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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Pick

엠엔더블유 굿 스태프 캡 (withMNW Good Staff Cap)


신발 중에 골라보라면 아마도 나이키(Nike) 에어포스원과 아디다스(adidas Originals) 슈퍼스타가 가장 먼저 거론되겠고

옷 중에 골라보라면 폴로(Polo by Ralph Lauren) PK셔츠나 리바이스(Levi's) 실버탭, 타미힐피거(Tommy Hilfiger) 트렁크 같은 것들이 나오겠다.

90년대 힙합 패션 스타일을 대표하는 아이코닉 아이템에 대한 이야기다.



작년 하반기로 기억된다. 여러가지 스타일이 혼재하긴 했으나 그 사이에서 유독 레트로 힙합 스타일이 다시 주목 받기 시작했던 것 같다.

베이프(Bape)의 샤크 후디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슈프림(Supreme)은 과거의 영광을 완벽히 되찾은 것 같았다.



올드스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자 스트리트 컬쳐를 기반으로 두는 패션 브랜드들은 너나 할 것 없어

자신들의 컬렉션에 90년대 힙합 무드를 다시 녹여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흐름 속에서 가장 먼저 다뤄진 것이 바로, 모자다.



식을 줄 몰랐던 스냅백에 대한 열기는 점점 사그라드는 추세로 접어 들었고 그 공백을 트러커캡과 캠프캡이 메우기 시작했다.

규모는 작지만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묵묵히 컬렉션을 전개하던 엠엔더블유(withMNW)가 내놓은 캠프캡이 그 중에서도 내 눈길을 끌었다.



90년대 전성기를 보냈던 폴로스포츠(Polo Sport)를 다시 만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 물론 이런 스타일의 모자가 그동안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잘 안 보였을 뿐이지 미국 시장에서는 레트로 힙합 무드를 다룬 모자와 브랜드는 항상 존재해왔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이 모자가 그리 대단한 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엠엔더블유의 디렉터 이승훈이 그동안 옷을 만듦에 있어 어떤 액션을 취해왔는지,

그가 평소 어떤 옷차림을 즐겨 입는지 알고 있기에 이 모자가 내게 좀 더 특별하게 다가왔던 것 같았다.

동양인의 두상에 맞추기 위해 모자의 높이(깊이)를 늘리고 사이즈 조절 밴드의 끝에 D링을 달아 시각적인 재미와 실용적인 측면을 키운 것이나

90년대 폴로 스포츠에서 자주 보였던 배색을 그것도 볼드하게 사용했다는 것이 내 눈길을 끈 결정적인 이유였다.



말모자라 부르던 랄프로렌의 트러커캡이나 에미넴모자라 부르던 나이키의 앙드레아가시 테니스캡을 사서 써 본 적은 있지만

캠프캡을 사서 써 본 적은 한 번도 없었기에 보자마자 구입을 결심했던 내게 이 모자가 과연 얼마나 큰 만족감을 줄지 궁금하다.



일단 엠엔더블유 프레젠테이션 현장을 방문해서 직접 써 봤다.

그리고 거울을 보고는 이렇게 생각했다.

아마도 올 여름엔 스냅백 대신 이 모자를 즐겨 쓰지 않을까 하고.

만족스럽다.



Photographed by MrSen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