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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Photo - Recap

잘 꾸며놓은 안락한 셋트 같은 느낌의 샵, TEPEE.



말도 안되는 위치에, 말도 안되는 건물 그리고 말도 안되는 층에,

TEPEE (티피) 가 있다.





그리고 심지어, 이게 티피의 입구다.

그 옛날 홍대 주차장 골목에 자리하고 있던 비타이트,

그리고 현재 홍대 삼거리 포차 골목에서 카시나와 함께 터줏대감 역할을 하고 있는 로닌,

그 두 샵 보다도 더욱 충격적인 입구를 가진 곳이 바로 티피다.





그런데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보면 더 말이 안나온다.

분명히 그냥 깨끗한 현대식 건물이었고, 거래처 방문하듯 초인종 누르고 건물 안으로 들어와 여느 건물과 다를바 없는 계단을 올라와 문을 열었으니,

그냥 흰 벽에 회색바닥을 가진 공간에 책상 몇개 덜렁 있고 말 것 같은 사무실이 나와야 할텐데

그걸 비웃기라도 하듯 정말 쌩뚱맞게 너무나도 잘 셋팅된, 안락함의 끝을 보여주는 느낌의 '옷가게'가 나오니 말이다.

이게 내가 티피샵에게 받은 충격적인 첫 인상이었다.





완벽하게 잡혀있는 분위기에 완벽하게 압도되어 정신 못차리고 있다가 샵 안을 스윽 둘러보고 있자니 정신이 돌아왔는데

그렇게 스윽 보며 느낀건 '정말 인테리어 소품 하나하나까지 완벽하게 계산했구나' 라는거?





각설하고 일단 좀 둘러봐야 할 것 같아 눈길이 가는 곳부터 보기로 했다.

티피샵에 들어오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샵 센터를 차지하고 있는 이 아일랜드다.

앞쪽은 정리한듯 안한듯한 악세사리들과 잇 아이템들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미국에서 바로 수입해온다는 원스타 스니커즈도 보이고,





Aran Crafts(아란 크래프츠)의 따수워 보이는 니트에,





White's Boots(화이츠부츠)까지 !





헌데 이 아일랜드에 놓인 아이템들 중 가장 눈여겨 봐야 할 녀석은 바로 요놈.

도메스틱 브랜드인 MNW(엠엔더블류) 와 Spectator(스펙테이터)의 콜라보레이션 모자인데 펜들턴 원단을 사용했다는 점도 재밌지만,

그게 패치워크로 쓰여 패턴이 제각각이라는 점과, 티피샵에서 별주로 오더넣어 만든 아이템이라는 점을 알게 된다면

정말 관심을 안가질수가 없다는 거지 +_+ 실물이 정말 너무 고운 아이템 !





그 뒤로 보이는 저기 저 Yuketen(유케텐)에 대한 이야기는 잠시 후에 하기로 하고,





아일랜드의 뒷편으로 가보면 또 다른 재밌는 아이템들이 눈에 들어오는데,

아일랜드의 뒷편의 왼쪽을 차지하고 있는건 바로 Harris Tweed(해리스 트위드) 제품들.





뭐 해리스 트위드에 대한 얘기는 굳이 안써도 되겠지? 워낙에 유명하니 뭐 ㅎ





아 저 핑크랑 오렌지 색감 보게 +_+





방금까지 본 아일랜드를 뒷편에서 봤을때의 모습이다.

티피샵의 이름 '티피'가 어떤 뜻인지, 티피샵이 어떤 컨셉을 가지고 있는 곳인지를 알고 있다면 이 아일랜드 모양이 굉장히 재밌게 보일텐데

뜻을 모르는 분들을 위해 설명을 간단하게 해보자면,

과거 북미 원주민들의 원뿔형 천막을 뜻하는 '티피'의 이름에 걸맞게, 아메리칸 캐주얼과 아웃도어 스타일을 티피 스타일로 소개한다는거지.

아일랜드의 뒷 부분이 그래서 천막처럼 보인다는건 분명 나 혼자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다 ㅎ





아일랜드 뒷편의 오른편은 쥬얼리들이 느낌있게 자리를 꿰차고 앉았는 모습이었는데,





바로 El Paso(엘파소)와 Sheen666(쉰트리플식스)의 쥬얼리가 그것들이다.





El Paso(엘파소)는 실제 지명을 그대로 네이밍화 한 브랜드인데 티피샵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의류들과 정말 잘 어울려 보인달까 -

이질감 하나 없이 조화가 상당히 잘 되어 보이는 느낌이었다 !





티피샵은 앞에서 말했듯 아메리칸 캐주얼과 아웃도어 스타일을 보여주는 편집샵이다.

스타일의 특성상 빈티지해 보일수도 있는데, 티피샵을 둘러보고 있으면 그런 느낌은 희한하게 별로 들지 않는다.

오히려 잘 정돈된 느낌인데다 정말로, 인위적인 느낌 없이 잘 갖추어놓은 셋트의 느낌이 빡! 들어서

그냥 생각없이 둘러보면 제대로 뭘 보기가 힘들다는거지. 아 이게 말로 표현하려니까 잘 안되네 -_-;

너무 자연스러워서 그냥 슥 지나치게 만드는? 거랄까? ㅎㅎ





마네킨의 이런 착장도 그렇다. 생각없이 보면 그냥 슥 보고 지나칠수 밖에 없을 만큼 너무 자연스러운데

가만히 보면 굉장히 치밀하게 계산된 착장의 냄새가 폴폴 난다는거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부분이 티피샵의 진짜 무기가 아닐까 싶다. 치밀한 계산으로 만들어내는 내츄럴함.











이 매트도 El Paso(엘파소) 제품.

테이블 위에 깔기 적당한 사이즈인데 색감이 너무 고와서 하마터면 충동구매 할 뻔했다;

















Filson(필슨)의 이 필드백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울 재질로 된 크로스백 형태의 가방인데 공간감이 좋아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법한 아이템이었음.





이건 티피샵에서 판매중인 제품에 붙는 티피 택인데, 원두막 로고가 상당히 귀엽다 ㅎ








예쁘네 요것도 -





핏팅룸.

여긴 정말 흠 잡을수가 없더라.

따로 공간을 내어서 핏팅룸을 둔게 아니라 이렇게 자연스러움을 살려서 커튼으로 핏팅룸을 만든것도 좋고

신발을 벗고 들어가서 편하게 갈아입어 볼 수 있게 매트를 깔아둔것도 좋고 ㅎ

핏팅룸이 별도의 공간으로 떨어지는게 아니라 샵 한쪽에서 자연스럽게 인테리어의 역할을 함께 해주니 이 얼마나 좋냔 말이다.











아메리칸 이라고 표현을 따로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최근들어 온라인 채널을 통해 남성복의 다양하고 스타일리쉬한 코디법이 많이 노출되면서

패딩 베스트를 포함하는 아우터 개념의 베스트가 조명을 많이 받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티피샵에서도 다양한 베스트를 볼 수 있었다.

나도 요즘 다운 패딩 베스트를 다른 옷들을 여러겹 레이어드 해서 함께 입고 다니고 있는데

이게 안입어 본 사람들은 모를거다 이 베스트가 얼마나 활용도가 좋은지를 ㅎ





베스트 제품들이 걸려있는 행거 아래에는 Yuketen(유케텐)이 떡 하니 자리하고 있었다.





Yuketen(유케텐)은 그 탄생 배경이 참 재밌는 브랜드이다.

그에 대한 얘기를 하기 전에 먼저 소비자 가격 부터 얘기를 하면 아마 십중팔구 대부분이 '미친거 아냐? 신발 하나에 얼마?' 라고 할게 뻔하니

설명 먼저 하는게 나을것 같다 ㅎ

브랜드 이름을 보면 알겠지만 생긴건 정말 딱 아메리칸 느낌 충만인데, 이름은 또 상당히 일본 스럽다.

왜인고 하니, 일본인인 유키 마츠다가 일본에서 일을 하다가 미국 빈티지 제품을 찾다가

끝에가서는 미국으로 아예 이민을 하게 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ㅎ

Yuketen(유케텐)은 두툼한 통가죽을 쓰기로도 유명하지만 그것들을 전부 미국 메인주에서만, 그것도 장인의 손을 통해서만 생산한다는게 특징.

그래서 모델명이 메인 가이드 인가..

아무튼 오리지널리티한 느낌과 유니크함, 거기에 하이 퀄리티에 스타일리쉬한 모습까지 갖췄으니 가격이 고가인건 뭐 이해를 하지만

그래도 이 Yuketen(유케텐) 한번 신어보기위해 100만원에 가까운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은 확실히 일반인들에겐 충격적인 부분일거다 ㅋ








Yuketen(유케텐) 감상 실컷하다가 그 옆쪽으로 고개를 돌리는데 저기 안쪽에 뭔가 내 눈을 확 사로잡는게 있는것 같아 가까이 가서 보니,





오우 RRL(알알엘)!

흔히 Double RL(더블 알엘) 이라고도 불리우는 이 녀석은 눈치챘겠지만 Ralph Lauren(랄프로렌) 산하의 브랜드로

그 중 가장 오리지널 빈티지에 가깝고, 그 중에서도 워크웨어 컨셉에 충실한 브랜드이다.





생각없이 보면 그냥 흔한 캐주얼 (혹은 빈티지) 제품으로만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가까이서 보고 만져보고 하면 소재도 남다르고,

또 이 제품을 오래도록 썼을 그 나중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떠올려 보게끔 하는,

이런 건 정말 하나쯤 갖고 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끔 하는 브랜드라는 거다.








소개는 몇개 안했지만 티피샵에서는 참 많은 브랜드 제품을 볼 수 있다.





재밌는건, 그리고 납득이 가는 건,

티피샵은 참 좁은데 (정말 좁은데) 굉장히 많은 수의 브랜드를 다루고 있다는 것인데

그 많은 브랜드들이 심지어 출생국가도 다르고 역사도 다르고 정말 제각각인데,

그게 결국엔 전부 하나의 티피 스타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Yuketen(유케텐), Danner(대너), White's Boots(화이츠부츠) 등의 부츠,

RRL(알알엘), Filson(필슨), El Paso(엘파소) 등의 악세사리들,

Harris Tweed(해리스트위드), Aran Crafts(아란 크래프츠), Manastash(매너스태시) 등의 의류들과

Solmate Socks(솔메이트삭스), Huberd's(휴버즈) 등의 잡화 및 케어용품들을 만나볼 수 있고

그 외에도 도메스틱 브랜드 Covernat(커버낫), Thisisneverthat(디스이즈네버댓), Leata(리타), Sheen666(신트리플식스) 도 볼 수 있다 ㅎ








티피샵은 꼭 한번쯤 구경이라도 가보라고 권하고 싶은 곳이다.

솔직히 제품의 가격대가 브랜드 입장만 놓고 보면 합리적으로 소개가 되고 있지만

우리네 젊은 청년들의 주머니 사정에서 보면 부담갈수밖에 없는 가격대인지라

꼭 가서 이거 사세요! 라고 말은 절대 못하겠지만, 구경하는건 자유니까 ㅎ 그건 얼마든지 권하고 싶을 만큼 정말 샵이 참 잘 갖춰져 있다.

단지 여전히 아쉬운게 있다면, 맨 처음부터 말했던.. 정말 말도 안되는 위치에 있다는거;;

나는 참 다행히도 집이 그 근처라서 평소에 알던 골목이라 어려움 없이 잘 찾아갔지만

초행길인 사람들에겐 분명히 쉽게 납득갈만한 위치는 아니기에.. 그 부분만 좀 (방문예정이라면) 체크를 확실해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ㅎ



이렇게 고가의 제품들이 개방적이지도 않은 곳에 위치해 있는 샵에 있는데도 내가 한번쯤 꼭 가보길 권한다고 하는건,

티피의 색깔이 그만큼 분명하고, 그걸 또 잘 표현해 내고 있기 때문이니, 방문 계획 한번 세워보는것도 나쁘진 않을듯 ? ^^



To. 티피.

기억을 더듬어보니 무작정 쳐들어가서 사진 찍고 음료수만 얻어마시고 나왔네요;

담엔 진짜 먹을거 사들고 갈께요 ㅋ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고마워요 티피 식구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