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람은 정작 없는, 착한 샐러드 카페 배드파머스(BAD FARMERS)
방문은 가오픈때부터 줄창 하고, 사진도 그때 다 찍어놨는데, 느긋하게 포스팅 할 그 짬이 안나서 미루고 미루다 이제야 소개한다.
이미 발빠른 유저들 사이에선 제법 입소문까지 나버린 가로수길의 떠오르는 풀밭, 여기는 배드파머스(Bad Farmers)다.
미안하게도 가오픈 때 찍었던 사진이라 현재와 메뉴가 약간 다르다.
사라진 메뉴가 여기 이렇게 흔적으로 남아버렸네 ㅎㅎ
(이 사진은 심지어 이 메뉴판이 막 걸렸을 때 바로 찍었던 사진임;;;)
아무튼, 방금 메뉴판을 자세히 봤으면 알겠지만 이곳은 정말 풀밭이다.
육즙과 온기가 가득한 고기는 이 곳에서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다.
배드파머스는 샐러드 보울과 디저트를 판매하는 샐러드 카페인데 다양한 채소 중에서도 특히 슈퍼푸드라 불리는
퀴노아, 귀리 같은 알짜배기 채소를 주 재료로 쓰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일반적인 샐러드 메뉴를 취급하는 곳과 차별화 되는 가장 큰 부분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건, 이 곳의 샐러드는 찹(Chop) 샐러드 형태로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정갈하게 칼로 서걱서걱 썰어내는 것이 아니라, 무심한 듯 손으로 툭툭 뜯어내는 방식을 고집한다.
내가 알고 있는 게 맞다면 칼로 썰었을 때 영양소가 더욱 쉽게 파괴되기 때문인데 (아닐 수 있음을 분명히 밝힘)
뭐 어쨌든 덕분에 꽤 내추럴한 비주얼을 경험할 수 있어 즐겁다.
(키친이 아예 오픈되어 있어서 만드는 걸 보는 재미도 굉장히 쏠쏠하다)
아무튼 주문을 하면,
이렇게 그 자리에서 바로 샐러드 보울을 만들어 준다.
이건 내가 주문한 건 아니고 다른 손님이 주문했던 거임.
내가 주문한 메뉴가 나올 때 까지 이번에는 배드파머스에서 파는 디저트 메뉴를 좀 살펴 보기로 했다.
여기 냉장칸에 귀여운 물병이 진열 되어 있길래 뭔가 하고 읽어보니 퐁당워터(Pongdang Water)? 라고 써 있었는데,
처음엔 별 생각 없이 봤는데 그 아래 보니 내 눈을 사로잡는 강력한 한 단어가 함께 적혀있어 집중하고 다시 보게 됐다.
디톡스(Detox)라는 단어 말이다.
퐁당워터라는 것이 궁금해 인터넷에 검색을 좀 해봤는데, 이영돈PD의 말을 빌리자면 여기가 참 '착한' 브랜드라는 생각이 들더라.
고온 열처리로 과일과 채소를 건조한 게 아니라 첨가물 없이 저온 건조로 말린 걸 쓰기 때문에 블라블라블라 ㅎ
이건 아예 여기 배드파머스에서 선물용 패키지로도 판매를 하고 있었음 +_+
그 다음 칸에는 요거트 보울과 샐러리 스낵이 진열되어 있었다.
요거트 보울은 무려 뉴질랜드 대표 브랜드 이지요(Easiyo) 요거트에 과채랑 견과류를 섞어 먹는 +_+
맛이 여러가지였는데 진짜 거짓말 안하고 다 맛있다.
(다 먹어본 것 처럼 얘기하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다 먹어봤음 ㅋㅋㅋㅋ 근데 진짜 맛있어 +_+)
샐러리 스낵은 이렇게 생겼다. 입이 심심할 때 장소에 상관없이 그냥 들고 다니면서 먹으면 되는,
참깨 된장 드레싱이 함께 들어 있어서 기분 좋게 먹기 딱 좋은 수준이었다. 가격도 커피보다 싸고 ㅇㅇ
그 아래 칸에는 착즙 주스가 진열 되어 있었는데 이건 뭐 굳이 설명 안해도 되겠지? 다른 첨가물 하나도 넣지 않고
100% 그대로 갈아낸 채소와 채소가 한 병에 뙇! 채소라서 씁쓸하면 어떡하냐는 걱정따윈 하늘 위로 날려 버려도 좋다.
진짜 생각보다 달달하니 맛있다 +_+
진열장의 마지막에는 슈퍼푸드 중 하나인 아사이베리로 만든 삼바존(Sambazon)의 아사이주스가.
이건 뭐 굳이 더 설명 안해도 되겠지?
패스!
이게 아까 얘기했던 퐁당워터 패키지다.
이렇게 그냥 파는 건 아니고 박스가 따로 있는데 암튼 속 내용물은 이런 게 들어간다고 함.
이걸 뜯어다가 방금 본 그 물병에 넣고 물을 담아서 24시간만 우려내고 마시면 끝이라고 했다.
굉장히 쉬운 방식이라 뭐 시도해 볼만 하겠더라 ㅋ 한가지 꿀팁은, 아무런 첨가물 없이 말린 과일과 채소기 때문에 그냥 씹어 먹어도 된다는!
그렇게 매장을 스윽 둘러보고 날 때 즈음, 주문했던 음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우선 이건 아까 소개한 요거트 보울. 패키지에 동봉된 견과류를 뿌려서 비벼 먹으면 된다.
생각보다 양이 많고 씹는 게 많아 든든하다. (옆에 샐러리 스낵도!)
이건 착즙주스중에 프레시 그린(Fresh Green).
보기엔 뭔가 으으- 할 것 같지만 맛은 천만에! 진짜 달달하고 맛있음 ㅋ
이건 아까 잠깐 소개한 아사이주스. 뭐 자주 먹어봤던 거라 역시 설명은 패스하는걸로 ㅎ
자 그리고, 이게 내가 주문한 4가지 메뉴다.
회사 식구들 데리고 가서 메뉴 하나씩 다 먹어보게 했다 ㅋㅋ
아주 풀밭이야 진짜 ㅋㅋ
샐러드 보울 옆에 작은 컵에 담겨 나온 건 오트밀이다. 원래 사이드메뉴로 주문하는 건데 가오픈 당시에 서비스로 나왔던 메뉴다.
(꿀이 같이 담겨 있어서 굉장히 달콤하게 먹을 수 있다)
이게 배드파머스의 대표메뉴인 배드파머스(Bad Farmers). 메뉴 이름이 카페 이름과 같다.
밥알 처럼 보이는 게 퀴노아다. 개인적으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메뉴다.
이건 아보카도가 들어가는 구아카그린(Guaca Green).
아보카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먹어봐야 하는 메뉴인데 고수가 들어가있기 때문에 향에 약한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스윗30(Sweet30)이라는 메뉴다. 거의 뭐 밥이라고 해도 될 수준인데 ㅋ 실제로 와일드라이스 라는 재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밥처럼 보인다.
이건 뭐, 새우가 딱 보이니까 바로 알겠지? 쉬림프 볼(Shrimp Bowl)이다.
배드파머스에서 파는 메뉴 중에 가장 비주얼 적으로 우리가 자주 봐왔던 일반적인 샐러드에 가깝다. 오이가 들어가는 게 인상적이다.
이게 아까 얘기한 오트밀임.
서비스로 받은 거라 아담하게 나왔는데, 암튼 달달하니 먹기 좋다.
따뜻하게 나오기 때문에 속 다스리기에 최적화 되어 있다.
가볍게 들렀던 건데 먹다 보니 어느새 우리 넷이 품평회 비슷하게 각자의 메뉴를 평가하는 시간까지 갖게 되서 ㅋㅋㅋㅋ
우리끼리 정한 인기 순위를 얘기하자면 스윗30과 구아카그린의 인기가 가장 좋았고 그 다음이 배드파머스, 그 다음이 쉬림프 볼 정도였던 것 같다.
나는 배드파머스가 제일 좋았는데 ㅋ (쉬림프 볼은 아무래도, 워낙 자주 봐 온 비주얼이라 순위에서 밀린듯)
다 먹고 난 접시와 트레이는 입구 쪽에 두고 나가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또 다른 사실.
배드파머스의 보울은 사탕수수를 써서 만드는 친환경 용기로, 배드파머스 측에서 직접 제작해 사용한다고 한다.
아, 이정도면 완전 나이스파머스(Nice Farmers)인데!!
메뉴 소개에서 빠진 메뉴가 있었지? 두볼(Do Bowl). 이건 두번째 방문 때 먹어봤다.
구운 두부가 들어가있어서 생각보다 포만감이 좋은 메뉴였다.
착즙주스와 요거트 보울도 또 시켜 먹었다.
(이거봐, 진짜 다 먹어봤다니까?)
처음엔 채소라는 것 때문에, 샐러드라는 것 때문에 우습게 봤던 것이 사실이다.
정말 그랬다. 뭐 먹어봐야 얼마나 먹겠으며, 배불러봐야 얼마나 배부르겠냐 했던 게 방문 전까지 내 생각이었는데
내가 배드파머스가 오픈한 뒤로 7일 사이에 무려 4번이나 방문을 해서 이 곳의 모든 메뉴를 다 먹어봤다고 한다면,
내 생각이 얼마나 싹 바뀌었는지 알 수 있겠지?
풀밭이라고 우습게 본 내가 큰 코를 진짜 제대로 다쳐버린 것이었다 +_+
이렇게 착하고 바른 음식을 파는 배드파머스를 만든 이들이
기름진 음식의 끝을 보여주는 강남역 맛집 더블트러블(Double Trouble)을 오픈한 주인공이라면 믿겠나?
먹을 수 있는 것의 극과 극을 이렇게 멋지게 만들어 냈다는 게 정말 재미있는 것 같았다 ㅎ
생각보다 양이 많으니 부실하면 어쩌나- 걱정 말고 일단 한번 먹어보기를,
특히 몸매 관리가 중요한 패션 모델 사이에서는 이미 필수 방문 코스가 되어버렸을 정도니까!
뿅-