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Diary

1025-1102 : 서울 도시건축 비엔날레, 홍대 피자업, 해방촌 신흥시장, 코스모스 식당, 합정 중경삼림, 땡스북스, 연남전야, 급성 위염

쎈스씨 2017. 11. 3. 12:37


분명히 햇살이 좋은 대낮이었는데,



갑자기 어두워짐.



여기는 신흥시장이라고 해방촌 구석에 숨은 오래된 시장이다.

시장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지금은 거의 모든 점포들이 텅 비어있고

그 중간중간에 아직도 문을 열고 있는 점포들이 한 둘 있는 정도인 그런 곳이다.



화보 촬영 로케로 어떨지 답사하러 온 건데 오우 - 분위기 정말 ㅎㄷㄷ



근데 여기도 요즘은 젊은 청춘들이 자신의 꿈을 시작하기 위한 공간으로 바꾸려고 하나 둘 모이고 있다고.



그래서 예쁜 카페도 일찌감치 들어섰고,

그 유명한 노홍철의 철든책방도 여기 한쪽 끝에 자리를 잡고 있다.



시장이지만 이렇게 하늘이 막혀있는 구조라서 그렇게 한낮에서 마치 밤인 것처럼 깜깜했던 것.



거기서 만난 반가운 친구들도 있고 ㅎ

괜찮네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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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입구역 3번출구쪽에 피자업(Pizza Up)이라는 이름의 화덕 피자가게가 오픈했다고 해서 오프닝 세레머니때 가봤는데

아니 무슨 사람이 이렇게 많앜ㅋㅋㅋㅋㅋㅋㅋ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흔히 생각하는 피자가게치고 좀 고급스러워 보이는데다가,

보통의 피자집에서 보기 힘든 길고 긴 아일랜드 바가 있어서 비주얼에 좀 압도당한 기분이었는데

저렇게 생긴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 곳 피자업은 내 맘대로 토핑을 골라 나만의 피자를 만들 수 있다는 특징이 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기본 피자 메뉴가 왼쪽에 저렇게 몇가지가 적혀있고 바로 옆에 'Create Your Unique Pizza'라는 별도 메뉴가 따로 적혀있다.

(토핑을 마음대로 골라 주문할 수 있으며 가격은 13,000원이다)



실제로 저렇게 토핑을 원하는대로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꽤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 같다.



주문한 피자는 저 옆에서 바로 화덕으로 구워내어준다.

일단 오븐이 아닌 화덕을 쓴다는 것이 아주 마음에 들었고,

화덕 자체의 비주얼도 현대적으로 만든 것 역시 마음에 들었다.

SPC가 정통 어쩌고 운운하면서 빈티지 느낌의 화덕을 만들어 뒀으면 오히려 이상했을 듯.

그래 젊은 느낌 좋다.



아쉬운 것도 있었다. 실제 영업할 때는 어떻게 배열할 지 모르겠는데

오프닝 세레머니때 본 가게 내부에는 앉을 수 있는 좌석이 정말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없어서

여기는 테이크아웃을 밀겠다는 심산인지 뭔지 좀 헷갈리더라고?

그러기엔 매장을 너무 크게 만들어놨는데?



매장 한 켠엔 오락 기기들도 가져다 놨던데 피자 굽는 동안 놀고 있으라는 의도일까.

뭐 이건 괜찮았음.



오프닝 세레머니때엔 피자업 측에서 무료로 음식을 맛 볼 수 있게 해주셔서

나도 피자랑 고로케 같은 것들을 미리 맛 보았는데,

오 - 바로 구워낸 피자라 그런지 생각보다 엄청 맛있어서 놀람.

진짜 순식간에 입 속으로 다 사라져서 더 먹고 싶었음 ㅠㅠ

치즈가 막 살살 녹아 >_<



이날 행사에서는 힙합 공연이 메인 이벤트로 진행됐는데

오우! 죽이는 무게 킬라그램!

나 진짜 킬라그램 너무 좋음 ㅠ

보이스 톤도 그렇고 그 독특한 플로우도 그렇고 진짜 너무 좋아 +_+



근데 또 내가 너무 좋아하는 래퍼가 연이어 올라옴! 페노메코라니 ㅠ

페노메코도 진짜 이번 쇼미6때 이후로 팬 되서 노래 잘 듣고 있는데 +_+

릭까!



덩치에 안맞게 이런 공연을 맨 앞에서 리듬 타며 관람했다.

나같은 덩치는 뒤에 서서 품위있게 봐야 하는데 ㅋㅋㅋ

아무튼 피자업 오픈을 축하함!!

재미있을 곳이니 다들 체크해보길!!



그 날의 마무리는 생활맥주로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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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냐 저 독두꺼비 한머리는.

나.

앁.



답사 다녀왔던 신흥시장에서 화보 촬영을 진행해봤다.

모델로는 현석이가 수고해줬음.



제법 쎈 착장도 짜봤다.

과연 어떨지.



할아버님?



90년대.

(그리고 그 뒤에 노홍철의 철든책방)



이지?



은근히 어려웠던 촬영이지만 그래도 재밌게 진행했다.



감식반?



반가운 친구들 또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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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촌에 갔으니 코스모스식당 들러줘야겠지?

근데 여기 입구가 내 몸보다 작아 ㅋㅋㅋㅋㅋㅋ



그 문 안으로 들어서면 또 좁은 길 +_+

그리고 그 끝에 가파른 계단 ㅋㅋㅋㅋ



코스모스식당은 그 작은 문과 좁은 복도 그리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나오는

비밀스러운 공간에 숨은 자그마한 식당이다.



가게는 상당히 작고 아담한데 그래도 나름 테이블은 7개나 있음.



귀여워. 코스모스.



메뉴는 크게 카레와 찹스테이크로 나뉜다.

카레는 새우크림카레, 야채카레 그리고 그 둘을 함께 맛 볼 수 있는 반반카레로 구성 되어있고

찹스테이크는 덮밥으로 만나볼 수 있다.

(사이드 메뉴로 고로케와 치킨 가라아게가 준비되어 있다)

근데 뭐 메뉴도 메뉴지만 저 메뉴판 그림 진짜 귀여워서 어쩔꺼임? 너무 정성스럽고 귀여운 그림이라

내가 오죽하면 메뉴판 그림을 크게 포스터로 만들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였음 ㅠ



나는 찹스테이크 덮밥을 시켜봤다.

사실 카레가 궁금했는데

함께 갔던 일행들이 모두 카레를 주문하는 바람에 ㅋㅋㅋㅋ



아 반반카레 플레이팅 너무 귀엽다 +_+

삐에로가 웃는 거 같아 ㅋ



고로케도 나왔는데 오와 - 생각보다 너무 풍성하고 아름답게 나와서 깜짝 놀랐음!

그냥 고로케 4개만 덩그러니 나올 줄 알았는데!



덕분에 너무 푸짐하고 맛있고 귀엽고 예쁜 식사를 ㅠㅠ

코스모스 식당 진짜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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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를 봤다.

윤계상의 연기력에 정말 감탄했고,

장첸파의 구성원으로 나온 배우들의 연기력에 소름이 끼쳤고,

결국 집에 갈때 좀 무서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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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하는 중경삼림.

이래저래 좀 오래된 곳이고 쾌적하지도 않은 곳이지만 추억이 많은 곳이라 좋아한다.



여기 오면 늘 코리아찌개라고 불리는 김치찌개 + 고추장찌개같은 걸 시켜먹는데,

좀 맵긴 하지만 그래도 이거 은근히 계속 먹게 되는 메뉴라 좋아한다.

(옆에 햇반 애교있게 내어주는 거 보소)



근데 진짜 애교는 접시임 ㅋㅋㅋ

뽀로로 접시를 내어주셔 ㅋㅋㅋ



내가 중경삼림에서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사실 이거다.

짜치계라고 부르는 메뉴인데 단순한 단어 조합이다.

짜파게티 + 치즈 + 계란.

짜치계.



나는 으레 짜파게티에는 고춧가루가 최고라고 생각하며 자라왔는데

진짜 이거 한번 먹어 본 뒤로 그 생각이 싹 바뀌었음.

짜파게티에는 계란후라이랑 치즈가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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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땡스북스.



땡스북스는 갈 때마다 늘 하나의 주제로 정리되는 큐레이션을 볼 수 있어 좋은데

이번에는 그림이 주제였던 것 같다.

아일랜드 테이블 위에 놓인 책이 온통 그림과 관련된 책이었음.

글과 친하지 않은 나에겐 아주 좋은 주제!



저 뒤쪽 벽면에도 예쁜 그림들이 한가득.



<시노다 과장의 삼시세끼>라는 책을 봤는데

설마설마 했더니만 진짜 시노다 과장이 먹은 음식을 전부 그림으로 그려놓은 일기장이었음 ㄷㄷㄷ



근데 퀄리티가 어마어마함 ㅋㅋㅋㅋㅋ

하마터면 살 뻔 +_+



표지가 눈에 띄어 집어 든 <주인님, 어디 계세요?>라는 책.

아마도 주인에게서 버림받은 시바견의 이야기인가보다.



햄햄 작가의 담백한 일러스트가 단연 돋보이는 책이었는데,

그림만 따로 액자로 만들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마음에 쏙 들었음.



땡스북스를 돌아 나올땐 이런 책을 들고 나왔다.

하나는 도쿄를 주제로 한 <어반리브>라는 여행 매거진이고 다른 하나는 장편소설 <사랑의생애>라는 책이었는데

어반리브는 동반자가 내게 선물로 사 준 것이고

나는 사랑의생애라는 책을 동반자에게 선물로 사줬다.

이것이 우리의 첫, 책 선물이 된 셈이다.

(오 근데 어반리브 재밌더라. 도쿄편이 3번째 책이었는데 1번째로 나왔던 교토,오사카편도 구입해야겠음!)



가게 인테리어가 이뻐서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음식은 그냥 그랬던 곳에서 간단히 맥주 한잔 더 마시고,



집으로.

모자이크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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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의 자전거 귀가.

아직까진 반팔 복장으로 자전거를 타도 좀 괜찮은 날씨.

하지만 이제 더는 무리겠지.

자전거 타면 개운하고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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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건축 비엔날레>를 보러 갔다.

전부터 궁금했는데 이제야.



전시의 시작은 서울이었고, 동선을 따라 각 나라의 도시 그리고

각 도시의 특징이나 도시에서 진행되었던 도시계획 사업들을 소개하는 식으로 전시가 구성되어 있었다.



잘 만든 인포그래픽을 보는 건 언제나 경이롭고 재미있다.



평양에 대한 섹션도 있었는데 이 책 좀 탐나더라.

<Made in North Korea>.



평양의 중산층 집을 재현한 공간도 있었는데 탐나는 소품이 많아서 놀람.



이것저것 구경.

어느덧 심취.






정갈한 식물도감.






난 확실히 그림이나 사진보다 이런 입체 조형물에 더 끌리는 취향인 듯.

돈의돈 박물관쪽도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 관계상 거긴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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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전야라는 곳에 가봤다.

새로 생긴 곳 같았는데 뭔가 이름이 마음에 들었음.



사장님이 아직 오픈한 지 한 달도 채 안 된 곳이라며 어떻게 알고 오셨냐고 놀란 눈으로 물으시던데

인스타에서 이것저것 보다가 발견하고 왔다니까 쑥쓰러워 하시더라.

두 분이 부부같아 보이셨는데 사이도 너무 좋아 보이시고 친구처럼 지내시는 것 같아 뭔가 좋았음.



굴전과 두부전을 주문했는데 우와, 어리굴젓이 장처럼 나온다 ㅠㅠ 너무 좋아 ㅠㅠ



김치전도 서비스로 주심.

아 또 침나오네.



연남전골이라는 메뉴가 있길래 주문해 봤더니

온갖 모듬전이 들어간 칼칼한 전골이었다.

아 이거 아주 굿.

굉장히 굿.

여기 그냥 쏘 굿.

또 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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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지섭이랑 화보 촬영.

지섭이 참 잘한다.



귀엽군.

착장 맘에 들어.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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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김치에 국수를 먹은 어느 날.

몸에 이상이 있는건가 느끼게 된 날이었다.

그땐 그냥 일시적인거겠지 했는데,



하루 지나고나니 몸이 진짜 정상이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됐다.

뭔가 좀 심각한 상태라는 걸 인지했기에,



일단 밀가루가 없고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이런 음식들을 먹었는데,



컨디션이 안좋긴 했지만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랐거늘,



결국 그 다음 날, 병원에 가게 됐다.

급성 위염 진단을 받았음...

에휴...

당분간 금식이거나 죽만 먹거나 해야 함...

엉망이 됐구나 몸이 ㅠㅠ



뭔가 사람이 앉아있지만 기계가 앉아있는 것 같았던 약국에서 약을 2주치나 받아 옴.

휴.

당분간 요양.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