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라노 섬을 떠날 때도 역시 12번 버스를 탔는데, 내가 좀 바보 같았던 게, 돌아갈 때는 그냥 12번 타고 끝까지 가면

곧바로 베네치아 본섬에 내려주는데 처음 탔을 때 생각만 하느라 바보같이 무라노 섬에서 내려버렸다.

(베네치아 본섬에서 처음 3번 버스 탔던 그 정거장 생각만 하느라;; 12번 버스가 본섬의 다른 곳으로는 가는데 내가 그걸 몰랐음;;)



결국 시간이 좀 딜레이 되는 셈이었지만 그래도 무라노 섬 한 번 더 보게 된 셈이니 잘 됐다 싶어서 천천히 산책했다.

근데 여기도 오후가 되니 사람이 엄청 많아지는구나...



근데 뭔가, 무라노 섬도 예쁜 곳인 거 알겠는데 부라노 섬을 보고 온 상태라 감동이 그냥...



저기 보트 옆에 노란색 푯말 같은게 보일텐데 저런게 붙어있는 보트는 전부 수상 택시라고 보면 된다.

베네치아에서는 수상 버스 외에 수상 택시도 운영되고 있는데

저건 가격이 겁나 비싸서 쉽게 탈 엄두가 안나더라;;;

※ 베네치아 전체에서 하루 종일 무제한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하루 통합권이 20유로인데,

수상 택시 한 번 타는게 60유로라고 들었음 -_-;;;;



무라노 섬을 떠날 때, 그 옆에 있는 또 다른 섬을 멀리서 가만히 쳐다봤는데,

뭔가 좀 이상한 것 같아 자세히 보니까 저기는 자동차가 다니더라고?

처음엔 다른 내륙인가 생각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베네치아 본섬보다 더 바다쪽에 있는 섬인데 뭐지?

그래서 구글맵을 켜서 위치를 보니까 저기는 리도 섬이라고, 베네치아의 또 다른 유명한 섬인데

저기는 섬치고 땅이 커서 차가 다니는 것 같더라.

※ 리도 섬이 바로 그 유명한 '베니스 국제 영화제'가 열리는 바로 그 곳임 +_+



리도 섬까지 돌아보기엔 이미 부라노 섬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시간 관계상 나는 열심히 베네치아 본섬으로 돌아가기로.



베네치아 본섬의 끝자락에 위치한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

본섬에는 (산 마르코 광장의 대성당까지 포함해서) 성당이 참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이 성당이 제일 멋지지 않나 싶었다.

대성당이 더 크긴 한데, 이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이 위치한 곳이 너무 멋진 곳이라, 제일 그림 같달까.

암튼 이번에 본섬이랑 무라노, 부라노 섬 왔다갔다 하면서 제일 많이 본 건물임 ㅎ



이 건물은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

본섬 바로 옆에 있는 산 조르조 섬의 끝에 세워져있는 건물임.

이 건물은 본섬에서 육안으로도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쪽에 세워져 있어서 이 또한 참 많이 본 건물.



어느 덧 베네치아 본섬.

이런 예쁜 공원도 있었구나.

섬 안에서 걸어다닐 땐 몰랐는데 수상 버스 타고 바깥에서 들어오며 보니 멋진 스팟이 더 많이 숨어있는 곳이었어.



나는 산 마르코 광장쪽에서 내리기로 했는데,

어이구야; 날씨 풀렸더니 곤돌라 장사가 대박이 났구나 아주 ㅎㅎ



바로 전날은 비가 쏟아져서 곤돌라를 타겠다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이젠 줄을 한참 서야 하는 상황 ㅋ



그래, 오늘 하루만 햇살이 허락된다니 열심히 돌아다니고 배도 타고 해야지- 나도 그러고 있으니까 ㅋㅋ



산 마르코 광장에 내렸으니 탄식의 다리 한 번 더 봐주고,

(왜 탄식의 다리인지는 전편 보면 됨)



산타 마리아 델루타 살루테 성당을 뒤로 하고,



나는 종탑 전망대 쪽으로!



사실은 저기 종탑 전망대에 올라가서 햇살 가득한 베네치아 본섬 전경을 쭉 보고 싶었는데,

줄이 생각보다 너무 길어서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좀 아까웠는데, 진짜 줄이 너무 길었음 ㅠ



그래서 그냥 산 마르코 대성당 구경이라도 해야겠다 했더니만,



오후 5시가 넘었다고 문을 닫았더라.....

......



관광객들 배려 좀 해주지.... ㅠㅠ



그래서 외벽만 멍하니 바라 봄.....



그래 뭐, 외벽이라도 이렇게 맑은 날 다시 보는 게 어디야.

그것 만도 감사하다.



목표했던 곳들을 모두 못 보게 되어 그냥 산 마르코 광장만 또 한바퀴 산책.

(건물 가운데가 좀 휘어 보일텐데, 사진이 그런게 아니라 진짜 건물이 휘어있음)



플로리안에서는 오늘도 연주가 계속 되더라.

그리고 원래는 저렇게 연주를 바깥을 보면서 한다는 걸 이제야 알았음 ㅋ

어쩐지 전날 비 올 때 안쪽 복도 보면서 연주하는게 뭔가 좀 어색해 보였는데 원래는 바깥쪽을 보는 거였구나 +_+



내친김에 플로리안에서 잠깐 쉴까 했는데 가격도 어마어마하고 뭘 먹어야 할지도 모르겠어서 그냥 GG.



넌 다음 생에 보자꾸나.



그러고 보니 아까 베네치아 본섬 들어오자마자 샀던 콜라 한 병 마셨던 거 외에 종일 아무것도 안 먹었길래(;;)

늦은 점심 겸 저녁을 먹기 위해 산 마르코 광장을 일단 벗어났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다시 포스퀘어로 검색을 좀 해봤는데,

산 마르코 광장 주변에서 평점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인 로쏘포모도로(Rossopomodoro)라는 식당이 보이길래 바로 자리 잡아버렸음.



메뉴판을 한참 보다가 뭘 시키는 게 좋을지 몰라 '이 달의 메뉴' 중 아무거나 골라서 주문해 봤는데,

한국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비주얼의 피자가 나와서 깜놀했음.

맛은, 음 역시나 좀 짜긴 했는데,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다. 직원도 아주 친절했고.

맛의 감동까진 아니었지만 이 정도면 베네치아에서 준수하게 먹은 셈.

(베네치아가 원래 물가도 비싸고 맛집도 별로 없기로 유명한 곳이라;;;)



일단 좀 피곤하니 숙소로 돌아가야겠다 싶어 본섬을 빠져나가기로 했는데 오잉- 이게 뭐람?



갑자기 여기서 아카펠라 합창을???



헐 진짜 노래 부름 ㅋㅋㅋㅋ

뭐지 했는데, 알고 보니 바로 뒤에 서있던 건물에서 곧 공연을 한다며 인사하러 나왔단다 ㅋㅋㅋㅋ

그래서 '아 베네치아의 합창단 참 멋지다' 이런 생각 하고 있었는데

지휘자가 군중들에게 인사하며 이런 저런 얘기 하는 거 들어보니 미국에서 온 합창단이라네 ㅋㅋㅋㅋ

암튼 머 거리 공연 굿굿!



저녁이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해가 슬슬 옆으로 뉘우니 햇살이 노랗게 바뀌는구나.

해 질 때 즈음의 베네치아가 그렇게 아름답다던데....

근데 사실상 그 모습을 여름엔 제대로 보기가 어렵다.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종탑 전망대가 저녁 7시에 문을 닫기 때문인데

여름엔 저녁 7시가 뭐야 밤 9시는 되야 슬슬 해가 지는 곳이 베네치아라....

그 모습은 겨울에나 볼 수 있을 듯....



하루 통합권을 끊었던 내 자신을 스스로 대견하게 생각했던 하루.

수상 버스 원 없이 탔다 진짜.

다리 아파서 걸을 수 없었음 ㅋ



이젠 뭐 노선도 보는 것도, 타고 내리는 것도, 다 익숙함 ㅋ 하루 만에 적응 완료 ㅎ



본섬 초입의 로마 광장쪽으로 돌아가는 길.



예쁘다.



멋진 곤돌리에 아저씨들.

곤돌라 자격증을 따는 게 그렇게 어렵다던데, 연봉도 어마어마하다고.

그래서 곤돌리에가베네치아의 인기 직종이라고 한 건가.



밤에 저런 테라스에 앉아 저녁 먹으면 참 로맨틱 하겠다.



카지노도 있었네.



버스가 숙소 앞까지 가는 덕분에 베네치아에선 산타 루치아 역을 한 번도 이용하질 않았네.

열차 한 번 타보고 싶긴 했지만 버스가 너무 숙소 코 앞까지 데려다 주니 나는 그냥 버스를 이용하는 걸로 ㅎㅎ



=




숙소에서 한참 쉬다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본섬의 야경을 안 볼 순 없을 것 같아 다시 본섬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사실상 이 외출이 유럽 와서 처음으로 '밤에 나와 본' 외출이었 ㄷㄷㄷ



밤 10시 즈음 버스를 탔는데, 확실히 밤이 되니까 관광객이 아예 없구나.

버스도 고요하네.



하루 통합권 끊었던 것 덕분에 나는 계속해서 (좀 전의 시내 버스 포함해서) 베네치아 본섬의 수상 버스를 무료로 탈 수 있었기에

이번에도 수상 버스를 타고 움직이기로 했다.



근데 저렇게 반대로 섬을 빠져 나오려는 관광객들만 많고 나처럼 섬 안으로 들어가려는 사람은 거의 없어서

다행히 좀 여유롭고 편하게 구경할 수 있었음 +_+



아까 봤던 카지노 건물.

밤에 보니 더 예쁘네.



그리고 밤에 다시 보니까 실제로 사람이 사는 건물과 그렇지 않은 건물들이 명확하게 구별이 갔다.

불이 꺼져있는 건물은 아무도 살지 않는 건물이라고 보면 될 정도였는데

사실 생각보다 불 꺼진 건물이 너무 많아서 좀 놀랐음...



리알토 다리 쪽으로 오니 어이구야.

밤 늦게까지 영업하는 가게들이 굉장히 많더라.

역시 베네치아 본섬에선 리알토 다리쪽이 제일 핫 한 걸로.



나는 계속해서 수상 버스를 타고 이동.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

역시 밤에 봐도 멋지구나.



나는 다시 산 마르코 광장으로 돌아왔다.

밤에 만나는 산 마르코 광장이 그렇게 멋지다기에.



광장 한 켠의 대성당도 조명 받으며 조용히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는데,



확실히 여기 광장이 길게 늘어선 건물의 구조 때문인지 밤에 보는 게 참 멋지긴 하드라.



플로리안의 악단은 아직까지 연주를;;;;

아예 쉬질 않으시는건가;;;;

(물론 쉬는 시간이 있겠지만 내가 볼 때마다 연주가 이어지고 있었;;;)



근데 좀 재미있는 사실을 알았다.

여기 산 마르코 광장 안에는 라이브 연주를 들려주는 카페가 총 3곳이 있는데 (종탑 뒷 쪽에 1곳 더 있긴 하지만 따로 떨어져 있으니 패스)

그 중 플로리안은 대성당을 등지고 서는 기준으로 왼쪽에 홀로, 나머지 2곳은 오른쪽에 나란히 붙어 있어서

특히나 그 오른쪽 2곳은 사이좋게 연주를 나눠서 하는 모습을 보여주더라.

그래, 2곳이 경쟁적으로 동시에 연주를 해버리면 듣는 사람들만 더 괴로우니깐;;;; 나름의 배려가 보기 좋았음.

(그 와중에 플로리안은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나 홀로 연주를;;;; 근데 사운드 좀 물리던데;;;;)



그래서 연주팀이 바뀔 때 마다 광장에 서서 노래 듣던 사람들이

연주를 시작하는 쪽으로 우르르 이동하는 참 재미있는 광경이 연출됐다 ㅎ

나도 그들 따라 이동하며 노래를 가만히 듣고 섰는데 어찌나 로맨틱하던지 +_+



결국 참지 못하고 젤라또 하나 사 먹음.

베네치아 젤라또 맛 없고 비싸다고 해서 가급적 안 먹으려고 했는데 ㅎㅎㅎ...



잠들지 않는 베네치아의 밤.

나와보길 잘 했다 정말.



다시 리알토 다리 근처로 돌아왔는데, 야경 너무 예쁘다.

특히 저렇게 물에 비치는 조명의 반사들...

정말...



곤돌리에 아저씨 퇴근하시나보다.



아 - 이거였네.

베네치아의 밤은 이거였어.



숙소가 본섬이 아닌 내륙의 메스트레 쪽에 있어서 이런 아름다운 모습들을 못 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버스가 밤 늦게까지 운행한다는 걸 알아서 이렇게 무사히 야경 감상까지 마쳤다.

이제 진짜 베네치아의 진짜 모습을 다 알게 된 기분이었어.



숙소로 돌아가는 길.

태어나 처음으로 굴절 버스를 타보았다는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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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이탈리아 '베네치아' #1 : 트랜 이탈리아, 비 내리던 베네치아 메스트레 (http://mrsense.tistory.com/3315)

무작정 이탈리아 '베네치아' #2 : 비 내리던 베네치아 본섬, 산 마르코 광장, 달 모로 파스타, 지노 피자 (http://mrsense.tistory.com/3316)

무작정 이탈리아 '베네치아' #3-1 : 베네치아 여행의 꽃! 부라노 섬 투어 (http://mrsense.tistory.com/3317)

무작정 이탈리아 '베네치아' #3-2 : 베네치아 본섬 산 마르코 광장의 낮과 밤 풍경 (http://mrsense.tistory.com/3318)

무작정 이탈리아 '베네치아' #4 : 산 마르코 종탑 전망대에서 본 베네치아 본섬 전경 (http://mrsense.tistory.com/3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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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밀라노 이야기 (http://mrsense.tistory.com/3309)

2016년, 베네치아 이야기 (http://mrsense.tistory.com/3315)

2016년, 피렌체 이야기 (http://mrsense.tistory.com/3320)

2016년, 산토리니 이야기 (http://mrsense.tistory.com/3328)

2016년, 로마 이야기 (http://mrsense.tistory.com/3333)



Posted by 쎈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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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떴더니 역시나.

예상대로 쉽게 그칠 것 같지 않아 보이던 비가 계속해서 내리고 있었다.

아마 밤새 내린 모양이었고, 일기예보를 체크해보니 그냥 오늘 하루는 계속 비가 내리겠구나- 하는 생각.



일단 잠 좀 깨려고 노래 틀어놓고 잠시 멍-

저 뒤에 빨아놓은 티셔츠 의자에 걸어놓은 거랑 그 뒤로 어질러진 이불 보이는거 왜 이렇게 웃기지 ㅋ



비가 아예 그친 건 아니고, 방울 방울 뚝뚝 떨어지는 정도로 줄어들었길래 잽싸게 숙소 밖으로 나왔다.

그래도 베네치아 왔는데 본섬을 둘러보긴 해야 할 거 아니겠음?

이번에도 역시나 숙소 잡을 당시엔 몰랐는데 기가 막히게도 숙소 앞에서 베네치아 본섬까지 한 방에 데려다 주는 버스 정류장을 발견!

숙소 선정 능력이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는 감동에 혼자 취했는데, 문제가 발생했다.

이 나라는 우리나라처럼 현금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가 없기 때문에 티켓을 구입해야 하는데,

하필 이 정류장 근처엔 티켓 파는 상점이 없더라고 -_-;;

큰일 난 건 아니지만 이 버스를 못탄다면 메스트레 역까지 가서 열차를 타야 했기에 상당히 귀찮아질 수 있는 상황;;;

근데 바로 그 때, 여기서 천사같은 분을 한 분 만나게 됐다.



무려 버스를 공짜로 태워주심 ㅠ

사실 공짜로 태워주려고 하셨던 건 아닌 것 같고 뭔가 다른 도움을 주려고 하시려다가 결국 내 몫까지 결제를 해 주신 느낌 ㅠ

뭐 아무튼 너무 감사했음 ㅠ 바로 전 날 메스트레 번화가 돌아다녀 볼 때만 해도 굉장히 낯설어서 좀 쫄아있었는데 ㅠ

너무 착하셨던 그 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ㅠ



아무튼 한 20분쯤? 달리니 무사히 베네치아 본섬 안에 도착.

베네치아 본섬에서는 차량이 움직일 수 없어서 본섬 초입의 마지막 정류장에 이렇게 큰 버스 정류장이 있고

거기서 모든 버스가 다 멈추고 다시 내륙으로 돌아간다.

그러니 여기 서는 버스에서 내리는 사람은 죄다 관광객이라고 보면 됨.



여긴 산타루치아역.

아까 얘기했던, 버스 못 탔을 경우 열차를 타야 한다고 했는데 그 열차가 내리는 곳이 바로 산타루치아역이다.

학창시절 음악 시간에 노래로 배워 불렀던 이름, 산타루치아를 여기서 이렇게 만나다니.

묘하네.



자 - 그럼 베네치아 본섬을 한 번 돌아볼까.



역시 밀라노 나빌리오 그랑데 운하 볼 때랑은 스케일이 다르구나 ㅎ

날씨만 좀 더 좋았더라면 기가막혔을텐데.



다행히 비가 더 쏟아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빗방울이 계속해서 뚝뚝 떨어지던 상태라 좀 불안한 마음으로 돌아봤다.

일기예보를 보니 비가 오히려 더 쏟아질 것 같았던 날이라, 그냥 일단 포인트 체크만 하자- 예쁜 사진은 다른 날 찍자- 하는 마음으로.



근데 이거 뭥미.

버거킹이라니.

내가 베네치아를 너무 '시간이 멈춘 관광지'로만 생각한걸까;;;

현대 문명의 상징을 이렇게 베네치아 본섬 안에서 마주하니 좀 이상한 기분;;;



아무튼, 베네치아 본섬은 굉장히 좁게 붙어있는 건물 사이사이의 골목들로 쭉 걸어서 이동을 해야 한다.

골목의 간격도 좁고 굉장히 구비구비 꺾어들어가는 구조라 길 잃기 딱 좋은 동네인데,

나에겐 구글맵이 있으니 별 걱정은 없었고, 어차피 또 할 일 없이 돌아다니기로 한 거라 그냥 몸 가는대로 막 움직여도 상관 없었으니 ㅎ



근데 아무래도 이렇게 낡은 건물들 사이에 이런 현대식 상점들이 있는 건 좀 적응이 안되네 ^^;



그래도 나름 친절한 게, 저기 건물들 출입문 위에 보면 뭐라뭐라 써 있는 푯말이 있는데, 저게 다 이정표임.

길 잃지 말라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이정표.

실제로 내가 돌아다녀보면서 저 이정표의 힘이 어느정도 되는지 가늠을 좀 해봤는데,

도움 되는 정도로만 본다면 그래도 한 4-50%는 도움이 되는 듯.

그닥 큰 힘을 발휘하는 것 같진 않음.

아 뭐, 여기 사는 분들에겐 익숙하겠지만.



그렇게 구비구비진 골목을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다 보면 곳곳에 이렇게 갑자기 넓은 공터가 나오면서 성당 건물이 막 나온다.

여기저기 성당이 참 많기도 했는데 건물이 다 다르게 생겨서 그걸 보는 것 역시 나름 재미라면 재미.



오 뭔가- 사람도 많아지고 상점이 많아지는 걸 보니, 내가 슬슬 포인트에 근접했다는 생각.

그래 뭐 지도 열심히 안봐도 사람들 따라 걷다 보면 알아서 가게 되어 있다니까 ㅎ



와 근데 여긴 무슨 도떼기 시장이니;;;; 아으 정신없다;;;;

(그리고 어느샌가 다시 쏟아져 내린 비 때문에 사람들은 결국 우산을 ㅆ....)



그리고 그때, 드디어 인터넷에서 사진으로만 보던 베네치아 본섬의 대운하에 도착했다!

그랜드 커널!



내가 방금 도떼기 시장이라고 툴툴댄 곳이 저기 다리의 안쪽이다.

리알토 다리라고, 베네치아 본섬을 둘러보는 사람들은 반드시 건널 수 밖에 없는 꽤 유명한 다리인데,

아쉽게도 뭔 공사가 한창인지 아예 저렇게 다 다리를 가림막으로 가려놨어;;;

제대로 된 리알토 다리를 보지 못한 것은 좀 아쉬웠는데, 건넜으니 됐지 머. 어차피 여긴 볼 게 더 많으니 미련은 두지 않겠다.



대운하도 멋있지만 베네치아 본섬은 이렇게 골목 골목 사이에 숨은 작은 물길을 보는 게 더 예쁘고 감동적이다.

날씨가 좀 마음에 안들긴 했지만 이것도 나름 운치 있네.



무슨 그림 같은 거 그리는 거 같던데.

느낌 충만해 보였던 청년들.



비가 많이 내리는 바람에 이렇게 베네치아 본섬의 대표 관광 상품인 곤돌라도 다 운행을 멈췄다.

곤돌라는 혼자 탈 수는 없고 여러명의 승객을 모아서 탑승할 수 있는데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나 같은 나홀로 여행객은 그냥 아예 곤돌라 탑승 같은 건 안하는 걸로 마음 정리하는 게 신상에 이로움.



그렇게 또 한참을 걷다보니 마침내 내가 보고 싶어했던 포인트, 베네치아 본섬의 산 마르코 광장에 도착했다.



비록 비가 많이 내렸고 저렇게 광장 건물 한 켠은 공사 중인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충분히 감탄할 정도는 됐기에 잠시 가만히 서서 주변을 둘러봤다.

진짜 웅장하긴 하더라.

확실히 밤에 건물에 불 쫙 켜지면 야경이 기가막힐 듯.



근데 여기도 역시나 속세의 연이;;;

세상 모든 호화로운 상점은 여기 다 들어온 듯;;;

광장 가운데에서 건물 바라보고 있을 땐 굉장히 옛 유럽의 정취가 느껴져 좋았는데 막상 건물 안쪽으로 가까이 가보니 이건 ㅋㅋ

명품샵은 여기 다 있네 ㅋㅋ



그래도 나름 기념비적인 상점들도 곳곳에 포진되어 있었다.

'플로리안'은 유럽 전체를 통틀어 가장 먼저 생겼다는 최초의 '대중을 위한 커피 하우스'다.

(최초의 카페는 아니고, 최초의 '대중을 위한' 카페라는 점)

1700년대에 문을 열었다고 들었는데 그 모습 그대로 이렇게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고.



아 멋지다 정말.

간판이 그대로인가봐.



플로리안에서는 그리고 이렇게 손님들을 위해 멋진 음악을 실제로 연주해주기도 하는데

내가 갔을땐 산타루치아를 연주해주셔서 잠시 가만히 그 앞에 서서 노래를 들으며 눈과 귀와 마음을 정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말 멋졌어 이 분들 ㅠ



잠시 그렇게 서서 컨디션 정비를 하고는 난 다시 이동.



아, 비 좀 그치면 참 좋을텐데.

이때 신발 속까지 젖어서 좀 기분이 그랬거든;;;

(물론 메쉬로 된 운동화를 신은 내 잘못이다만)



산 마르코 광장을 잠시 벗어나야겠다 생각하고 그 뒤로 돌아 나갔는데,

어우. 여긴 뭐 밀라노 저리 가라네 ㅋ 섬이라고 너무 얕본듯 ㅋㅋ



이렇게 조금만 번화한 곳을 벗어나도 참 고요하고 운치있는 베네치아인데.



점심 먹을 때가 된 것 같아 뭘 먹을까 하다가 '달 모로 - 프레쉬 파스타 투 고(Dal Moro's - Fresh Pasta to Go)'를 찾아갔다.

원래 알고 있었던 곳은 아니고, 산 마르코 광장을 벗어나기 직전에 포스퀘어 검색으로

주변에서 평이 괜찮았던 식당을 찾다 발견한 곳인데, 생각보다 가게 규모가 아담한 것 같아 놀랐네 ㅎ



근데 내부는 더 아담해서 더더더더 놀람 ㅋㅋㅋㅋ

어쩐지 상호명이 테이크아웃 전문점 같더라니 ㅋㅋㅋㅋ

근데 내가 진짜 깜짝 놀란 건 그 다음이다.

일단 저기 위에 보이는 메뉴판에 우리말 안내가 친절하게 되어있던데다

주문 받던 저 직원이 내게 어디서 왔냐 묻더니 한국이라는 걸 알고는 우리말로 주문을 받아줬기 때문 ㄷㄷㄷ

심지어 "맵게? 안맵게? 중간맵게?" 라는 중급 표현까지 구사해서 내가 굉장히 깜짝 놀랐음 ㅋㅋ

여기 한국 사람들이 제법 오는 곳인가보다 ㅎㅎ



나는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 하나랑 복숭아 맛 칵테일을 하나 주문했다.

확실히 테이크아웃에 강한 곳 답게 플레이트가 참 편리한 모양으로 나오더라 ㅎ



이거 하나에 5유로. 비주얼은 재미있던데 과연 맛은?



오 근데 이거 좀 인정.

포스퀘어에서도 평점이 꽤 높은 편이라 어느 정도 기대치가 있긴 했는데

나는 기대 이상으로 만족했음! 양도 뭐 딱 적절했고 직원들도 우리말로 계속 말 거는데 기분도 좋았고 +_+

여긴 내가 베네치아에 머무르는 동안 적어도 한 번은 더 방문할 의사가 있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괜찮았음!

나같은 나홀로 여행객에게는 아주 강추!



간단히 요기를 해결했으니 또 다시 걸어볼까- 하는데,

이 날씨에 곤돌라를 끝내 타야했던 여러분 참 대단합니다.....



아까 걸었던 산 마르코 광장으로 다시 돌아 왔다.

산 마르코 대성당 안에 들어가볼까 하고.

근데 줄이 너무 길어서; 비도 많이 오고 그래서 걍 포기.

뭐 나에겐 아직 이틀의 여유가 더 남아있으니 ㅎ



대성당 옆에 자리한 두칼레 궁전의 외벽을 따라 걷다 보니,



탄식의 다리가 나왔다.

저기 건물 사이의 다리를 말하는 건데 저게 왜 탄식의 다리인가 했더니,

사진에서 정면에 보이는, 쇠창살로 도배된 저 건물이 감옥이었다네.

그래서 저 감옥으로 들어가던 죄수들이 저기 저 다리를 건너면 다시는 이 아름다운 베네치아를 볼 수 없다고 탄식 했다기에.

그래서 탄식의 다리가 됐다는 전설.



두칼레 궁전을 등지고 바다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저 멀리에 산 조르조 섬이 보이고 그 위로 지어진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이 보인다.

부라노 섬이나 무라노 섬보다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곳인데 저기 높게 솟은 탑에서 이쪽 베네치아 본섬을 보면 그게 또 그렇게 예쁘다네.

시간 되면 한 번 들러봐야겠다 ㅎ



비가 그칠 줄 모르기도 했고, 아직 이틀이나 더 남았으니 무리하지 말자는 생각에 슬슬 돌아가보는 걸로.



아 근데 진짜, 이런 현대식 상점은 진짜 적응 안된다 ㅋ

아예 건물을 새로 지어 올렸던데 ㅎㄷㄷ



다시 돌아 온 베네치아 대운하.



운치 있고 좋구나 정말.

밀라노 나빌리오 그랑데 운하는 명함도 못 내밀 수준이네.

여기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여유로울까.

(여기 정박되어 있는 보트들이 전부 자가용같은 개인 소유의 보트일거라는 생각을 하니 더더욱...)



여기가 주차장인거지 그러니까.

실제로 내가 여기 잠깐 서있는 동안에도 어떤 아저씨가 혼자 보트타고 여기 앞에 와서 멈춰서는 쿨하게 내려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더라.

크아.



한국에선 살면서 이런 보트 구경할 기회가 몇 번 있지도 않은데.



힐링의 시간.

좋다.

(여행을 위해 비상용으로 챙겨갔던 우산을 이렇게 잘 쓸 줄은 몰랐는데, 3단 우산이라 나에게 참 작ㅇ....)



다시 버스 타러 돌아가는 길에 심심해서 포스퀘어를 한 번 더 켜서 이것 저것 검색을 좀 해봤는데,

즉석에서 생과일을 갈아 주스를 만들어 파는 곳이 있길래 들러봤다.



프루라라(Frulala)는 베네치아에서 잘 알려진 생과일 주스 전문점이다.

주스만 파는 건 아니고 칵테일도 있고 뭐 그런데 아무래도 주스가 제일 유명한 곳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스를 사 마신다.

지금 가운데 보이는 직원을 잘 보면 손에 작은 소주잔 같은 컵을 들고 있는게 보이는데,

저렇게 자신들이 만든 음료를 담은 컵을 지나가는 관광객들에게 시음해보라고 권해준다.

나도 요 앞에 멀뚱멀뚱 서있다가 하나 권하길래 받아 마셔봤는데, 생각보다 맛이 좋아서 바로 한 잔 사 마시기로 했다.



내가 주문한 게 뭐더라. 메뉴판 제일 위에 있던 건데. 딸기랑 암튼 머 이것저것 들어간 주스다.

라지 사이즈라 6유로를 냈는데, 생각해보니 가격이 좀 비싼 것 같지만 이런 거 아낄 마음은 없으니 기분 좋게 쭉쭉!



전에 누군지 들은 것 같은데 까먹음.

베네치아 도시를 건립한 사람이랬나.

-_-;;;



열매인 줄 알고 예쁘다 생각하며 가까이 가보니 저게 다 꽃이라 더 놀람.



그래, 버거킹이 들어왔으면 맥도날드 너도 있어야지.



저 건물들 안에 전부 사람들이 살고 있을거라 생각하니, 뭔가 부러우면서 믿기지도 않고 뭐 그러했다.



처음 베네치아 본섬에 도착했을 때 산 마르코 광장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을 택해서 골목을 구비구비 헤치고 가느라 몰랐는데,

돌아가는 길에 가장 넓은 길만 따라 걸어보니 여기 엄청 번화한 곳이었더라.

어쩐지 아까 사람이 참 없다 했어. 베네치아 본섬에 온 대부분의 관광객은 다 이 길로 걷는 듯. 상점도 다 이 길에 몰려있고.



가면이 그렇게 유명하다더니 가면 파는 곳이 얼마나 많던지.



메스트레에 처음 도착해서 숙소 주변을 돌아봤을 때 맛집이 아예 없었다는 게 기억나서

아예 베네치아 본섬에서 저녁을 미리 먹고 들어가기로 했다.

시간이 꽤 이르긴 했지만 아예 배터지게 먹어버리면 다음날 아침까지 좀 괜찮겠지 싶은 마음으로.

(메스트레쪽에 숙소 잡은게 불편한 유일한 이유;;;)

암튼 그래서 들어간 곳은 지노 피자(Gino's Pizza)라고, 역시 포스퀘어에서 꽤 괜찮은 평점을 받은 곳이었다.



가게가 예쁜듯 조잡한듯.

심지어 칸예의 음악이 나와서 당황했음 ㅋㅋㅋ



뭘 먹을까 하다가 포스퀘어 앱에서 봤던 음식 사진 중 계란이 올라간 피자가 보이길래 메뉴판에서 그걸 찾아 주문을 했다.

(친절하게 메뉴판에 거의 대부분의 음식에 대한 사진이 담겨있음!)

역시나 혼자 먹기에 좀 크긴 했는데, 그래도 밤새, 그리고 다음날 점심까지 버티려면 이걸 다 먹는 게 좋을 것 같아 열심히 먹기로 ㅋ



근데 진짜 이 피자 비주얼 좀 예술인 듯 +_+

너무 좋앙 ㅠ 계란 The Love ㅠ



열심히 먹다보니 어느새 꽉 찬 내부의 모습.

역시 인기있는 곳이 맞구나! 해외 여행에선 역시 포스퀘어만 믿자 계속!



부디 내일은 날이 맑기를 바라며,



다시 돌아 나온 버스 정류장.

왼쪽에 버스 서 있는 곳이 아까 내가 버스 내렸던 곳이고 오른쪽에 빨간 지붕의 건물이 티켓 파는 곳이다.



버스 티켓을 한 장만 사려다가 두 장을 샀다.

숙소 앞 정류장 근처에 티켓 파는 곳이 없던 게 생각나서.



암튼 무사히 자리 잡고 돌아오는데,

아니 버스가 문이 다 닫혀있는 것 같았는데 어디서 이렇게 빗방울이 세어 들어오는건지?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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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그렇게 일찍 마무리 했음.

PS - 해가 언제쯤 지나 숙소로 돌아와 시간을 열심히 체크해 봤는데,

거의 밤 9시가 넘어야 좀 어두워지는 듯;

산 마르코 광장의 야경이 좀 많이 보고 싶었는데 그럼 대체 그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건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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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쎈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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