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on EOS 6D | 1/50sec | F/4.0 | 105.0mm | ISO-400


최근에 수트 맞출 일이 있었다.

어릴 땐, 아니 사실 지금과 가까운 얼마 전의 시점까지도 나는 브랜드 수트, 그러니까 기성복을 입는 것에 익숙했던 사람이다.

내 주제에 맞춤은 무슨, 비스포크(Bespoke)는 무슨.


Canon EOS 6D | 1/50sec | F/4.0 | 88.0mm | ISO-400


20대를 지나 어느덧 30대가 되었고,

이제는 30살보다는 40살에 가까워지는 나이가 되니,

슬슬 그런 브랜드에 대한 욕심은 전보다 많이 사라졌다.

아 물론, 유서 깊은 브랜드가 주는 신뢰는 여전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아카이브가 되고 히스토리가 탄탄한 브랜드에 대한 믿음이나 사랑, 관심은 그 기준에서만 보면 오히려 더욱 강해졌다.


Canon EOS 6D | 1/25sec | F/4.0 | 24.0mm | ISO-640


단지 이제는 화려함보다는 나에게 잘 맞는 것, 그리고,

이제부터 지켜나아가야 할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을 기초로 하는 그런

흔들림 없어야 할 가치가 더욱 중요하다고 깨달았을 뿐.


Canon EOS 6D | 1/50sec | F/4.0 | 65.0mm | ISO-400


발렌타인(Ballantine's) 21년과 30년산을 보면 마치 지금의 내 모습, 그리고 앞으로이길 바라는 내가 그리는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다.

(21년산에는 'Very Old', 30년산에는 'Very Rare'라고 적혀있는데, 내가 올드하다는 뜻은 아니다)


Canon EOS 6D | 1/40sec | F/4.0 | 102.0mm | ISO-640


당연히 내 나이를 뜻하는 건 아니고.

내가 느끼는 21년산은 뭐랄까 - 어른도 아니고, 애도 아닌, 하지만 제법 삶의 이치를 알아가고 있는 그런 연령대?

부드럽고 상큼하지만 묵직하고 달달한 맛이 섞인 그런 맛이라

고리타분하게 볼 순 없지만 철딱서니 없는 것과도 거리가 먼 그런 느낌이다.

적당히 까불 줄 도 알고 적당히 점잖 떨 줄도 아는 그런 지금의 나와 비슷한.


Canon EOS 6D | 1/40sec | F/4.0 | 75.0mm | ISO-640


30년산은 그에 비하면 확실히 원숙한 느낌이 강한 것이 차이라 하겠다.

좀 더 어른같고, 좀 더 여유 넘치고, 좀 더 품격 있고 (케이스부터가 이미)

달콤한 바닐라 맛이 나지만 그것이 절대 가볍지 않은,

세상은 다 그런거란다 - 라고 말할 줄 아는?

세월의 풍파를 제대로 경험해 본 그런 어른 같은 느낌.

내가 되고 싶은 그런 어른.


Canon EOS 6D | 1/80sec | F/4.0 | 58.0mm | ISO-640


수트를 맞추면서 테일러 마스터와 '가치'라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살면서 가지고 있는 가치는 무엇이고, 또 지키려는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해.

또, 그런 가치가 누구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인지, 아니면 내 스스로 만들어 낸 자생적 가치인지.


지금은 확실히, 자극적이고 빠른 것보다는 오래 둘 수 있고 여유로운 것에 더욱 관심이 많아졌고

그런 것들이 앞으로의 내 삶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늘 교훈이라는 건,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법이니.

진정으로 나를 위할 줄 아는 삶을 살고 싶어지는 시기에 접어든 것 같다.


40살에 가까워 진 지금, 아니 요즘,

나는 참 그런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어른에 대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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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쎈스씨

Canon EOS 6D | 1/40sec | F/4.0 | 35.0mm | ISO-3200


회사 동료들과 술 한 잔 할 일이 있어 콜키지 서비스가 되는 곳에 가서 자리를 잡았다.

요전에 발렌타인(Ballantine's) 위스키에 대해 공부(?)했던 것 때문인지 제법 위스키에 대한 거부감이나 부담감이 많이 사라져서

이번에도 발렌타인과 함께 자리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내가 챙겨갔던 건 발렌타인 12년산과 발렌타인 파이니스트였음.

12년산과 파이니스트를 고른 이유는 뭐, 일단 자리가 그렇게 엄중한 자리도 아니었고, 가격이 부담스럽지도 않았으니까? ㅋ

(두 상품 합쳐도 소비자가격이 10만원 정도밖에 안함 +_+)


Canon EOS 6D | 1/40sec | F/4.0 | 55.0mm | ISO-3200


아직 샷으로 마시는 것엔 익숙치 않아서 일단 온-더-락에 레몬 슬라이스를 띄워 마셨다.

안주로는 뭘 곁들여 먹으면 좋을까 고민을 좀 했는데, 일단 이 자리를 갖기 전에 따로 식사를 하고 온 상황이어서

많은 걸 먹기는 무리였던터라 가볍고 부드럽게 먹을 게 좋겠다 싶어 오믈렛에 샐러드로 메뉴를 정했음.


Canon EOS 6D | 1/40sec | F/4.0 | 70.0mm | ISO-3200


자리에 있던 지인들 중에 나처럼 위스키를 잘 모르지만 궁금한 건 많았던 사람들도 있었어서

일단 대화의 시작은 위스키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에 대한 것으로 채워나갔다.

와인의 시대가 끝나고 위스키라는 것이 등장하게 된 계기나, 년산의 표기법에 대한 얘기 그리고 싱글몰트와 블렌디드 위스키의 차이 같은.

일전에 내가 발렌타인 위스키에 대해 배울때 들었던 알토란같은 이야기들을 내가 기억하는 선에서 최대한 쉽게 설명해줬다.

(여기에 다시 다 적기엔 그 양이 좀 많은 관계로 ㅋㅋ 내 블로그의 검색창을 통해 '위스키' 검색을 해보길 ㅋㅋ)


Canon EOS 6D | 1/40sec | F/4.0 | 67.0mm | ISO-3200


12년산을 어느 정도 마신 다음에는 파이니스트로 넘어갔는데, 파이니스트는 온-더-락으로 마시다가

콜라를 혼합해 하이볼로 마시기 시작했다. 원래 생각으로는 다른 음료를 고루 섞어 칵테일처럼 마시고 싶었는데

콜키지로 자리 잡은데다 일행도 많았어서 딱히 내가 생각하던 것들을 주문하기엔 무리가 있겠다 싶어 그냥 간단하게 +_+

(그래도 나름 고연산이 아닌 파이니스트라 이렇게 섞어 마신거지 아마도 고연산 상품이었다면 그냥 계속 온-더-락으로 마셨을 듯 ㅋ)


Canon EOS 6D | 1/40sec | F/4.0 | 47.0mm | ISO-3200


자리의 분위기가 어느 정도 무르익어 갈 때 즈음 부터는 앞으로의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회사에 큰 리뉴얼 이슈가 있어서 자연스럽게 대화 방향이 그쪽으로 흘러갔는데

나이가 나이니만큼 좀 더 진중하게 이야기를 듣고 또 할 얘기를 하고 그렇게 되는 것 같더라.

대화 도중에는 과거 이력에 대한 이야기도 잠깐 나왔는데 그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 문득 옛 생각이 났다.

대학 다닐 땐 영화 촬영 전공을 하고 뮤직비디오 감독이 되는 것을 꿈 꿨는데,

십 수년이 지난 지금은 온라인 커머스 에디터를 하고 있다는 게 스스로 신기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참 삶이라는 건 정말 아무도 모르는 게 맞는 것 같음)

생각해보면 나도 참 기구한 운명의 연결고리를 타고 희한하게 지금의 자리까지 흘러오게 된 것 같은데,

그래도 나 스스로 갖고 있는 나름의 소신이나 철학들은 그에 흔들리지 않고 잘 지켜오고 있는 것 같아 대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말은 거창하지만 뭐 사실 별 건 아님 ㅋ 그냥 내가 생각하는 게 결국은 옳다고 믿었던 것 뿐이니깐 +_+

유행도 좋지만, 그리고 그걸 놓쳐서도 안되겠지만, 중요한 건 그 안에 얼마나 자신의 스타일을 잘 녹이느냐일 듯.

간만에 참 유익한 대화의 자리를 가졌던 것 같다.

역시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인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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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2. 14

JUNGGIGO "My Funny Valentine and My Favorite Cut Concert" @ Sangsangmadang / Highlight 

Filmed by MrSense.clip

Edited by MrSense.clip

Information : Canon 5D mark 2, Canon EF 24-105mm F4L IS USM

http://mrsense.net



※ 공연 사진도 함께 촬영 했습니다. 사진을 보시려면 http://mrsense.tistory.com/2675 이곳을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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