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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Photo - Recap

디올을 조금 더 경쾌하게 만들어준 Anselm Reyle for Dior 컬렉션 후기



잘나간다는 명품 브랜드 샵이 모여있는 강남구 신사동 도산공원 앞에 자리하고 있는 313 Art Project.

이곳에서 Dior 이 새롭게 선보이는 Anselm Reyle for Dior 컬렉션이 열렸다.

사실 고백하지만, Anselm Reyle 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봤어서 그게 누구인지도 몰랐고 어떤 스타일의 아트웍을 보여주는지도 몰랐기에

이번 컬렉션에 초대를 받았을때 '오! 대박! 가봐야겠다!' 가 아니라 '누구? 뭐?' 라는 생각이 들었던 생각이 더 컸다.





Anselm Reyle (안젤름 라일) 은 추상적인 작업을 주로 하고 원색적인 표현을 잘 하기로 유명한, 독일의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라고 한다.

이번 Dior 과의 콜라보레이션에서 라일은 카모플라쥬와 네온 컬러의 믹스매치 패턴을 활용하여 디올의 이미지를 한결 가볍게 만들어 주었다.





이런 스타일이다.

디올에서 기존에 선보이던 모델들을 베이스로 두고, 그 위에 카모플라쥬 패턴을 네온 컬러와 믹스한 패턴을 전체적으로 덮고,

디올을 상징하는 스티치 패턴을 교묘하게 꺾어 그 자체가 중심이 아니라 옵션의 성향이 되게끔 하는 식으로 위트를 준 것.





스티치의 포인트를 더욱 살려주기 위해 가방 자체는 아예 올 블랙으로 간다던지 하는 식으로, 라일은 디올과의 콜라보레이션을 멋지게 완성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전시에서 상당히 아쉬웠던 부분이 바로 이곳에 있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이들 중 여럿, 혹은 디올을 좋아하는 여럿, 그리고 이번 행사에 참석했던 이들 중 여럿은 아마

안젤름 라일이라는 이름만 들었을때 내가 처음 얘기했던 것 처럼 '누구? 뭐?' 라는 생각을 먼저 떠올렸을 것이다.

분명 대중에게 잘 알려진 이름이 아닌건 확실하니, 그렇다면 이런 콜라보레이션을 소개하는 자리라면 적어도

안젤름 라일이 누구인지 소개하는 POP 정도는 1,2개 정도 만들어서 디스플레이 해줬어야 하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는데

'다들 알겠지' 라는 생각이었던건지 '에이, 없어보이게' 라는 생각이었던건지는 모르겠지만

안젤름 라일에 대한 설명은 행사장 중앙에 설치된 기물 한켠에 조그마하게 부착된 이 작은 안내판에 (그것도 영어로) 적힌게 전부였다.

그 부분이 사실 가장 아쉬웠음.





Anselm Reyle for Dior 컬렉션을 위해 멋진 컨셉으로 바뀐 313 아트 프로젝트의 내부 스타일은 반대로,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제품들을 고급스러우면서도 감각적으로 돋보이게 하면서도 스타일을 분명하게 전달한다는 느낌도 받았다.

이 인테리어는 현재 미국 마이애미에서 Art Basel (아트페어) 기간동안만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팝업스토어의 인테리어를

'거의' 그대로 옮겨온 것인데 마이애미의 팝업스토어보다 조금 휑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많은 갤러리들을 수용해야 했기에 디테일적인 요소들은 빼고 현실성 있게 구성을 한게 아닌가 싶다.





취향 문제이긴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카모플라쥬 패턴 가방보다 네온 스티치로 포인트를 준 제품들이 더 예쁘고 멋져 보였네 ㅎ











아쉬웠던 부분들에 대한 언급을 먼저 하긴 했지만, 사실 이런 형식의 컬렉션이 열린 것 자체는 상당히 반가웠다.

물론 뭐 어제오늘일이 아니긴 하지만, DJ의 음악이 장내를 가득 메우는 곳에서 가벼운 드링크와 함께 어우러지는 소프트한 파티 개념에

명품 브랜드에서 관심을 보이고 이렇게 활용한다는 건 우리 같은 입장에선 재미있는 경험이 될 수 있으니 분명 좋은 일이지.


 















거기다, 이번 Anselm Reyle for Dior 컬렉션 파티는 장소의 이미지 때문인지 아티스트 라일의 이미지 때문이었는지

뭐랄까, 브랜드 신상품을 보는 느낌보다는 갤러리에서 아트웍을 본다는 느낌이 조금 더 들어서 그런 부분이 신선함을 주지 않았나 싶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의미에서 였을지 313 아트 프로젝트라는 공간 선택은 정말 나이스 였던듯)











그 안에서 만나는 반가운 사람들, 처음 마주하는 사람들과 한데 어우러지는 이런 분위기도 좋았고.











처음엔 '응? 끝?' 이라고 생각을 했었지만,

계속 보다보니 Anselm Reyle for Dior 컬렉션은 분명 그냥 가볍게 흘려버리기엔 무언가 다른 매력을 분명히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디올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이미지들과는 분명히 다르지만 그러면서도 디올의 스타일은 계속 유지해 나가고 있는듯 하니

디올을 사랑하고 동경하는 이들에겐 충분히 어필될 수 있을 만한 컬렉션이 아닐까 싶네 ㅎ





아, 듣자니 Anselm Reyle for Dior 컬렉션은 Limited Edition 이라니 '어머 저건 사야해!'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서두르셔야 할듯 ㅋ





이런 행사들은 멋지게 성공하기가 확실히 어려운 것 같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

본질은 분명 제품 홍보 (혹은 메세지 전달) 이지만

그걸 너무 부각하자니 참석한 갤러리 입장에서 부담스러움을 느끼고 방어적인 자세를 취할테고,

그걸 조금 숨기고 간접적으로 돌리자니 무의미한 파티만 열고 마는 행사로 기억될테고,

그렇다고 시간을 쪼개어 식순을 두고 진행 하자니 관계자들만 만족하게 될 행사가 될것같고

타임테이블 없이 즐기는 시간으로 만들자니 참석한 갤러리들이 흥미를 빨리 잃어버릴것이고..

이런 문제들에 있어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 그 안에서 파티를 진행하는건 분명히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디올의 이번 Anselm Reyle for Dior 컬렉션 행사는 그 경계선을 건드릴듯 말듯한 선에서 아슬아슬하게 조율되어 진행된 것 같다.

그래도 디올이 가지고 있던 기존의 이미지들을 조금 더 경쾌하게 바꿔준 Anselm Reyle for Dior 컬렉션을 만나볼 수 있었다는 것 만으로

그런 부분들은 웃으며 넘겨도 되지 않을까 싶네 ㅎ



 초대해준 데이즈드 고마워요 !

안젤름 라일이 풀어낸 네온 컬러의 삐딱한 스티치가 머리에 강하게 박혔습니다 !

잘 보고 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