 절대 아니니 맹신하지 말 것.

그냥 무라노 섬에서 부라노 섬으로 가는 버스 노선이 1개일 뿐, 베네치아 본섬에서 무라노 섬으로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본론으로 돌아와, 부라노 섬은 베네치아를 방문한 관광객이라면 거의 무조건 들러봐야 하는, 아니, 거의 무조건 들른다고 봐야 하는

베네치아 관광의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코스 중 하나다.



베네치아 본섬에서 꽤 멀리 떨어져 있는 작은 섬일 뿐이지만

관광객들이 이 곳을 그렇게도 열심히 찾아 오는 데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인데,



일단 수상 버스에서 내리고 사람들이 걸어가는 곳을 그냥 아무 생각없이 따라 걷다 보면,



슬슬 이 부라노 섬이 왜 그렇게 인기 있는 관광 명소인지를 '아무 공부 하지 않고 갔다 해도' 눈치를 챌 수 있게 된다.



그럼 지금부터 부라노 섬이 어떤 곳인지, 사진과 글을 한 8:2 정도로 섞어서 소개해 보겠다.



부라노 섬은 사실 처음부터 관광객 접대를 목적으로 한 곳은 아니었다.

(뭐 당연히 그렇겠지. 일부러 만든 인공섬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목적 자체가 관광객 유입이었겠어)



다른 섬들과 마찬가지로 그저 고기잡이배 선원들이 거주지로 삼은 섬이었을 뿐인데,

그 선원들이 자신의 집을 바로 찾기 위해 알록달록한 색을 집에 입히기 시작한 것이 이 곳을 점점 유명하게 만들었고

결국 지금에 이르러 베네치아를 대표하는 관광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베네치아의 특산품인 레이스가(여성의 옷에 달리는 그 장식이) 유명한 섬이기도 해서

특히 여성 관광객들에게 더 큰 사랑을 받는 곳이 바로 이 부라노 섬 되시겠다.

지금은 완전히 관광객 접대를 위한 곳으로 바뀌어서 이렇게 많은 상점들이 몰린 거리를 볼 수 밖에 없고

또 워낙 작은 섬이라 그 거리를 걸을 수 밖에 없지만,



조금만 발품을 팔아 섬의 가장자리쪽으로 돌아다니다 보면 관광객들이 거의 찾지 않는

정말 그림 같은 풍경들을 온전히 나 혼자 만끽할 수 있는 포인트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기에

부라노 섬에 오면 반드시 '열심히' 걸어다니며 골목골목을 쑤셔보는 것이 좋다.



아 예쁘다 >_<



형형색색의 고운 옷을 입은 이 건물들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이게 진짜 사람이 사는 집이 맞나 싶은데,

놀랍게도 건물 근처에 가면 정말 안에서 사람들이 대화하는 소리가 막 들린다.

그래서 생각 없이 걷다 보면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는데, 사실 정말 깜짝 놀라는 건 관광객이 아니라 그 분들일 듯.

자신의 집 앞에 매일 수백명에 달하는 관광객들이 다녀가고 사진 찍고 그럴테니 얼마나 불편하겠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쁜 것이 사실이니 어쩔 수 없음 ㅎㅎ;;



이렇게 빨래 널어 놓은 거 보면 진짜 '억지로' 실감하게 된다.

정말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는 걸.



그만큼 말도 안되게 예쁘면서도 비현실적인 것 같은 풍경을 가진 부라노 섬.



외벽도 외벽이지만 어쩜 대문하며, 창문하며...



그저 계속 둘러 보게 되는 예쁜 곳.



아까부터 내 눈이 잘못 됐다 싶었는데, 저 종탑이 기울어진 게 맞았구나.

멀리 떨어져서 보이니 딱 알겠네.

저만큼이나 기울어졌다니. 얼마나 오래된 곳이길래.



사실 종탑뿐 아니라 여기 건물들도 자세히 보면 꽤 많이 노후된 부분들이 많았다. 단지 예쁜 색으로 그가 잘 안보이게 해놓았을 뿐.



그래도 관광객인 내가 그런 것까지 딥하게 생각할 필욘 없으니 ㅎㅎ



그저 귀여워...



+_+



하아... 진짜... 오늘 날씨에 너무 감사했던 순간...

베네치아까지 와서 이걸 못 보고 돌아갔으면 얼마나 억울했을까...



그래서 촌스럽게 인증 사진 좀 남겨 봤음 ㅇㅇ



여기서 한 달만 살고 싶다.

물론 아무것도 안하고.

^-^



세상 무슨 걱정이 있겠어.

진짜 이런 곳에 살면 그냥 매일 매일이 평화로울 것만 같겠다.



어디를 봐도 그림이네 ㅎ



귀엽다 진짜.

이게 셋트가 아니라 실제 주거 지역이라는 게 진짜 bbb



ㅠㅠ



한국에선 어디 놀이 동산에나 가야 볼 법한 플라워 피스들...



그 와중에 고양이 한 마리가 보여 반사적으로 셔터를 좀 눌렀는데,

고양이가 이빨 드러내며 신경질 부리길래 왜 그러나 했더니만,

나중에 다시 보니까 이 아이 한쪽 눈이 없다....

가까이서 보니 그쪽에 상처도 있던데....

내가 몰랐네 ㅠㅠ



다시 마음의 평화를 위해 나는 서둘러 또 이동을.



저 뒤에 빨래 널어 놓은 거 보임?

그 뒤에 바다가 펼쳐져 있는 것도?

흐아 ㅠ



부라노 섬이 왜 관광객들에게 그리 인기인지, 이제야 진짜 알게 된 기분.

그리고 이제야, 진짜 베네치아에 온 기분.



번화한 상점 거리를 피해 주변부로만 돌아다녀 봤는데 오히려 그게 더 잘 한 일 같았다.

햇살이 뜨겁도 몸도 피곤했지만 그게 훨씬 가치가 있는 것 같았어.



안녕?



천국으로 가는 길인가.



그저 그림같은 풍경.



그 끝으로 가보니 재미있는 것이 눈에 띄더라.

자동차가 없는 곳이다보니 여기 사는 사람들은 모두가 보트를 타고 다니는데,

그래서 저렇게 섬의 끝자락에 보트에 기름을 채울 주유소가!

아 저거 굉장히 인상적인 장면이었어!



그래서 가까이 가서 좀 구경해 봤는데,

아 진짜 여긴 뭐 주유소도 그림같니....

진짜 섬 전체가 하나의 미술 작품 같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열심히 부라노 섬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가,

마음 같아서는 더 있고 싶었지만

"오늘만 화창하고 내일부터 다시 비가 내린다!"는 아침의 생각이 문득 들어,

얼른 베네치아 본섬으로 돌아가 화창한 햇살 아래서의 본섬 구경을 해봐야겠다 싶어 부랴부랴 베네치아 본섬으로 돌아가는 배에 몸을 실었다.



잘있어 부라노.

정말 잊지 못할 거야.



안녕.



멀어져도, 멀리서 봐도 부라노 섬은 부라노 섬인게 티가 나네.



중간에 잠깐 다른 섬에 들렀다가,



이렇게 멀어졌는데도 알록달록한 집들이 보였으니.

(그리고 기울어졌던 저 종탑도!)

부라노 진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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