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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Episode

덕후의 만찬 by 르꼬끄




화요일 밤. 청담동 디자이너클럽 뒷골목에 숨어있는 AOI 아오이 사케-바 에서 비밀의 모임이 있었다.






힙합퍼 성희가 '피규어 시장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분들이 계시다' 하며 대화의 장을 마련한다 하길래

피규어 하면 빼놓을수 없는 몇몇의 지인들을 급히 섭외, 말도 안되는 분위기의 식사에 초대받게 된 것인데

그 '궁금해 하는 분들'의 정체는 다름아닌 '르꼬끄' !






스끼야끼나베.

나 이런거 처음 먹어봤다 -






계란 노른자 풀어다가 찍어먹는 용도 라던데

난 이런거 잘 모르는 초딩 입맛의 소유자라 모든게 다 신기했음 +_+

(계란은 그냥 후라이 해먹는 거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라 ㅋㅋ)






내가 이 자리에 꼭 모셔야겠다 생각한 인물 중 첫번째로 모신 분은 피규어 하면 절대 빼놓을수 없는 인물, 나와 함께 일하고 있는 업이형.

피규어 컬렉으로는 뭐 국내에서 손 꼽히는 엄청난 인물.

특히 스타워즈 분야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대단한 인포메이션과 컬렉팅을 자랑하는 분임.






다음으로는 도메스틱 브랜드 라클리크의 디렉터 망배형.

망배형은 에반게리온에 대해서는 뭐 감히 국내 넘버 원 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제대로 꾀고 있는 분인데 -

본인은 스스로를 오덕이라 부르고 있다.

하지만 정말 아름다운 오덕이다.






업이형이 대화에 필요할까 하여 챙겨온 마이클라우 10주년 기념 책.

피규어 관심 좀 있는 사람이라면 모를리 없는 책인데

이날 대화의 핵심 키워드 였던 피규어 아티스트 '마이클라우'의 10년간의 작품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엄청난 책이다.






모듬 카라아게 에서 몇개만 접시에 덜어다 먹었는데

가운데 있던 고로케가 대박이었음 +_+






청담동에 있는 가게 치고 가격이 막 엄청 부담스럽지는 않더라 -

물론 뭐 그렇다고 만만하게 볼 곳은 또 아니고 ㅋ






메뉴 이름 까먹었다;

연겨자 곁들여서 먹었다가 코 매워 죽는줄 알았네 이거 ㅋㅋ






르꼬끄의 이정훈 부장님, 그리고 뒤로는 다 높으신 분들;;

직급이 모두 실장님 이었다;;

우리보다 나이도 꽤 있다고 하셨고 -






그리고 내가 초대한 마지막 인물, 동진이 a.k.a. GFX.

동진이는 뭐 이미 아티스트로도 잘 알려져 있고 또 피규어도 좋아하고 실제로 작업도 하고 있고,

내 개인적으로는 브랜드 관계자 분들에게 동진이를 꼭 소개를 하고 싶기도 했고

무엇보다 동진이는 마이클라우와 실제로 만난 적도 있는 사이라서 ㅋ






서비스로 나온 타코 와사비.

톡쏘는 맛이 낙지와 잘 버무려져서 좋았네 -






맥주는 역시 부드러운 거품의 아사히 -






성희 옆에 계신 분들도 다 실장님 이었던가? 암튼 다 높으신 분들이었고,

피규어 시장에 관해, 특히 마이클라우에 많은 관심과 궁금증을 가지고들 계셔서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여쭈어 보셨다.

마이클라우에 대한거야 뭐 업이형하고 동진이가 빠삭하게 꿰고 있어서 두 분이 거의 전담마크 하는식으로 질문들에 대답해 주셨고,

나는 피규어 시장 (중에서도 패션과 연결지어질 수 있는 분야) 에 대해서는 반드시 피규어보다 스트릿 컬쳐 씬에 주목을 해야 함을 강조했다.

작년부터 메이저 (라고 통칭 하는게 맞겠다 싶어 그냥 그렇게 메이저) 브랜드들에서

픽시씬이나 아웃도어컬쳐 같이 우리네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문화들에 엄청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고

또 실제로 그 문화를 흡수하겠노라 선언하고 관련 라인을 내놓은 브랜드가 몇 개 있는걸로 나는 알고 있는데

그들의 실질적 수익에 대한 거 말고, 진짜 그 '흡수'의 성공여부만 놓고 보자면 내가 봤을땐 성공사례가 단 하나도 없다라고 생각을 한다.






픽시씬이나 아웃도어컬쳐에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일반인들을 모델로 쓴다고 그게 먹힐거라 생각했다면 오산일거고,

물론 뭐 그들도 고민을 많이 하고 이러저러한 계산과 가정속에 그런 결론을 내려 실행에 옮긴거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다 수박 겉핧기 처럼 끝났다고 보여지고 있다라고 나는 생각하기 때문에

르꼬끄가 피규어 씬에 대해 궁금해 하는걸 이해는 했지만 사실 실패할 확률이 큰 게임처럼 보여서 걱정하는 모습을 일부러 더 내비췄다.

그러한 패션 브랜드에서 좀 더 매니아 적이고 히스토리가 있는 컬쳐 씬을 건드려서 이미지 개선을 꿰하고자 하는 취지는 이해를 하지만

피드백의 파급력이 엄청난 연령대가 가장 많이 속해있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문화가 스트릿컬쳐 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

(나를 포함한) 그들이 그리 간단하게 한 시즌의 테마 제품 전개만으로 그 인식을 바꿀리가 없다는걸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도(?) 르꼬끄에서도 그런 부분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 같은 친구들과의 대화를 더 원했다고 했는데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는 개인적으로 우리에게도, 르꼬끄쪽에게도 고무적인 부분이 될 수 있는것 같아 고맙고 감사했다. 


 




마이클라우가 르꼬끄 측에 보냈다는 선물.

잘 보면 피규어가 입고 있는 PK셔츠가 라코스떼 제품이다.

신발은 아디다스 슈퍼스타고 -






헤드 뒷 부분엔 소름끼치게도 마이클라우의 친필싸인이 +_+






머리 귀엽네 ㅋ






대화의 시간이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날 때쯤 선물로 받은 르꼬끄 닭 인형 ㅋㅋ

이거 완전 귀엽더라 +_+






그래서 수요일날 출근하자마자 책상에 바로 배치 ㅋ

고마워요 르꼬끄 ! 다음에 진짜 더 큰거 주세요 으하하 ㅋㅋ



내가 사실 뭐 우리나라의 스트릿컬쳐 씬에 있어 (짧은 기간은 아니라고 보기때문에) 그 오랜역사를 꾸준히 지켜봐온 사람도 아니고,

그냥 확산이 빠르게 시작될 때 즈음 엉덩이 들이밀며 끼어든 정도의 세대라서 가타부타 할 자격이 있다고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그 움직임들을 다양한 매체나 내 두 눈과 귀로 보고 들으며 겪어온 입장에서 조심스럽게 몇마디 의견을 건네기는 했는데

아 뭐 르꼬끄 관계자 분들이 잘 해석해서 들어주시지 않았을까 싶다 ㅋ

우리가 이야기 했던 부분들이 얼마나 그 분들께 전달이 되고 이해가 되셨을지는 모르겠지만,

절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라는 건 확실히 느끼셨을거라 생각이 된다 -



암튼, 이런 자리 정말 너무 좋다 +_+ 나도 모르는게 많기 때문에 같이 대화를 하면서 나도 배울게 있으면 배울수 있고 한거니깐 ㅎ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성희에게 고맙다는 말을 이 글로 대신 전하며,

반갑고 즐겁고 유익했습니다 ! 조만간 또 좋은 소식 들려주세요 르꼬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